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출판사 대표, 독자에게 말 걸기

도서전 참여기

2026.07.15 | 조회 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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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르웨이숲 대표 캔디입니다. (만화 <캔디캔디>를 너무 좋아해서, 어렸을 적부터 '캔디'라는 닉네임으로 많이 불려왔답니다.^^;; 앞으로는 편하게 캔디라고 불러주세요.)

 

 제3회 ‘마포 책소동’

지난 일요일에 제3마포 책소동행사가 있었습니다. 마포구가 운영하는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플랫폼P'에 입주했던, 그리고 지금 입주해 있는 출판사와 창작자들이 함께 만드는 북페어입니다.

지난 2022년이었나요? 플랫폼P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을 때, 입주 출판사들의 목소리를 낼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기왕 저항을 할 거라면 투쟁보다는 축제처럼"이라는 마음으로 2023년에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인 2025년에 두 번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고, 올해 세 번째 행사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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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에 대한 아픈 기억

노르웨이숲이 도서전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와우북페스티벌은 도서전이 메인이 아니니 슬쩍 생략할게요! ㅎㅎ) 2023년과 2025년에 각각 서울국제도서전에 나갔었는데요. 2023년에는 '가위바위보' 출판사와 함께했는데, 출판사 이름을 걸고 나간 첫 도서전이라 그런지 친구들과 지인들도 많이 찾아와 주셨어요. 이름만 알던 동료 출판인들이 와서 격려해 주시고 책도 사 주셔서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작년에는 플랫폼P 연합 부스로 나갔는데, 2023년보다 책을 많이 못 팔았습니다. ㅜㅜ '첫 끗발'은 이제 사라지고, 온전히 저의 역량이 드러난 것만 같았죠.

'다른 출판사들은 다 잘하는 것 같은데, 우리 책은 인문 교양서라 그런 걸까? 역시 인기가 없어서 그런 걸까?'

생각이 꼬리를 물자 스스로 초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흑흑. ㅠ 그래서 '당분간 도서전은 나가지 말아야지' 하고 굳게 다짐했었습니다.

 

바로 책 설명을 하지 마세요.

그러다가 '출판연구학교' 7기 세미나에서 <득수>의 최미경 편집장님이 하신 말씀을 듣게 되었는데, 그게 가슴에 콕 박혔습니다.

“서점이나 도서전에서 책을 보시는 분들에게 바로 책 설명을 하지 마세요. 그보다는 그분이 어떤 사람이고, 여기에 왜 왔는지를 먼저 알려고 하세요.”

사람이 왜 배우겠습니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가 아니라, 무언가 달라지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번 도서전에 나가며 제가 세운 목표는 딱 하나, “부스에 찾아주신 독자님과 이야기 나누기였습니다.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안고 부스에 섰습니다.

 

달라진 놀숲 캔디 대표

 

예전에는 노르웨이숲의 책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시는 분이 계셔도, 독자님이 먼저 질문하실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곤 했습니다. 먼저 말을 걸면 책을 사야 한다는 부담을 드릴까 봐 조심스러웠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이 도서전에는 어떻게 오셨어요?”

인스타 보고 왔어요.”

지인이 여기 부스에 참가한대서 놀러 왔어요.”

어떠세요? 볼만하신가요?”

, 재밌어요!”

잘 오셨어요.^^ 재밌게 보고 가세요.”

 

재즈 책을 유심히 보시는 분에게는 이렇게 슬쩍 여쭤보기도 했습니다.

재즈를 좋아하시나 봐요.”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 그럼 재즈라는 장르가 궁금하셨군요! 이 책은 재즈 연주자가 연주하며 겪은 생각과 소회를 담담하게 담아낸 책인데 말이죠…….”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하니 셀러로 참여한 저 자신도 도서전을 훨씬 즐기게 되었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확실히 책 구매로 이어지는 분들이 더 많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부스에 오신 분 중, 유난히 문해력 관련 책들만 꼼꼼히 보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혹시 이쪽 분야를 공부하시나요? 이 분야 책들 위주로 보시는 것 같아서요.”

,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소설을 읽는 게 왜 중요한지 설명해 주고 싶은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 책이 꽤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조곤조곤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대화 끝에 그 선생님께서는 <왜 학교에서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질문에 관한 질문들>, 이렇게 귀한 두 권의 책을 기쁘게 품고 가셨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책소개글을 적은 종이를 표지 위에 두었는데 종이를 들추고 제목을 보시는 독자님들이 계셔서 종이를 면지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소개글을 찬찬히 보시는 독자 님이 계셨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책소개글을 적은 종이를 표지 위에 두었는데 종이를 들추고 제목을 보시는 독자님들이 계셔서 종이를 면지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소개글을 찬찬히 보시는 독자 님이 계셨답니다! 

 

 

 브랜드, 그까이꺼 뭐

요즘 출판계에서는 서점이라는 중간 지점을 거치지 않고, 작가와 독자, 그리고 출판사와 독자가 직접 소통하는 'D2C'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기도 하고요.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브랜드, 그리 거창하고 대단한 게 아니더라고요.

수줍더라도 용기 내어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 그리고 독자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것.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연결되는 것이 브랜드의 진짜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보내드리는 이유 역시 독자 여러분께 한 걸음 더 다가가 먼저 말을 걸어보고 싶어서입니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하고 말이지요.

장마와 무더위가 번갈아 찾아오며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쉬운 계절입니다. 모쪼록 건강 유의하시고, 오늘도 평온한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조만간 또 재미있고 생생한 출판사 뒷이야기를 들고 찾아올게요!

노르웨이숲 대표 캔디 드림

 

추신 1.

지난번 <제목 짓기의 어려움> 뉴스레터 기억하시죠? 출판의 달인분들의 노하우를 듬뿍 빌려 탄생한 최종 제목은 바로, <똑똑한 아들로 키우는 문해력 처방전 이해에서 대화로, 대화에서 학습으로>입니다!

한창 열심히 마감 작업 중인데요, 오늘 따끈따끈한 표지 대지를 받았답니다! 제 마음에 쏙 들게 잘 나와서 뉴스레터 독자님들께 가장 먼저 살짝 공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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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2.

민희진 대표에게 토끼를 점지해 주셨다는 유명 사주명리학자분을 만났던 이야기, 기억하시죠? 저에게는 ''를 점지해 주셨답니다. 미키 마우스도 아주 좋다고 하셔서, 요즘 제 손목에는 늘 미키 마우스 시계가 채워져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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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기운을 듬뿍 받아 노르웨이숲에도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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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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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의 프로필 이미지

    김성호

    0
    약 15시간 전

    글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조용히 하지만 꾸준히 새로운 걸 시도하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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