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풍경을 거닐다

낙산에 깃들다

詩境.021

2025.09.18 | 조회 59 |
from.
茶敦온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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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원문화를 당대의 삶으로 벅차고 가슴 설레이며 살아 숨쉬게 하는 일

낙산에 깃들다

온형근

 

 

 

낙타의 등을 닮았다는 낙산에서 오장육부와 심산구곡이 있었을 어느 층위 지점의 켜를 끄집어 펼친다.

세속에 살면서 나물 뜯는 은일을 거두자니
멀지 않으면서 오르내리기 벅찬 산꼭대기 지나
산줄기 이어지되 투둘대는 산마루 몇 개 더
이쯤이겠지 싶어 주저앉는 미혹의 자리 몇 개 더

구불한 산길로 마음의 행처를 잃게 장치한다
.
직바로 닿도록 도모하는 영리가 매관매직이라면
수레나 지게에 매어 둘 기운 없도록 깊은 동천에
그때도 어디라고 했으나 아득하여 찾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나물 뜯던 지봉조차 흔적 없어
상산의 흰 눈썹 노인은 보이지 않고
비우당 원림,
여덟 경치만 안개 낀 날 아스라이 피어오른다.

 

 

시작 메모 낙타 등 같은 산세를 바라보며 마음이 출렁인다. 지금은 사라진 정원에 든다. 그때는 도심 속의 숲이었을 곳이다. 번잡함에서 벗어나 상산사호의 고사를 음미하는 소박한 삶을 꿈꾼다.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산길이었을 도심은 예상보다 험하고 굽이친다. 몇 번의 고비를 넘으며 숨이 차오른다. 이쯤이면 될까 싶어 주저앉는다. 미혹의 순간들이 반복된다. 직선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접는다. 자연은 쉬운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깊은 골짜기에서 오래된 옛 상상 환경이 스며든다. 어디라고 했던 그곳이 아득해진다. 시간이 흘러 흔적조차 사라졌다. 상산의 노인도 보이지 않는다. 비우당 원림의 여덟 경치만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떠오른다. 사라짐과 나타남의 경계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마음이 비워지면서 충만해진다.

 

"구불한 산길로 마음의 행처를 잃게 장치한다 By the winding mountain path, it sets up to lose the direction of the heart."

 

낙산에 깃들다
낙산에 깃들다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茶敦])

『월간::조경헤리티지』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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