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러분. 3달 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그동안 예전에 하던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그동안 대한민국 여기저기를 다니느라 진득하게 앉아 OTT를 볼 시간이 없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제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달까요. 앞으로는 비정기적이지만 다시 보고서를 여러분께 보내볼까 합니다.
다시 시작하는 첫 순서이자 30번째 보고서에는 얼마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 플러스를 비롯해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OTT들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이들이 꿈꾸는 서비스가 어떤 건지 간접적이나마 접해보려고 합니다.
📺 영상 플랫폼의 변화
제목에 있는 이모티콘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TV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과거에 사용하던 브라운관 형식의 텔레비전이죠. 하지만 2000년대 이후에 출생한 10대에게 이 이모지를 보여주면 갸우뚱하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있어 📺 TV에 안테나가 달려있고 버튼이 있는 형태는 이질적이니까요. TV만의 변화는 아니겠죠.
☎ 통화를 하던 전화기와 소리를 듣는 이어폰에 ✂ 선이 없어진지 수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각종 전자기기의 충전장치 역시 무선으로 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죠.
이렇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미디어와 정보 시장은 동영상이라는 큰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이렇게 물어보면 '동영상?', '영상은 영화, 드라마 시절부터 있었는데?'라고 반문하는 분이 있을 겁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요즘 인기 있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점점 짧고 간결해지고 있습니다. 긴 활자에서 짧은 활자로, 긴 호흡의 영화에서 짧은 시간에 습득 가능한 영상으로 변하고 있죠.
TV에서 방영하던 1시간이 넘던 프로그램보다 인터넷에 올라온 30분짜리 영상을 보게 됐고, 어느새 10분짜리 유튜브 영상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그마저도 길다며 틱톡이 유행하고 있고, 수분짜리 틱톡 영상도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 세대들은 1, 2분 안팎의 쇼츠를 주로 봅니다.
책이 지배하던 시기를 라디오가 이어받았고 영화와 라디오가 주름잡던 시대는 비디오가 끝내버렸습니다. MTV 개국과 함께 버글스가 노래했던 모습은 소리의 시대가 종말을 맞이했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쇼이기도 했죠.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우리가 보고 느끼기에 형태가 있는 특정 기계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콘텐츠였습니다. 영화를 보려면 극장에 가야 하고 라디오를 들으려면 라디오 기계가,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보려면 TV가 있어야 하는 방식과 같이 말이죠.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등장합니다. 우리는 어딘가를 가지 않아도 내가 있는 장소를 극장으로, 콘서트장으로, 드라마 촬영지로 만들 수 있습니다. 집에서 보는 TV에서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채널처럼 포함되면서 이제 방송과 OTT의 구분은 점점 더 희미해질 겁니다.
🍭 오리지널이 서비스의 성격을 결정한다
워낙 많은 서비스들이 있고 각 스트리밍 서비스 별로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를 내고 있지만 도무지 뭐가 뭔지, 어떤걸 봐야하는지 감이 안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뉴스레터를 쓰기 위해서라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다양하게 봐야하는데 정작 돈을 낸만큼 충실하게 활용하는 기분은 들지 않아요. 돈을 갖다 버리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죠. 그래서 최근 디즈니 플러스를 새로 가입한 대신 기존에 시청하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구독 해지했습니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들었죠. 얘네들은 어떤게 다른걸까하는 궁금증 말이죠. 물론 다 돈 벌려고 하는건 맞습니다. 그래도 조금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들여다 봤습니다.
🎪 디즈니 플러스 - 「어린이의 상상에서 어른들의 꿈으로」
월트 디즈니 때부터 디즈니 사는 아이들에게 꿈과 상상력을 파는 회사였습니다. 전세계에 있는 디즈니랜드도 그렇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그들의 콘텐츠도 많은 이에게 영감을 불러 일으켰죠.
디즈니(애니메이션),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 지오그래픽으로 대표되는 그들의 콘텐츠 역시 어린이들에게 여전히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동시에, 어른들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기능에 충실합니다.
과거 인기 있었던 애니메이션의 실사 영화화나 마블 스튜디오 세계관을 더 공고히 구축하는 것은 모두 어른이들의 꿈과 몽상을 충족하기 위함이죠. 이들은 자신들이 잘 팔았던, 그리고 여전히 잘 팔릴거로 믿고 있는 주력 콘텐츠를 천년 만년 조금씩 다른 포장지를 입혀 소비자 앞에 내놓을 겁니다.
🎥 넷플릭스 - 「특이한걸 골라서 하다보면 하나는 걸린다」
예전에 썼던 보고서를 보면 넷플릭스에 관해 꽤 많이 다룬걸 알 수 있습니다. 지금껏 저는 다양한 면에서 넷플릭스를 바라봤지만 어느 한 단어로 정의하기에 애매한, 정확히 말하면 모호한 경계 위에 선 느낌이 듭니다. 이들이 추구하는 바가 넓고 다양하면서도 특이하기 때문이죠.
다른 OTT 서비스들도 비슷한 방식을 차용하지만 이들은 전세계에 고유한, 그 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퀸스 갬빗, 블랙 미러, 종이의 집,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 기묘한 이야기, 브리저튼, 다크, 하우스 오브 카드 등등. 나라마다 다르면서 특별한 콘텐츠가 만들어집니다.
넷플릭스 콘텐츠의 중심에는 우리나라 작품들도 있습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킹덤, 인간수업, D.P, 스위트홈 등 웹툰과 소설을 기반으로 엄청난 제작비가 더해지며 만들어진 드라마와 영화들은 머릿속에서 그리기만 했던 것을 현실로 구현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확실히 넷플릭스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만들 수 있게 지원하다보면 특이하건, 좋건, 인기있건 돈 되는게 분명히 걸린다는 저인망 어선 방식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 왓챠 - 「없으면 우릴 찾아줘. 여긴 있을테니까」
최근 국내 OTT들이 늘면서 왓챠의 비중과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많지만 저는 여전히 왓챠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나름의 위치가 공고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오리지널이라고 할만한 콘텐츠가 적은 편입니다. 최근에 가장 화제가 됐던 작품을 꼽으라면 좋좋소가 있겠네요. 유튜버 빠니보틀이 제작했던 유튜브 플랫폼 드라마를 왓챠에서도 함께 소개하면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크기와 파워에서는 밀릴지 몰라도 왓챠는 다른데 없는게 있다면 여긴 있을 거야 방식으로 구독을 끊기 힘들게 만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HBO 맥스, 애플TV 등 더 많은 글로벌 OTT가 들어오면 이를 견딜 수 있을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 티빙 - 「한국 사람이라면 클릭할 수밖에 없게 만들테다」
웨이브 등 다양한 토종 OTT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티빙입니다. tvN과 CJ라는 거대기업의 노하우와 콘텐츠를 이어받았다는 점을 빼고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많은게 장점입니다.
특히, 드라마와 예능에서 독보적이죠. 최근 인터넷에서 밈으로 유행하고 있는 드라마 술꾼도시여자과 유미의 세포들은 준수한 성적과 관심도를 이끌어냈습니다.
예능을 좋아하는 시청자는 티빙 구독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집에 TV가 없다면 그 유혹은 더 강해지죠. 환승연애, 러브캐쳐는 이미 충분한 마니아를 형성했다고 할만한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분명해보입니다. 한국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면 구독해놓는게 좋을 거야라는 판단을 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엔 월드컵 축구 최종예선을 비롯해 중요 스포츠 행사의 중계권도 독점으로 땄습니다. CJ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전략을 취하고 있죠.
🧪 OTT 연구소는 넷플릭스, 왓챠, 아마존 프라임의 드라마, 영화 오리지널 시리즈를 추천해드리는 큐레이션 메일링입니다. 매주 한 개의 시리즈를 추천해드립니다. 뭘 볼지 모르겠다면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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