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 사장, 포상 휴가 갔다가 책에 묻혀 잠들다

🎁 서점 사장의 완벽한 휴가, 아카이브 파란 북스테이

지난달 뉴스레터에서 서점 운영 8개월만에 첫 월급을 받았다고 자랑을 했죠. 그리고 제가 총 얼마의 매출을 냈는지, 그래서 어떤 보상을 받았는지는 11월에 알려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이천 북스테이 '아카이브 파란' by 피리 디카

두둥-탁! 월 매출 300만원 이상 달성 시(*순이익 아니고 매출입니다🥹) 북스테이 포상 휴가를 주겠다는 사장으로서의 약속을 칼같이 지켜서 이천 '아카이브 파란'으로 북스테이를 왔답니다. 물론, 피리의 서재씨도 자발적으로 함께!

"응 오빠 웃어 웃어, 뒤통수도 해피하게! 알지?"

"저희 북스테이는 어떻게 찾으셨어요👀...?"

아카이브 파란을 운영하시는 주인 분들도 신기해 하시는 저의 서치력! 사실 별 것 없는데요. 네이버에서 '북스테이'를 검색한 뒤, 지도를 켜서 이리 저리 클릭해 보다가 '아 이곳은 꼭 가야겠다' 싶은 공간은 딱 감이 와요. 제가 본능적으로 끌리는 공간과 주인장의 매력에 대해 하나씩 소개해 드려볼게요. 

1. 직접 환대하는 사람

아카이브 파란에 도착하니, 주인장께서 루이보스 티와 직접 구운 스콘에 직접 만든 잼을 발라 주셨어요. 저녁엔 미리 사간 편의점 음식을 데울 수 있는지 여쭤봤는데, 무려 '광주요' 도자기에 예쁘게 담아 차려주셨답니다. 또 아침 조식으로는 직접 만드신 단호박 스프와 함박스테이크가 나왔죠.

저는 늘 '직접'이란 단어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아요. 모든 것을 효율적으로 기계와 기술에 맡길 수 있는 시대에, 이렇게 직접 전달되는 상냥함에 녹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2. 공간의 디테일: 다채로움과 조화로움

서울 근교 북스테이 추천 | 쇼파든, 침대든 일단 책에 묻히면 큰 일입니다...

아카이브 파란 북스테이는 한 건물 내에서 약 9평짜리 공간 하나를(별도 화장실 있음) 빌리는 개념인데요. 한 공간 안에서도 앉을 자리, 누울 자리, 읽고 쓸 자리가 다양해요. 그리고 어느 자리에 머무르던 손 닿는 곳에 책과 필기구가 있죠. 

독서 몰입도를 높이는 종류별 조명, 다양한 독서템, 작은 인테리어 소품들, 손님들이 쓰고 간 방명록과 그림들. 제각각의 모양으로 흩어져 있는 것들이, 한 공간 안에서 참 자연스럽고 조화로웠어요. 이것이야말로 매일 공간을 가꾸는 주인장의 수고이자 감각이지 않을까 싶어요.

3. 생명이 공존하는 시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망둥어 가족, 마음이, 마루.

북스테이 공간에 식물이 정말 많았는데요. 큰 아레카야자와 떡갈나무 부터, 고급스러운 꽃이 핀 난과 멋스럽게 식재된 작은 화분들이 가득했어요. 책상에 앉으면 창문 너머로 잘 익은 감나무가 보이고 창문 틈에는 작은 새가 쪼아 먹을 수 있게 쌀알이 담긴 그릇도 있어서, 새들이 드나드는 것도 직관(?) 할 수 있었답니다.

주인장 분들과 공유하는 거실에는 사람을 엄청 좋아하지는 않지만 묘한 매력의 마음이, 품종은 알 수 없지만 족보 있는 집안의 마루가 있었죠. 하지만 제가 가장 오래 바라봤던 것은 수조 안에 있는 친구들이었어요. 양평 쉬리, 인도네시아 망둥어(?), 이름은 기억 안나는 납작 물고기, 고둥, 이끼까지.

유유히 물 속을 헤엄치는 녀석들을 바라보다 '마음이가 잡아먹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요. 공존 보다는 자연스레 먹이사슬을 떠올리는 스스로에게 놀랐답니다. 부디 마음이가 물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를, 어항에 먼저 오르는 마음이를 보거든 마루가 힘껏 짖어대기를, 서로가 서로에게 본능 너머 친숙함에서 오는 가족애를 느끼길 바라봅니다.🐶🐱🐠

✨꿈을 계속 그려가는 사람

피리의 서재에 자주 놀러오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서점엔 개인의 성공과 성취를 강력하게 이끌어줄 자기계발서가 놓여있지 않아요. 어떤 시점의,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책이겠지만 지금의 저에게는 그닥 와닿지 않거든요. 하지만 오늘만큼은 좀 자기계발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어디에 나온 말인지 모르겠지만, "꿈을 꾸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고 하잖아요.

사람마다 꿈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는 지 다를 수 있지만, 저는 꿈을 말 그대로 매일 꾸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고된 하루를 마치고 잠을 잘 때 꾸는 꿈처럼, 일상적으로 상상하고 바라고 이뤄가는 것이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내 정체성,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오늘 하루에서도 부단히 그려가는 것이죠. 꿈은 어느 순간 도착하면 끝인 목적지가 아니라, 일생에 걸쳐 지나는 궤적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매일 어떤 꿈을 꾸고, 그려가고 계시나요? 저는 지금의 피리의 서재를 성실히 그려나가고 있어요. 또 언젠가의 피리 스테이를 꿈꾸며 다양한 그림을 수집하고 있답니다.

😉 피리스테이의 레퍼런스들이 차곡히 쌓이고 있어요!

💡 12월 피리의 서재 새소식

🥒 피리의 서재 클럽 멤버십 '피클'

- 피리의 서재를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이 더 가벼운 가격으로 독서모임이나 공간을 이용하실 수 있도록 멤버십을 만들었어요.

📘 <수월한 농담> 송강원 작가 북토크

- <퀴어마이프렌즈>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송강원 작가님이 피서에 옵니다! 폐암인 어머니를 돌보는 아들의 이야기이자, 죽음 앞에 주체적이었던 옥이씨.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선 우리 모두의 이야기.

🧤 마블링 펜트레이 만들기 @고요한 밑금

- 단 3만 원에 나만의 펜트레이를 만들어볼 수 있다고? 내 취향의 컬러를 직접 조합해서 펜트레이를 만들어 보세요. 제작 후 당일에 바로 가져갈 수 있어서 선물용으로도 추천!

✔︎ 더 다양한 피리의 서재 프로그램이 궁금하다면?

📕 피리가 읽고 있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