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싸다구만 남은 2022 아카데미🤛 / 올인원 페스티벌 SXSW🎪

안녕하세요 옥수수🌽 여러분. 윤프🤴입니다. 오늘은 서울에 공식적으로 봄이 선포되는 날입니다. 왜냐구요? 바로 개화일🌸이기 때문입니다. 춥고 어두운 겨울이 끝나고 1년 중 가장 짧지만 화려한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매년 똑같은 꽃이지만 왜 볼때마다 빠져들게 될까요? 얼른 왔다 가는 꽃을 보면서, 봄도 어찌보면 인생도 얼른 왔다가 먼 길을 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봄이 오면 같이 오는 것들이 있죠? 바로 영화제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제의 시즌이 시작되어 영평🏃🏻‍♀️과 도로시🌪️가 취재를 다녀온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과연 어느 영화제일지, 제가 더 기대가 되네요.

오늘의 내맘추!☝️

윤프🤴

나의 픽은 파친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장편소설이 원작인 드라마. 일제강점기 부산에서 살던 부부와 이후 일본에 넘어가 자이니치로서의 삶을 사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후 드라마화가 결정되었으며 애플 티비 플러스 오리지널로 제작되었다. 실화에 바탕한 탄탄한 원작의 전개 위에 수많은 역사학자의 자문이 더해져 수작이 하나 나온 것 같다. 재일한인 버전 토지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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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싸다구만 남은 2022 아카데미🤛
올인원 페스티벌 SXSW🎪

1. 폭풍 싸다구만 남은 2022 아카데미🤛

By 윤프🤴

2022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났습니다만… 작품상도, 각본상도, 감독상도 별로 눈길을 끌지 못하고 윌 스미스의 폭행 사건만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작품상을 수상한 <코다>는 작품상 이외의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오르지 못하며, 또 한번 아카데미가 작품성보다는 ‘흑인과 백인의 인종을 넘어선 우정(그린북)’, ‘영미권 영화만 매년 작품상을 받는 로컬 시상식이라는 이미지 탈피(기생충)’와 같은 정치적 이슈로 ‘청각장애 부모와 비장애인 자녀’라는 키워드 때문에, 영화 내용면에서 크게 새로울 것이 없는 <코다>를 선택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죠.

아카데미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코다> 출연진 © Getty Images/AMPAS

🤴문제는 시청률이야!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어떤 작품이 무엇을 수상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작품이 무엇을 수상했는지 관심있는 사람이 너무나 적다는 것입니다. 2022아카데미는 미국에서 1660만명이 시청했습니다. 2021년의 1050만명 보다는 58%가 증가한 수치이긴 하지만, 2021 아카데미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행사장 규모도 작고, 시상 이외의 볼거리가 적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증가했다기 보다는 시청자를 일부 회복했다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1660만명이라는 숫자는 보기에는 얼핏 꽤 커보이지만, 미국 시청률로 환산하였을 때는 3.8%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순하게 비교해보면, 미국 최대 이벤트인 슈퍼볼은 지난 2월 평균 1억 천만명이 미국에서 시청했습니다. 3.3억 미국 인구의 33%죠. 아카데미의 10배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 입니다. 물론 슈퍼볼은 미국에서 약간 과장을 보태자면 하나의 종교에 가깝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1995년 아카데미(후보작 - 포레스트 검프, 펄프 픽션, 쇼생크 탈출)의 시청자가 4800만명(역대 최고)이었다는 것에 비추어 보면, 약 20년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시청률이 삼분의 일 토막 났다는 것은 중대한 이슈이긴 하죠.

얼마나 관심도가 낮았는지, 윌 스미스의 폭행 유튜브 영상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오늘 이 일(윌 스미스 폭행)이 없었으면 오스카가 오늘인지도 몰랐을 꺼야’였습니다. 아카데미에 대중이 관심이 없다는 것을 차갑게 보여주는 한마디 같네요.

🤴아카데미의 문제인가, 시대가 변한 것일까?

아카데미 측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지난 기사에서 말했듯, 아카데미 측도 길고 지루한 시상식 때문에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상식을 간소화하는 변화를 주려고 했지만 영화계의 반발에 부딪혔었죠.

‘아카데미에게 시청률은 왜 중요한지’ 기사 읽기

그러나 과연 이것이 아카데미만의 문제일까요? 아카데미가 지루하거나 다채롭지 않아서 시청률이 하락하는 것이며, 시상식 구성이 바뀌면 예전의 시청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한국 지상파 예능이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15%, 20%선을 넘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처럼 아카데미도 ‘세월에는 장사 없다’는 표현의 당사자가 되가는 것 같습니다.

최초의 아카데미 시상식, 이때만 해도 지금의 고민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 ©AMPAS

🤴아카데미의 회복이 어려운 이유를 정리한다면!

1. TV 본방사수의 시대가 아니다.

이제 TV 앞에서 본방송을 기다리는 사람의 수 자체가 줄고 있습니다. 다들 유튜브 클립으로 아카데미의 5분 하이라이트는 보겠지만, 3시간에 가까운 행사를 계속해서 볼 사람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2.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하락

영화 이외의 콘텐츠가 너무나 많습니다.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으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영화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으며 그 자리는 게임, 스트리밍, SNS 등이 차지하고 있죠

3. 시상식의 권위보다는 나의 취향대로

의외로 비중이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를 제한없이 볼 수 있으며,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찾는 것 또한 쉬워졌죠. 그 만큼 취향 또한 세분화되고 복잡해졌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메이저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는 사실보다는, 마이너하지만 내 취향에 맞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아카데미의 저조한 시청률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매년 위기라고 하는 한국 지상파 연말대상이 생각납니다. 본방으로 보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시상식의 권위는 희미해지고,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가는 양상까지 매우 유사해 보이네요. 어쩌면 흔들리는 것은 아카데미가 아니라 ‘TV중계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시상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2. 올인원 페스티벌 SXSW🎪

By 윤프🤴

이번 기사는, 위기에 처한 아카데미 이야기와는 다른 아주 힙한 페스티벌 SXSW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SXSW는(에스 엑스 에스 더블유가 아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outh X Southwest)라고 읽는다) 1987년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시작된 음악 축제로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음악 산업, 음악 콘퍼런스 또한 함께 열리는 복합적인 페스티벌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갑자기 왜 음악 페스티벌 얘기를 하느냐? 바로 음악 뿐만이 아니라 영화, 인터렉티브 분야도 함께 하는 페스티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부문은 1994년 처음 열렸으며, 언론의 관심도가 계속해서 높아지는 신생(상대적으로) 영화제라 할 수 있죠.

SXSW의 전반적인 분위기, SXSW가 열리는 오스틴의 관광수입은 대부분이 이 축제에서 발생한다. ©Gary Miller/FilmMagic

🤴SXSW의 성공 - 다양성

관광 산업으로는 황무지에 가까운 텍사스 오스틴의 작은 페스티벌은 어떻게 43만명이 방문하는 페스티벌이 되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다양성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음악뿐만이 아니라 영화, 코미디, 인터랙티브를 포함한 뭔가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제한이 없고 유동적인 페스티벌이기도 하죠.

페스티벌이라고 공연과 영화 상영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닙니다. 2000개가 넘는 음악공연이 있는 동시에(미국 최대규모) 수백명의 세미나, 산업 콘퍼런스도 있죠. 한쪽에서는 락 밴드의 야외공연이 진행되지만 바로 뒤에는 코카콜라, 우버, 벤츠 등의 산업부스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복합성은 SXSW가 딱딱한 행사가 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요. OTT영화를 거부하고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위주로 진행되는 기성 영화제와는 다르게 ‘뭐든 된다’는 자유로움이 매력적이라고 합니다.

2019 SXSW 야외무대. 위의 사진과 같은 행사라는 것이 신기할 따름

SXSW의 다양성, 융복합성은 영화를 선별하는 안목에서도 돋보이는데요. 2011년에, 화장실 코미디 영화 정도라고 생각되던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을 SXSW측에서 초청해 최초로 상영을 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영화제용 영화’는 전혀 아니었으며, 평범한 코미디 영화 정도일 것이라는 대중의 예상과는 다르게,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상영은 ‘홈런이었다’는 리뷰어들의 반응을 얻었죠.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2012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각본상 후보에 오르면서 SXSW 주최측의 선구안 또한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꼭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영화 라인업이 아니더라도, 영화제가 다양하다는 것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취재를 위해 영화제를 꽤 자주 다니는 편인데요. 가끔 영화제에 아쉬운 것이, 영화를 제외하고는 즐길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어요. 영화덕후가 아니어도 영화도 좀 보고, 다른 부대행사도 좀 참가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는데, 공연 + 영화관람 + 산업 동향파악을 한자리에서 할 수 있는 SXSW, 언젠간 꼭 직접 오스틴으로 날아가 취재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