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원림 - 외원外苑.01
온형근
산목재 내려가 굽이마다 맨발이었던 설렘
다진 진흙 사이 촘촘했던 잔 공깃돌 예뻐
손잡고 노궁으로 빨간 산수유처럼 선명하게 따뜻
봄이 오면을 목걸이로 매달아 수풀을 헤치며 건넜다.
잎새 사이로 유현재 고개 공복처럼 허기질 때
벽수앵성길로 다급하듯 낮게 드리운 보폭
노래 없이 낙엽 연주 저만치 웃다 놓친 손
주막거리 평의자로 촐망한 햇살 쏟아지고
겨울 채비에 든 국수나무길은 솔갈비 포장
이고정에서 고라니 외로 꼰 채 까만 눈망울
비둘기 닮은 목련 잎새 바람 타며 움찔할 때마다 발굽 꿈틀
작가 한마디
깊고 그윽한 유현재에서 몇 번을 되돌아 보았을까. 조원동 원림의 외원을 거닌다. 푸른 숲 꾀꼬리 노는 소리에 보폭은 선계로 나아가는지도 모른 채 어디론가 다급하다. 발바닥으로 서걱이는 지난 계절의 낙엽이 읽고 연주하는 연회 음악이 초대곡이다. 어느듯 주막거리에 앉은 수다를 거뜬히 마신다. 국수나무 길로 접어들면 솔갈비 발바닥을 긋는다. 이고정 근처이다.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
『월간::조경헤리티지』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
"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는 '방달초예반발(放達超睿反撥)'의 정신을 지향합니다."
매임 없는 활달한 시선으로 전통의 경관을 응시하며, 보편적 슬기를 뛰어넘는 통찰로 그 속에 담긴 옛사람의 마음을 읽어냅니다. 나아가 고착된 현실의 언어를 거슬러, 오늘날의 현대적 언어로 우리 정원의 미학을 다시 다스리고 되살리는 평론 작업을 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