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에 깃들다
온형근
낙타의 등을 닮았다는 낙산에서 오장육부와 심산구곡이 있었을 어느 층위 지점의 켜를 끄집어 펼친다.
세속에 살면서 나물 뜯는 은일을 거두자니
멀지 않으면서 오르내리기 벅찬 산꼭대기 지나
산줄기 이어지되 투둘대는 산마루 몇 개 더
이쯤이겠지 싶어 주저앉는 미혹의 자리 몇 개 더
구불한 산길로 마음의 행처를 잃게 장치한다.
직바로 닿도록 도모하는 영리가 매관매직이라면
수레나 지게에 매어 둘 기운 없도록 깊은 동천에
그때도 어디라고 했으나 아득하여 찾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나물 뜯던 지봉조차 흔적 없어
상산의 흰 눈썹 노인은 보이지 않고
비우당 원림,
여덟 경치만 안개 낀 날 아스라이 피어오른다.
"구불한 산길로 마음의 행처를 잃게 장치한다 By the winding mountain path, it sets up to lose the direction of the hear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