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원림 - 외원外苑.01
온형근
산목재 내려가 굽이마다 맨발이었던 설렘
다진 진흙 사이 촘촘했던 잔 공깃돌 예뻐
손잡고 노궁으로 빨간 산수유처럼 선명하게 따뜻
봄이 오면을 목걸이로 매달아 수풀을 헤치며 건넜다.
잎새 사이로 유현재 고개 공복처럼 허기질 때
벽수앵성길로 다급하듯 낮게 드리운 보폭
노래 없이 낙엽 연주 저만치 웃다 놓친 손
주막거리 평의자로 촐망한 햇살 쏟아지고
겨울 채비에 든 국수나무길은 솔갈비 포장
이고정에서 고라니 외로 꼰 채 까만 눈망울
비둘기 닮은 목련 잎새 바람 타며 움찔할 때마다 발굽 꿈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