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말
🐮 말하기 듣기, 주기 받기
선물을 하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품목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이죠. 축의금이나 부의금처럼 관계나 상황에 따른 가이드 라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을 따르면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잖아요. 내가 너에게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너와 나 모두를 흔한 존재로 만들었다는. 하지만 또 일일이 고민하기는 또 어려우니까, 어쩔 수 없이 가이드라인을 따르기도 하죠.
금액이나 정성의 정도를 정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서로의 마음 크기가 항상 같을 순 없으니까. 나의 마음을 보이겠단 욕심에 상대가 감당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주는 순간, 관계는 "쩌걱"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오지은 선생님의 명언을 사용할 때이죠.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 날 사랑하고 있다는 너의 마음을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니니?" 엄밀한 의미의 선물이란 주고-받기가 가능할 때, 내가 준 만큼의 선물을 너가 기꺼이 줄 수 있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것이죠.
증정의 TPO도 문제입니다. 반전과 서프라이즈, 감동을 함께 주면 물론 좋지만. 어떠십니까, 여러분. 본인의 연인이 어느 날 명동 한복판에서 무릎 꿇고 사랑을 고백을 한다든지, 영화관을 빌려 관객을 볼모로 잡고 청혼을 한다든지, 심지어 유희열의 스케치북류의 공개방송에 나와서 나와서 "구독자 사랑해, 평생 함께 하자!" 외친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저는 깜짝 선물이란 자칫 위의 사례와 같은 종류의 "으으" 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고 믿고 있어요. 밥에 빠진 코랄까요.
그래서 저는 그냥, 물어봤습니다. "혹시 ○○○ 갖고 있니? 필요할 것 같아서" 재미와 감동은 좀 덜하지만 폭력과 부담도 없지요. 등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절한 교환입니다. 좋은 일을 하기보단 나쁜 일을 하지 않겠다는 보수적인 접근 방식이 나쁜 것은 아니에요. 다만, "난 보수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아"하시면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요. 시계로 치면 파텍 필립, 보석으로 치면 반 클리프 앤 아펠 뺨치는 명품 건반 '롤랜드 A-88MKII'의 Owner'가 된 지고처럼 말입니다.
🐮천용성
성진영 특선, 제철 일상 만화 『오마카세』 #6
😙후하 🐶성진영
'롤랜드 A88MKII 오너' 지고의 느닷없는 소식 『캥거루 통신』 #6
🦦 신용카드와 롤랜드 마스터 키보드 그리고 방 바꾸기
소금집에서 일한 지도 어언 5개월. 몇 해 전, 예상치 못한 경제적 고난을 겪으며 0원이 되었던 신용한도가 입사 3개월 만에 극적으로 상향되었다. 나의 비전과 포부를 모두 담기엔 여전히 앙증맞지만 그래도 소금집 짱. 나의 구원자.
악기계의 에ㅎ메스Hermes 이자 메ㅎ세데스Mercedes , 롤랜드Roland의 마스터 키보드를 질렀다. 모델명은 바로 ‘A-88MKII’. 여섯 명의 내가 힘을 합치면(6개월 무이자) 웬만한 건 겁 없이 지를 수 있다. 조금도 기다릴 자신이 없어 매장에서 직접 실어왔다. 안 그래도 작은 방에 긴 건반을 두니 방이 더 좁아졌다. 방을 들락거릴 때마다 게걸음을 걸어야 한다.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있다. 철저한 모계사회인 우리 집에서 안방은 당연하게도 엄마의 것이다. 하지만 엄마의 물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 정작 엄마는 마루에서 티비와 함께 주무시고 일어나신다. 건반이 놓인 방을 게걸음으로 몇 번 드나든 엄마는 방을 맞교환하자고 제안하셨다. 빠르게 승낙했다.
👆👆👆나의 인테리어 취향이다. 이게 내 공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저런 가구는 없지만 벽이라도 비슷하게 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일링 원고를 쓰고 있는 오늘―마감 시간은 이미 넘겨버렸다―친구 두 명의 도움을 받아 페인트칠을 했다. 고심하고 고심하고 한번 더 체크하며 녹색을 골랐는데, 사진과 가장 비슷하다고 거의 확신에 가까운 컬러를 골랐는데.
너무나 메로나 그린. 커다란 메로나 속에 들어온 기분이다. 아쉬운 대로 만족하기로 했다. 좀 더 정리된 후에 방을 공개해보겠다. 작업실이기도 하니까 명분은 충분하다. 또 나를 여섯 등분 할 계획도 세웠다. 플레이스테이션 5를 알아봐야겠다.
😙후하 🦦지고
이환희의 산악 어드벤처 『산은 산이요 물은 셀프로다』 #5
🤓 안녕 가을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녹음은 가고 단풍이 올 때다. 마음은 언제나 산에 있지만 이사와 생업으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 조금이라도 위안을 삼고자 산에 대한 노래를 생각해봤다.
산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노래는 역시 교가다. 수유동에서 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인수봉, 백운대 등 같은 북한산 봉우리 이름이 친숙하다. 그 다음엔 동요. 〈산바람 강바람〉, 〈깊은 산 속 옹달샘〉, 〈산토끼 토끼야〉 등.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우리는 ‘산’ 교육을 받고 있던 것 아닐까.
개인적으론, 오지 오스본의 〈Over The Mountain〉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주 먼 옛날―그러니까 고등학교 때―들었던 노래인데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은 어쩌면 맨 처음 나오는 가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마빈 게이가 불렀던 〈Ain't no Mountain High Enough〉도 생각난다. 외국 대중음악에는 Mountain이 들어가는 제목의 노래가 많다.* 한국에는 잘 없는 것 같은데.
산은 결코 우리의 삶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그런 것이다. 그곳엔 신비가, 영험한 기운이, 기도원이 있다. 나는 꼭 산에 갈 것이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 산을 보고야 말 것이다.
😙후하 🤓이환희
*편집자 주 : 널리 알려진 보사노바 곡 〈Corcovado〉의 코르코바두는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중부에 있는 710m 높이의 산이라고 합니다. 산 정상에는 거대한 예수상이 있고, 산 위에선 저 멀리 이파네마 해안도 보인다고 하네요. 〈The Girl From Ipanema〉의 그 이파네마요.
🔥특보🔥
😙후하는 꾸준하다
지난 6월 채널 1969에서 이틀 간 열린 [Spring] 쇼케이스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후 얼어붙은 인디씬에 모처럼 등장한 라이징 스타가 될 것처럼 보였던, 그러나 이후 잡힌 모든 스케쥴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승으로 연기되며 본의 아니게 칩거의 시간을 가지던 😙후하가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직접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후하'에 간만에 작업기를 올린 것. 작업기를 올리며 😙후하는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남겼다.
왠지 겸연쩍어 보이는 코멘트지만 브이로그를 통해 드러난 😙후하의 근황은 의외로 성실. 올 가을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미발표곡을 살짝 공개했다. 예정보다 조금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후하, 그러나 😙후하는 꾸준하다. (화이팅) (EGYORA) (EGYORA)
😙후하
🍔단편선 발행인
📺오소리뉴스📺
🐮천용성 @yongsung000
[공연] 10. 10(일), 19:30, 삼문당 커피 컴퍼니(통영), T-FESTA TONG YEONG
[이벤트] 10. 21(목), 예술가들의 플레이리스트(Zoom 온라인 강연)
[공연] 10. 23(토), 임진각 평화누리(파주), 2021 파주 포크 페스티벌.
⚡소음발광 @soumbalgwang_official
[이벤트] 10. 1(금), 오르간바(대구), 소음발광 2집 [기쁨, 꽃] 음감회 in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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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도
사랑해 띠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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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
읽던 냉이 깜놀ㅎㅎ 오소리웍스 평생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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