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케이티 위즈 파크
온형근
야구 경기 있는 날 운동장을 가로질러 퇴근하다
갑자기 쏟아지는 함성의 파고에 발 맞추어 걷는다.
원형 경기장 바깥에서 우렁찬 울림은 준수하다.
저 안에서 내지르는 소리는 측정이 어렵겠으나
갑자기 찢어질 듯 고음이었다가
목울대 촉촉해져 묵직한 떨림이었다가
아쉬움 그득한 탄식이었다가 한숨일지도
빈틈없이 가득찬 KT-삼성의 8회 말쯤이었으니
터져 나오는 탄성과 아우성이 번갈아 폭발하는 즈음에
주차된 자동차 틈을 어찌 뚫을까를 가늠하다
아차! 창문 내린 뒷좌석 그윽한 눈망을과 마주한다.
진돗개 바른 자세로 창밖 내다보며 흐트러짐 없다.
소리 지르는 열린 돔 안을 그리워하듯 고개는
어둠 깔리는 한 방향만 쳐다보는 열린 차창 너머로
바깥에서도 1회 초의 시작은 떨림이었겠으나
8회 말인 저 안, 몰입의 흥분을 삭히는 시간은
또한 얼마나 아득하여 안팎이 서로를 궁금해할까
내내 자꾸 뒤를 돌아보며 하얀 몸짓을 보다가
망원렌즈에 잡힌 경기장 흥분 도가리를 보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