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파헤치기

반도체 회사 50개, 한 장으로 정리했습니다

공급망 파헤치기 Ep.1 - 반도체

2026.06.08 | 조회 4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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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식하는피터입니다.

오늘부터 새 시리즈를 하나 시작하려 합니다. 이름하여 <공급망 파헤치기>입니다.

주식 뉴스를 보면 "AI 데이터센터 투자", "반도체 공급망", "방산 수주" 같은 말이 쏟아지는데, 막상 "그래서 어떤 회사를 봐야 하지?" 하면 늘 아는 몇 종목에서 막히곤 합니다. 사실 산업 하나는 수십 개 회사가 단계별로 엮인 거대한 사슬이고, 그 연결을 알면 뉴스가 종목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산업을 하나씩 골라 그 사슬 전체를 노드 하나하나 따라가 볼 겁니다. 첫 번째 주제는 가장 크고 익숙한 반도체입니다.

회사가 워낙 많아서 다 다루진 못하지만, 단계마다 대표 회사를 예로 들며 "이 단계는 뭘 하는 곳인지"를 같이 익혀보시죠. (제가 만든 zoopeter.io의 반도체 공급망 지도를 같이 켜두시면 훨씬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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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크게 6개 단계(대분류)로 나뉩니다. 칩이 만들어지는 순서대로 따라가 볼게요.

 

1. 설계 / IP — "칩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

칩을 직접 만들지 않고 설계도만 그리는 회사들입니다. 공장은 없고 두뇌만 파는 셈이죠. 여기서도 세 갈래로 나뉩니다.

 

① 팹리스 (Fabless) — 칩을 설계만 하고 생산은 남에게 맡기는 회사입니다.

  • 엔비디아 (미국): AI 칩(GPU)의 절대강자. 우리가 쓰는 챗GPT도 이 회사 칩 위에서 돌아갑니다.
  • AMD, 퀄컴, 브로드컴, 마블 테크놀로지 (미국): 각각 CPU·모바일AP·통신칩의 강자.
  • 텔레칩스, 어보브반도체, 칩스앤미디어, 제주반도체 (한국): 국내 대표 팹리스. 차량용·가전용 반도체 등을 설계합니다.

② IP 라이센싱 — 칩 설계에 쓰이는 '레고 블록' 같은 기술을 파는 회사입니다.

  • ARM (영국): 전 세계 모바일 칩 설계의 표준. 거의 모든 스마트폰 칩에 이 회사 기술이 들어갑니다.

③ EDA(설계 소프트웨어) — 칩을 설계할 때 쓰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 설계의 'CAD 프로그램'인 셈이죠.

  • 시놉시스,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미국): EDA 양대 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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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운드리 — "설계도를 받아 대신 찍어주는 공장"

팹리스가 그린 설계도를 받아 실제 칩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 TSMC (대만): 파운드리 세계 1위. 엔비디아·애플·AMD 칩을 다 여기서 찍습니다. 사실상 독점에 가깝죠.
  • 삼성전자 (한국): TSMC를 추격하는 2위.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도 합니다.
  • 인텔 (미국): 종합반도체 회사였으나 최근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TSMC·삼성을 추격 중입니다.
  • 글로벌파운드리스, UMC (미국/대만): 최첨단은 아니지만 자동차·산업용 칩을 안정적으로 생산.
  • DB하이텍 (한국): 국내 대표 중소형 파운드리.

 

💡 잠깐, 삼성전자는 왜 여기저기 나올까?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도 나오고, 다음에 볼 메모리에도 또 나옵니다. 한 회사가 여러 단계를 동시에 하기 때문이에요. 종목을 볼 때 "이 회사가 사슬의 한 군데만 하는지, 여러 군데 걸쳐 있는지"를 보면 사업 구조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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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메모리 — "데이터를 담는 그릇"

정보를 저장하는 칩입니다. 한국이 세계 최강인 분야죠.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DRAM — 컴퓨터가 작업할 때 잠깐 쓰는 빠른 메모리.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 마이크론 (미국). 이 세 회사가 세계 시장을 사실상 나눠 갖고 있습니다.

NAND —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남는 저장용 메모리(SSD 같은 것).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 샌디스크 (미국).

HBM — 요즘 AI 때문에 가장 뜨거운 고성능 메모리. DRAM을 여러 층 쌓아 만듭니다.

  •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대면서 주목받았고, 삼성전자·마이크론이 추격 중입니다.

 

AI 서버 한 대에 이 HBM이 잔뜩 들어가기 때문에,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뉴스가 나오면 가장 먼저 봐야 할 단계가 바로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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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후공정 / 패키징 — "다 만든 칩을 자르고, 쌓고, 포장하는 단계"

웨이퍼(둥근 원판) 위에 만들어진 칩을 잘라내고, 쌓아 붙이고, 포장하는 마무리 공정입니다. 예전엔 단순 조립 취급을 받았는데, AI 시대에 갑자기 핵심이 됐어요. HBM처럼 칩을 여러 층 정밀하게 쌓는 기술이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패키징 — 칩을 쌓고 포장하는 회사.

  • 하나마이크론, SFA반도체, 시그네틱스 (한국), 앰코테크놀로지, ASE (미국/대만).

② 본더(Bonder) 장비 — HBM을 쌓을 때 칩과 칩을 정밀하게 붙이는 장비.

  • 한미반도체 (한국): AI용 HBM 본더로 유명해진 회사. AI 붐의 대표 수혜주로 꼽혔죠.
  • 프로텍, 에프에스티, 이오테크닉스 (한국)도 이 영역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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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소재 / 케미컬 — "재료를 대는 회사"

반도체를 만들 때 들어가는 특수 가스, 화학약품, 기판 같은 재료를 공급하는 회사들입니다. 눈에 잘 안 띄지만 이게 없으면 공장이 멈추는, 사슬의 숨은 핵심이에요.

 

가스 / 케미컬 — 공정에 쓰는 특수 가스·화학약품.

  • 솔브레인, 후성, 원익머트리얼즈, 켐트로닉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한국), 린데, 에어프로덕츠 앤드 케미컬스 (미국).

포토레지스트 — 빛으로 회로를 새길 때 바르는 감광액.

  • 동진쎄미켐, 와이씨켐 (한국). 일본이 강했던 분야라 국산화가 중요한 소재입니다.

CMP 슬러리 — 칩 표면을 매끄럽게 갈 때 쓰는 연마제.

  • 케이씨텍 (한국), 캐보트 (미국).

④ 기판 / PCB — 칩을 올려놓는 받침판.

  • 이수페타시스, 대덕전자, 해성디에스, 심텍, 티엘비 (한국). AI 서버용 고다층 기판으로 주목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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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장비 — "칩을 만드는 기계를 파는 회사"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는 제조·검사 기계를 만드는 회사들입니다. 장비 한 대가 수십억~수백억이라, 삼성·하이닉스가 공장을 늘리면(투자를 늘리면) 가장 직접적으로 수혜를 받는 영역이죠.

 

노광(빛으로 회로 새기기)

  • ASML (네덜란드): EUV 노광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드는 회사. 반도체 사슬에서 가장 강력한 독점 기업입니다.

식각 / 증착(깎고 입히기)

  •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미국),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 (한국).

검사(불량 걸러내기)

  • KLA (미국), 리노공업, 인텍플러스, 테크윙 파크시스템스, 에스앤에스텍 (한국).
  • 그리고 지난 왕초보탈출 Ep.10에서 다뤘던 테크윙이 바로 이 검사 영역에 있습니다. 칩을 다 만든 뒤 불량을 집어 분류하는 테스트 핸들러를 만드는 회사죠. 사실 테크윙은 후공정의 본더 쪽에도 걸쳐 있는데, 이렇게 한 회사가 사슬의 여러 자리에 동시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삼성·SK하이닉스가 공장을 늘리면 검사 장비도 따라 들어간다"고 했던 게, 이 사슬 그림으로 보면 한눈에 이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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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이걸 왜 알아야 할까?

단계하는 일대표 회사 (한국 / 미국·해외)
설계/IP칩 설계도·설계기술·설계SW텔레칩스·제주반도체 / 엔비디아·AMD·ARM·시놉시스
파운드리설계도대로 칩 생산삼성전자·DB하이텍 / TSMC
메모리데이터 저장 칩(DRAM·NAND·HBM)삼성전자·SK하이닉스 / 마이크론
후공정/패키징칩 자르고·쌓고·포장한미반도체·하나마이크론 / 앰코
소재/케미컬가스·약품·기판솔브레인·동진쎄미켐·이수페타시스 / 린데
장비제조·검사 기계테크윙·주성엔지니어링·리노공업 / ASML·KLA

이렇게 칩 하나 뒤에 설계부터 장비까지 줄줄이 엮여 있습니다. 그래서 "반도체가 좋다"는 뉴스가 나와도, 그 수혜가 사슬의 어느 단계에 떨어지는지를 봐야 진짜 종목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 HBM(메모리), 본더(후공정), AI 서버용 기판(소재)부터 봅니다.
  • "삼성·하이닉스 증설 발표" → 공장에 따라 들어가는 장비(검사·식각·노광)부터 봅니다.
  • "파운드리 미세공정 경쟁" → 노광 장비 독점인 ASML, 소재 국산화 회사부터 봅니다.

 

저는 종목을 볼 때 항상 "이 회사가 사슬의 어디에 있고, 지금 뉴스의 수혜가 그 자리에 닿는가"를 먼저 확인합니다. 좋은 종목은 보통 좋은 자리(사슬의 길목)에 있거든요.

단계별로 직접 눌러보며 어떤 회사들이 묶여 있는지 보고 싶으시면 zoopeter.io → [공급망 → 반도체]를 눌러보세요. 종목을 누르면 그 회사가 뭘 하는지 쉬운 설명도 함께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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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공급망 파헤치기> Ep.2에서는 또 다른 산업을 같은 방식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어떤 산업이 궁금하신지 댓글로 알려주셔도 좋고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구독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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