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초록님들.
저는 지난주에 좀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왔어요. 2년 전에 갔던 삼척에 다시 놀러갔는데 휴가 내내 날씨가 안 좋았어요.(저번 제주도 여행도 그렇고 올해는 날씨 운이 없나 봐요.) 여행 전 날 동해안에 비가 엄청 왔거든요. 뉴스에서 비가 200mm 넘게 와서 설악산 탐방로도 폐쇄됐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여행 날에는 흐리기만 했는데 살면서 그렇게 높은 파도는 처음 봤어요. 영화 <겨울왕국 2>에서 파도가 말들이 달려오는 형상으로 표현된 장면이 있거든요. 제가 본 파도도 성난 말들이 미친듯이 해변으로 달려드는 것 같았어요. 바람은 어찌나 세고 날은 쌀쌀한지. 물놀이 하려고 챙겨간 수영복과 튜브는 한 번도 꺼내보지 못했어요.
결국 대부분의 시간을 펜션에서 보냈습니다. 아이들은 펜션에 사는 고양이들과 놀고 저는 챙겨간 책을 다 읽었어요. 사카모토 유지의 <또 여기인가>라는 희곡인데 도서관 신착도서에서 우연히 발견했어요. 이름이 낯이 익다 싶었는데 작가소개를 보니 영화 <괴물>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더군요. (전 아직 영화 <괴물>을 보지 못했지만요) 희곡은 거의 읽지 않는데 그날따라 마음이 가더라고요. 사실 도서관의 가장 큰 즐거움이 우연한 만남이잖아요. 아무런 정보 없이 책 표지와 제목만 보고 내키는 대로 읽는 거죠. 그러다 정말 보물 같은 작품을 만나기도 하고요.
<또 여기인가>도 상당히 인상 깊은 책이었어요. 뭐랄까 예고도 없이 작가의 휘두르는 칼날에 베인 느낌이랄까. 상당히 서늘하면서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마지막이 특히 좋았어요. 펜션 거실에 비치된 책도 몇 권 있었는데 켄트 하루프의 <밤의 우리 영혼은>이 있는 거 에요. 제가 좋아하는 소설이거든요. 여행지에서 만나니 반갑더라고요. 이 책을 고른 분은 어떤 분일지 잠시 상상해봤어요.
쓰다 보니 여름휴가가 책 소개가 되어 버렸네요. 바닷가에 놀러가서 물놀이는 못 했지만 침대에 누워 읽었던 책은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런 여행도 있는 거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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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망
와~ 집안일도 많은데 많은걸 키우시는 작가님넘 대단하세요~ 전 식물도 같이있으면 잘 시들더라구요 ㅜㅜ 그만큼 손이 많이가고 공이드는일을 하시는거에요. 햄스터에 강아지 키우고싶다는 울집아이들 보면 고개만 절레절레 하거든요~휴가가서 책도 읽으시고 너무 좋으셨을것같아요. 전 휴가가서 책을 읽어본적이 한번이 없는데 그렇게한번 보내고 싶단마음도 들었어요~^^
초록레터
제가 기르는 고사리들도 요즘 시들시들해서 고민이 많아요. 역시 초보라 기르는 게 쉽지 않네요-- 그래도 새순을 올라오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꼬망님이야말로 육아에, 책 작업에, 강연에, 여러 일을 하시는 게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보고 배우고 있어요^^ 단 하루라도 꼬망님만의 휴가를 가지시면 어떨까요? 전 일 년에 한 번 저만의 휴가를 갖겠다고 가족들에게 선언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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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어릴 때 동생이랑 아빠랑 뒷산에 가서 사슴벌레를 잡아와 키운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때의 추억이 문득문득 생각나요! ㅎㅎ 이번 초록레터를 보니, 그때의 즐거웠던 시간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네요~ 빵이도 비록 직접 사슴벌레를 잡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엄마 아빠랑 몇 번이고 사슴벌레를 찾으러 다녔던 기억과 결국 선물로 사슴벌레를 받아서 키우게 된 경험은 평생 기억에 남게 되겠죠? 다음 화 솜이의 물고기를 본 작가님의 반응도 궁금해지네요! 이달도 즐겁게 잘 봤습니다.^^
초록레터
한나님 댓글 감사해요. 뒷산에서 사슴벌레를 잡아 키우셨다니 대단해요. 며칠 전에도 빵이가 아빠와 장수풍뎅이를 보겠다고 한 밤의 산책을 다녀왔거든요. 아무 것도 보지 못했지만요-- 한나님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니, 빵이도 즐겁게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엄마 <초록레터> 그리라고 애들이 저를 돕는 건지, 생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네요. 기뻐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다음 초록레터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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