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어느덧 옷깃을 여미고 따뜻한 이불을 찾게 되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더운 계절만 존재하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환경에 익숙해진 탓인지, 조금만 기온이 내려가도 추위를 느낍니다. 이처럼 낯설면서도 한편으로는 반가운 마음으로 이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좌충우돌했던 시간들을 보낸 뒤에, 비로소 조금씩 정착 단계로 접어드는 것 같습니다.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참 많은 애환과 눈물을 삼켜야 하는 것임과 동시에 특별하게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저희 가정의 지난 소식 이후에 있었던 일들을 통해 그 깨달음과 은혜가 흘러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나남매의 학교 생활👧🏻👦🏻🧒🏻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다행히도 아이들은 학교에 잘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휴식 시간에 교실에 있을 수 없고 밖에서 활동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그때 나단이는 농구를, 나음이는 축구를 친구들과 하면서 보낸다는 이야기를 부쩍 합니다. 방과후 활동도 해서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학기 초에는 하교 하면서 지쳐하는 모습들이 많았는데 점점 적응해 가고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듯 합니다.
이미 친한 친구 그룹들이 형성되어 있는 중학교 과정인 나휼이는 아직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친구들과 대화를 잘 하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그래도 아주 관심이 없지는 않고, 종종 다른 친구들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조금씩 친구 관계가 넓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요일은 도서관 가는날 📚
어디서든 늘 책을 찾던 아이들이 읽을 책이 없어 많이 무료해했습니다. 물론 이전에 읽던 책들을 모두 스캔해 왔지만, 그 책들은 이미 여러 번 보았기에 어렵더라도 이제 영어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원성이 자자했고(😂), 너무 밀어붙이지 않기로 하다가 아이들이 어느 정도 학교에 적응하면서 다시 영어 책 읽기를 권유했습니다.
아이들의 동의해 줘서 집 근처 시립 도서관에 방문해 회원 등록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일주일치 정해서 읽고, 학교가 일찍 끝나는 화요일마다 와서 새로운 책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화요일은 우리 가족 도서관 가는 날로 정해 모두 즐겁게 매주 도서관에 가고 있습니다.
✨드디어 기동력 장착 🚗
일주일에 $200 정도를 지불하며 렌터카를 이용하다가, 한동안은 Esther 가정의 배려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아이들 학교와 마트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전면허 주행시험에 통과해 면허증을 취득해야만 다른 행정처리를 할 수 있었고, 언제까지 차량을 빌려 쓸 수는 없었기에 이 과정은 저희에게 꼭 필요했습니다.
그 와중에 Esther의 아빠 Ryan이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날짜가 갑자기 정해지면서, 차량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재정도 충분하지 않고 적당한 차량 매물도 마땅치 않아 며칠을 밤잠 설치며 고민과 기도를 거듭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집사님 가정에서 귀한 재정을 흘려보내 주셨습니다. 마침 차량을 구입해야 했던 그 주에 보게 된 차량 중 마음에 들었던 차를 판매하는 분이 신학을 전공하신 전도사님이셨는데, 제가 목회자인 것을 아시고는 큰 금액을 할인해 주셨습니다. 놀랍게도 집사님 가정에서 흘려보내주신 재정에 딱 맞는 금액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날 차량을 구매할 수 있었고, 판매하신 전도사님께서 등록까지 도와주셔서 차량 구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다음 주로 예정되었던 주행시험도 무사히 통과해서 운전면허도 취득했습니다. 차량도 구매하고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운전면허까지 취득했으니, 이제는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결해야 할 나머지 행정적인 일들도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께서 집사님 가정에 감동을 주셔서 상황에 꼭 맞게 재정도 흘려보내 주시고, 적당한 차량도 만나게 해주신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세 달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았던 일이 단 며칠 만에 이루어졌으니, 이는 오직 하나님의 일하심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저희 가정은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인도하심을 맛보아 알아가고 있습니다. 기동력이 장착되었으니, 필요한 곳으로 더욱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반석 목사의 학업🎓
학사과정 중 멘토 목사님과의 만남이 저에게는 아주 큰 배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멘토이신 송병주 목사님과 만남을 통해 참 많은 도전과 가르침을 얻고 있습니다.
"말(설교)을 잘 하기 위해서는 글을 잘 써야 하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잘 읽어야 한다."
설교학 교수이시기도 한 목사님의 말씀에 다시 한번 짧고 긴 글쓰기와 한 챕터 읽기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민 교회를 목회하시며 정리하신 목회철학과 목회 경험들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는데, 큰 도전이 되면서 은혜와 기쁨이 넘치는 시간입니다.
수업은 없지만, 매일 그리고 한 달에 두 번 써야 하는 글, 한 달에 한 번 있는 그룹 미팅 등 스스로 공부하여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은 과정입니다. 야간에 기숙사 순찰을 하면서 과제들을 틈틈이 하고는 있지만, 돌발 상황에 늘 대비해야 하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날이 많습니다. 또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밖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며 글을 쓰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래서 그런지 해야 할 것들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잘 견디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부의 본질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버거움을 계속 안고 가다가 완주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하곤 합니다.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시간과 체력과 마음을 잘 관리하여 끝까지 잘 나아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됩니다.
✨승미사모의 시간👩🏻🏫
지난 주간은 중간고사 기간이었습니다. 복수전공을 4학기 안에 끝내겠다는 일념 아래, 지난 두 학기를 27학점씩 수강하며 달려왔기에 이번 학기에는 4과목을 듣는 저는 중간고사가 단 두 과목뿐이었습니다. 수업도 없고 실습 과제도 없는 한 주는 잠깐의 휴식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새벽에 봐야 하는 시험은 잠시 힘들게 하였지만, 그 시험이 단 한 과목뿐임에 감사했습니다.
이번 주부터는 수많은 참관일지, 다른 수업의 여러 과제, 그리고 본격적인 모의수업 준비에 돌입합니다.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겠지만, 언젠가는 이 시간들이 제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하나하나 열심히 준비해 나가고 싶습니다. 여러 과제들을 통해 교사가 된다면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생각을 정리해 나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공부가 체질은 아닌데, 하다 보니 또 다른 공부에도 욕심이 나기도 해서 몇 가지 방향을 놓고 고민 중입니다. 하나님께서 제가 이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시는지 잘 찾아가는 지혜와 은혜가 필요합니다.
✨교회탐방⛪️
지난 기간에도 많은 교회들을 탐방했습니다.
1. 인랜드 교회
기숙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제일 먼저 탐방 계획을 세웠지만, 리더십 교체 시기와 맞물리게 되어 조금 지난 후 방문했습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교회가 전통을 지키며 새롭게 세워가려 하는 데 마음을 모으고 있었고, 모든 성도들이 그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Patria Church
토요일 아침마다 운영하는 푸드뱅크에 참여하면서 예배를 드려보고 싶었습니다. 다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가진 교회로, 담임목사님은 백인이셨지만 대부분의 성도는 유색인종들이었습니다. 미국 교회 특유의 자유롭고 파워풀한 예배 속에서 선명한 복음을 전하는 교회였습니다..
2-1. 갓스윌 연합교회
시립 도서관을 가던 길에 발견한 한인 교회였습니다. 기숙사와는 6분 거리에 있어서 Patria Church를 다녀온 후 2부 예배를 드렸습니다. 57년의 긴 역사를 가진 교회였는데,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어른들이 많으셨습니다.
3. Tapestry Church
한인 교회 EM을 담당하시던 목사님께서 11년 전 개척하신 Tapestry Church는 LA 다운타운의 중심에 위치한 교회입니다. 80%가 한인 혹은 중국계 2세와 3세들이라는 정보만 알고 방문했는데, 입구에 들어설 때 놀라웠던 것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있었다는 점입니다. 한인 2세-3세 대상의 교회는 소위 젊은 감각으로 세팅되어 있어 1세나 1.5세들이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3대가 함께 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환영 문화와 교제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된 교회였습니다.
4-1. Living Hope Church
기숙사에서 함께 지내는 목사님께서 추천해 주신 교회인데, Tapestry Church보다 훨씬 더 한인 교회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배 인도자의 "Amen"이 "에이멘"이 아니라 "아멘"이었고, 성가대가 있었으며 역시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선한청지기교회에서 1993년에 시작한 EM 예배가 2002년 분립하여 독립한 교회였습니다. 창립 기념주일이어서 기념 티셔츠도 선물로 받았습니다.
4-2. 남가주동신교회
Living Hope Church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방문했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교회이고, 최근 부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 방문했습니다. 한인 교회와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담임목사님의 명확한 태도와 예화 없는 성경 중심의 설교가 방문하는 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방문자에게 등록을 먼저 권하지 않되 교회의 가이드가 되도록 하여, 30-50대 성도들이 부담 없이 교회를 알아가고 등록하며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국교회? 한인교회 EM? 2세교회! ⛪️
해외 생활을 하며, 자녀나 혹은 본인이 직접 미국으로 유학이나 취업을 하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아무래도 교회입니다. 국제학교를 다녀 영어를 곧잘 하지만 미국 교회에 가기에는 정서가 안 맞고, 한인 교회를 가기에는 EM 예배는 조금 애매하며, 2세 교회를 가자니 정보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몇몇 교회를 다녀본 결과, 2세 목사님께서 담임하시는 교회가 좋은 대안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영어로 모든 예배와 사역이 진행되기에 겉으로 봤을 때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들이 모이는 형태나 공유하는 정서를 생각해보면, 정서를 공유하기 어려운 미국 교회나 상대적으로 사역의 자율성이 떨어지는 EM 예배보다 한인 2세 목사님께서 목회하시는 교회가, 국제학교 졸업 후 유학 또는 취업으로 미국에 오는 이들에게 교회를 선택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목회자 미팅⛪️
1. 나도움 목사
한국에서 청소년과 청년 사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나도움 목사님을 LA에서 만났습니다. 10년 만의 만남이었습니다. 동부와 중부를 거쳐 오신 터라, 그곳의 이야기와 한국에서의 사역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루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학교에서 투어를 준비해주셔서 귀한 성서 자료들도 함께 보고 교제도 나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2. 김동명 목사
10월 21일은 제 친구 김동명 목사의 생일이라 만남을 가졌습니다. 고등학생 때 이후 20년 만에 친구의 생일을 맞이해 함께 식사하며 각자의 공부와 사역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서로 많이 다른 성향과 길을 걸어왔지만, 목사라는 같은 직분으로 하나님의 나라 선포라는 동일한 방향을 바라보며 동역하게 됨에 참 감사했습니다. 선교학자이자 신학교수로 살아갈 김동명 목사의 삶과, 목회자이자 선교사로 살아갈 반석 목사의 삶을 축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Esther에 대한 기도응답🙏🏻
지난 소식지에서 나휼이 친구 Esther에 대한 기도를 요청드렸습니다.
이후 Esther의 외할머니 건강에 차도가 생겨 어머니 Irene이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간은 여전히 잠을 못 자 학교에 가지 못했지만, 점차 나아져 이제는 등교와 하교 모두 잘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PTSD 치료를 받고 있고, 외할머니가 언제 또 아프실지 몰라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엄마의 존재와 많은 분들의 기도가 Esther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듯합니다.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남매 가족 기도제목 🙏🏻
1. 반석 목사가 학업의 어려움들을 지혜롭게 잘 극복해 나아가며, 몸과 마음과 영혼을 잘 다스려 영적 성숙을 이루기를
2. 승미 사모가 마지막 학기에 가장 큰 어려움인 시차를 잘 극복할 수 있게 하시고, 끝까지 잘 감당할 수 있는 상황과 지혜와 건강을 허락하시기를
3. 나휼, 나단, 나음이의 공부와 친구 관계를 인도해주시고, 예수님을 따르는 믿음이 날로 강해지기를
4. 사회보장번호, 의료보험, 자동차보험과 같은 필요한 행정적 절차들이 순적하게 잘 진행되기를
5. 재정에 어려움이 없게 하시고 주신 모든 물질에 감사하고 자족하며, 지혜롭게 사용하기를
6. 재활 치료 중이신 아버지(김용만 권사), 간병 중이신 어머니(이은숙 권사)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혼자 계신 장모님(채미애 집사)의 안전과 마음을 지켜주시기를
7. 정착하여 즐겁게 신앙생활 할 수 있는 교회를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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