만대루 비취 산빛
온형근
입교당 마루에 걸터앉아 병산을 쳐다보면
만대루 기와에 선명한 푸른빛 감돈다.
비에 씻긴 기와 너머 병산으로 수목 우거져
녹색 변화구로 던지는 숲 근육은 꿈틀댄다.
병산 중턱의 바위 절벽은 자꾸 숲으로 가려져서
기와는 아름다운 절벽의 비취 산빛을 닮아간다.
입교당에서 만대루 기둥 사이 일곱 개의 창은
기와와 누마루를 통과한 낙동강 물빛 그늘 진하다.
물총새와 청호반새 머금은 강물은 에메랄드빛 되어
햇살 가득 머금은 백사장 모래의 뜨거움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