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바뀌어 버린 색깔들

원래 회색이었던 헐크, 실수로 탄생한 이탈리아 국기, 건반 색이 반대였던 피아노

2024.07.06 | 조회 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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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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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이 붉은 빛을 띠게 된 것은 감마선 때문임을 설명드렸던 적 있습니다. 이 때 자몽을 헐크에 빗댔었습니다. 그런데 헐크의 색깔도 원래는 녹색이 아니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마블 코믹스의 아버지 스탠 리는 처음에 헐크의 피부를 회색으로 설정했습니다. 어떤 민족과도 관련이 없어 괜한 오해를 사지 않는 색이면서, 무서운 색상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첫 헐크 만화를 인쇄하고 보니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헐크가 살짝 녹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CMYK 인쇄에서 마젠타가 너무 옅게 찍히거나 반대로 시안과 노란색이 너무 짙게 찍힐 경우 회색이 녹색으로 인쇄될 수 있는데, 아마도 그런 일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녹색으로 인쇄된 헐크가 스탠 리의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녹색 헐크는 공식 설정이 되었고 이후 만화에서는 애초에 녹색으로 인쇄됩니다. 회색 헐크의 모티브는 시간이 지난 뒤 헐크 안의 또다른 자아라는 설정의 '조 픽싯'으로 부활합니다.

이렇게 실수로 색이 정해진 것은 만화 캐릭터만이 아닙니다. 국기의 색이 실수에서 유래한 나라가 있는데, 바로 이탈리아입니다. 프랑스 혁명과 그에 따른 전쟁으로 유럽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던 무렵, 이탈리아 신문사는 프랑스 삼색기를 녹색, 백색, 적색으로 잘못 전달했습니다. 이탈리아 내의 혁명 세력은 이를 따라 녹색, 백색, 적색의 삼색기를 상징으로 삼았습니다. 뒤늦게 프랑스 삼색기의 진짜 색깔은 청색, 백색, 적색이라는 사실이 전해졌지만 이미 녹색에 나름대로의 의미가 생겼고 사람들이 녹백적 삼색기를 좋아하게 된 뒤였기 때문에 이탈리아 내의 자코뱅파는 그대로 녹색, 백색, 적색의 삼색을 밀고 나갔습니다. 이후 이 녹백적의 삼색기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애국적인 의미를 갖게 되면서 이탈리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피아노의 건반은 원래 흰색과 검은색이 반대로 되어 있었습니다. 모차르트, 베토벤이 살았던 시대의 피아노를 보면 마치 다크모드를 켠 것처럼 건반색이 반전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가 개발되기 전 흔하게 사용되던 건반 악기는 하프시코드였습니다. 하프시코드는 지금까지도 검은색 중심의 건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이유를 알 순 없지만 아마도 흰 건반의 재료가 되는 상아가 검은 건반의 재료가 되는 자단나무, 흑단나무보다 비쌌기 때문에 상아를 적게 쓰기 위해 그랬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피아노 역시 초기에는 하프시코드를 따라 검은색 중심의 건반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8세기 후반 들어 알 수 없는 이유로 지금의 건반색이 되었습니다. 가격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나니, 가시성과 미관을 신경 써 색이 반전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습니다.


같이 볼 링크

페퍼노트, '감마선 맞고 탄생한 헐크 과일, 자몽'
위키피디아, 'Hulk'
유튜브 지식해적단 채널, '💀 이탈리아🇮🇹 국기는 왜 맛있게 생겼을까? / 💀 국기의 탄생: 이탈리아 편'
나무위키,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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