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풍경을 거닐다

사마르칸트의 검은머리갈색찌르레기

詩境.012

2024.07.08 | 조회 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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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敦온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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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르칸트의 검은머리갈색찌르레기

온형근

 

 

 

  시압바자르 시장으로 가다가 제일 먼저 잔디밭을 쫑쫑

  검은머리갈색찌르레기 안하무인이다.

  사람 알기를 그러려니 삼는지 눈치커녕

  동네 나들이 나온 허튼 노년이라 이미 간파한 듯

 

  레기스탄에서 타슈켄트로드 마로니에 그늘로 걷다 보면

  비비하눔 사원의 15세기 모스크 조차

  아침 이른 시각에 나서더니 한낮의 관수로

  부풀어 오른 잔디 지면에 주둥이를 코 박는다.

  그 갈색 주둥이 너무 선명하여 노랑부리라 해도 되겠다.

 

  그뿐이랴!

  아리랑 지나 샘크래프트 수제 맥주 찾아 나서던

  레기스탄 사원을 지나는 저녁나절 놀은 깔리는데

  짜게 먹은 갈증은 검은머리갈색찌르레기가 더 급한지

  스프링클러 공중 관수 사정거리를 종종거리며 따라나선다.

 

  협착 심하여 쪼그릴 때는 그와 눈도 마주친다.

 

작가의 한 마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 여러 날 머문다. 오가는 길에 유난히 사람 곁을 피하지 않는 ‘검은머리갈색찌르레기’를 만단다. ‘시압바자르’ 시장 갈 때도, 레기스탄, 비비하눔에서도 심지어 수제 맥주 마시는 저녁나절까지 그는 스프링클러 돌아가는 잔디밭에서 앉아서 눈을 마주한다. 가는 곳마다 만나니 너를 통하여 사마르칸트의 일상을 비춘다. 이색적 풍광의 순간이다.
사마르칸트에서 풍광을 함께 한 검은머리갈색찌르레기
사마르칸트에서 풍광을 함께 한 검은머리갈색찌르레기

(온형근, 시인::한국정원문화콘텐츠연구소[茶敦])

『월간::조경헤리티지』은 한국정원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당대의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습니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짧은 단상과 긴 글을 포함하여 발행합니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설계 언어를 창발創發합니다. 진행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산하면서 주체적, 자주적, 독자적인 방향을 구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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