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솔로프리너 여러분!
오늘 호에서는 3D 아티스트였던 Fajrul FN이 언리얼 엔진 공부를 위해 시작한 개인 프로젝트가 어떻게 세계적인 게임 축제인 '서머 게임 페스트'에 소개되었는지, 그 놀라운 여정을 따라가 보려 해요.
'유튜브 튜토리얼 짜깁기'로 시작된 게임이 어떻게 한 인디 개발자의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을까요? 그의 이야기는 '완벽한 시작'을 위해 망설이는 우리를 자극해 줄 거예요.
"내 기술을 시험해볼 겸, 사이드 프로젝트나 해볼까?"
"게임 업계에서 5년을 보낸 후, 저는 저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만드는 창작의 자유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깨달았어요. 2024년 1월, 저는 언리얼 엔진(게임개발 툴)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Acts of Blood'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죠. 하지만 개인적인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했던 것이 금세 더 큰 무언가로 발전했어요."
‘만들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3D 아티스트의 프로그래머 도전기
인도네시아의 3D 아티스트, Fajrul FN에게 2024년 1월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었어요. 그는 2010년부터 개인 프로젝트를 만들며 게임 개발의 꿈을 키워왔지만, 5년간의 상업 프로젝트 속에서 점차 자신만의 창의성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죠. 그는 '언리얼 엔진'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익히고, 자신의 기술적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에 사로잡혔습니다. 거창한 사업 계획이나 팀 빌딩 같은 건 없었어요. 그저 '한번 만들어보자'는 마음뿐이었죠. 그렇게 그의 1인 프로젝트, 'Acts of Blood'의 첫걸음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3D 아티스트이지 프로그래머가 아니에요. 처음에는 대부분의 게임 플레이 시스템이 말 그대로 무작위 유튜브 튜토리얼에서 짜깁기한 것이었죠. 초기 블루프린트를 보셨다면, 아마 다섯 명의 다른 제작자들로부터 온 노드들이 프랑켄슈타인처럼 섞여 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그의 고백처럼, 프로젝트의 시작은 결코 순탄하거나 체계적이지 않았어요. 코딩 지식이 부족했기에, 그는 수많은 유튜브 튜토리얼을 보며 전투 시스템, 캐릭터 움직임 등을 하나씩 구현해야 했습니다. 어떤 날은 A 유튜버의 방식을, 다른 날은 B 유튜버의 방식을 따라 하며 코드를 이어 붙였죠. 이렇게 만들어진 초기 버전은 그야말로 '누더기'에 가까웠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 과정을 통해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몸으로 체득하며 빠르게 성장해 나갔습니다. 완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실행하는 용기'라는 것을 그의 경험이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는 액션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레이드', '밤이 온다'와 같은 영화, 그리고 가렛 에반스와 티모 차얀토의 모든 작품이 큰 영향을 주었어요.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슬리핑 독스'의 카운터 기반 전투와 '시푸'의 다층적인 콤보 메커니즘을 혼합했죠. 우리는 액션을 게임의 핵심 부분으로 삼아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영감의 용광로: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법
Fajrul FN의 'Acts of Blood'는 단순히 기술적인 도전 과제만은 아니었어요. 그 안에는 그가 사랑하는 영화와 게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이 녹아 있었죠. 그는 인도네시아 액션 영화의 정수라 불리는 '레이드'의 무자비한 액션, '시푸'의 정교하고 리드미컬한 공방, 그리고 '슬리핑 독스'의 묵직한 카운터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만의 전투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모방하는 것을 넘어, 각 요소의 장점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조립하여 'Acts of Blood'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간 거예요.
이 과정에서 그는 "액션에 모든 것을 건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어설픈 타협 대신, 자신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가장 만들고 싶었던 '날것 그대로의 액션'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죠. 잔인한 테이크다운, 신체 절단, 모탈 컴뱃을 연상시키는 엑스레이 연출까지. 이 모든 것은 플레이어에게 짜릿하고 본능적인 액션의 쾌감을 선사하겠다는 그의 확고한 개발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 '반둥'을 게임의 배경으로 삼아, 비 오는 거리, 독특한 건축물 등 개인적인 경험을 게임 속에 녹여내며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와 리얼리티를 더했습니다.
"반둥은 게임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소가 아니여서, 제가 그것을 바꾸고 싶었어요. 제가 자란 곳이라, 이것은 저의 헌사입니다. 1:1 재현은 아니지만, 그 느낌은 그대로 담았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영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줘요. 여러 레퍼런스를 분해하고, 핵심적인 재미 요소를 추출한 뒤,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철학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바로 모방을 넘어선 창조의 과정 아닐까요?
전환점: "제프 케일리가 제게 이메일을 보냈어요. 미쳤죠."
(제프 케일리는 세계의 주요 게임 행사 중 하나인 SGF의 주최자입니다.)
"제프가 실제로 저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냈는데,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게임을 봤다며 프로젝트를 도울 일이 있는지 물었어요. 저는 아직 가시성을 확보하려는 작은 팀이라고 말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Acts of Blood'가 SGF 2025에 포함되었습니다. 정말 비현실적인 순간이었죠."
작은 프로젝트가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 기회
혼자서, 혹은 친구 몇몇과 주말을 바쳐가며 만들던 개인 프로젝트. Fajrul FN에게 'Acts of Blood'는 세상의 주목을 받기 위한 게임이라기보다는, 자기만족과 성장을 위한 결과물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그의 열정과 재능은 스크린을 뚫고 나올 만큼 강렬했던 모양입니다. 어느 날 그의 메일함에 도착한 한 통의 이메일은 이 작은 프로젝트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았어요. 발신인은 바로 전 세계 최대 게임 행사 중 하나인 '서머 게임 페스트(SGF)'의 주최자, 제프 케일리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어요. Fajrul은 비록 소규모로 작업했지만, 꾸준히 개발 과정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며 잠재적인 팬들과 소통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프 케일리의 눈에 띈 것은 우연일지 몰라도, 그가 '보여줄 무언가'를 꾸준히 만들어왔다는 사실이 기회를 현실로 만든 핵심이었죠. 제프 케일리의 연락은 그에게 엄청난 '가시성(Visibility)'을 선물했습니다. 수백만 명의 게이머들이 지켜보는 SGF 무대에서 그의 게임이 소개된 순간, 'Acts of Blood'는 더 이상 개인의 취미 프로젝트가 아닌,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대작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입니다.
이 전환점을 계기로, Fajrul은 자신과 친구들의 팀을 '엑실 팀(Eksil Team)'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추방자'라는 뜻의 이 이름에는, 주류 시스템 밖에서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나간다는 그들의 정체성과 자부심이 담겨있어요.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가 거대한 기회를 만나고, 그 기회를 발판 삼아 한 단계 도약하는 그의 모습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모든 솔로프리너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유튜브 튜토리얼 쪼가리도 위대한 시작이 될 수 있다”
Fajrul FN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요. 거창한 계획이나 완벽한 기술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어설픈 '튜토리얼 짜깁기'가 세상을 놀라게 할 프로젝트의 첫 삽이 될 수 있죠. 그의 여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핵심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일단 시작하고, 꾸준히 만들고, 세상에 보여주세요.' 그러면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기회가 당신의 문을 두드릴지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의 즐거움을 잃지 않는 것이에요.
당신의 ‘프랑켄슈타인’을 세상에 선보일 시간
오늘 우리는 3D 아티스트 Fajrul FN이 순수한 학습 열정으로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어떻게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기대작으로 성장했는지, 그 흥미진진한 과정을 함께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따끔한 일침과 함께 따뜻한 용기를 줍니다.
Fajrul의 성공은 특별한 재능이나 거대한 자본이 아닌,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향한 순수한 열정과, 부족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실행력, 그리고 꾸준함에서 비롯된 것이었어요. 유튜브 튜토리얼을 이어 붙여 만든 '프랑켄슈타인' 같은 코드 덩어리는, 그의 손안에서 세상을 놀라게 할 게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구독자님의 ‘프랑켄슈타인’은 무엇인가요?
공지사항
안녕하세요, Octo입니다.
그동안 몇 가지 솔로프리너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뉴스레터를 운영해왔는데요. 몇 회차를 거치며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제가 가장 애정을 갖고, 즐겁게 다룰 수 있는 분야는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Octo의 플레이북'이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인디 게임 개발자들의 스토리를 중심에 두고 뉴스레터를 이어가려 합니다.
🎮 다룰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실제 인디 개발자들의 제작 과정과 고민
- 혼자 만드는 게임, 팀 없이 꾸려가는 개발기
- e스포츠 및 게임 산업 인사이트
- 개인적인 게임 리뷰와 플레이 경험
- 게임 개발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팁과 자료 추천
‘솔로프리너’라는 본래의 취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게임이라는 하나의 분야를 통해 더 깊고 밀도 있는 콘텐츠를 전달드릴 예정이에요.
앞으로도 기대해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문어다리7
Octo의 플레이북도 기대가 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