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션을 7년쯤 쓰고 돌이켜보니, 페이지가 많아진 것보다 더 신기한 건 제가 결국 비슷한 형태로 노션을 반복해서 쓰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프로젝트와 목적은 계속해서 바뀌었지만, 페이지를 만들고 연결하고 보관하는 방식에는 어느새 하나의 패턴이 생겨 있었습니다.
페이지를 수없이 만들고 합치고 고쳐 쓰는 변화를 거친 끝에,
결국 남은 건 대시보드, 숏컷, 인벤토리, 아카이브 네 가지로 이루어진 구조였습니다.이름과 모습은 계속 달라졌지만, 이 네 역할은 이상하리만큼 계속 다시 나타났습니다.
이 글은 ‘노션은 이렇게 써야 합니다’라는 사용법이라기보다, 제가 오래 써온 노션이 어떤 구조로 진화해왔는지를 돌아보는 이야기입니다.
7년 동안 바뀌고 또 바뀐 페이지들이 왜 결국 이 네 가지 역할에 도착했는지 하나씩 꺼내보려 합니다.
7년을 쓰고 보니,남은 건 결국 네 가지였다.
1. 대시보드 — 모든 일의 시작점이자 기준점
노션을 쓰다 보면 프로젝트도 늘고, 관심사도 바뀌고, 그때그때 필요한 페이지도 계속 달라집니다. 저 역시 목적이 달라질 때마다 수없이 많은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매번 제일 먼저 만든 것은 당장 필요한 곳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시작 화면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한 페이지였고, 어떤 때는 여러 작업을 한눈에 오가는 화면이었습니다.일정이 중요할 때는 캘린더가 들어갔고, 한창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는 그날그날의 진행 상황과 생각을 적는 로그식 기록이 중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공지나 약속, 리마인드를 크게 띄워두기도 했고, 자료를 많이 오가는 작업에서는 각종 바로가기가 화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가끔은 당시 저를 붙잡아주던 동기부여 문장이나 좌우명 한 줄을 대시보드 최상단에 적어두기도 했습니다.

(나노바나나 생성/ 편집 : Team Hanlyang)
들어가는 정보와 구성은 계속 달라졌지만 역할은 비슷했습니다. 한참 다른 페이지를 오가다가도 이곳으로 돌아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다음에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대시보드는 모든 정보를 한곳에 모아놓는 페이지라기보다 노션 안에서 일을 시작하고, 길을 잃었을 때 다시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기준점에 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좌측 사이드바나 상단 탭, 단순한 페이지 목록은 저에게 대시보드를 완전히 대신하지 못했습니다. 그것들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메뉴라면, 대시보드는 프로젝트에 들어서는 순간 필요한 정보와 이동 경로가 한 화면에 펼쳐지는 바탕화면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화면을 넓게 쓰고, 프로젝트마다 무엇을 가장 자주 보고 움직이는지에 따라 모습도 다르게 만듭니다. 핵심은 대시보드가 일을 시작하는 화면이면서, 언제든 다시 돌아와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기준점이라는 점입니다.
바로 써먹는 실전 Tip
2. 숏컷 — 알게 모르게 자주 찾게 되는 것들의 모음
노션을 쓰다 보면 어디에 속한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알게 모르게 계속 찾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자주 참고하는 링크나 자료일 수도 있고, 한동안 계속 들여다보는 페이지나 외부 도구일 수도 있습니다. 잘 정리된 분류 안에 넣기에는 애매해도, 지금 자꾸 찾는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한 것들입니다.

(나노바나나 생성/ 편집 : Team Hanlyang)
저는 자주 찾는 것은 손 닿는 곳이나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어야 직성이 풀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한곳에 모아두기 시작했고, 그 자리를 ‘숏컷’, 즉 지름길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무엇을 다루는 자료인지, 얼마나 중요한지보다 현재 얼마나 자주 확인하고 있는지가 이곳에 들어오는 기준입니다.
제 경우에는 최근에 인상 깊게 읽은 글, 외우기는 어렵지만 자꾸 꺼내 쓰게 되는 정보, 반복해서 사용하는 복붙 양식 같은 것들이 이 자리를 자주 차지합니다. 오래 보관할 가치가 있어서라기보다, 요즘 유독 자주 찾는다는 이유만으로 가까이 두는 것들입니다.
처음에는 즐겨찾기나 북마크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저에게 숏컷은 조금 더 유동적입니다. 어느 순간 더 이상 찾지 않게 되면 자연스럽게 빠지고, 새롭게 자주 쓰는 것들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핵심은 숏컷에서는 ‘어디에 속하는가’보다 ‘지금 얼마나 자주 쓰는가’가 먼저라는 점입니다.
바로 써먹는 실전 Tip
3. 인벤토리 — 이름 붙지 않은 것들의 자리
모든 정보나 기록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정확한 자리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무엇이 될지 모르거나, 어디에 속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들이 생깁니다.
노션을 오래 쓰면서 오히려 이런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정의되지 않은 것들이 머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해졌습니다.
숏컷이 ‘요즘 자꾸 찾게 되는 것’을 가까이에 꺼내두는 곳이라면, 인벤토리는 조금 다릅니다. 당장 자주 보지 않아도 되고, 지금 분류하거나 활용 방법을 결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직 덜 자란 생각이나 어디에 붙을지 모르는 자료처럼 아직 정체를 결정하지 않은 것들을 우선 이 페이지에 둡니다.

처음에는 이런 것들도 생길 때마다 제대로 분류해두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이름을 붙여 넣어두면 나중에는 오히려 어디에 넣었는지 기억하지 못하거나, 당시 정한 분류가 더 이상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잘 모르겠는 것이 생기면 일단 인벤토리에 넣어둡니다. 몇 달 동안 그대로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다른 페이지에 합쳐지거나, 또 다른 프로젝트나 글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인벤토리는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것’을 빨리 처리하기 위한 임시 보관함이라기보다, ‘OO OOO OO OO OOO OOO’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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