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ling#33 | 버드피딩

전유동이 만난 새들, 『전유동만새』 #1

2021.11.16 | 조회 1.2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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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링Oiling

독립음악 프로덕션 오소리웍스의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드는 인디팝 문예지, 오일링Oiling 입니다. 프로듀서 단편선과 아티스트 천용성, 전복들, 전유동, 후하, 보일, 소음발광, 선과영이 함께 읽고 씁니다.

편집인의 말

🐮 배가 부른 배터리처럼

지난 주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서본 가장 큰 무대였습니다. 김민기 선생님이 쓰신 〈백구〉와 〈친구〉를―공교롭게 모두 '구'자 돌림이네요―불렀습니다. 가사가 잘 안 외워져서 특히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백구는 무려 8절까지 있고 반복 되는 부분은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아홉 글자뿐이라서요. 지금은 밖에 나갈 때마다 자랑스레 자라섬 스웻셔츠를 입고 나가지만, 무대에 오르기 전까진 꽤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이번 가을엔 특히 약을 많이 먹고 있어요. 어김없이 느슨해져 버리곤 하는 콧관을 조이기 위한 코약을 한 달째 먹고 있고요, 공연이 몇 번 연속 되다 보니 목이 아파져서 목약을 또 먹었지요. 입안이 하얗게 헐어서 생애 최초로 알보칠을 발라보기도 했고, 부스터샷을 맞고 열이 올라 유사 타이레놀을 잔뜩 때려 넣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처방 받지 않은 약, 처방 받은 약 몇 개를 때때로 먹고 있습니다. 유동 씨가 선물해준 비타민계의 에ㅎ메스 오쏘몰도 먹고 있고요.

올 하반기 목표는 쉬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꽤 오래 쉬었지요. 쉴만큼 쉬었는데도 충분히 쉬었다는 감각은 없습니다. 처음엔 완전히 끊이지는 않은―조금 쉴라 하면 생기는―일 때문일 거라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출고 때 용량의 칠팔십 퍼센트 밖에 채울 수 없는 그런 배터리가 된 것이겠죠. 힘이 줄면 배가 나오는 것은 사람과 배터리의 몇 안 되는 닮은 점 중 하나일 것입니다. 계속 충전한다고 더 채워지지는 않는다는 점과 함께요.

🐮천용성


전유동이 만난 새들 『전유동만새』 #1

🐤 버드피딩

새사람이란 제목으로 좋아하는 새 한 마리 한 마리를 소개했었어요. 이번주부터는 일상에서 만난 새들을 이야기하려고 해요. 이름하여 전유동이 만난 새들. 줄여서 전유동만새.

지난 특집 때 버드피딩을 준비한다고 말했어요. 먹이가 부족해지는 겨울이 오기 전에 시작하고 싶었어요. 미리 맛집으로 소문이 날 수 있게요. 먹이를 담을 수 있는 통을 주문했어요. 잡곡모이도 준비해서 새들을 기다렸어요. 집을 나갈 때마다 통이 비었는지 확인했어요. 잡곡은 인기가 없었어요. 팬분께서 소형조류용 고급 모이를 선물해 주셨어요. 잡곡모이 위에 올려뒀는데 고급 모이만 쏙 다 먹었어요. 그 모습이 얄밉고 귀여웠어요. 아주 조금씩만 먹거나 아예 먹지도 않는 날도 있었지만, 예전보다 많은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이른 아침, 잠결에 새소리를 들으며 스르륵 다시 잠드는 것이 좋아요.

해바라기 씨 1kg을 선물 받았어요. 제품의 명칭은 "애완 육성 햄스터"지만 새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에요. 기름진 해바라기 씨에선 열매나 작은 잡곡에서 얻을 수 없는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고 해요. 해바라기 씨는 사흘이 가도록 없어지지 않았어요. 집 주변에 천적도 없는데 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어요. 일주일 뒤 먹이통을 확인해보니 씨가 보이지 않았어요. 경계심이 많은 새가 다녀갔나 봐요. 먹이를 확인하고도 오랫동안 지켜본 것 같아요. 먹이통을 계속 들여다보는 저도 봤겠죠? 그때 깨달았어요, 저의 만족이나 즐거움보다는 먹이를 나누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것을요.

어떤 분이 물어보셨어요. 어떻게 해야 새들이 먹이를 먹으러 오는지. 새들을 보려 하지 않아야 해요, 하고 말씀드렸어요. 새들이 찾아오는 아침에는 방 안에서 새들의 수다를 들어요. 새들이 자러 가는 늦은 밤에는 먹이통을 확인해요. 이제는 해바라기 씨를 두면 하루이틀새에 사라져요. 별 다섯 개 맛집이 되어가고 있어요. 팬 분들이 먹이통에 편지를 담아주셨어요. 하나 늘은 통은 다른 곳에 설치할 예정이에요.

모두 버드피딩을 시작해보세요. 작은 것을 나누며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먹이통은 두 종류가 있어요. 창문에 붙이는 부착형과 천장에 달아놓는 거치형. 자주 열지 않는 창가에 두면 좋아요. 해바라기 씨도 좋고 땅콩도 좋아요. 참새, 박새, 곤줄박이. 주택가에서 사는 참새과의 작은 새들이 여러분의 집을 방문할 거예요. 주는이와 받는이의 관계가 아니라, 가진 것을 순수하게 나누는 관계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요.

몇 차례 비가 왔고 이젠 바람이 차요. 입동이 지났고 몸으로도 겨울이 느껴져요. 가진 것들을 나눌 수 있는 계절이 되길 바라요.

🐤전유동


[이주의 추천곡] Olafur Arnalds, Bonobo - Loom

🔥특보🔥

🐤전유동 ⚡소음발광 쇼케이스 예매 오픈 지연, 도대체 머선 일이,,,?

(이 글은 공익적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절대 특정 플랫폼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네이버 예약'이라는 기능이 처음 만들어졌을 무렵, 몇 번 써본 적은 있으나 매우 먼 과거였습니다. 오소리웍스가 사업자를 낸지도 어언 3개월, 그러나 통장 만들러갈 시간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가 우연히도 하루 쉬는 날이 생겨서 그날 모든 것을 진행했죠. (3개월 동안 통장 만들러갈 시간이 없다는 게 이해가 안 가시는 분도 있으시겠으나 제 삶을 근거리에서 보신다면 누구나 다시는 이런 인디 없길 이란 마음이 될 것으로)

통장 만들었니까 드디어 계약도 할 수 있고(※ 오소리웍스는 아직까지 제대로 계약을 맺은 적도 없었다.) 드디어 네이버 예약도 만들어서 우리가 직접 예매관리를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지요 이렇게 고통스러운 과정이 있을지 ,,,

10월 말까지만 해도 쇼케이스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특히 🐤전유동의 작업은 정말 빠듯한 일정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발매일 전날까지도 정신없이 일하고선 그로기 상태가 되었다가 발매 후, 어느날 문득 깨달았지요. 아? 예매 페이지 만들어야 하네?

osoriworks@naver.com 이라는 예쁜 아이디를 만들어야지, 하고 네이버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같은 번호로 아이디를 네 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네이버에선 동일 번호에 아이디를 세 개까지 만들 수 있기 때문에(그런데 왜 저는 네 개였지요? 여하간) 저는 눈물을 머금고 제 추억이 담긴 아이디 두 개를 폭파시켰습니다. 그런데 탈퇴를 해도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려서 며칠 기다려야 하는 것이었어요.

결국 기다리고 여차저차 해서 osoriworks@naver.com 이라는 예쁜 아이디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입창에 보니 '개인사업자는 단체 아이디로 가입하세요 ^0 ^' 라고 적혀있는 것이었어요. 아하, 그렇지 역시 사업자는 단체지! 라는 마음으로 단체 아이디로 가입했습니다. 네이버 예약을 하려면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라는 곳에 가입을 해야하더군요. 사업자등록증도 내고, 관련 정보도 입력하고,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가입을 여차저차 완료했습니다. 여기까진 그래도 좋았어요.

네이버 예약을 '유료'로 받기 위해선 스마트 플레이스 말고도 네이버 페이에 가입을 해야하는데, 단체 아이디는 네이버 페이 가입이 제한된다는 것이에요. 응? 네? 뭐라고요? 단체 아이디는 네이버 페이 가입이 제한된다고요? 네이버에 쳐봐도 똑같고 구글에 쳐봐도 똑같은 거예요. 오? 그럼 개인사업자는 단체 아이디로 왜 처음부터 가입하라고 한 거예요? 부글부글 속이 끓었지만 참고선 다시 방법을 찾았습니다. 단체 아이디로 예약 페이지를 만든 다음에 → 개인 아이디로 권한을 위임해서 네이버 페이 가입을 하고 → 다시 단체 아이디로 예약 페이지를 만드는 방법이 있더군요. 그래, 귀찮지만 방법이 있으니까, 할 수 있어, 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정성스레 🐤전유동과 ⚡소음발광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또 심사를 받아야 했어요. 심사를 한 2~3번 정도 기본으로 받아야 하고 받는 과정에서 한 과정당 2~3일 씩 걸리는 것이었어요. 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그때까지는 상당히 늦었구만 오소리 놈들 쯧쯧 정도로 넘어갈 수 있긴 했는데, 🐤전유동 쇼케이스를 하기로 한 CJ 아지트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방역 상황을 감안, 지정좌석제로 진행을 해야하니 좌석배치도를 보내주겠다는 것이었어요. 아하, 그럼 좌석배치도를 받아서 빨리 업로드 해야지 ^ ^ 라는 생각이었는데 왠걸, 좌석배치도를 올릴려면 또 다시 처음부터 그 모든 과정을 반복해야하는 것이었어요. 게다가 좌석배치도를 검토하는데는 추가로 3일 정도가 더 필요하다는. 저는 (나쁜말) (나쁜말) (나쁜말) 화가 너무 (나쁜말) (나쁜말) 이런 (나쁜말) (나쁜말)

(그때가 이 메일이 발송되기 딱 일주일 쯤 전이었는데요, 심사가 너무 늦어져서 일정을 아예 맞추지 못할까봐 동료 공연기획사인 튜나레이블에 SOS를 치고 예매 페이지를 아예 오소리웍스와 튜나레이블 두 개 다 만들어서 심사를 진행하고 있었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튜나레이블 김호진 대표에게 감사인사를 드리며

튜나레이블 대표 김호진은 호탕한 웃음의 미남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이러저러한 일들로 너무 많이 지연된 점에 대해 오소리웍스의 대표로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드리며 하지만 공연은 잘 준비되고 있으니 공연을 기대해주시는 것으로

사람

(이 글은 공익적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절대 특정 플랫폼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미 모든 인증이 끝난 탓에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으로 정직 신뢰의 상징 오소리티켓이 되도록 노력을

그림을 누르면 예매를 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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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누르면 예매를 할 수가 있단 말이에요
그림을 누르면 예매를 할 수가 있단 말이에요

🍔단편선 오소리웍스 대표 배상


📺오소리뉴스📺

🐚전복들 @cosmic_abalone

[공연] 11. 20(토), 19:00, 클럽 헤비(대구), 'Pop Generation'

[음반] 12. 1(수), 싱글 《할머니가 앉아있던 쇼파》 발매

[공연] 12. 4(토) 14:00, 오방가르드/바이닐 언더그라운드(부산), '소음페스티벌'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11. 21(일), 17:00, CJ 아지트 광흥창(마포), '《이소》 쇼케이스'

[공연] 12. 5(일), 네스트나다, 라이브 클럽 데이 

😙후하 @hoohaa.seoul

[공연] 11. 20(토), 19:00, 클럽 헤비(대구), 'Pop Generation'

[공연] 12. 3(금), 21:00, 아이다호(망원)

[공연] 12. 11(토), 19:00, 엔젤리즘(은평)

소음발광 @soumbalgwang_official

[공연] 11. 20(토), 19:00, 오방가르드/노드(부산), '제주대구부산서울 인디교류전'

[공연] 11. 27(토), 19:00, 채널 1969, ‘《기쁨, 꽃》 발매 기념 쇼케이스’

[공연] 12. 4(토) 14:00, 오방가르드/바이닐 언더그라운드(부산), '소음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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