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능날은 전혀 춥지가 않네요.
모든 분들이 좋은 컨디션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Thu
온다 / 중요한 건 딱 한번의 승리🏆
주민 / 꿈을 얻는 법 (feat. 스티븐 스필버그)
- 중요한 건 딱 한번의 승리🏆
안녕하세요. 온다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T1 선수들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 볼까요?
페이커는 누가 뭐래도 최고의 선수이죠. 그가 은퇴하면 이스포츠가 침체될 거라는데 다들 이견이 없을 정도로 롤 그 자체를 대표하기도 하고요. 어떤 말을 더 얹을 수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꼭 언급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바로 그의 꾸준한 인격적, 실력적 성장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이 많지만, 데뷔 초 페이커는 등장 시 앞구르기를 할 정도로… 슈퍼스타의 자질을 타고난 금쪽이 같은 선수였어요. 그러나 현재는 어엿한 큰 형으로서 진중하면서도 팀원들과는 격의 없는 모습으로 든든하게 팀을 이끌어가고 있죠. ‘Heavy is the crown’, 왕관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는 항상 자신을 증명해 왔어요. 전성기가 지나고 에이징커브가 왔다는 이야기에는 월즈 우승이라는 성적으로, '요네’*를 다루는데 아쉬움이 있다는 말에는 연습을 통한 인게임 플레이로요. 이미 범접할 수 없는 커리어를 보유했음에도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갈고닦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그를 따라잡을 선수는 없을 것 같아요. 다른 누군가가 있다면, 현재 페이커의 곁에 있는 제오구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실제로 페이커의 실력과 성질을 제오구케가 나눠 가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LOL 캐릭터 중 하나
개인적으로 가장 눈이 가는 선수는 케리아입니다. 페이커와 같은 시야를 볼 때가 많을 정도로 게임을 보는 시야가 넓거든요. 티원은 ‘서커스단’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다른 팀들이 잘 시도하지 않는 신묘한 밴픽**을 하곤 하는데요. 특히 서포터인 케리아가 이상한…^^ 픽들을 자주 들고 오는 편입니다. 2024 월즈 TES와의 8강전 3라운드에서는 ‘파이크’라는 챔피언을 들고 왔는데요. 이 챔피언을 쓰는 서포터는 케리아 밖에 없을 정도예요. 케리아는 이 파이크를 들고 신나 보일 정도로 맵 곳곳을 종횡무진하며 상대를 도발하고, 심지어 공격하기까지 하는 일명 ‘역천괴’의 모습을 보여주었죠. 이런 플레이 스타일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계속 눈이 가더라고요.
**게임 시 번갈아 가며 상대편의 캐릭터(챔피언)의 사용을 금지(ban)하고, 본인 팀의 캐릭터를 선택(pick)하는 과정.
서포터임에도 이런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그의 파트너, 바로 원딜 구마유시입니다. 일반적으로 원딜은 성장이 느려 보호받는 경우가 많은데, 티원의 경우 원딜을 혼자 생존시키고 서커스를 벌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힘들게 생존해야 하긴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즈에서 노데스를 기록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한 선수예요. 가을만 되면 폼이 살아나는 모습에 ‘전어유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구마유시 선수에게서 주목할 점은 그의 튼튼한 멘탈입니다. 워낙 멘탈이 튼튼해 다른 팀원들이 흔들릴 때에도 다시 잡아주는 역할을 하곤 해요. 또, 그만큼 빅게임을 즐기는 슈퍼스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관중들이 많을수록 오히려 더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월즈만 오면 날아다니는 그의 실력은 어쩌면 많은 관중들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무대매너도, 팬서비스도, 팀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 팬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선수예요.
티원이 최고의 팀이 된 건 비단 훌륭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완벽한 밴픽으로 팀을 이끄는 코치 톰과 로치, 김정균 감독의 공이 큽니다. 특히 저는 로치 코치에게 애정이 있는데요. 그의 선수 시절을 봐온 사람은 아니지만 그의 스토리가 상당히 인상 깊게 남아서인 것 같아요.
해당 이야기가 담긴 만화의 링크를 첨부해 드릴게요.
역시 최고의 팀에는 이유가 있다는 걸 몸소 증명하듯, 선수 개개인과 팀 모두 기량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아주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제가 T1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이제 조금 납득이 가실까요?
- 귓속말하는 꿈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한 주 잘 보내셨을까요? 레터 발송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하나 조금 고민해야 하는, 무난한 일상을 보냈거든요. 그러다가 최근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연설을 하나 접한 게 기억이 났어요. 그 내용의 일부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네요.
약 6살 시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아버지가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쇼(서커스)’를 보러 가자고 말했습니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는 쇼를 보러가는 주말이 되기까지 그는 일주일 내내 흥분해 있었다고 합니다.
주말이 되자, 그들은 차를 타고 뉴저지에서 필라델피아까지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들어간 곳은 보통 쇼가 열리는 천막이 아니였습니다. 한 벽돌 건물의 커다란 문을 지나 붉은 빛이 어스름한 빛이 비추는, 마치 교회 같은 곳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죠. 아버지의 질문부터 건물의 모습까지 일련의 과정을 이렇게 선명히 기억할 정도면 그가 얼마나 쇼를 볼 생각에 기대에 가득 차 있었는지 알 수 있죠.
그러나 붉은 커튼이 열리고 조명이 꺼지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본 것은 희미하게 깜빡거리면서 이미지를 보여주는 스크린이었습니다. 그는 이때 아버지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어요. 아버지는 서커스 쇼가 아니라 그와 관련된 영화를 보여주려던 것이었죠. 이건 그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볼 것이 쇼가 아니라 영화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커다란 실망 뒤에, 스필버그 감독의 인생 첫 영화는 그를 감독의 길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죠.
구독자님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같이 기대와 달라 실망했던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굳이 누군가에 의한 게 아니더라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죠. 일상적으로는 맛있을 줄 알고 먹은 빵이 생각보다 별로였다든지, 시놉시스가 재밌어 보이길래 보러 간 연극이 마음에 들지 않다든지 등의 사례가 있을 수도 있겠고요.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는 대학교가 그랬어요. 상당히 우스운 이야기지만, 대학생만 되면 더 이상 공부를 안 해도 되는 줄 알았어요. 막 머리 싸매며 10시까지 문제들을 붙잡지 않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왠 걸, 새로운 걸 배우려니까 그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기울여야 하더라고요. 이제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학원도 선생님도 없었고요. 그래서 저는 대학생이 된 것이 기대만큼 즐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몇 년이 또 앞으로의 제 삶을 움직이는 힘이 되어주겠죠. 지금은 그때처럼 막 재미없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또 누가 아나요? 나중에는 이 대학시절을 너무 좋았다며 그리워하게 될지도요. 스티븐 스필버그도 실망을 한 그 몇 분이 지난 뒤에는 이 영화가 자신이 감독의 삶을 살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연설에서 스필버그 감독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꿈은 선택할 수가 없습니다. 꿈은 여러분이 전혀 생각치 못한 방법으로 찾아옵니다. (…) 때때로 꿈은 귓가에 속삭이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해줍니다.” 스필버그 감독 역시 이 경험 전까지는 감독을 꿈꿨던 적이 없습니다. 처음 영상을 찍게 된 것도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본 장면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였죠.
목표로 했던 것이,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이 내가 의도로 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 어느새 내 삶의 한 컨을 크게 차지하고 있을 수 있고요.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한 치도 알 수 없으나, 어떻게 되든 즐기겠다는 게 제 마음가짐입니다.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다 보면 저도 언젠가 꿈의 귓속말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요. 구독자님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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