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ling#67 | 의암호에서 만난 새들 2

전유동이 만난 새들 『전유동만새』 #7, 강동수의 음반 수집기 『나의 인디유산 답사기』 #6

2022.07.19 | 조회 8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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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링Oiling

독립음악 프로덕션 오소리웍스의 아티스트들이 직접 만드는 인디팝 문예지, 오일링Oiling 입니다. 프로듀서 단편선과 아티스트 천용성, 전복들, 전유동, 후하, 보일, 소음발광, 선과영이 함께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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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말

🍔편집인의 말이 휴재가 되면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오일링을 발행하고 있는 메일리 플랫폼에 접속했다. 다음호가 아직 정리가 안 된 듯했다. 천용성 편집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일링의 상태가 ,,,

금방 답이 왔다. 조금 있다 해놓을게요. 원고는 다 받았어요. 다행이다. 역시 편집인 밖에 없다. 아무래도 글쓰는 사람들이 아니다 보니 원고 수급이 쉽지가 않다. 물론 멤버들도 노력하고 있지만 아마 오소리웍스의 멤버들은 모두 알 것이다. 천용성 편집인의 숭고한 희생으로 이 메일링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편집인으로부터 다시 메시지가 왔다.

오일링 했어요.

이어 메시지가 온다.

편집인의 말은 휴재 ,,,

아, 믿었던 용성이 마저. 복잡한 심경에 담배를 연거푸 피웠다. 그냥 내볼까 생각도 했지만 편집인의 말을 제외하고 편집된 오일링을 보니 아무래도 완성된 느낌이 아니었다. 그때서야 나는 알게 되었다. 편집인의 말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었구나 ,,,

편집인의 말을 대체하기 위한 발행인의 말을 억지로 써보았다. 그러나 역부족이다. 편집인이 괜히 편집인이 아니다. 오늘 발행인의 말에서는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용성, 내가 잘못했어, 제발 돌아와 용성 ,,,

* 편집인의 말의 휴재로 발행인의 말을 쓰게 되어 금일 특보는 휴재합니다.

🍔단편선


전유동이 만난 새들, 『전유동만새』 #7

🐤의암호에서 만난 새들 2

춘천에 다녀온 지 5개월이 흘렀지만 오일링을 통해 그날을 회상할 수 있는 건 참 복이다. 충분한 행복을 충전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2월 초 공지천과 의암호가 만나는 곳은 얼어있었다. 얼음 위의 오리배들은 발이 묶여 있었고 주위를 돌아다니는 흰뺨검둥오리들의 대비가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줬다. 의암호를 세 번째 방문한 날은 무작정 걷는 것보다 벤치에 가만히 앉아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오래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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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같은 곳에 모여 있는 흰뺨검둥오리들이 노을을 받으며 휴식하고 있었다. 몇몇은 머리를 뒤로 접어 날개 안에 넣고 잠을 청했다. 여기서 잠을 자는 건가? 천적이 나타나면 피할 곳이 없는데 설마 여기서 하루를 보내지 않겠지? 쓸데없는 걱정을 뒤로 하고 나도 노을을 받아내며 휴식을 취했다. 서로 떨어져 있지만 같은 행동을 취하면 느낄 수 있는 일체감이나 동질감을 느끼고 싶었다. 꽥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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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가는 길 한 친구가 잠수하고 수면 위로 나오기를 반복했다. 의암호를 처음 찾았을 때 만났던 비오리라고 생각했다. 산책로 가까이 오던 친구를 자세히 보니 뿔논병아리였다. 뿔논병아리도 종추다. 번식기에 암수가 합을 맞추는 사랑의 춤으로 유명한 새다. 노을이 젖어 드는 물 위에 고고히 물결을 일으켰다. 한 무리가 몇몇은 잠수하고 몇몇은 수면 위로 떠 오르는 모습이 퍽 재미있었다. 비오리와 마찬가지로 어디로 다시 나오는지 예상하는 게 또 다른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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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뒤에 의암호를 다시 찾았다. 매번 공지천 앞까지만 갔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일찍 나왔으니 공지천으로 걸어볼 생각이었다. 산책로를 걷는데 한 분이 무심코 산책로 아래를 쓱 보고 가시길래 아래를 보니 멧비둘기 한 쌍이 나뭇가지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멧비둘기들이 자신들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눈빛을 보내서 바로 길을 떠났다. 공지천 양쪽에 산책로가 있었는데 수목이 있는 쪽에 새들이 많으리라 생각하고 걸었다. 하지만 영역 다툼을 하는 큰부리까마귀 무리만 큰소리를 내며 푸드덕푸드덕 날고 있었다. 다시 길을 돌아가려던 찰나 반대편에서 청명한 새 울음소리를 듣고 급히 공지천 반대편으로 발길을 돌렸다. 리드미컬하고 고저가 뚜렷하며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사라질까 봐 다시 왔던 길을 급하게 돌아와 반대편으로 가는 다리를 건넜다. 점점 새소리는 가까워지는 데 도대체 어디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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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까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바쁜 걸음걸이로 걷고 있는 검은등할미새를 발견했다. 누군가를 부르기보다는 길을 걸으며 큰 소리로 기분 좋은 노래를 부르는 듯했다. 발걸음이 가벼워 참 귀여웠다. 날아가지도 않아서 계속 검은등할미새의 뒤를 따라 걸었다. 반대편 수목이 검게 반사된 물 위에 반짝이는 얼음, 그리고 그 위를 걷는 검은등할미새의 색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었다. 유튜브에서 꼭 검은등할미새의 울음소리를 찾아 들어보셨으면 좋겠다. 반대편 산을 울리던 즐거운 울음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언젠가 이때 찍었던 영상들을 묶어서 올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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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의암호로 돌아와 숙소로 가는 길이었다. 그날은 산책로라고 무심코 지나치던 숲속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날이 춘천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절묘하게 산책로에 혼자 남겨진 순간, 숲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를 들었다. 그냥 지나치면 알 수가 없구나. 되새들이었다. 되새도 종추다. 하나같이 가는 나뭇가지 뒤로 눈만 가리고 숨어있는 무리가 앙증맞고 귀여웠다. 완벽하게 자신들을 숨긴 되새들은 시간이 조금 지나자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었다. 이런 친구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가는 길 흰머리오목눈이, 박새, 직박구리, 까치, 참새, 백로들이 있었다. 다음에는 필드스코프를 들고 다시 의암호를 찾아오고 싶다. 그리고 가을이 오면 탐조를 함께 하고 공연하는 기획을 해볼까 한다.

[유동의 추천]Ludovico Einaudi – Luminous

🐤전유동


소음발광 강동수의 음반 수집기 『나의 인디유산 답사기』 #6

⚡순박한 Grunge와 따뜻한 Indie Rock의 마음

“창원에도 밴드가 있나요?”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로컬 씬에 대해 소개할 일이 있어 엉클밥을 소개하는 도중 청취자 분께서 말씀하셨다. 모를만 하다 싶었다. 내가 아는 이 삼촌들은 욕심이 없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멤버들과 같이 밥 먹으며 보내는 시간이 좋아서 밴드를 하는 삼촌들이다. 유명해지는 것과 완전 동 떨어진 세계를 살고 있는 밴드다. 그러니 많은 리스너들이 모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몇 년 전 엉클밥 삼촌들과 이런저런 뻔한 대화를 주고 받다 “앨범은 언제 발매하실 계획인가요?”라고 물었다.

“작업 중입니다.”

허허 웃으며 말씀하시는데 전혀 신뢰가 가지 않았다. 이 이야기를 몇 년째 하고 있다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알고 있음에도 나는 이들의 노래를 음원으로 듣고 싶었기에, 만날때마다 물어봤다. 언제 앨범을 낼 건지. 그렇게 2-3년이 지나 엉클밥의 정규 1집 <Uncle Bob>이 발매됐다.

엉클밥을 처음 알게된 건 2013년 어느 봄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사라진 <업스테어>라는 공간에서 보컬 노순천 삼촌의 공연으로 그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엉클밥은 신기하다. 어렵지 않은 말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철학적인 가사를 거칠게 내뱉는 보컬, 노이즈와 유려한 리프를 오가며 쏟아내는 기타, 인디 락과 장르적인 어법을 오가는 편곡. 어려울 것 전혀없는 평범한 인디 음악 같으면서도 어느순간 가슴을 때리는 무언가가 있다.

3코드 기반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손의 리듬 사이로 거친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엉클밥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루 리드와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이 떠오른다. 60년대와 90년대의 펑크락커들의 유산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들보다 좀 더 순박하고 밝은 느낌의 어떤 것이 느껴진다. 그래, 이게 가슴을 때리는 지점이다. 솔직한 것을 넘어 순박하고 어둡지 않은 인디 음악. 나는 지금도 그때 느낀 이것이 엉클밥 삼촌들이 낼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당신과 당신을 좋아하는 나는 거짓말 안 했으면 좋겠어요.”

엉클밥 / 거짓말 안 했으면 좋겠어요.

“나쁘고 착하고 강하고 약하고 슬픈 사람은 기쁜 사람을 만나 나쁘고 착하고 강하고 약하고 슬프고 기쁜 사람을 낳았다.”

엉클밥 / 나쁜 사람

이 시대에 음악을 10년 넘게 하는 사람들은 존재해도, 같은 밴드를 10년 이상 지속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유명한 것과 상관없이, 앨범이 존재하는 것과 상관없이 사라져 추억 속으로 잊혀진 밴드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시대에 엉클밥은 2주에 한 번 정도 멤버들과 밥을 먹으며 밴드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엉클밥 삼촌들은 허허 웃으며 무대에 올라가 이러한 노래들을 분출하고 있다.

부산에도 있고, 대구에도 있고, 제주도에도 있듯 창원에도 밴드가 있다. 엉클밥이 있다.

거친 음악은 듣고 싶지만 너무 쎈 음악이 싫다면, 편하게 들으면서도 깊게 빠질 수 있는 음악을 듣고 싶다면 엉클밥을 듣자. 순수한 로큰롤의 멋을 느껴보자.

[동수의 추천] 엉클밥 - 아이와 군인

⚡강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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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웍스, 재미공작소와 서울 남동부 최대 규모 팝업스토어 추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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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직도 공연장 가니? 우리는 팝업스토어 간다? 이틀 간 펼쳐지는 꿈의 파라다이스! 색색의 굿즈와 깜찍발랄 프로그램! 오소리웍스, 기다려 넌 내꺼야! 야, 나두 ~~~

팝업스토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링크에서 체크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studiozemi/222809845639


📺오소리뉴스📺

🐮천용성 @000yongsung

[공연] 7. 22(금), 을지OB베어 앞, '을지OB베어와 함께하는 음악회 12'

🐚전복들 @cosmicabalone

[공연] 7. 23(토), 클럽 헤비, '음악에는성별이없다'

🐤전유동 @jeonyoodong

[공연] 7. 21(목), 20:00, LIVE ON *온라인

[공연] 7. 23(토), 19:00, 언플러그드 신촌점, 'Unplugged Sinchon Rooftop party!' 

[공연] 7. 31(일), 부천영상문화단지, G.WEST MUSIC FESTIVAL

😙후하 @hoohaa.seoul

[음반] 7. 22(금), 12:00, 싱글 《Purple Hawaiian Shirts》 발매

[공연] 7. 31(일), 19:00, 카페 언플러그드

🪐선과영 @boktea @haha_hangun

[공연] 8. 6(토), 20:00, 제비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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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누

    1
    over 2 years 전

    용성,, 돌아와요,, 시시한 얘기가 가득한 편집인의 말이 제 최애코너입니다.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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