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TT 연구소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제가 바라보고 분석한 OTT 시장 동향 보고서를 보내드립니다. 현재 한국에 진출한 OTT 플랫폼, 우리나라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플랫폼, 한국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OTT 등 여러 기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련 내용을 수집하면서 저도 잘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되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잘 아는 한 유튜버 분께서 "예술, 창작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산업과 시장에 관해 잘 알아야해요. 그게 그 분야의 미래거든요"라는 말이 새삼 와닿는 한주였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OTT가 하나의 TV 채널처럼 우리 일상에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OTT를 골라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글을 정리하다보니 생각보다 내용이 많아져 'OTT 시장 들여다보기' 동향보고서는 다음편까지 나눠 발송할 예정입니다.
🛬 한국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해외 OTT 플랫폼 3대장
🕍 디즈니 플러스 (Disney Plus)
디즈니 플러스(이하 '디즈니')에 관해서는 이전에도 짧게 다룬 적이 있습니다. 지인 가운데 아이폰을 쓰는 유저들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스토어와 해외 서버 우회를 통해 결재한 후 관람하고 계시더라고요. 안드로이드 유저인 제게는....하려고 한다면 결재하고 볼 수도 있지만, 정식 출시를 노리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2021년 4월부터 국내 OTT에서 상영하던 자사 콘텐츠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 언론에서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 정식 출시 일자가 발표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6월경부터 서비스를 시작할거라고 예측하고 있죠. 가입자 수가 지난달 기준(2021년 3월)으로 전세계 1억 명을 돌파했고,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장인 한국을 노리고 있습니다.
여러 언론에서는 디즈니가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지 않는 이유로 통신사와의 계약 관계를 들고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 해외 OTT 플랫폼은 어느 국가로 진출할 때, 해당 국가에서 규모가 큰 통신사와 협업관계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디즈니의 경우 미국에서는 '버라이즌', 일본에서는 'NTT도코모'와 독점 계약을 맺었고, 대만에서도 청화텔레콤 등 3대 통신사와 제휴 협상을 벌이면서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망 사용료 문제와 관련해 넷플릭스처럼 우월한 지위를 누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망 사용료 관련해 국내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디즈니 플러스도 선택의 순간이 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내가 바라 본 디즈니 플러스의 특징
- 폐쇄적이지만 독보적이다 - 100년간 쌓아온 자사 콘텐츠를 대중에게 푸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다른 OTT 플랫폼과의 교류보다는 여러 기업을 인수합병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 사실상 OTT 시장의 독과점 기업을 노리고 있다고 봅니다.
- 다른 OTT보다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이 세죠. 콘텐츠의 차별성과 경쟁력, 대중성 모두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많은 언론에서 디즈니가 OTT 시장 1위에 오르는건 시간문제라고 말하고 있죠.
- 미키마우스를 비롯해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마블 스튜디오의 여러 작품과 드라마, 스타워즈 프랜차이즈 영화, 드라마, 그외 새로 인수한 폭스의 작품들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 기본 요금제(월 7.99 달러)보다 3배 높은 '프리미어 엑세스 (월 29.99달러)' 멤버십이 따로 존재합니다. 실사화했던 영화 <뮬란> 개봉 때부터 정립된 시스템으로 원래 개봉 일자보다 3개월 먼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 디즈니는 현재 세계 OTT 시장 점유율 1위인 넷플릭스와 2위 아마존을 한꺼번에 추월한다는 계산인 듯 합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기존에 전세계 중소 OTT 플랫폼에 제공한 자사 작품의 공급 계약을 끝내고 있습니다. 말그래도 회수 중이죠.
- 11회 보고서 (완다비전과 마블 드라마 미리보기) 편에서 언급한 마블 스튜디오 드라마의 디즈니 플러스 방영은 이와 같은 디즈니의 세계 시장 전략과 맞물려 있습니다. 2021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 프랜차이즈인 '마블'을 이용해 자사 OTT 구독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인 셈이죠.
- <완다비전>, 얼마전에 종영한 <팔콘과 윈터솔져>에 이어 6월에 공개될 <로키>와 같은 마블 드라마와 스타워즈 시리즈 <더 만달로리안>이 디즈니 플러스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달 개봉했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과 개봉 예정인 <크루엘라>처럼 영화 작품도 OTT와 극장에 동시개봉하면서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사태와 앞으로 확장할 OTT 시장을 모두 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 관련 정보
- 디즈니 플러스 관련 보고서 (11회 보고서 <완다비전과 마블 드라마 미리보기>)
- 디즈니 플러스 관련 기사 (2021년 4월 5일 중앙일보)
🍎 애플tv (Apple tv)
'애플 tv'는 전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글로벌 OTT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생소한 플랫폼이기도 하죠. 저도 경제신문을 보기 전까지는 대충 이름 정도만 알고 있던 곳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전세계 150개국 이상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와 함께 3파전을 이루는 주요 OTT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 내가 바라 본 애플 tv의 특징
- 가격이 저렴하다 - 다른 OTT가 월 8달러 수준인데 반해, 애플 tv는 4.99달러(약 6500원) 정도로 싼 편입니다.
- 특히 아이폰 유저의 경우,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계를 이용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최대 6명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죠. (아이폰 유저에게 최적화된 OTT다)
- 2019년 출시했지만 한국어 서비스가 없어 이용에 애를 먹었지만, 지난해 8월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넷플릭스처럼 현지화 전략, 해당 국가 오리지널 콘텐츠 지원에 나서고 있고 배우 윤여정 씨가 참여한 드라마 <파친코>와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미스터 로빈>도 촬영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 애플 tv의 최대 약점은 인지도가 약하다는 점입니다. 한 때 큰 인기를 끌었다가 시들해진 '클럽하우스'처럼 애플 유저들만 이용하게 될지도 모르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용이 저렴한 대신 볼만한 콘텐츠가 적다는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눈에 띄는 작품이 별로 없어 새로운 콘텐츠 제작이 절실해 보입니다.
🏛 HBO 맥스 (HBO Max)
HBO 맥스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HBO 스튜디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OTT입니다. 디즈니 플러스의 모회사가 디즈니, 프라임 비디오가 아마존이라면 HBP 맥스는 '워너 브라더스'로 알려진 '워너 미디어'에서 출시한 스트리밍 서비스이자 OTT 플랫폼입니다.
기존에 HBO는 미국에서 유명한 케이블 채널 중 하나입니다. 우리로 따지면 tvN이나 OCN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겁니다. 케이블 채널이지만 엄청난 걸작 드라마를 쏟아내면서 전세계 사람들에게 CNN, ABC, NBC 등 공영방송만큼이나 잘 알려진 방송사죠.
우리가 흔히 아는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같은 드라마 외에도 이 방송사는 권투와 같은 스포츠 방송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PPV(페이퍼뷰, Pay Per View) 방식으로 권투 중계를 많이 했습니다 (페이퍼뷰는 다음 보고서에서 유럽 슈퍼리그와 함께 설명해드리겠습니다). PPV는 쉽게 말하자면 돈내고 채널을 보는 방식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최근 스포츠 전문 채널 '스포티비'에서 미국의 PPV 방식을 차용해 일부 채널을 유료로 돌리고 중요 경기를 해당 채널에서 생방송으로 방영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스카이 스포츠 방영도 같은 방식입니다).
🎨 내가 바라 본 HBO 맥스의 특징
- 다른 OTT와 달리 미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아시아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제1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알려졌습니다. 통신사 LG유플러스와 한국 시장 진출에 관한 협의를 이어간다고 알려졌습니다 (관련기사 링크).
- HBO 맥스의 가장 큰 장점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디즈니, 넷플릭스와 다른 느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HBO 맥스를 이용한다면 모회사인 워너 브라더스의 모든 작품과 <왕좌의 게임>, <프렌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더 와이어>, <소프라노스>, <빅뱅 이론> 최근에 방영한 <체르노빌>까지 미국 드라마에 큰 족적을 남긴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HBO 맥스의 미래가 마냥 밝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12월 워너의 모회사이자 HBO, HBO 맥스를 관장하는 AT&T는 "워너 브라더스의 모든 작품을 극장 개봉과 동시에 HBO 맥스에 공개하겠다"라고 밝혀 많은 감독, 배우들이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 영화계 관계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극장, OTT 동시개봉을 강행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전해드렸던 <저스티스 리그 - 스나이더컷>의 경우도 비슷한데 팬데믹 사태와 OTT 동시개봉의 영향으로 기대보다 수입이 적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워너와 협엽 관계를 정리한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죠.
- 미국 기준으로 멤버십 이용료가 월 14.99달러(약 16,700원)입니다. 경쟁사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북미 이용자들은 HBO 드라마 경쟁력이 있으니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미 바깥 시장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 관련 링크
15회 보고서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컷 관람기 링크)
관련 기사 (미국 CNBC HBO 맥스 구독자와 저스티스 리그 관련 기사)
- 콘텐츠에 있어 앞서 언급한 3대장(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tv)를 따라잡을 수 있는 대항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워너의 작품들, 드라마는 HBO 오리지널 시리즈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플랫폼의 확장과 함께 세계 시장 진출만 원활히 이뤄진다면 잘 안착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 2020년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HBO에서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제작에는 봉준호 감독과 영화 <빅쇼트>, <바이스>를 연출한 아담 맥케이 감독, CJ E&M이 책임프로듀서를 맡는다고 알려졌습니다. 연출과 배역에 관한 내용은 아직 전해진 바가 없지만, 영화에서 송강호 씨가 맡았던 '기택' 역할은 배우 마크 러팔로가 맡을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현재 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버거운 상황에서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여부가 OTT 시장에서 HBO 맥스가 생존 포인트라고 생각되네요.
🧺 망 사용료 논란?
지난해 'SK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무임승차 논란으로 재판을 하고 있다' 정도로 이 논란에 관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망 사용료가 뭔지, 둘이 왜 싸우는지, 그게 왜 디즈니 플러스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이번 기회에 싹다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
줄여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라고 합니다. 제가 줄인게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그렇게 줄여서 부르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시행해온 제도로 법령에는 '망 중립성은 인터넷접속서비스제공사업자(ISP)가 합법적인 인터넷 트래픽을 그 내용·유형·제공사업자등에 관계 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기업(ISP)이 모두에게 차별없이 동등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글을 쓰는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예로 들자면, 제가 인터넷 서비스에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자이고 플랫폼인 브런치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인 셈이죠. 그리고 제 글을 읽는 독자들이 소비자고요. 이는 '유튜버-유튜브-구독자'의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SK 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법적 공방
🥗 기본적인 입장
🏴 통신사 (ISP - KT, SKT, LGU+)
"아니 왜 인터넷 사용하면서 돈을 안 내는 건데??? 너네 때문에 서버 과부하 와서 매번 수리하고 확장한다고!!!"
+ 기존에 구축했던 인터넷 망으로 충분히 소비자에게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통신사들이었지만, 유튜브, 넷플릭스 등 콘텐츠 제공 서비스가 늘고 이에 따른 망 서비스의 확장과 개선, 유지보수 등에 비용이 많이 들면서 콘텐츠 사업자가 이에 관한 비용을 내야한다는게 이들의 핵심 주장입니다.
🏁 콘텐츠 사업자 (CP - 넷플릭스, 유튜브 + 디즈니 플러스)
"이봐. 좋은 드라마, 영화 제공하고 돈 벌게 해줬으면 됐지. 이미 인터넷 사용자한테 걷고 있는 돈을 우리한테 또 걷어가려고???"
+ 반면 기존에 돈을 안 받다가 갑자기 돈을 받으려고 하는 망 서비스 기업에게 비용을 지불할 수 없다는게 콘텐츠 사업자의 입장이고요.
🍔 두 당사자 입장 외의 주변 상황
1. 넷플릭스가 던진 당근
논란이 일자 넷플릭스는 서버 속도와 유지 보수 등 통신사들이 제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에 한해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체 서버에 해당하는 '캐시 서버' 설치를 제안했고, LG유플러스가 이를 덥석 물었습니다. 그래서 LG 이용자들의 넷플릭스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이죠.
2. 유럽과 미국의 망 중립성 원칙 변화
한참 국내에서 논란이 있을 무렵, 지난 2018년 미국에서는 망 중립성 원칙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미국 내에서 운영하던 콘텐츠 사업자들이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게 됐다는 말과 같습니다.
유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논의가 진행됩니다. 2015년 망 중립성을 지킨다는 원칙이 발표됐지만 2019년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제로레이팅 적용에 관련한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일부 예외 규정을 적용합니다. 핵심적인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쉽게 말해 망 중립성을 유지하되, 넷플릭스나 유튜브처럼 통신사에 품질과 서비스에 영향을 주는 경우,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내용이죠.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과기정통부는 '과기정통부, 5G 시대의 망 중립성 정책방향 마련'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법안과 논의 사항을 발표했죠.
※ 관련 기사 (이코노믹 리뷰 기사 <5G 망중립 전쟁 해외 관리 실태 기사>)
3. "해외에서는 돈을 내는데 한국은 공짜잖아?"
이러한 변화로 인해 국내 통신사들도 망 사용료를 받아야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합니다. 그리고 기존에 망 사용료를 내던 네이버,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와 카카오, 아프리카 tv 등의 기업에서 '형평성 논란'과 '국내 기업 보호'를 명목으로 항의를 하기도 했죠.
디즈니 플러스도 현재 넷플릭스와 SK 브로드밴드와의 재판 결과에 귀를 기울이는 모양새입니다. 다만, SK 브로드밴드에서는 페이스북과 망 사용료 관련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어 이를 이용해 해외 CP들이 '망 사용료와 망 중립성에 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라고 주장한다고 알려졌습니다.
※ 지난 대선 때, 이와 관련해 안철수, 홍준표 후보 등이 해외 CP에 망 사용료를 부과해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제로 라이팅(Zero-rating)'을 정책으로 추진하려고 했지만 실효성 논란 등을 이유로 지금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황입니다.
🍗 그렇다면 ISP들이 망 사용료를 내는게 무조건 맞는 걸까?
개인적으로는 망 사용료를 내는게 무조건 선순환으로 흐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인터넷 망 서비스의 품질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4K' ,'8K', '클라우드' 등이 이런 서비스 품질에 해당하죠.
하지만 망 사용료를 콘텐츠 제공자(CP)에게 과도하게 부과하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거대 기업은 더 좋은 품질의 영상을 제공하는데 반해 그렇지 못한 기업은 계속 품질이 떨어지는 영상을 제공하다가 도산하는 경우도 많아질겁니다.
시장에 있어 새로운 기업과 경쟁자를 제거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셈이죠. 지금이야 돈을 내야하니 거대 OTT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싫은 척'을 하지만 이 추세가 계속되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유럽에서 망 중립성 원칙을 고수하면서 일부 예외 조항을 둔 것은 미국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유럽과 상황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죠. 트럼프 행정부 때 망 중립성 원칙을 풀고 CP에게 사용료 부과 결정을 내린 것은 세계적인 OTT 90% 이상이 미국 기업이고 혹여나 시장에서 도태하고 밀리더라도 또다른 미국 기업이 그 자리를 메울거라는 기대 심리가 있기에 가능한 조치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문제죠. 참 어렵네요.
🤟 스파이더맨이 불러온 나비효과 (넷플릭스-소니-디즈니의 삼각관계)
개인적으로 히어로 캐릭터 가운데 <스파이더맨>을 가장 좋아합니다. '우리 곁의 따뜻한 이웃'이라는 슬로건도 좋고, 평범하고 소심한 사람이 영웅으로 우뚝서는 시퀀스도 맘에 들어서 스파이디의 팬이 됐죠. 그런 면에서 마블 영화 중에서는 <앤트맨>을 좋아합니다^^
무려 2번의 리부트와 3명의 주인공을 갖고 있는 <스파이더맨> 시리즈. 얼마전 현재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작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촬영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MCU에서 험난한 고난의 행군을 했던 톰 홀랜드의 '피터 파커' 연대기가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원래 스파이더맨의 판권을 갖고 있던 소니는 흥행에 성공한 <베놈>과 스파이더맨을 연결하는 거대한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고안 중입니다. 그래서 앞일에 대비해 최근에 큰 2건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계약 내용 정리
- 소니픽쳐스-넷플릭스 계약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22년 이후 개봉하는 모든 작품에 관해 극장 개봉 '이후' 넷플릭스에서'만' 독점 스트리밍한다.」
- 모비우스(Morbius), 언차티즈(Uncharted), 불릿 트레인(Bullet Train) 등의 개봉 예정 영화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Spider Man: Into the Spider-Verse), 나쁜 녀석들(Bad Boys), 쥬만지(Jumanji) 등 여러 작품 시리즈를 넷플릭스 OTT에서 선보일 수 있습니다.
- 위 계약에 따르면 각 작품은 1년 6개월간 방영할 수 있고, 전체 계약의 기간은 5년이라고 알려졌습니다.
- 소니와 넷플릭스 계약이 발표된지 3주 만인 지난 21일(미국시각) 소니 픽쳐스는 디즈니와 콘텐츠 공급에 관한 계약을 맺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넷플릭스가 디즈니의 시장 확장을 견제하려고 소니와 손을 잡았는데, 이를 다시 견제하기 위해 바로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보입니다.
- 소니와 디즈니의 계약은 넷플릭스와 동일한 5년입니다. 즉,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입니다.
- 결과적으로 소니가 '스파이더맨', '베놈' 등의 스파이더버스 시리즈를 극장 개봉하고 나면 넷플릭스가 1년 6개월간 자사 플랫폼을 통해 상영하게 되고, 그 다음에는 디즈니가 자사 플랫폼에서 스트리밍할 권리를 갖게 됩니다.
- 디즈니에게는 큰 이득이 되는건 아니지만, 넷플릭스의 추가 상영을 막는 방향에서 진행된 계약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넷플릭스는 극장 개봉 이후(그때도 코로나가 끝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1차 상영 권한을 갖게 되고 디즈니는 그 이후 상영 권한을 갖게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나저나 소니 픽쳐스는 땡잡았군요.
- 이와 별개로 소니 픽쳐스는 '이번엔 스파이더맨으로 제대로 판을 펼치겠다'는 입장입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이후 기존의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을 소니의 스파이더 버스에 포함해 베놈, 카니지, 시니스터 식스, 모비어스 등 자사의 마블 캐릭터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죠. 다 필요없고 잘 만든 작품만 나오기를 바랍니다.
이번 보고서 내용이 너무 많아서 아래 주제는 세번째 동향 보고서에서 추가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 국내 OTT 플랫폼은 과연? (티빙, 시즌, 웨이브 등)
- 유럽 슈퍼리그를 OTT에서 볼 수 있을까? (DAZN과 유럽 슈퍼리그, JP 모건과 아마존)
🧪 OTT 연구소는 넷플릭스, 왓챠, 아마존 프라임의 드라마, 영화 오리지널 시리즈를 추천해드리는 큐레이션 메일링입니다. 매주 한 개의 시리즈를 추천해드립니다. 뭘 볼지 모르겠다면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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