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원림 - 외원.02
온형근
토묘대 호안 늠름한 장송 구갑 노송 되어 장엄하다.
버찌마루길 벤치에서 단애취벽 푸른 호수
열음정 세운 도툼한 산세가 수면을 품는다.
팔각정 여울에 둘러앉은 허우적대는 시선들
원각루 지나 배살재에서야 울컥, 누가 볼까 멈춰 선다.
열음정 샛길로 추스른 소나무에 걸터앉아
먼 산 안개로 부스스한 형제봉 아스라이
당기며 끌던 몸을 기어코 추야대 좁은 입구로 이끈다.
깊은 가을이어야 쓸쓸함을 걷어내는 첨광대에서
두루 편안한 호수의 잔잔한 물결에 호안정 띄운다.
세월은 유수 같아 지나가는 순간에 언뜻 놓이는 것
폭포 소리 하나만 우레 같은 잠휴정에서 귀를 연다.
송간세로 따라 터벅거리며 지친 몸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