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
빈센트 반 고흐는 생애 동안 단 한 점의 그림을 팔았습니다. 정확히는 생전에 공식적으로 판매된 작품이 단 한 점뿐입니다. 1890년, 벨기에 화가 안나 보흐가 400프랑에 구입한 《붉은 포도밭》. 당시 환율로 오늘날 약 100만 원 남짓.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는 10년간 2,0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매일 그렸습니다. 팔리지 않아도, 인정받지 못해도, 동생 테오에게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묵묵히 그렸습니다. 그리고 1890년 7월,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스로를 '실패자'라 여기면서 말이죠. 하지만 우리가 다 알듯이 오늘날 그의 그림 한 점의 가치는 수천억 원에 달합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을 출판사에 보냈습니다. 거절당했습니다. 다시 보냈습니다. 또 거절당했습니다. 그는 결국 자비 출판을 선택했습니다. 출판사 한 곳은 이런 거절 편지를 보냈습니다. "당신이 왜 잠자리에 들기 전 뒤척이는 것을 묘사하는 데 30페이지나 필요한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소설은 이후 20세기 문학의 정점으로 불리게 됩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 년의 고독》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기 위한 우편 비용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냉장고를 팔았습니다. 그 돈도 모자라 원고를 반으로 나눠 절반만 먼저 부쳤습니다. 출판사의 편집자는 이것을 읽고 즉시 전보를 보냈습니다. "원고가 탁월하니 나머지 절반을 즉시 보내시오." 하지만 그 이전에 수없이 많은 출판사들이 그의 원고를 돌려보냈습니다.
노벨 문학상 클럽이 있습니다. 물론 공식 클럽이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조셉 엡스타인이 한 번은 이렇게 썼습니다.
"당신도 모르게 이 클럽의 회원일 수 있습니다. 회원 명단에는 톨스토이, 마크 트웨인, 헨리 제임스, 안톤 체홉, 제임스 조이스, 마르셀 프루스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노벨 문학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위대한 작가들이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거나, 올랐어도 탈락했습니다. 톨스토이는 심사위원이 그의 "사회정치적 견해"를 우려해 탈락시켰고, 체홉은 노벨상이 생긴 지 3년 만에 사망해 영영 받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사람들의 삶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술관 벽에도, 주요 뉴스 기사나 교과서 소개글에도, 독자들의 추억 속에도 없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오직 결과뿐입니다.
왜 이것이 문제인가
2016년 당시 프린스턴 대학교 조교수(현재 코넬대학교 교수) 요하네스 하우스호퍼(Johannes Haushofer)는 자신의 "실패 이력서"라는 이상한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 학위 프로그램 불합격: 런던 정경대(LSE), UC 버클리 등 명문대 박사 과정 낙방.
- 교수직 임용 실패: 하버드, MIT 등 수많은 대학의 조교수직 거절.
- 연구비 및 장학금 탈락: 수억 원 규모의 연구 기금 신청 탈락 (합격한 것보다 탈락한 게 훨씬 많음).
- 논문 게재 거절: 최고 권위의 학술지들로부터 받은 수많은 거절 통보.
하버드 조교수 불합격, MIT 조교수 불합격, 논문 5편 거절, 수십 개의 장학금 탈락. 그의 진짜 이력서였습니다. 그가 공개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내가 시도하는 것의 대부분은 실패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는 보이지 않는 반면, 성공은 보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의 실패를 세상 탓이 아니라 자신 탓으로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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