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ling#4 | Just Do It!

편집인의 말

🐮 시차 ⌚

두 번째 오일링을 발행하고 산책을 했습니다. 테니스공 같이 크고 둥글던 벚꽃이 어느새 홀쭉해져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내린 비를 맞은 탓입니다. 조금 민망했습니다. "벚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하는 「편집인의 말」을 막 보낸 참이었거든요. 만개했을 때 쓴 인사를 질 때야 보냈습니다. 

싱거운 생각을 종종 합니다. 📚오 헨리 단편선을 보고 🍔단편선 씨를 생각하거나, 공기청정기 필터를 갈다 해파 씨를 생각하는 식입니다. 사진을 찍고 카톡을 열어 "방금 내가 이런 걸 봤..."까지 썼다 맙니다. 너무 시시한 것은 아닌가 해서요. 그러곤 몇 달 뒤 사진첩을 뒤지다 "내가 이런 걸 왜 찍었지"하고 지우곤 하죠.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바로 사랑하는 이에게 전화하세요." 이런 건 아닙니다. "인생은 타이밍!" 이런 것도 아닙니다. 그냥, 하지 못한 말들이 있고 영영 할 수 없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뻔한 후회와 함께. 봄은 생각보다 슬픈 계절입니다.

이주의 코너는 😙후하가 맡았습니다. 텀블벅 오픈 당일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죠. 주제도 형식도 다르지만 셋의 텍스트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짐을 해놓고 하지 않는다든가, 그림을 그렸지만 그림은 그리지 않는 그런 느낌말이에요. 😙후하를 들으며 이번 호를 읽는 건 어떨까요? 

🐮천용성

성진영 특선, 제철 일상 만화 『오마카세』

😙후하 성진영

지고의 느닷없는 소식 『캥거루 통신』

😙 #1 Just Do It

나는 나이키를 좋아한다. 신발을 수집하는 취미도 없고, 매 시즌 신상을 체크하지도 않지만 마음속엔 항상 나이키가 있다. 로고는 질리지 않고 광고는 늘 멋지다. ‘저스트 두 잇’이라는 메시지도 쿨하다.

나는 ‘Cool’하지 못하다. 후회와 미련이 많고, 소심하며, 늘 주변 눈치를 살핀다. 지난 시간 오고 간 말들을 수없이 되뇌고 곱씹는다. 납득하지 못한 일은 시작할 수 없고, 끊임없는 자기검열에 시달리며, 스스로 확신을 갖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자기혐오형 인간이다. 그런 나에게 ‘저스트 두 잇’은, 멋지지만 절대로 친해지지 못 하는 친구 같다. 사실 그러면 애초에 친구가 아닌 거겠지만.

친분도 없던 나에게 밴드를 제안한 성진영이, 들어오라고 진짜 들어온 이환희가, 사방천지를 할 일 투성이로 만드는 ‘노동노동 열매’ 능력자 🍔단편선이, 말도 안 되는 양의 곡을 써내며 오일링 편집장까지 맡은 🐮천용성이, 누구보다 내성적으로 보이는데 인방 대스타가 된 🐤전유동이, 나는 갈 엄두도 못 내는 대구에서 때마다 올라 오는 🐚전복들이, 오소리웍스와 닿는 부분이 있을까 싶었는데 은근히 잘 스며들고 있는 신비주의 뮤지션 🦋보일이 내 눈에는 다 ‘저스트 두 잇’형 인간들로 보인다. 그래서 나이키처럼 멋있다. ‘멋있다’는 고백에는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바람, 닮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는 게 아닐까.

EP를 만들고 있다. 곡이 필요할 땐 곡을 썼고 수정이 필요할 땐 수정을 했다. 도움이 필요할 땐 도움을 요청했고, 합의가 필요할 땐 합의를 봤다. 약속과 정해진 스케줄을 따라 ‘그냥’ 진행해 가고 있다. 5월 중순 즈음, 앨범의 완성도나 성공과는 별개로 나는 예전과 조금 다른 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저스트 두 잇’과 친구가 될지도 모른다. 나는 나이키가 좋다.

😙후하 지고

* 싱어송라이터. 2015년 〈오아시스〉로 제26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후하와 절친. 인스타그램은 여기. 지고&공세영&성진영 공연 영상은 여기

이환희의 산악 어드벤처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로다.』

😙 #1 후하를 위한 마음으로

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평생 산에 오른 횟수가 서너 번이 채 되지 않는다. 가끔 동네 뒷산에 올라 약수를 마시고, 한여름 계곡에서 물장구나 치는 것이 내 산행의 전부다. 철없던 중학생 시절, 친구들과 북한산 백운대를 오르면서 고생했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었다. 사람들이 자랑스레 올리곤 하는  ‘○○봉’ 사진을 봐도 별 감흥이 없다.

하지만 얼마 전 마음을 고쳐먹었다. 살고자 하는 욕망과 😙후하를 위한 마음으로. 작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과체중,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위·대장 내시경을 하며 총 17개의 용종을 제거했다. 악성은 아니었지만 큰 걱정이 들었다. ‘고독사라도 하면 어떡하지’, ‘공연 전날 쓰러져 공연을 못하면 어떡하지’, ‘지고와 진영이가 나를 보며 펑펑 울면 어떡하지’. 상상만으로도 슬펐다.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로다」에는 나의 등산기를 담을 예정이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닐 암스트롱의 말처럼 산을 오르는 나의 작은 발걸음이 😙후하의 위대한 도약이 될 것이다.

물론 아직 한 걸음도 떼진 않았다.

😙후하 이환희

🔥특보🔥

😙후하, 텀블벅 오픈 반나절 만에 일백프로 달성, 경악💥

오일링을 통해 "국민의 염원" 운운하는 허세 가득한 특보를 연달아 발행하며 겉으로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던, 그러나 속으로는 걱정이 태산이던 😙후하가 지난 4월 15일 EP [Spring] 발매를 위한 텀블벅 개설 약 4시간 만에 100%를 달성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투잡 뛰어 번 돈을 모조리 때려 넣어 곧 길바닥에 나앉을 처지가 된(농담) 😙후하에게 한줄기 그린라이트가 비친 것. 프로듀서 🍔단편선으로부터 "이번 EP도 안 되면 😙후하에겐 미래가 없다. 이번 작업을 끝으로 조기 은퇴 할지, 가늘고 길게 인디팝 👵할머니 👴할아버지 될 때까지 일할 수 있을지는 이번 EP의 성패에 달려있다"는 식의 은근한 압박까지 받고 있던 차에 희소식이라 더욱 값졌다.

100% 달성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후하의 리더 🧑🏻성진영은 "모두 예견된 결과였다. 프로듀서는 우릴 믿지 않았지만 국민은 😙후하의 편이었다. 그러나 사실 제작비는 목표금액의 수 배 이상이 들었다. 😙후하는 아직 배고프다. 100% 달성을 주춧돌 삼아 더 큰 목표, 더 큰 음악으로 향해가는 😙후하가 되겠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단편선 특파원

🔥특보🔥

🐤전유동, 올해 오소리 첫 싱글 디플로도쿠스 발매, 소름👻

오소리웍스의 라이징 스타, 미래 먹거리 🐤전유동이 지난 4월 14일 싱글 디플로도쿠스를 발매했다. 노래와 노래에 얽힌 이야기를 나레이션으로 풀어낸 2트랙으로 이루어진 싱글. 특히 이번 싱글은 원래 앞 순번이던 🐚전복들의 [전복코믹스]의 발매가 연기되며 2021년 오소리웍스의 명실상부한 첫 발매작으로서 더욱 의미가 깊어졌다.

"2021년 첫 발매 타이틀은 원래 우리 것이었다. 프로듀서가 마음대로 발매를 연기했다. 순번은 도둑맞았다"고 억울해하는 🐚전복들의 👶고창일에게 🐤전유동은 특유의 해사한 웃음과 함께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는 멘트를 남기며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한편 디플로도쿠스의 발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으 아악!!!!!" "ㅏ아ㅏ아악" "이 가수가 사람 죽여요!!!!!!!!!!!!!!!" "ㅜㅜ ㅠㅠ ㅜㅜ ㅜㅠㅠㅜ ㅠ" 같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단편선 특파원

📺오소리뉴스📺

🐚전복들 @cosmic_abalone

[음반] 5/2(일) EP 《전복코믹스》 발매

[공연] 5/8(토) 카페언플러그드 전유동 X 전복들 발매 기념 쇼케이스 《전전쇼》

[공연] 5/15(토) 클럽 헤비 전복들 X 전유동 발매 기념 쇼케이스 《전전쇼》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4/24(토) 대구 대화의 장 <봄나들이> 전유동 X 복다진

[공연] 5/8(토) 카페언플러그드 전유동 X 전복들 발매 기념 쇼케이스 《전전쇼》

[공연] 5/15(토) 클럽 헤비 전복들 X 전유동 발매 기념 쇼케이스 《전전쇼》

😙후하 @hoohaa.seoul

[음반] 4/15(목) ~ 4/28(수) EP 《Spring》 발매 후원 텀블벅 (링크)

[음반] 5/12(수) EP 《Spring》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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