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도 QR코드로 구걸하는 세상

결제의 진화, 그리고 우리가 맞이할 결제의 미래

2026.05.08 | 조회 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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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스플레이스, 네이버페이  
  ⓒ 토스플레이스, 네이버페이  

결제의 진화, 그리고 우리가 맞이할 결제의 미래

 

목차

  1. 결제의 역사 : 마찰을 줄이는 싸움
  2. 한국 결제 단말기 전쟁
  3. 토스 페이스페이 : 얼굴로 결제하다
  4. 알리페이 : 현금 없는 사회
  5. 스테이블코인 : 새로운 인프라
  6. CBDC : 국가가 통제한다고?
  7. AI 에이전트가 대신 결제한다
  8. 결제 마찰이 0이 된다면?

 


이젠 노숙자의 구걸도 QR코드다

  ⓒ 개인 블로그  
  ⓒ 개인 블로그  

구걸하는 사람 앞에 스마트폰 화면이 놓여 있다. 알리페이 QR코드다. 동전을 던지는 게 아니라 폰으로 스캔해서 송금한다. 현금이 사라진 사회에서 구걸도 디지털로 바뀌었다.

 

한국에서는 토스페이스페이 서비스를 내놨다. 카드도 폰도 꺼낼 필요 없다. 단말기 앞에 서면 그만이다. 아직 익숙치 않고, 못미덥지만, 이게 상용화가 되고있다.

 

그리고 비자와 마스터카드 블록체인 위에서 결제를 정산하기 시작했다.

 

결제 과정에서의 마찰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게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이 글의 주요 골자다.


결제의 역사 : 마찰을 줄이는 싸움

  ⓒ 개인 블로그  
  ⓒ 개인 블로그  

결제의 역사는 결제 과정에서의 마찰을 줄이고 줄여온 이야기다.

 

처음엔 물물교환이었다. 내가 가진 것과 네가 가진 것을 바꿨다. 마찰이 극도로 컸다. 내가 원하는 걸 가진 사람이 마침 내가 가진 걸 원해야만 거래가 성립했다.

 

화폐가 그 마찰을 없앴다. 금화, 은화, 지폐. 중간 매개물이 생기면서 거래 상대를 찾는 비용이 줄었다.

 

신용카드가 다음 마찰을 없앴다.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됐다. 1950년 다이너스 클럽이 최초의 신용카드를 발행했을 때, 카드 한 장으로 어디서든 결제는 혁명이었다.

 

인터넷이 또 다른 마찰을 없앴다.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살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원클릭 결제를 특허로 등록했다. 결제 확인 버튼 하나를 없앤 것이 특허가 될 만큼, 마찰 하나하나가 중요했다.

 

스마트폰이 오면서 QR코드NFC 결제가 나왔다. 카드를 꺼내지 않아도 됐다. 중국에서는 QR코드 하나로 노점상부터 대형 슈퍼까지 전부 결제하는 사회가 10년 만에 만들어졌다.

 

지금은 얼굴이다. 그 다음은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것도 없어도 결제가 가능한 세상이 오고 있다.

 

여러 연구와 데이터에서 마찰이 줄어들수록 경향적으로 더 많이 소비하는 패턴이 나타난다. 그리고 결제 데이터금융·마케팅·신용평가에서 핵심 자산이 됐다. 이 산업이 그토록 치열해진 이유가 바로 결제 데이터 때문이다.


한국 결제 단말기 전쟁

  ⓒ 토스(Toss)  
  ⓒ 토스(Toss)  

단말기도 중요하지만, 진짜 목적이 따로 있다

카페에 들어가면 단말기가 여러 개 붙어있는 걸 볼 수 있다. 카드 단말기, QR 스티커, 키오스크. 그리고 요즘엔 토스 프론트, 네이버까지 새 단말기들이 계속 보인다.

 

지금 한국에서 결제 단말기를 놓고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토스, 네이버, 페이히어, 패스오더. 각자 소상공인의 카운터를 점령하려 한다.

 

근데 이걸 단순히 단말기 장사로 보면 안 된다. 이 회사들이 진짜로 원하는 건 데이터다.

 

가게에서 하루에 얼마를 버는지, 어떤 시간대에 손님이 몰리는지, 어떤 메뉴가 잘 팔리는지 등, 단말기를 통해 이 데이터가 쌓인다. 그 데이터로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해주고, 보험을 팔고, 광고를 붙인다. 단말기는 관문이다.

  ⓒ 토스플레이스  
  ⓒ 토스플레이스  

토스플레이스 : 2년 만에 33만 가맹점

토스의 오프라인 단말기 사업은 자회사 토스플레이스가 맡는다. 2023년 3월 토스 프론트를 출시하며 시장에 들어왔다.

 

2026년 4월 보도에 따르면 토스 프론트 단말기가 33만 개 가맹점에 설치됐으며, 회사 측은 신규 가맹점 시장에서 점유율 25% 이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토스가 단말기를 통해 모은 데이터결국 소상공인 대출, 매출 분석, 신용 평가로 이어진다. 단말기는 금융 상품을 파는 창구다.

  ⓒ 네이버페이  
  ⓒ 네이버페이  

네이버 : 소상공인 생태계를 묶기 위해

네이버는 단말기를 직접 만들기보다, 카드사·단말기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네이버페이가 되는 생태계를 넓히는 전략을 취한다. 2026년 4월 보도에 따르면 현대카드와 협력해 NFC 단말기 보급을 확대하며, 네이버페이 결제와 포인트·광고 패키지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의 진짜 무기는 스마트플레이스다. 가게 정보, 예약, 주문, 포인트 적립, 광고. 결제가 이 생태계의 한 조각이 되는 구조다. 소상공인 입장에서 네이버 생태계에 들어가면 나오기가 어렵다.

  ⓒ 페이히어(Payhere)  
  ⓒ 페이히어(Payhere)  

페이히어 : 클라우드로 매장 운영 OS를 노린다

 

포스기(POS)는 지난 20년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카운터에 고정된 하드웨어. 업데이트는 느리고, 기능 추가는 어렵고, 비용은 비쌌다. 페이히어는 이 구조를 뒤집으려 했다.

 

페이히어는 2019년 설립 이후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모바일 POS 서비스를 표방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아이패드, 태블릿,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고, 전용 하드웨어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다. 기본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제공하고, 고급 기능을 구독료로 과금하는 SaaS 방식이다.

 

서비스 범위가 결제 단말기를 훨씬 넘는다. 카페·음식점을 위한 테이블 오더·키오스크·웨이팅 관리, 도소매업을 위한 재고·발주 관리, 미용실·네일샵을 위한 예약 관리, 프랜차이즈 본사를 위한 전 지점 통합 대시보드까지. 교촌치킨, 호치킨 등 주요 프랜차이즈와 업무제휴를 맺고 각 지점에 페이히어 포스와 운영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

 

2024년에는 직접 개발한 포스 하드웨어를 출시했다. 이 하드웨어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는 '2024 레드닷 어워드' 본상을 받았다. 이는 페이히어가 단순 포스 공급자가 아니라, 매장 운영 OS를 목표로 하는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4년 8월 기준 누적 투자액 500억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2024년 8월 보도에서만 봐도 가맹점 수가 6만 개를 넘길 시점에 다가와 있다고(현재는 8만개 이상으로 추정) 전했으며, 포브스 아시아 100대 유망 기업에도 선정됐다.

 

다만 재무 구조는 아직 도전 과제다. 복수의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영업손실이 150억 원대, 2024년에는 180억 원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매장 수와 기능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2026년 1월 기준으로는 당근과도 손잡았다. 당근페이는 페이히어 POS를 사용하는 8만 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동네 상권 마케팅과 결제를 동시에 연결하는 구조다.

  ⓒ 패스오더  
  ⓒ 패스오더  

패스오더 : 카페 3곳 중 1곳이 쓰는 스마트오더 앱

 

스타벅스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픽업하는 경험. 패스오더는 이걸 동네 카페에서 가능하게 만들었다.

 

2018년 출시된 패스오더는 카페 스마트오더 플랫폼이다. 손님이 앱에서 메뉴를 고르고 결제·포인트 적립까지 마치면, 카페 사장은 음료 제조에만 집중하면 된다. 대부분의 주문·결제·적립을 앱이 처리해, 사장이 주문 접수 인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패스오더는 2024년 10월 사용자 수 6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고, 2025년 2월에는 800만 명을 넘어섰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카페 3곳 중 1곳은 패스오더를 통한 주문이 가능하다. 2024년 앱스토어 식음료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수익 구조가 독특하다. 초기 도입 비용이 없고, 위약금도 없다. 주문이 발생할 때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카페 입장에서 진입 장벽이 낮아 빠르게 퍼질 수 있었다.

 

투자도 꾸준하다. 시리즈 B에서 121억 원을 유치했고, 1년 반 만에 추가 유치로 누적 투자액 20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 3년간 소비자 거래액이 200% 폭증했다고 밝혔다.

 

패스오더의 포지션이 흥미롭다. 토스나 네이버처럼 결제 단말기를 깔거나 데이터로 금융 상품을 파는 방향이 아니다. 카페라는 특정 업종에서 주문·결제·적립·마케팅을 통합하는 버티컬 플랫폼 전략이다. 카페 전문 플랫폼으로 깊이 파고드는 방식으로 대형 플랫폼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토스 페이스페이 : 얼굴로 결제하다

  ⓒ 토스(Toss)  
  ⓒ 토스(Toss)  

카드도 폰도 꺼내지 않아도 된다.
단말기 앞에 서면 얼굴이 인식되고 결제가 된다.

 

토스는 2025년 상반기 페이스페이 파일럿을 시작했다. 2개월 만에 2만 개 가맹점으로 확산됐다. 토스가 밝힌 수치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등록 이용자 40만 명, 월 재사용률 약 60% 수준이다. 2026년까지 100만 개 매장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술 구조는 이렇다. 토스 앱에서 얼굴 정보를 등록한다. 가맹점 단말기가 얼굴을 인식해 암호화된 바이오메트릭 템플릿을 서버와 매칭한다. 등록된 결제 수단으로 승인이 완료된다. 토스는 실제 얼굴 이미지 대신 암호화된 바이오메트릭 템플릿만 저장한다고 밝힌다.

 

중국에서는 알리페이위챗페이가 '스마일 투 페이' 방식의 안면인식 결제를 일부 지하철, 편의점, 식당에서 시범·확대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 고는 카메라와 센서로 고객의 동선을 추적해 자동으로 결제하는 무인 매장을 운영했으나, 2024~2025년 일부 매장을 축소·조정하는 흐름이 감지됐다.

 

당연한 질문이 나온다. 내 얼굴 정보가 마케팅에 쓰이지는 않는가. 결제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없는가.

 

토스는 얼굴 이미지를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동의 철회 시 즉시 삭제한다고 명시한다.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생체정보를 민감정보로 분류해 엄격하게 규제한다.

 

다만 페이스페이가 수백만 매장으로 확산되면, 얼굴 하나로 결제·출입·신원확인이 모두 연결되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 남는다.


알리페이 : 현금 없는 사회

  ⓒ 알리페이  
  ⓒ 알리페이  

14억 명이 쓰는 지갑

알리페이는 2004년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에스크로 결제를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게 지금 세계 최대 디지털 지갑 중 하나가 됐다.

 

ElectroIQ·CoinLaw 등 복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반 기준 알리페이 사용자는 약 14억 3,000만 명이다. 2025년 기준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 점유율은 약 53%로 추정된다. 하루 거래 건수는 1억 2,000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220개 이상 국가·지역, 1,200만 개 이상의 글로벌 가맹점이 알리페이를 수용한다.

 

위챗페이와 함께 중국 모바일 결제의 95% 이상을 양분하며, 중국 모바일 결제의 95%를 좌우하는 수준의 인프라가 됐다.

 

중국이 현금 없는 사회가 된 방법

2010년대 초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동시에 확산됐다. 핵심은 QR코드였다.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려면 돈이 들었다. QR코드는 종이 한 장이면 됐다. 노점상, 택시, 구멍가게까지 QR코드를 붙이면 됐다.

 

거기에 인센티브가 더해졌다.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쿠폰이 나오고, 캐시백이 쌓이고, 즈마 크레딧(* 알리페이가 소비·납부 이력을 기반으로 산정하는 신용 점수)이 올라간다.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를 끌어들이는 구조였다.

 

결과는 빠른 전환이었다. 10년 만에 대도시의 현금 유통이 급격히 줄었다. 길거리 노숙자가 QR코드를 들고 구걸하는 풍경이 일상이 됐다. 현금이 없으니, 구걸도 디지털로 바뀐 거다.

 

마윈과 앤트그룹 : 너무 커진 것의 대가

알리페이 운영사 앤트그룹은 2020년 홍콩·상하이 동시 상장을 추진했다. 투자은행·언론에서 기업가치를 약 34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역대 최대 규모 IPO가 될 뻔했다.

 

상장 직전 중국 당국이 전격 중단시켰다. 마윈이 공개 강연에서 중국 금융 규제를 비판한 게 계기였다. 이후 앤트그룹은 금융지주회사 전환, 대출 구조 조정, 레버리지 축소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쳤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건 하나다. 결제 플랫폼이 너무 커지면, 국가가 개입한다. 알리페이는 중국의 금융 시스템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인프라가 됐다. 그러자 국가가 그 인프라를 통제하려 했다.


스테이블코인 : 새로운 인프라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블록체인으로 결제를 정산한다. 이게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 블록체인 미디어 아티클  
  ⓒ 블록체인 미디어 아티클  

비자의 35억 달러

비자는 2025년 12월 솔라나 블록체인 위에서 USDC(달러 스테이블코인)로 발행사와 인수사 간 정산을 미국에서 본격 도입했다. 비자 측은 USDC·솔라나 채널에서 연간 35억 달러 이상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규모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마스터카드는 리플, 제미니, WebBank와 함께 RLUSD 스테이블코인을 XRP 레저에서 사용해 신용카드 결제를 초 단위에 가까운 시간 내에 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일럿을 발표했다.

 

왜 카드사가 블록체인을 쓰는가

이유가 명확하다. 기존 카드 정산은 T+1~T+2일이 걸린다. 주말엔 안 된다. 국가 간 정산엔 환전 비용과 수수료가 붙는다.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하면 24시간 365일, 실시간에 가깝게 처리된다. 수수료가 줄어든다. 특히 국경 간 결제에서 효과가 극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여전히 카드로 긁는다. 바뀌는 건 보이지 않는 뒷단의 정산 구조다.

 

한국 기업들도 준비 중

국내에서도 네이버·두나무·카카오·은행권스테이블코인토큰증권 관련 인력 채용과 R&D를 진행 중이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결합 이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결제 인프라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국내 규제·금융법·소비자 보호 이슈로 인해, 공식 출시와 확산은 2027년 이후로도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함께 나온다.

 

채용 공고에서 '스테이블코인', '온체인 결제' 같은 키워드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건, 이 방향으로 무언가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신호다.


CBDC : 국가가 통제한다고?

스테이블코인이 민간이 만드는 디지털 돈이라면, CBDC는 국가가 직접 만드는 디지털 돈이다.

  ⓒ 매일경제  
  ⓒ 매일경제  

중국 e-CNY : 7조 위안

중국인민은행·정부 발표에 따르면, 디지털 위안(e-CNY) 누적 거래액이 2024년 6월 기준 7조 위안(약 9,860억 달러)에 달했다. 2023년 6월 누적 1.8조 위안에서 1년 만에 4배가 됐다.

 

e-CNY에는 특이한 기능이 있다. 정부·지자체가 정책적 목적(소비 진작·지역 지원 등)에 따라 유효기간이나 사용 조건을 설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소비 진작 정책에 쓰이지만, 국가가 돈의 사용 조건을 정책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디지털 유로, 미국은 사실상 금지

EU는 디지털 유로를 준비 중이다. 오프라인 결제, 보유 한도, 프라이버시 보호 설계를 논의하고 있다. 실제 출시는 2027~2028년 이후로 예상된다.

 

미국은 방향이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월 연방 차원의 CBDC 개발·도입을 사실상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 해당부분은 국가가 아닌 민간기업이 주도해야 한다는 것)했다. "정부가 개인의 금융 거래를 감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프라이버시의 문제

CBDC가 만들어지면 이론상 모든 거래가 기록될 수 있다. 감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각국 중앙은행은 소액 거래는 현금처럼 익명성을 보장하고, 중앙은행은 익명화된 데이터만 보는 2계층 구조를 설계하겠다고 말한다. 그게 실제로 구현되는지는 각국이 어떤 법적 장치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AI 에이전트가 대신 결제한다

결제의 다음 단계는 사람이 직접 하지 않는 결제다.

  ⓒ 뉴스1 기사  
  ⓒ 뉴스1 기사  

OpenAI와 Stripe

2025년 Stripe는 OpenAI와 함께 에이전트 커머스 프로토콜을 발표했다.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물건을 검색하고, 비교하고, 결제하는 구조다. ChatGPT에서 바로 결제가 되는 인스턴트 체크아웃도 함께 공개됐다.

 

내가 "다음 주 출장용 호텔 예약해줘"라고 말하면, AI가 조건에 맞는 호텔을 찾아서 결제까지 완료한다.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해진 구조다.

 

AI 에이전트가 반복 결제, 소액 구독, 정기 주문처럼 패턴이 명확한 영역부터 결제를 대신하는 방향으로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전트 결제의 문제점, 우려

AI가 결제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인증이다. 이 AI가 진짜 나를 대신하는 것인지, 누군가가 나를 사칭하는 건지. 그리고 AI가 잘못된 결제를 했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현재 규제·법적 책임 구조는 아직 정비되지 않은 상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 중 하나가 DID(탈중앙화 신원 인증)다. AI 에이전트에게 고유한 디지털 신원을 부여하고, 그 신원이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 증명하는 방식이다.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러나 AI가 일상적인 업무를 대신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에이전트 결제는 피할 수 없는 방향이 된다.


결제 마찰이 0이 된다면?

마찰이 줄어들수록 소비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건 데이터로 뒷받침된다.

 

아마존이 원클릭 결제를 도입했을 때 전환율이 올라갔다. 신용카드가 현금을 대체했을 때 평균 구매 금액이 올라갔다. 결제가 쉬워질수록 사람들은 더 쉽게 돈을 쓰는 경향이 나타난다.

 

얼굴로, AI로 결제하는 시대가 오면 이 효과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잠깐, 이거 사야 하나'라는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줄어든다.

 

그리고 결제 데이터금융에서 가장 귀한 정보 중 하나가 된다. 검색 기록보다, SNS 활동보다 정확하게 내 실제 소비 패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샀는지가 그대로 담긴 데이터. 이걸 가진 회사가 신용 평가를 하고, 대출을 해주고, 보험을 팔고, 광고를 붙인다.

 

토스가 단말기를 깔고, 네이버가 소상공인 생태계를 묶고, 알리페이가 중국 모바일 결제의 95%를 좌우하는 인프라가 된 이유가 여기 있다. 결제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데이터와 금융 생태계로 가는 관문이다.

 

결제에서 마찰이 사라지면, 결제를 검토하고 재고하는 의사결정의 여백도 함께 줄어든다. 더 편리해지면서, 동시에 더 많이 팔리고, 더 많이 추적된다.

 

그 거래를 정의하고 바라볼 것인가. 그게 앞으로 결제가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다.


[결제 핵심 용어 정리]

용어설명
PG사Payment Gateway. 온라인 결제를 중개하는 인프라 회사. 토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등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한 암호화폐. USDC, USDT 등
CBDC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중국 e-CNY가 대표적
NFC단말기에 폰이나 카드를 가까이 대면 결제되는 근거리 무선 통신 방식
에이전트 커머스AI가 사람을 대신해 구매·결제를 실행하는 방식
바이오메트릭지문·얼굴·홍채 등 생체 정보를 인증에 활용하는 기술
인터체인지카드 결제 시 발급 은행이 받는 수수료. 전체 카드 수수료의 핵심 구성 요소
즈마 크레딧알리페이가 소비·납부 이력을 기반으로 산정하는 신용 점수

본 글의 수치는 맥킨지 글로벌 페이먼트 리포트, ElectroIQ·CoinLaw 등 통계 집계, 비자·마스터카드 공식 발표, 중국인민은행·정부 발표, 아시아경제·코리아타임스·조선비즈 보도 및 주요 언론 보도(2024~2026년 기준)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알리페이 사용자 수·거래량 등은 출처별 집계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추정치를 포함합니다. 토스플레이스·페이히어·패스오더 수치는 각 회사 발표 및 기사 기준입니다. 한국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은 공식 출시 전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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