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지 이미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빌보드 차트를 정복하고 그래미 후보에 올랐으며, 문화적 경계를 허물고 지금도 아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BTS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 신드롬이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지 그리고 시간과 세대를 뛰어넘어 클래식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BTS의 음악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클래식(고전)의 본질적인 정의는 Classic은 라티어 Classicus에서 유래했습니다.
보통 클래식이라고 하면, 1) 시간의 초월성, 2) 보편적 가치, 3) 영향력과 원형이라는 기준을 갖춰야 한다고 합니다.

당대 최고의 음악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거나 특정한 문화권이나 언어에 국한되어 전파력이 없는 경우, 후대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지 못하는 경우 등 이런 경우를 모두 이겨내야 클래식이 된다고 합니다.
시간을 이겨낸 고전 문학은 시대와 세대를 거듭하면서 100년 이상의 시간을 이겨낸 작품으로 아직도 현대인들의 삶에 교훈과 삶의 방향을 전달하는 작품들이 많죠. BTS의 음악도 시간을 이겨내 후대에 전달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클래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열풍이 꺼지지 않는 불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시대정신과 보편성, 그 속에 담긴 메시지
클래식은 그 시대의 거울인 동시에 보편성을 담고 있습니다. BTS의 음악은 그런 의미에서 부합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폭력’, ‘청춘의 불안’, ‘자본주의 계급’,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가 있죠. 물론 다른 뮤지션들도 이런 류의 음악을 하고 있지만, BTS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뮤지션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2. 팝 컬처의 패러다임 전환
비틀즈가 ‘브리티시 인베이전’으로 팝의 역사를 바꿨듯, BTS는 서구 중심의 글로벌 시장의 벽을 넘어 아시아의 보이그룹이 세계 중심에 섰다는 그 자체가 음악사에 새롭게 기록될 전환점이라는 것이 21세기의 음악 문화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3. 팬에서 팬덤으로, 적극적인 음악 소비자의 전환
BTS는 ‘ARMY(아미)’라는 팬덤을 만들었습니다. 열성 팬을 하나의 문화로 승화시킨 팬덤은 새로운 음악시장의 장을 열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응원하고 움직이는 이 팬덤은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핵심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BTS의 음악을 해석하고 자기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이면서 사회적인 운동으로까지 확산하는 등 대중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 대중문화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흑인 인권 운동(BLM): 2020년 미국을 흔들었던 ‘조지 플로이드 사망’ 당시 흑인 인권 운동에서 BTS가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아미들이 #MatchAMillion 해시태그 운동으로 단 하루 만에 100만 달러를 모금해 화답했습니다. K팝 팬덤이 단순한 추종이 아닌, 인권 문제에 개입해 사회적 어젠다를 만들었다는 것을 전 세계에 확산하였습니다.
➰One In An ARMY(OLAA): 아미의 기부 문화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성에 있습니다. ARMY가 직접 결성한 자선 프로젝트로, ‘나는 한 명의 아미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모토로 매달 전 세계의 비정부기구(NGO)를 선정해 소액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그 결과 난민 구호, 식수 지원, 산불 피해 복구, 성소수자 인권 보호 등 전 세계의 사회적인 이슈에 동참하고 구호 물품과 성금을 후원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BTS 국제 학술대회와 저널: 일명 빠순이, 빠돌이라고 펌하를 넘어 학술적으로 BTS의 철학, 경제적 파급력, 사회적 의미 등 연구하는 ‘BTS 국제 연구 콘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그리고 팬들이 스스로 동료 평가를 거치는 BTS 전문 학술 저널까지 창간해, 예술과 팬덤의 관계를 심도 있게 고찰함으로써 새로운 대중문화의 패러다임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개인의 삶에 영향력을 끼친 ‘Love Myself’ 캠페인: 팬들은 커뮤니티 내에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다른 팬들을 돕기 위해 심리 상담 핫라인을 공유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아파도 괜찮다. 목소리를 내라’는 메시지를 내면화하고 팬덤 자체가 거대한 ‘집단 심리 치유의 안전망’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엔 연설, ‘Love Youself’: 한국 가수 최초로 유엔 총회 연설, 유엔아동기금은 폭력 근절 캠페인 '#ENDviolence'를 진행 중이었고, 마침 BTS는 'Love Yourself(너 자신을 사랑하라)' 시리즈를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파했습니다. RM 연설 중 “당신이 누구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무엇이든, 성 정체성이 무엇이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화려한 복귀, 광화문 공연 전 세계 실시간 중계: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가 된 BTS는 전 세계 아미에게 화려한 복귀를 알렸습니다. 그 시작이 대한민국의 심장, 광화문 공연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아미와 뮤지션들에 BTS의 복귀를 알렸고, 광화문 이라는 곳의 상징성과 경복궁이 무대 뒷배경으로 한국을 실시간으로 세계에 알린 최초의 가수가 되었습니다.
제가 나열한 이야기보다 더 많은 이야기와 에피소드가 있지만, 이 정도만 해도 BTS는 그냥 하나의 K팝 보이그룹이 아닌 우리나라의 음악과 문화를 상징하는 매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다양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클래식이 되려면 어떤 걸림돌이 있을까요?
1. 상업적 아이돌의 한계
상업적 아이돌을 기획해서 제작한 그룹이라는 점에서 BTS의 예술성과 시대성 등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이 남아있습니다. 상업적인 목적에서 예술적 한계와 지속적인 팬덤의 문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 그리고 시간을 이겨내면서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이 숙제입니다.
2. 시간의 한계 극복
앞서 얘기한 시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시대와 세대를 이어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공간을 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순간의 즐거움이 아닌 오래도록 사랑받는 음악으로 영향력을 펼칠 수 있길 바래봅니다.
3. 매체 의존성의 한계
화려한 퍼포먼스가 있는 BTS의 공연이 시각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음악의 본질인 청각적인 요소로도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이 남아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음악을 유통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의 음악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을 넘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나, BTS가 해체 또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을 때도 현재의 감동과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이 남아 있습니다. 퀸이나 마이클젝슨, 비틀즈 등 한 시대를 뒤흔든 뮤지션들이 여전히 회자되고 그들의 음악에 영향을 받은 뮤지션들이 나오고 영화나 음반 등 새로운 형태로 다시 소비되는 것은 BTS의 음악도 이들처럼 계속 이어지길 응원합니다.
BTS의 음악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상업적인 요소로만 해석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이제 음악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글과 한국어의 세계화를 넘어 수 많은 아미들이 우리나라에 관광을 오고 또 오고 싶어하는 여행지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BTS의 음악에 국악적인 요소가 가미가 되면서 우리나라 전통 음악에 대한 소개와 궁금증도 높이고 있어, 움직이는 외교사절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BTS가 2020년에는 5개국(영국, 독일, 아르헨티나, 미국, 한국)의 유명 현대미술 작가 22명 협업하여 ‘CONNECT, BTS’라는 글로벌 미술 전시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대중음악 아티스트가 현대미술을 엮는 큐레이터이자 후원자로 나선 이 프로젝트에서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BTS의 철학을 미술까지 확장했다는 것도 그들의 영향력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BTS는 해외 공연을 나가면 그 나라 정상과 만남을 합니다. 2018년 한·불 우정 콘서트에서 마크롱 프랑스 부부를 만났고, 22년에는 ‘아시아계 미국인 및 하와이/태평양 도서 원주민 유산의 달’을 맞아 미국 백악관에 공식 초정을 받아 조 바이든 대통령도 만나 환담을 나눴습니다. 올해(26년)에는 얼마 전에 있었던 멕시코시티에서 ‘아리랑’ 월드투어 공연을 앞두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의 공식 초청을 받아 방문했습니다.
BTS는 대한민국에서 시작했지만, 전 세계로 그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BTS가 클래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데뷔 14년 차 (만 12년 11개월), 이 열기와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고 활동이 끝난다고 할지라도 시공간을 넘어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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