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은 왜 보라색이나 녹색으로 표현할까?

2023.08.26 | 조회 3.3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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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독'이라고 했을 때 생각나는 색은 어떤 색인가요?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함께 자라 온 세대인 저는 보라색이 생각이 납니다. 포켓몬스터 시리즈에서 '독 타입'의 상징색은 보라색이고, 또도가스, 질뻐기 등 상징적인 독 포켓몬들의 몸 색깔도 보라색이었습니다.

독 포켓몬 또도가스. 몸은 보라색으로, 둘러싼 연기는 녹색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독 포켓몬 또도가스. 몸은 보라색으로, 둘러싼 연기는 녹색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독을 녹색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독을 다루는 챔피언인 '우르곳'도 녹색을 두르고 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의 독 관련 스킬들도 녹색, DC 코믹스의 '포이즌 아이비'도 녹색입니다.

왜 독을 표현하는 데 보라색과 녹색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문화적인 소재를 다룰 때 늘 그렇듯이, 여기에도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력한 가설이 있습니다.

투구꽃은 독살 계의 클래식으로 인류와 수많은 사형 집행 및 암살을 함께 해온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식물입니다. 투구꽃은 약재로도 쓰이지만, 그 덩이뿌리를 달이면 맹독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약재로 쓸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차갑게 식혀서 먹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동양에서는 투구꽃을 사약의 재료로도 사용했는데요, 혹시 사약을 받으실 일이 있으시다면 최대한 시간을 끌어 차갑게 식히고 드시길 추천합니다. 

투구꽃은 고대로부터 가장 흔하게 사용하던 독 중 하나였기 때문에, 독의 심볼로 사용될만 합니다. 그리고 이 투구꽃은 아주 예쁜 보라색을 하고 있습니다. 독을 표현할 때 보라색을 사용하는 것은 이 투구꽃의 색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구꽃
투구꽃

반면 녹색의 유래로 추측되는 사건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18세기에 '파리스 그린'이라는 안료가 발명됩니다. 이 안료는 아주 예쁜 녹색 빛을 냅니다. 유럽에서 대박을 쳐서 프랑스의 황후가 이 색깔의 옷을 입기도 하고 유명한 화가들이 그림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인테리어에도 당연히 사용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이 색으로 벽을 칠하면 쥐나 벌레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파리스 그린
파리스 그린

저렇게 예쁜 색인데 살충 효과까지 있다니 너도나도 벽을 파리스 그린으로 칠하고 마는데,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사람들은 깨닫게 됩니다. 쥐나 벌레가 괜히 없어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파리스 그린을 만드는 데에는 '수호전'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독, 비소가 사용됩니다. 비소 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은 뒤에야 비소의 사용이 금지가 됩니다. 이 녹색 공포가 이어져 지금도 독을 표현할 때 녹색을 사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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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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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1
    about 1 year 전

    사약 후후 불어먹는 상상함 ㅋㅋ

    ㄴ 답글 (1)
  • 빔일

    1
    about 1 year 전

    잼있다 약과 독의 차이는 용량 차이라는 말도 생각나고 그렇네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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