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구독자❤️FEELM

서강영화공동체 뉴스레터 특별호 : 제 27회 전주국제영화제

2026.05.26 | 조회 164 |
2
|
첨부 이미지

안녕하세요, %name&님. <FEELM>이 전주국제영화제 특별호로 돌아왔어요. 여러분의 5월을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학교 축제와 뜨거운 날씨, 그리고 그 사이사이를 스며든 영화들이 있었나요?

이번 영화제에서도 저는 역시나 많은 영화 음악을 듣고 왔는데요. 늦잠을 자다 티켓팅을 완전히 놓쳐버렸지만 취소표를 틈틈이 구해서 목표로 했던 대부분의 영화를 보고 오는 데 성공했답니다. 다만 가장 큰 기대작이었던 <바바라 포에버>의 상영시간표가 스케줄과 맞지 않아 너무 아쉬웠네요. (섭섭한 마음을 타울 카츠가 참여한 새 앨범으로 달래 보는 중이에요) 그럼에도 <관리처분계획 - 미아리 텍사스 편>과 <나자>, 그리고 <개발의 유령>, <포에버... 포에버>, <BIASes>, <나머진 다 소음일 뿐> 등 전국제에서 만족스럽게 본 작품들이 많았어요.

영화제가 하나 끝나니 다음 영화제는 또 언제 있는지 발이 근질근질한데요. 일단은 5월 23일과 24일 인천 애관극장을 찾아 '제14회 디아스포라영화제'를 다녀오려고 해요. 기대작이었던 <팔레스타인 36>과 <해피 엔드>를 포함해 <검은 파스타>, <100 선셋> 등 (역시나) 음악이 궁금한 작품들이 많아 얼른 예매했다죠. 여러분의 다음 행선지는 어딘가요?

 

 

FEELM 편집장 박민제 

 


[여기서 잠깐!] 문집부❤️갤럭시 XR

첨부 이미지

안녕하세요, 에디터 김가은입니다! 저도 문집부 부원으로서 이번 삼성 갤럭시 XR 동아리 크루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서영공에서 준비해 주신 VR 시네마 특강과 특별 감상회를 통해 갤럭시 XR을 영접해 볼 수 있었습니다. 28일 열린 특별 강의에서는 본교 아크앤테크놀러지 학과의 오준호 교수님과 VR기술과 관련 콘텐츠를 주제로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VR 기술의 기원과 발전 과정, 다양한 콘텐츠 사례를 중심으로, 자칫 어렵고 이론적일 수 있는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나가 주셔서 모든 부원들이 흥미롭게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놀라웠던 것은 사실 ‘VR 시네마’라는 것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요. VR의 기원은 개인의 시각적 체험인데 반해 시네마는 공동체적 경험이기 때문에 VR시네마는 그 자체로 특수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VR시네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VR의 특기인 공간감을 극대화하는 방향일 것입니다. 현재도 많은 극장에서는 VR영화와 더불어 아티스트 콘서트, 스포츠 경기와 같은 콘텐츠에 접목되어 관객에게 향상된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갤럭시 XR을 체험해 보기 전에 VR에 대해 알아 갈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첨부 이미지

이튿날 30일에는 <클레멘타인>과 <디 워>를 시청하며 자유롭게 갤럭시 XR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특별 감상회가 진행 되었습니다. 서강대 국룰 피자 옐피(옐로우 피자)를 먹으며 부원분들과 영화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간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한국 영화계의 대표 괴작으로 불리는 두 작품은 그 명성만 알고 있었는데요. <클레멘타인>의 난생처음 보는 연출과 대사들은 당황스러웠지만, 특유의 투박하고 개연성 없는 전개에 보면서 점점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동준 배우와 스티븐 시걸의 최종 결투 장면을 보고 나니 저도 모르게 왓챠피디아에 5점 만점을 주고 말았습니다! <디 워> 또한 주인공의 모습 뒤로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마지막 명장면에서 BTS의 무대에 버금가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심형래 감독이 올해 안에 <디 워2>의 제작발표회를 계획해 두고 있다고 하시니, 훗날 <디 워2>가 개봉하면 저희 <디 워2> 같이 보러 갈까요?

첨부 이미지

특별 감상회와 동시에 바로 옆 강의실에서 갤럭시 XR기기를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손을 집거나 클릭하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습니다. 갤럭시 XR을 통해 다양한 게임과 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는데요, 평소 좋아하던 그룹 코르티스의 “What You Want” 뮤직비디오를 감상했는데, 영상을 틀자마자 코르티스가 제 눈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기를 착용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정말 그 장소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생생했습니다.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콘텐츠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경험이 어떤 것인지 처음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에 디 터 |김 가 은

 


 

🍿[특집]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

전주국제영화제 엠티를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고 온 부원들이 각자만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전주 뿐만 아니라, 세상 그 어떤 영화제도 정해진 방식은 없는만큼 여러분의 취향과 개성에 맞게 즐겨 보세요. 그리고 꼭 <FEELM>에게도 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7회 전주국제영화제 |2026.4.29 - 5.8
27회 전주국제영화제 |2026.4.29 - 5.8
전국제 MT를 더 실감나게 감상하는 법!

바로 '갤럭시 XR 동아리 크루' 프로젝트를 위해 준비한 360도 영상인데요. 여러 부원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영화제의 곳곳을 둘러보고 왔어요. 마치 5월 첫째 주의 전주 시내로 돌아간 듯 실감 나는 영상으로 엠티의 추억을 떠올려 봐요.

 

✏️ 27th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한줄 감상 

 

김민제

<나의 사적인 예술가>, 켄트 존스, 2026

어쩌면 예술은 한사람만의 취향이었던 건 아닐까

 

김준범

<나의 사적인 예술가>, 켄트 존스, 2026

병신들의 축제 개막작 (Positive)

<마사유메>, 요시가이 나오, 2026

가라앉던 일상속에서 발견한 소리들과 마침내 내버려두고 나온 꿈들.

<내가 살아있다면>, 안드레 노바이스 올리베이라, 2026

여보 내가 만약 죽으면 어떻게 할거야? ... 그럼 내가 살아있을 땐?

 

박민제

<나자>, 마이클 알머레이다, 1994

사이먼 피셔 터너의 음악 속 뒤틀린 현과 간결한 멜로디의 합은 악기와 형식을 넘나든다. 마치 죽음과 삶 사이처럼 얇은 경계를 넘어.
<포에버...포에버>, 요한 루르프, 2026

가속과 감속, 몰입과 배출을 넘나드는 단순한 드론 사운드와 손에 잡힐 듯한 몇개의 음들 만으로 굉장한 대구를 만들어내는 융 안 타겐의 스코어. 

<나머진 다 소음일 뿐>, 니콜라스 페레다, 2026

적재적소에 배치된 첼로라는 악기, 그리고 끊임없이 펼쳐지는 음악(가)(들)에 대한 탐구는 비올레타 가르시아라는 동시대의 손꼽히는 뮤지션를 가장 빛나게 한다. 

 

박상준

<계절들>, 모린 파젠데이루, 2025

거짓투성이 세상에서 발굴된 것들은 때로는 전설 때로는 진실이라 불린다.

<침묵의 빛>, 이장욱, 2026

필름과 악기와 극장이 말 없이 주고받는 수행의 편지.

<러버, 러버즈, 러빙 러브>, 조디 맥, 2025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안정빈

<루오무의 황혼>, 장률, 2025

알쏭달쏭한 그 슬픔들은 이제 저기 산 속에 묻고.

<필름시대사랑>, 장률, 2015

테세우스의 영화.

<남겨진>, 윤재호, 2026

관객은 지친다.

 

윤현수

<피아노 사고>, 캉텡 뒤피, 2025

피아노 사고(물리)

 

이상현

<잠자는 남자>, 오구리 코헤이, 1996

주체와 객체가 구분되지 않는 세계 속 잠자던 그 친구 안성기

<페어 러브>, 신연식, 2009

몰라도 고칠 수 있다는 걸 알아가는 그 연인 안성기

<남자는 괴로워>, 이명세, 1995

스트레스 속, 노래 부르는 그 직장인 안성기

 


한 명의 배우로 채우고 온 전국제


 여러분은 ‘한국 배우’를 떠올렸을 때, 누가 떠오르나요? 송강호, 최민식, 황정민, 전도연 등 훌륭하고 멋진 배우들이 제각기 떠오르실 겁니다. 저 또한 ‘한국 배우’라 했을 때 떠오르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올해 1월에 작고하신 ‘안성기’ 배우입니다. 여러분도 안성기 배우의 작품을 보지 못했을 지라도 얼굴은 분명 알고 계실 겁니다. 저는 안성기 배우를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기쁜 우리 젊은 날>의 사진 속 얼굴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안성기 배우는 8세의 나이로 데뷔하여 1980년대에 전성기를 이루었고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며 대중의 인기를 유지해 오셨습니다.

 이번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특별전: 조금 낯선 안성기를 만나다’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전국제를 안성기 배우로 채우고 왔습니다. <페어 러브>, <부러진 화살>, <남자는 괴로워>, <잠자는 남자>, <필름시대사랑>을 관람했고, 씨네21 잡지도 사서 카페에서 읽으며 가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중 추천할만한 세 작품을 짧게 소개하고 저의 감상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저의 전국제 첫 영화인 <페어 러브>는 죽은 친구의 딸 ‘남은’과 부품의 관계성을 알면 무엇이든 고칠 수 있다고 믿는 카메라 수리공인 ‘형만(안성기)’의 사랑을 다루는 작품입니다. 남들이 보기에 도덕적으로 옳지 않아 보이는 연인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첫사랑의 두려움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형만의 걱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작품은 대부분의 카메라가 부품의 관계성을 ‘알아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어떤 문제든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형만이 ‘몰라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담아내었습니다. 또한 유머를 활용하여 재미를 증폭시킨 것이 만족스러운 감상으로 이루어진 영화였습니다. 특히 고해성사 장면과 형만이 형 가족에게 남은과 연인 관계임을 알리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두 번째로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남자는 괴로워>입니다. 여기서 안성기 배우는 ‘오성전자’ 과장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회사 생활을 하는 중년 ‘안성기’를 연기합니다. 안성기 배우가 안성기를 연기한다는 것이 재밌는 점이면서도 영화의 핵심 장치라는 것이 인상적입니다(다른 인물들도 배우의 이름을 사용함). 영화의 분위기는 마치 다큐멘터리같기도 뮤지컬같기도 하며 인사조정 속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중년이 사표를 던지기까지의 과정을 다룹니다(안성기의 이야기만 다루고 있진 않지만). 이 과정에서 당시뿐만 아니라 현재의 직장인의 삶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습니다. 그 현실의 재현에서 각 배우가 자신의 이름인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이 현실감을 더해 영화가 다큐멘터리처럼 다가오고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작품 속 안성기 배우가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같은 장면은 역설적이게도 처연함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영화는 <잠자는 남자>라는 일본 영화로, ‘오구리 코헤이’ 감독과 ‘정성일’ 평론가가 ‘영특한 대화’라는 이름의 GV가 포함된 프로그램으로 준비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안성기 배우는 산에서 떨어져 잠을 자는 ‘타쿠지’를 맡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배역은 한 장면을 제외하고 말 그대로 잠을 자는 장면으로만 나옵니다. <잠자는 남자>는 타쿠지가 산에서 떨어진 이유를 찾는 미스터리물도 아니고, 가족과 지인들의 슬픔을 다룬 작품도 아닙니다. 단지 인물들을 관조하며 우리가 그들을 간섭하지도 그들이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도 않습니다. 여기서 제가 느낄 수 있던 것은 ‘주체와 객체의 모호함’이었습니다. 물레방아가 물을 회전시키는 것인지, 물이 물레방아를 회전시키는 것인지부터 타쿠지가 사람들을 부르는 것인지, 사람들이 타쿠지를 찾아가는 것인지 그리고 사람들이 혼을 찾는 것인지, 혼이 사람들을 찾게 만드는 것인지까지 많은 장면에서 우리는 이 사건이나 행동이 어째서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알 수 없음과 같은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되며 이 세계가 주체와 객체가 구분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의 감상은 GV에서 감독님이 수평의 변화, 수직의 변화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신 것에 따라 확고히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잠자는 남자>는 ‘오구리 코헤이’ 감독의 또 다른 작품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전국제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지금까지 세 영화 속 안성기 배우님이 맡으신 역할과 그 영화에 대한 저의 감상을 풀어 보았습니다. 제가 본 총 다섯 개나 되는 영화였는데도 한 작품도 교집합이 없었던 배역들이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배역을 도전하시며 스펙트럼을 넓히신 프로페셔널한 배우의 새로운 작품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씁쓸한 감정을 마음 한가운데에 남깁니다. 그럼에도 마음의 가장자리에는 여태까지 안성기 배우의 수많은 작품들이 우리에게 위안을 주며 버텨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의 지울 수 없는 ‘존재감’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그의 과하지 않은 연기는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는 친구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 편안함 때문에 항상 보고 싶은 친구, 그 친구처럼 안성기 배우는 저희의 마음과 기억 속에 작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며 존재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제가 이번에 소개한 영화 말고도 안성기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스크롤해보며 눈에 꽂히게 되는 작품을 시청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첨부 이미지

에 디 터 |이 상 현

 


영화말고전주

첨부 이미지

영화제 말고도 전주는 멋진 도시다. 

개인적으로 첫 영화제라는 뜻깊은 추억을 만들어준 도시기도 하지만, 그 너머에 마음을 채워주고 여행의 즐거움을 부풀려줄 공간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카페부터 편집샵, 식당까지 에디터의 사심이 가득 담긴 꼭 방문해야 할 곳들 리스트를 올린다. 영화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혹은 내년 전국제 엠티를 노려 꼭 확인해 보시라.

(위 사진은 이번 영공 엠티의 단체 회식 장소에 나타난 턱시도 고양이로, 내가 반해서 넣었다)

첨부 이미지

이코히 

https://www.instagram.com/ikh0c0ffee/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대동로 57 2층

 

지난 전국제 엠티에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포도시가 힙스터들에게 제대로 점령 당해(!) 같은 디렉터가 브랜딩 한 또다른 전주의 카페로 향했다. 위의 사진은 철물점을 지나다 발견한 귀여운 고양이. 처음 보는 우리에게 갑자기 배를 공개하더니 애교 비슷한 것을 부린다. 어쨌든 이 친구를 뒤로 하고 이코히로 들어서니 심플한 인테리어와 은은한 선곡이 반긴다. 한켠에는 시선을 빼앗는 멋진 케익들로 가득. 아메리카노와 녹차를 시키다 허전해 초록색 케이크의 정체를 물었다. 사과? 청포도? 놀랍게도 주인공은 멜론. 담백하고 부드러운 크림 사이에 달달한 멜론 조각을 발견하는 재미가 넘친다. 영화와 영화 사이 쉼으로 메우는 최고의 선택이다.

첨부 이미지
첨부 이미지

후로기 오피스

https://www.instagram.com/froggyoffice/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3길 62 4층 417호

 

편집장이 매 전국제, 아니 전주 방문할 때면 잊지 않고 들리는 장소. 올해 전국제 기간에도 화려한 라인업의 '야간 뮤직 프로그램'이 열렸지만 일정 관계상 참석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3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으로 발이 향했는데...! 위치는 CGV 바로 옆 건물 오피스텔 4층이다. 여기 맞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오피스텔 깊숙한 곳에 ‘고감도’의 전국제 방문객들은 죄다 모인다. 진(zine)들부터 티셔츠, 음반과 귀여운 소품들까지. 엠마호이 수녀님의 정사각형 포스터와 베를린의 TAX FREE Records에서 발매된 [GUU] 바이닐을 장바구니에 넣으니 벌써 여행 통장이 비었다. 익숙한 얼굴들도 마주치고, 좋은 음악에 잠겨 새로운 음악을 알아가다보면 어느덧 다음 영화 시간이다.

첨부 이미지

진미집

전북 전주시 완산구 노송여울2길 106

 

문집부에 들어오고 회식을 한 것이 딱 한 번 뿐이다. 모두를 모으기는 어렵겠지만 전주에 온 인원들만이라도 일단 모여서 인사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그러나 아무 곳에나 귀한 에디터 분들을 데려갈 수는 없으니, 전부터 꼭 방문하고 싶었던 유명 실내 포장마차인 ‘진미집’ 대기 명단에 이름을 적어올렸다. 유쾌한 사장님이 대기 손님들이 심심하지 않게 농담을 툭툭 던지고 나는 그대로 공복에 펑펑 터진다. 한시간 좀 안 되게 기다리니 드디어 입장. 다른 에디터들이 도착할 때까지 식사를 즐긴다. 돼지불고기와 꼬마김밥이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 과연 1970년대 실내 포장마차의 원조라는 주장(?)이 납득되는 맛이다.

첨부 이미지
첨부 이미지

한미반점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2길 21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전주에 가자마자 ‘대보장’에서 식사하고 싶었다. 몇 해 전 <생활의 달인>에서 보고 완전히 꽂힌 곳이다. 그러나 빠른 마감 시간으로 인해 연달아 방문 계획이 틀어지고 대안으로 준비한 한미반점으로 향한다. 물짜장에 대해 탐구해 보는 시간. 간짜장 비슷한 건 줄로 알고 있었는데 이건 짬뽕에 가까운 비주얼이다. 그래도 일단 탕수육은 익숙한 모습에 개성이 더해졌다. 택시기사님에 말마따나 전주가 아니면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중식 메뉴들이 많으니 식사 메뉴를 고르기 어렵다면 중식당을 접수해 보자. 

첨부 이미지
첨부 이미지

유독 귀여운 동물들이 많았던 이번 전주.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영화를 향해 달려들 다음 영화제까지, 모두 건강하게 지내길 빌어본다. 강아지도 고양이도, 사람도, 영화도 전주로 돌아올 테니까. 

 

에 디 터 |박 민 제

 


빛이 침묵할 때

-<침묵의 빛> 리뷰

 

작년 이맘때, 나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이장욱의 <광합 파트1>에 대한 글을 썼었다. 두 대의 16mm 영사기, 필름을 긁는 행위에서 동시에 탄생하되 26프레임의 간격으로 어긋나는 이미지와 사운드, 그리고 그 위에 얹히는 이민휘의 음악 ‘침묵의 빛‘. 그리고 올해 전주, 이장욱은 그 음악의 이름을 제목으로 단 작품을 가지고 다시 돌아왔다.

먼저 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장욱 감독은 서울 신영동에 위치한 핸드메이드 필름 랩 ‘스페이스셀(SpaceCell)’의 창립자이자 대표다. 2004년 시작된 스페이스셀은, 디지털이 영화의 언어를 장악한 동시대에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필름 촬영과 현상, 직접 처리 방식의 작업을 지속해 온 곳이다. 서울에서 필름 (실험)영화 작업을 하는 이들이라면 이곳을 거쳐야만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장욱은 1998년 단편 <Echoed Silence>로 데뷔한 이래로 현재까지 필름 기반의 영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첨부 이미지
(영화 <침묵의 빛> 스틸 컷)
(영화 <침묵의 빛> 스틸 컷)

<침묵의 빛>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영화보다 낯선’ 섹션에서 상영되었다. 영화제 공식 소개는 이 영화를 “숲속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인간에게 드러나지 않는 어떤 존재를 찾아나선 여정”이라 묘사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러한 설명이 작품의 실체를 얼마나 정확히 가리키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라이브 퍼포먼스였던 이 상영은 다시 돌려볼 수 없고, 불분명하고 번쩍이는 이미지들이 어떤 모양새였는지는 이미 내 기억에서 상당히 흐릿해졌다.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을 보았는가가 아니라 그것이 남긴 사소한 감각의 잔향뿐이다.

그리고 그 감각의 중심에는 소리가 있다. 감독은 16mm 필름을 조작하고, 이민휘와 남정현은 각각 피아노와 첼로를 실시간으로 연주한다. 작품 전반부에는 필름 자체의 사운드가 극장을 채운다. 셀룰로이드가 영사기를 통과하며 나는 소리와 옵티컬 사운드가 만드는 물리적인 사운드. 그러다 어느 순간, 필름의 거친 소리는 잠잠해지고, 피아노와 첼로의 선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떠올려 보면 <광합>에서도 음악은 영화의 중반 이후에야 등장했었다. 두 작품 모두 음악은 처음부터 주어지는 배경이 아니라 어느 순간 도착하는 주체인 셈이다. 작년 글에서 나는 이 (영화와 음악의) 관계를 “합쳐져 있지만 언제든 따로 떼어내어 생각할 수 있는, 말하자면 공존과 개별성이 동시에 발현되는” 것이라 썼지만, <침묵의 빛>에서 소리와 이미지, 그리고 극장이라는 공간은 분명 서로 다른 것들임에도 도저히 떼어놓을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반대로 말해볼 수도 있겠다. <침묵의 빛>에서는 이쪽이 사라져야 저쪽이 들린다. 이미지가, 즉 빛이 침묵해야 비로소 다른 것들이 말할 수 있다.

<광합>이 모종의 분석이나 비평을 행하도록 추동했다면, 본작은 도리어 관객인 우리마저 침묵하게 만든다. 빛과 소리가 스쳐 지나간 자리에는 그것이 어떤 경험이라고 분명하게 규정짓도록 허하지 않는 아주 파편적이고 미시적인, 그러면서도 꽤 짙은 감각만이 남는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과연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결국 이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침묵해야만 한다. 이미 발설이라는 우를 범하긴 했지만 말이다.

(이장욱의 <표면 기억 망각>과 <침묵의 빛>이 상영·공연되었던 전주중부비전센터)
(이장욱의 <표면 기억 망각>과 <침묵의 빛>이 상영·공연되었던 전주중부비전센터)

* 5월 31일 ‘지구를 떠도는 유령 영화제 (ig: earthghostfilm)’에서 <침묵의 빛>을 포함한 이장욱 감독의 단편들을 상영한다고 하니, 관심 있다면 참여해 보시기 바랍니다.

에 디 터 |박 상 준

 


두 데릭, 두 자연

첨부 이미지

〈데릭 vs 데릭〉은 영국 데번에서 이웃해 사는 두 명의 데릭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한 명은 세대에 걸쳐 농장을 운영하는 낙농가인 데릭 밴버리고, 다른 한 명은 농업을 버리고 자신의 농지를 야생으로 되돌리는 ‘리와일딩(rewilding)’ 운동가 데릭 고우다. 두 사람은 같은 시골의 인접한 농장에서 정반대의 농법을 실천한다. 한 사람은 화학 비료와 살충제로 집약적 낙농을 유지하고, 다른 한 사람은 멸종 직전의 토종 동물을 다시 풀어놓아 땅을 ‘치유’하고자 한다. 영화의 제목은 두 데릭의 대결을 가리킬 뿐이지만, 실제 영화는 화해로 끝이 난다.

다만 이 화해는 영화의 표면에 불과하다. 영화는 표면 아래에서 환경 다큐멘터리의 통상적 문법을 비틀고 있다. 영화의 입장은 분명히 환경 쪽에 있지만, 환경 담론을 둘러싼 두 가지 흔한 환상은 함께 거부된다. 하나는 인간이 자리를 비키면 자연이 알아서 ‘회복’된다는 환상이고, 다른 하나는 더 옳은 가치가 다른 가치를 굴복시킴으로써 갈등이 해소된다는 환상이다. 두 환상의 거부 끝에서 영화가 도달하는 곳은 환경 문제에 대한 의외의 입장이다. 환경 문제는 자연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함께 환경을 구축할 사람들에 대한 문제이며, 그 해결의 형식은 비전의 관철이 아니라 대화다.

1.환경 구축과 ‘자연 회복’이라는 환상

고우의 자기 묘사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그는 자신의 농지를 자연의 “성소”라 부르고, 자신의 작업을 “땅의 치유”라 부른다. ‘거의 멸종된 토종 동물’을 들여와 풀어놓고, 비버를 ‘생태계 공학자(ecosystem engineer)’로 호명한다. 영국에서 500년 만에 비버를 다시 들여오고, 멧돼지를 풀어 땅을 갈게 하며, 흰 황새와 살쾡이와 물밭쥐 등을 번식하여 방사한다. 이 작업의 도덕적 무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데번의 한 모퉁이에서 한 사람의 의지로 영국의 시골 풍경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고우의 어휘와 그의 행위를 나란히 놓으면 어긋남이 드러난다. ‘성소’, ‘치유’, ‘회복’, ‘귀환’은 모두 자연을 주어로 삼은 자동사적 표현이다. 자연이 성소가 되고, 치유되며, 회복된다. 그리고 종은 귀환한다. 그러나 실제로 고우의 농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고우의 결정으로 시작된다. 비버를 수입해야 하고, 멧돼지를 풀어야 하며, 물밭쥐를 번식해야 하고, 백 개가 넘는 연못을 굴착해야 한다. 모든 동사는 능동태이고, 그 능동의 주어는 자연이 아니라 고우다.

이러한 어긋남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 멧돼지 장면이다. 고우는 멧돼지가 자기 들판을 뒤집어엎게 둔다. 그러나 이것은 멧돼지에게 자율성을 양도하는 행위가 아니다. 멧돼지가 자유롭게 흙을 파헤치도록 두는 것은 고우의 농지에서 멧돼지가 수행할 기능, 즉 토양 교란을 통한 식생 다양화를 고우가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다. 멧돼지는 자연을 위한다는 목적성을 갖고 있지 않다. 고우가 멧돼지의 행위에 리와일딩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밴버리가 트랙터로 흙을 갈아엎을 때 트랙터가 화석연료로 움직인다면, 멧돼지는 본능으로 움직인다. 동력원의 차이를 걷어내면, 트랙터와 멧돼지는 모두 인간 설계의 부품이다. 고우의 자연이 밴버리의 농업보다 덜 인간적인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리고 고우의 동물들은 종종 그의 농지를 벗어난다. 비버는 강을 따라 다른 지역으로 흘러가 물길을 막고, 멧돼지는 울타리를 넘어 다른 사람의 농지를 헤집는다.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행위의 차원에서 본다면 비버나 멧돼지의 방사는 ‘생태계 교란종’을 풀어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외래종인 황소개구리를 들여와 풀어놓는 것과 다른 지역의 비버를 들여와 풀어놓는 것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층위의 행동이다. 두 경우 모두 인간이 특정 종을 특정 지역에 의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둘 사이의 차이는 행위의 차이가 아니라 그 행위에 부여된 도덕적 명분의 차이다. 한쪽은 ‘외래종 침입’이라 불리고, 다른 한쪽은 ‘토종 회복’이라 불린다.

문제는 이 명분의 차이가 행위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해소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고우의 비버가 옆집의 물길을 막아 발생하는 피해는 그 비버가 ‘토종’이라는 사실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의 멧돼지가 옆집 들판을 헤집어 발생하는 피해 또한 그 멧돼지가 ‘회복’의 일부라는 사실로 정당화되지 않는다. 자기 행위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자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근거는 도덕적 명분에 있지 않다. 명분이 행위 자의 선의를 정당화할 수는 있어도, 행위의 결과까지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명제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고우의 작업은 ‘자연을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회복’이라는 어휘는 어떤 자연 상태가 회복의 목표로서 존재한다는 전제를 깐다. 그러나 어떤 시점을 기준 상태로 삼을 것인지, 어떤 종을 토종으로 정의할 것인지, 어떤 생태계를 ‘건강한’ 상태로 호명할 것인지는 모두 인간이 결정한다. 결정의 주체가 자연이 아니라 인간인 한, 그 결과물은 ‘회복된 자연’이 아니라 인간 가치에 따라 구축된 환경이다. 고우의 농지는 자연이 아니다. 그것은 ‘고우적 환경’이다. 마찬가지로 밴버리의 농지도 자연이 아니다. 그것은 ‘밴버리적 환경’이다. 두 환경은 서로 다른 가치에 따라 구축된 두 인공물이지, 한쪽이 자연에 가깝고 다른 쪽이 자연에서 먼 것이 아니다.

이 정정 위에서 환경 담론을 둘러싼 일반적 환상의 정체가 드러난다. 코로나 봉쇄 기간에 인터넷을 떠돌던 ‘지구가 숨 쉰다(the Earth is healing)’는 표어가 그 단적인 예다. “인간이 멈추면 자연이 돌아온다, 인간이 빠진 자리에서 비로소 진짜 자연이 드러난다, 인간 없는 자연이 자연의 본래 모습이다.” 이러한 일련의 표현들은 학술적 ‘포스트 휴머니즘’의 정교한 논의에서 일상의 환경 담론까지 폭넓게 변주되어 유통되지만 그 핵심에는 같은 환상이 자리한다. 인간이 인간을 넘어설 수 있다는 환상, 인간이 자기 자리를 비키면 어떤 ‘본래의 자연’이 드러난다는 환상이다.

이 환상의 결함은 두 층위에 걸쳐 있다. 하나는 그것이 자기지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인간이 자기 자리를 비킨다는 결정은 인간의 결정이고, ‘본래의 자연’이 무엇인지 판별하는 인식 역시 인간의 인식이다. 비판의 도구와 비판의 대상이 일치해 버린다. 다른 하나는 보다 근본적이다. ‘본래의 자연’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빠진 환경도 다른 종류의 환경일 뿐 ‘자연 자체’가 아니다. 어떤 환경을 ‘자연’이라 부를지에 대한 판정 또한 인간의 가치 판단이다. 이 환상은 자연을 발견의 대상으로 위장함으로써 환경 구축이 언제나 인간의 가치 선택이라는 사실을 은폐한다.

고우는 이 환상의 정확한 화신이다. 자연을 향한 그의 헌신은 진심이고, 그의 노력은 존경할 만하다. 그러나 그가 자신을 묘사하는 방식, 자연의 종복으로서, 인간 중심성의 거부자로서의 자기 묘사는 그가 실제로 하고 있는 일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의 작업이 가치 없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작업이 가치 있는 이유는 그것이 자연의 자기 회복이 아니라 고우라는 한 인간이 옳다고 믿는 환경의 적극적 구축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미덕은 고우의 자기 이해가 아니라 그의 실제 행위를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감독은 고우의 어휘를 그대로 옮기면서, 그 어휘 옆에 연못 굴착 장면과 멧돼지 방사 장면 등을 나란히 놓는다. 그리고 그 병치를 통해 고우의 어휘와 행위 사이의 거리가 드러난다.

2.환경 구축과 대화

환경 구축이 자연의 발견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 선택이라면, 어떤 환경을 구축할지에 대한 결정은 본질적으로 인간들 사이의 정치적 문제다. 그리고 인간들 사이의 정치적 문제는 시간이나 도덕적 우위에 의해 해결되지 않는다. 대화에 의해서만 해결된다. 영화는 이 명제를 두 데릭의 관계를 통해 입증한다.

밴버리는 시작부터 환경 다큐멘터리의 전형적 반동인물처럼 등장한다. 그는 화학 비료와 살충제를 긍정하고, 자신의 옥수수 밭과 단작 목초지를 자랑스러워하며, 옆집 고우의 농지를 “엉망진창”이라 부른다. 그가 카메라 앞에서 던지는 한 문장, “내 소가 야생동물보다 먼저다(My cows come before wildlife, I'm afraid)”는 환경 운동가가 들으면 분노할 만한 문장이다. 첫인상만 보면 밴버리는 영화의 도덕적 반대편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영화는 밴버리를 그러한 위치에 가두지 않는다. 대신 그가 무엇을 옹호하고 있는지를 천천히 드러낸다.

그가 옹호하는 것은 화학 농업이라는 농법 자체가 아니다. 그가 옹호하는 것은 3대째 이어지는 가족 농장이고, 자신의 정체성이고, 자신이 속한 농촌 공동체의 경제이고,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의 삶이다. 밴버리에게 화학 농업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생존의 형식이다. 그것은 그가 선택한 입장이 아니라 그가 물려받은 세계 전체다. 영화는 이러한 사실을 어떤 변호도 없이 그저 보여준다. 밴버리가 새벽에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이는 장면, 그가 트랙터를 손보는 장면, 그의 아내 린다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가족의 살림을 보태는 장면이 밴버리의 농업이 추상적 신념이 아니라 구체적 삶임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은 영화가 환경 운동의 오랜 함정 하나를 피해 가는 데 기여한다. 환경 보호의 비용은 흔히 농민, 어민, 노동계급이 부담하는 반면, 그 옹호는 주로 도시 중산층 혹은 부유층이 한다. 환경 운동가의 시선으로 보면 밴버리는 무지한 보수주의자일 수 있다. 다만 밴버리의 관점에서 자신의 농장을 고우처럼 바꾼다는 결정은 자기 가족의 생계와 자기 정체성을 동시에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용을 지불하는 자와 그 비용을 결정하는 자가 일치하지 않는 한, 어떠한 환경 담론도 강요의 형식을 벗어나지 못한다. 영화는 이 비대칭을 정확히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인정 위에서 영화는 두 데릭을 대등한 환경 구축자로 배치한다. 둘은 각자 다른 가치에 따라 자신의 환경을 만들고 있다. 한 사람은 야생적 환경을, 다른 한 사람은 농업적 환경을. 둘 중 어느 쪽도 ‘자연’ 자체가 아니다. 둘 모두 인간의 결정으로 유지되는 인공 환경이다. 이러한 대등성 위에서 두 사람의 갈등은 ‘옳음 대 그름’의 구도가 아니라 다른 가치 사이의 정치적 충돌로 다시 정의된다. 그리고 정치적 충돌은 한쪽이 다른 쪽을 굴복시키는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굴복은 일시적 침묵을 만들 뿐 동의를 만들지는 못한다.

여기서 영화의 핵심 사건이 등장한다. 영화의 대부분에서 두 사람은 각자 따로 촬영되고, 편집이 그들의 발언을 마치 대화처럼 배치한다. 그러나 영화에는 두 사람이 같은 화면에 들어오는 순간들도 있다. 이 순간들은 짧지만 그 무게가 다르다. 둘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따로 촬영된 발언들이 만들지 못하는 어떤 것을 만든다. 카메라 앞에서 혼자 말할 때 사람은 자기 입장의 일관성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같은 공간에 있을 때 그는 자신의 발언이 상대의 얼굴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감각해야 한다. 자기 주장의 추상적 정당성과 그 주장이 구체적 타인에게 닿을 때의 모양이 분리되지 않는 것이다. 상대의 신체적 현존이 자신의 주장의 단단함을 흔든다. 밴버리는 고우 앞에서, 고우는 밴버리 앞에서, 카메라 앞에서 따로 말할 때와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

이러한 대면이 만들어내는 것이 곧 ‘대화’다. 영화의 결말에서 밴버리는 자기 농장의 일부를 야생을 위해 비워두기로 결정한다. 이 결정의 의미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밴버리의 결정은 외부 압력에 굴복한 결과가 아니다. 그는 환경 운동가의 설득에 졌거나, 시대의 변화에 마지못해 따르거나, 도덕적 비난을 견디지 못해 양보한 것이 아니다. 그가 결정을 내린 것은 그가 대화를 거쳤기 때문이다. 대화가 두 사람의 환경을 함께 형성할 가능성을 열었고, 그 가능성 안에서 밴버리는 자신의 환경을 일부 조정한다. 그가 농업을 포기하고 환경 운동가가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는 여전히 낙농가이고, 다만 야생을 일부 수용한 낙농가가 된다. 그의 환경은 그의 가치 안에서 확장되었지 대체되지 않았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영화에서 가시적으로 변한 사람은 밴버리이지만, 그것이 밴버리의 인간적 우월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영화는 우연히 밴버리의 변화를 기록했을 뿐, 명제 차원에서 변화의 주체는 두 사람 중 누구든 될 수 있었다. 핵심은 누가 변했는 지가 아니라 어떻게 변화가 가능했는 지다. 변화가 가능한 조건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두 사람이 각자의 환경 구축에 대한 정당한 행위자로 인정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마주하는 것이다. 두 조건이 충족될 때, 한 사람의 환경이 다른 사람의 가치에 의해 닫혀 있던 자리에 다른 사람의 가치를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일이 일어난다. 영화에서 그 일이 일어난 것은 밴버리 쪽이었다.

첨부 이미지

3.결론

영화의 제목은 〈데릭 vs 데릭〉이다. 다만 영화 전체에 걸쳐 대결은 핵심이 아니고, 주제 또한 환경 다큐멘터리의 전형적 결말과 전혀 다르다. 생태주의적 가치가 옳고 보수적 반동인물을 끝내 설득시켰다는 식의 영웅주의적 결말이 아니다. 두 데릭이 각자 다른 환경을 만들고, 가끔 마주치고, 그 마주침 속에서 서로의 환경을 일부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영화의 진짜 대결은 그들 사이가 아니라, 두 환상과 영화 사이에 있다.

첫 번째 환상은 인간이 자리를 비키면 자연이 알아서 돌아온다는 환상이다. 영화는 이 환상을 고우라는 인물의 어휘와 행위 사이의 어긋남을 통해 무너뜨린다. 환경은 인간의 가치에 따라 구축된다. ‘자연 회복’이라는 어휘는 그 구축의 능동성을 은폐함으로써 특정 정치적 입장에 도덕적 우월감을 심어주어 갈등을 키운다. 두 번째 환상은 갈등을 도덕적 우위를 통해 상대를 굴복시키는 방식으로 풀 수 있다는 환상이다. 영화는 이 환상을 두 데릭의 대면 장면들을 통해 흔든다. 갈등은 시간이 풀어주지 않으며, 도덕적 우위가 한쪽을 굴복시키지도 않는다. 갈등은 두 행위자가 서로를 정당한 환경 구축자로 인정한 상태에서 같은 공간을 공유할 때 비로소 풀린다.

두 환상의 거부는 동일한 명제의 두 측면이다. 환경 문제는 자연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환경 문제는 어떤 환경을 구축할지를 결정하는 인간들 사이의 정치적 문제다. 이 정정은 환경 담론의 무게중심을 옮긴다. 환경에 대한 책임은 자연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함께 환경을 구축할 사람들에 대한 책임이다. 그리고 그 책임의 형식은 자신의 비전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치를 지닌 행위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환경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밴버리는 자기 농장의 한 모퉁이를 가리키며 그곳을 야생에 내어주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 모퉁이는 고우의 농지에 비하면 작은 땅이다. 다만 그 작음이 영화가 주목하는 지점이다. 한 사람의 비전이 영국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영국을 바꾸는 것은 수많은 밴버리들과 수많은 고우들이 각자의 가치 안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만들어갈 작은 조정들이다. 그리고 그 조정들은 자연이 알아서 만들지 않는다. 그것을 만드는 것은 함께 환경을 구축할 사람들 사이의 대화다.

 

에 디 터 |강 시 형

 


시네필의 새벽은 낮보다 뜨겁다

첨부 이미지

모든 영화인이라면 한 번쯤은 꿈꿔왔을 로망, 밤새며 영화 보기. 나 또한 자칭 영화인 답게 이러한 로망을 품어왔다. 전주 국제 영화제(약칭 전국제)를 준비하기 위해 상영작과 상영 시간표를 찾아보고 있던 도중, 그 로망을 실현해 줄 한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바로 심야 상영이다. 밤 12시에 시작해 20분 인터미션 2회를 포함하여 총 3개의 영화를 잇달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게 MT 이틀 차 밤에 상영하는 회차를 예매한 후 설레는 마음을 품고 전주로 떠났다. 그리고 다가온 심야 상영의 밤, 나는 커피와 물, 새콤달콤까지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영화관에 도착했다. 이제 <작품1>-인터미션1-<작품2>-인터미션2-<작품3> 순으로 심야 상영의 시간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기대감을 안고 맞이한 첫 번째 작품은 <프로젝토 글로벌>이었다. 포르투갈 혁명을 다룬 영화로, 테러 수사물의 성격을 띄긴 하지만 테러범들의 입장에 더욱 초점이 맞춰진 듯한 영화였다. 역사를 하나도 모르고 봤던 터라 정말 왜 인물들끼리 자꾸 심각한지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그렇다고 장르적 재미가 뛰어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내게는 혁명에 대한 도덕적인 판단 보다는 하나의 신념이 가질 수 있는 힘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인상이 남았던 영화였다. 그렇게 141분 간의 혁명 끝에 맞이한 첫 번째 20분 간 인터미션, 주위에선 하품 소리와 기지개 켜는 소리가 들려왔고, 하나둘 씩 떠나는 사람도 보였다. 나도 다리가 너무 저려서 함께 보러 온 친한 형과 화장실로 피신하여 쉬는 시간을 가졌다. 돌아왔을 땐 이제 첫 영화라 그런지 아직 떠난 사람은 많이 없어 보였고, ‘역시 영화인들의 축제다’하는 생각도 들었다. 

굳은 몸이 다시 풀렸을 때 쯤 찾아온 두 번째 영화는 <애니마트>였다. 사실 다른 날 상영하는 심야 상영도 있었지만 굳이 이 상영 회차를 고른 이유가 이 영화였다. 작품 소개를 보고 흥미를 가지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 <아사코>의 여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라는 점도 흥미를 더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내가 가진 흥미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었다. 특유의 불쾌하고 답답한 연출과 공간감으로 분위기를 형성하고, 약간의 점프스퀘어와 잔인함까지 더해지며 장르적인 재미를 훌륭하게 끌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공포 영화였기에 떠올려지는 주제의식도 좋았다. 끊임없이 불쾌하게 사회의 단면을 담아내는 카메라는 ‘이게 불쾌하게 느껴져? 그게 사회의 현실이야’라며 우리를 일깨우는 듯했고, 정말 많은 삶이 스쳐 지나가는 편의점이라는 곳에서 삶과 죽음이 뒤집히는 공포스러운 장면들은 이렇게 삶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처럼 느껴져 독특하고 좋았다. 이러한 만족감을 남기고 두 번째 인터미션을 맞이했다. 확실히 처음보다는 주위에서 영화에 대한 반응들이 더 많이 쏟아졌고, 그와 동시에 하품과 지친 듯한 소리들도 더 많이 들렸다. 사실 난 두 번째 영화를 재밌게 봤지만, 내 옆에 앉으신 분은 정말 잘 주무셨다. 다시 한번 친한 형과 나와서 굳은 몸을 풀고 상영관으로 돌아왔을 땐 내 옆자리 분은 물론, 전보다 많은 사람이 상영관을 떠나있었다. 이미 새벽 4시 반을 넘은 터라 이 정도면 됐다 하고 많이들 떠나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마음을 다잡고 마지막 영화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굳은 마음가짐으로 맞이한 마지막 영화는 <신의 개>였다. 내가 비몽사몽해서인지, 아니면 영화가 비몽사몽한 건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연출과 작화가 난무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이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탈주한 사람이 꽤 많았고, 나도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중간에 5분 정도 졸았는데, 나만 그런 건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다 자고 딱 한 분만이 영화를 집중해서 보고 계셨다. 이 자리를 빌려 그 분께 존경을 표하는 바다. 

이렇게 깊어 간 시네필들의 밤에도 어느덧 폭우와 함께 해가 찾아왔다.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향하며 여러모로 인상 깊었던 긴 밤을 마무리했다.

 

에 디 터 |권 준 형

 

전주의 구석구석

저는 영화 동아리에서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번엔 좀 특별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아무래도 여러분들이 영화제에 가시면 영화 자체를 관람하는 시간보다는 영화제가 개최되는 지역을 관광하는 시간이 훨씬 더 길테니.. (경험담) 저는 여러분들이 추후 가게 되실 수도 있는 전주를 관광하시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보고자 ‘전주의 구석구석’이라는 주제로 글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제 기간 동안 전주를 그 누구보다 열심히 돌아다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3일 동안 전주의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다닌 것 같은 기분이었네요..‘전주의 구석구석’ 기획글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식당, 책방, 그리고.. 영화. 이 글은 영화 자체가 주제인 글은 아니기 때문에 영화 평론은 그다지 길지 않을 것 같네요! 이 글의 목적은 오로지 여러분들이 전국제를 조금 더 재밌게 즐기시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에 있기 때문이에요.

 

식당

저는 전주로 출발하는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나 1팀에 합류하여 8시 40분 기차를 타고 전주로 출발했습니다. 잠이 많은 터라 아침을 포기하고 전주로 가는 내내 공복 상태를 유지했어요. 물론 기차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있었지만, 저는 출발하기 전날 찾아놨던 칼국수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던 상태인지라… 칼국수를 맛있게 먹기 위해 꾹 참았습니다. 용산역에서 서영공 1팀 팀원분들께 그 칼국수 집에 대해 열심히 어필하여 저 포함 6명 정도 되는 팀원 분들과 함께 먹으러 갔어요!

첨부 이미지

솔직히 저도 아주 맛있는 칼국수를 자주 먹어보았기 때문에 웬만한 칼국수엔 별 감탄이 나오지 않는데요.. 배고픔을 참고 여행지에서 먹었던 첫 번째 음식이라 그런가, 유독 맛있었어서 감탄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들깨도 매우 푸짐하고, 추가로 시켰던 만두도 너무 맛있었어요. 국물이 아주 고소했는데 신기하게 텁텁함보다 칼칼함이 더 크게 느껴졌던 칼국수였어요! 전주에 가신다면 꼭 한 번 들려보시길..

만약 서영공 전국제 MT를 여러분들이 가게 되신다면.. 아마 첫날 밤에 술을 무진장 마시게 될 겁니다.(물론 비음주 상태로도 잘 즐길 수 있어요!) 그렇다면. 다음 날엔 해장을 해줘야겠죠? 실제로 에디터 본인은 새벽 2시가 넘어서까지 술을 계속 마시다 만취해서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다음날에 일어났더니 속이 너무 아프더군요. 그래도 어찌저찌 몸을 이끌고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본 뒤, 뭐라도 먹어야 할 것 같아 숙소 근처를 둘러보다 콩나물국밥집에 들어갔습니다! 아주 유명한 콩나물국밥집은 줄이 매우 길었어서 그 옆에 있는 소박한 식당을 갔어요.

첨부 이미지

와. 아주 맛있었어요. 정말 맛있었어요. 익힘 정도가 아주 적절한 콩나물 조금, 시원한 국물, 밥, 계란후라이를 한꺼번에 비벼서 김치와 함께 한 입 먹으면.. 아주 완벽한 해장 성공! 제가 부산 출신인지라 웬만한 국밥엔 감동을 잘 하지 않는데, 전주에서 먹었던 국밥은 매우 맛있었습니다. 에디터 본인이 국밥에 대해 매우 관대한 태도를 지닌 것도 맞으니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마시고.. 전주 가면 가볍게 해장한다는 생각으로 한 번 드셔보시길!

 

책방

저는 항상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때면, 그 지역에 어떤 서점들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서점이 어느 곳에 있는지에 따라 제 여행 경로도 같이 정해지는 것 같아요. 여행지에 있는 독립 서점에서 산 책은, 제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도 언제나 옆에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책을 보면 자동으로 여행의 추억이 생각난다는 점이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드릴 서점은 책보, 카프카, 조림지 서점이에요!

책보 책방 같은 경우, 아주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어요. 책을 사면 책방 주인분께서 도자기로 싸서 주신답니다. 저는 이 책방에서 최은영 작가님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김중혁 작가님의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를 구매했습니다. 무엇보다 엽서, 관광 안내 책자를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해놓은 점이 상당히 맘에 들었어요! 그리고 이 책방에 상주하고 있는 ‘별이’라는 강아지를 쓰다듬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방만의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첨부 이미지

두 번째로 갔던 책방은 책보 옆에 있는 카프카 서점이었어요! 책보 책방보다 책의 종류가 많고, 음료까지 같이 파는 북카페 형태의 서점이었어요. 책을 구매하거나 음료를 시키면 책방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사색을 즐길 수 있답니다. 저는 제가 참여하는 독서모임에서 읽어야 하는 책이었던 김화진 작가님의 <공룡의 이동 경로>, 나쓰메 소세키 <마음>을 구매했어요. 그리고 홍차 한 잔을 시켰답니다. 이 책방 같은 경우 전주에서 가장 유명한 독립서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많은 이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라 그런 거겠죠? 다만 책방 바닥이 나무 바닥이라, 사람들이 발을 디딜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작은 공간에서 크게 울려 퍼진답니다. 하지만 그것도 전 나름의 감성이라 생각하고 잘 쉬다 왔어요!

첨부 이미지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었던 책방은, ‘조림지’라는 서점입니다! 이 서점은 시집 위주로 파는 서점이었어요. 아무래도 소설이나 에세이를 위주로 운영하는 독립 서점은 많지만, 시집은 향유층이 굉장히 적어서 독립 서점에서도 배제되는 경우가 허다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방의 끝에서 끝까지 서점으로 꽉꽉 채워 두신 걸 보면 주인장님이 시를 굉장히 사랑하신다는 걸 알 수 있답니다. 이 책방에선 ‘시 만들기 보드게임’을 구매했어요. 그리고… 포스트잇에 원하는 시의 제목을 써서 드리면 주인장님께서 직접 시를 써주십니다!! 가격도 의뢰한 사람이 책정할 수 있어요. 무료로 가져가도 돼요. 저는 ‘서울에서 전주로’라는 제목을 의뢰했었는데, 받았던 시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2천 원을 내고 고이 가져갔답니다..

첨부 이미지

 

영화

이제 영화를 소개해 드릴 차례가 되었네요. 혹시 여러분들께선 ‘영화제의 최대 빌런은 영화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SNS에서 한 번 보고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물론 연출적인 요소, 플롯 등이 우수한 영화이니 상영이 된 것이겠지만, 저에겐 너무 지루할 뿐인 영화들이 많았어요. 이틀 동안 영화를 보다가 졸고, 자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채로 머릿속에 물음표만 띄우며 극장을 나왔었습니다. 셋째 날엔 영화를 3개 정도 예매해 놓았는데, 둘째 날에 번아웃이 와서 영화 두 개를 취소하고 전주를 관광하는 것으로 영화제 목적을 바꿨어요. 그렇게 마지막 영화를 남겨두고, ‘이 영화만큼은 제발. 제발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란 생각으로 혼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그렇게 남겨둔 영화가 ‘너바나 더 밴드’ 입니다.

첨부 이미지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해당 영화는 극장에서 만나보기엔 조금은 사소한 방식으로 전개가 됩니다. 모큐멘터리(허구의 사건이나 인물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해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장르), 메타픽션(등장인물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허구라고 명확히 인지하고 있거나 이를 관객들까지 알도록 하는 것) 연출을 이용했어요. 등장인물들이 위기 상황을 어설프게 헤쳐나가다가도 갑자기 제 4의 벽을 깨부수며 관객인 저에게 말을 걸 때마다 마음속으로 ‘나보고 뭐 어쩌라고ㅠㅠ 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를 말하게 합니다. 그냥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보았던 영화였는데, 재미도 있고, 마지막은 사람 뭉클하게 하는 감동까지 전부 다 잡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목을 보시면 ‘내가 아는 그 너바나와 관련된 이야기인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전혀 관련 없습니다. 저는 너바나와 관련된 오마주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 걸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어요. (참고로 전 너바나 음악을 상당히 즐겨 듣는 리스너입니다.) 너바나에 대한 어떠한 사전 정보 없이 가도 보는 데에 지장이 없는 영화입니다. 커트 코베인이 누군지 모르셔도 상관 없어요.

저는 이 영화에 대해 내용적인 부분을 언급하고 싶지 않아요. 여러분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보시면서 깔깔 웃다가, 마지막엔 우시면서 극장을 나오셨으면 좋겠어요. 다만 이 영화는 혼자 보지 마시고, 친구랑 꼭 같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친구가 아니더라도 소중한 사람이랑. 특히 그 친구가 평소에 바보 같은 소리만 하는 친구라면 더 좋아요. 내가 하는 뜬구름잡는 소리들을 귀 기울여 듣진 않을지언정 끊어먹지 않는 친구라도 좋아요. 우리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이랑 가까운 인연으로 지내다 보면 이 사람이 너무 좋다가도, 안 맞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이 눈에 걸릴 때가 있어요. 이 사람이랑 같이 뭘 하는 것보다 나 혼자 하는 게 더 잘될 것 같고, 그래서 이 사람과의 인연을 정리하고 싶을 때가 있죠. 그렇지만 가끔은 인연을 정리하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요? 왜 우리는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지. 안 맞는 부분들이 정말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하나로 이어준 부분은 또 어떤 부분인지. 왜 우리는 같이 있는지.

이 영화를 여러분들이 보시면서, 같이 있는 것의 가치를 알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한심할 뿐이던 나의 친구를 조금만 멀리서 본다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친구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영화를 통해 ‘같이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에 디 터 |박 선 화

 


🚨 [긴급취재] 제14회 디아스포라영화제를 다녀(듣고)오

감기몸살에 걸려 체온 38.2도를 찍은 편집장. 그러나 '첫' 디아스포라 영화제를 향한 열정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었으니,,, 차마 글을 쓸 기력은 없으니 사진으로 이틀 간의 기록을 남겨 본다. 

 

첫 영화로 고른 <검은 파스타>. 레일라 보르드로일의 음악이 쓰였다고 해서 가장 먼저 예매했다. 
첫 영화로 고른 <검은 파스타>. 레일라 보르드로일의 음악이 쓰였다고 해서 가장 먼저 예매했다. 
뜨거운 햇빛을 뚫고 도착한 애관극장.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랐다. 
뜨거운 햇빛을 뚫고 도착한 애관극장.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랐다. 
벤 프로스트와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팔레스타인 36>에 이어 부탄 출신 기타리스트 타시 도르지의 음악을 들으러 왔다. 
벤 프로스트와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팔레스타인 36>에 이어 부탄 출신 기타리스트 타시 도르지의 음악을 들으러 왔다. 
이튿날 향한 곳은 극장 근처의 카페 '싸리재'.
이튿날 향한 곳은 극장 근처의 카페 '싸리재'.
목이 부었지만 빙수도 먹고,
목이 부었지만 빙수도 먹고,
귀여운 마스코트 '봄이'도 쓰다듬어 본다.
귀여운 마스코트 '봄이'도 쓰다듬어 본다.
장미가 만개한 이곳은 인천.
장미가 만개한 이곳은 인천.
이틀 연속으로 짜장면 맛집을 찾아 헤맨다.
이틀 연속으로 짜장면 맛집을 찾아 헤맨다.
마지막 영화는 <피크 엔드>. 핸드헬드 덕에 체했다. 
마지막 영화는 <피크 엔드>. 핸드헬드 덕에 체했다. 
내년에 또 돌아올게, 인천.
내년에 또 돌아올게, 인천.

에 디 터 |박 민 제

 


✖️ (영화와 음악을) 곱하다

도영서 부원이 구독자 님에게 영화 <벨벳 골드마인>와 데이비드 보위의 앨범<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를 함께 소개해요.

<영화와 음악>

: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 X 벨벳 골드마인

첨부 이미지

X

첨부 이미지

여러분은 아마 데이비드 보위의 Starman을 들어봤을 것이다. 나의 초등학교 즈음에 나왔던 영화인 <마션> 때문이다. 극장 뿐 아니라 OCN과 같은 영화 채널에서도 그 영화를 수없이 보았는데, 작품에 나오는 수많은 올드 팝 중에서도 Starman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기에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곤 고등학생 시절에는 록 음악에 빠져 살았고, 데이비드 보위를 알게 되며 들은 앨범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이하 <Ziggy Stardust>)에는 아주 익숙한 곡이 한 곡 있었다. 

아무튼 이 글에서 다루려는 영화는 <마션>이 아니다. 퀴어 로맨스 영화의 정점인 <캐롤>, 밥 딜런에 대한 실험적인 전기 영화인 <아임 낫 데어>로 유명한 토드 헤인즈 감독의 1998년 작, <벨벳 골드마인>이다. <벨벳 골드마인>은 데이비드 보위의 글램 록이 인기를 끌던 70년대 초와, 그 인기가 사그라든 후를 다룬다. 당대 글램 록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보위, 이기 팝, 록시 뮤직, 루 리드, 티렉스의 일화를 뒤섞어서 가상적인, 허나 현실과 강한 연관을 보이는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음악 얘기를 중점적으로 할 것이니 다시 <Ziggy Stardust>로 돌아가 보자. 성공적이지 못했던 초기 커리어를 뒤로하고, 1971년 발매한 <Hunky Dory>로 음악적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다. 그는 기존 대중음악에선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이미지를 <Ziggy Stardust>와 이후의 공연들을 통해 선보이며 하나의 역사적 전환점이 되었다. ‘지기 스타더스트’라는 페르소나를 제시하며 기존 대중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은 퀴어적 이미지와 화려한 의상을 통해 새 지평을 열었다. Top of the Pops에서 선보인 Starman 라이브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970년대는 MTV로 대표되는 뮤직비디오의 시대가 찾아오기 전이지만, 들리는 음악에서 보이는 음악으로의 전환은 데이비드 보위적 기틀에서 시작되었다. 물론 그의 대중음악 시각화에 관한 시도는 뮤직비디오와 같은 영상 매체가 아닌 라이브 공연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연극적이나, 대중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혔다는 바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벨벳 골드마인>은 이러한 시대상을 영화라는 매체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화려한 이미지와 도발적인 음악과 함께 히피의 시대가 저물고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등장한 글램 록을 토드 헤인즈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추천하는 작품이다. 퀴어적 페르소나에 대한 데이비드 보위의 그다지 좋지 못했던 추억과 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스토리로 인해 자신의 노래를 수록하기를 거부해 그의 노래를 본작에서 찾아볼 수는 없으나, 이 영화를 보고서 <Ziggy Stardust>를 들어본다면 더욱 새롭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에 디 터 |도 영 서

 


🎥 영(공)사(람)기(록) pt. 3: '특별 감상회' 편

감상회는 영공의 꽃. 그 중에서도 특별한 감상회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난 번 야외 감상회 등등… 그리고 올해는 취식 가능한 특별 감상회! 

두 감상단장에게 특별 감상회를 비롯해 감상회와 관련한 이런저런 것들을 물었습니다.

첨부 이미지

Q1. 왜 상영작으로 <디 워>와 <클레멘타인>을 선택했는지 궁금합니다.

김준범 감상단장(이하 김)

‘특별’ 감상회라는 취지에 가장 신경을 썼습니다. 기존 감상회들과의 차별점을 분명히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기존 감상회에서는 틀지 못할만한 영화를 트는 것이 아이디어의 근원이었습니다.
원래는 ‘문제작’이라는 초점에서 4시간 타임라인에 육박하는 <러브 익스포져> (2008, 소노 시온)이나 기괴함을 보이는 <인간 지네> (2009, 톰 식스) 정도를 개인적으로 떠올렸었는데 아무래도 저만 즐거워할 느낌이라 결국 안정빈 감상단장님과의 논의 끝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똥 영화’를 2개 연속으로 트는 것으로 합의되었습니다. (TMI로는 이번 감상단장들이 선정한 16회차의 감상작 중 한국 영화가 하나밖에 없었어서도 있었습니다. (<극장전> (2005, 홍상수)) 한국 영화도 사랑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특별감상회의 원제는 ‘유명한 악명높은 쓰레기 영환데 막 따로 챙겨보기는 싫은데 또 궁금하기는 한 똥영화 감상회 (근데 이제 밥을 곁들인)’ 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뭘 틀어야 하나 하다가 집에서 밥 먹으면서 본 클레멘타인이 정말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정했습니다. 이 선택은 다시 생각해도 저 스스로는 만족합니다.
<클레멘타인>에서 저 개인적으로 느꼈던 감상은 ‘이 영화가 진지하게 잘 될거라 기대하며 연기하는’ 배우와 반면에 ‘전혀 영화를 잘 만들 생각이 없는’ 연출자의 기운이 스크린안에서 100분 내내 서로 충돌하는 기묘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안정빈 감상단장(이하 안)

시작은 이러했습니다. 정기감상회 이외에 한 번 더 추가 감상회를 진행할 수 있는 여유 일자가 하루 생긴 것. 김준범 감상단장님과 아이디어 회의 끝에 나온 결론은, 월/목 감상단장이 함께 주최하여 무언가 특별한 감상회를 진행하자는 것. 그리하여 컨셉 아이디어 회의(를 빙자한 <인간 지네> 트릴로지 예찬)가 이루어졌고, 끝내 합의가 도출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악명 높은 문제작이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이 직접 감상하지는 못한, 그런 영화 두 편을 연속 상영하는 것..! 
그리하여 제시된 후보작들. 저는 심형래 감독의 <디 워>를 제안하였고, 김준범 감상단장님이 고른 <클레멘타인>과 함께 선정이 되었습니다. 사실, 근래의 시네필들에게는 이런 류에 있어 어떤 하나의 정전(正傳)에 오른 <클레멘타인>, 혹은 근작인 <자전차왕 엄복동>, <리얼> 등에 비해서 다소 생소한 작품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상한 영화는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나, 외적인 잡음과 문제점들을 차치하고서라도 한국 영화사에 있어 좋든 싫든 작지 않은 큰 영향을 준, 말 그대로 문제작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더 개인적인 선정 이유 한 가지. 고백건대 제가 극장에서 맨 처음 본 영화가 이 <디 워>입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아버지의 손을 잡고 처음 간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 그렇게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날 90분의 추억 이래로, 저는 장래 희망을 조사받을 때마다 <디 워>의 영향으로, ‘영화감독’이라고 답하며 부끄러운 꿈을 계속 키웠습니다. 정말 이 <디 워>라는 영화가 그 어린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길래, 어떤 꿈을 불러일으켰길래, 영화를 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끔 했을까. 저는 약 20년 만에,  외면하던 <디 워>를 다시금 소환하였습니다. 그리고 문득 궁금했습니다. 심지어 이 특별 감상회를 빌미로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보며 그 비밀을 풀 수 있지 않을까, 기대마저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관련 자료를 찾다가, 누군가 유튜브에 올려 놓은 <디 워>의 극장용 엔딩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케스트라 편곡된 아리랑과 함께 (극장 버전에만 삽입되었다는) 심형래의 편지 영상. 그렇게 저는 다섯 살 안정빈이 처음 방문한 영화관이란 곳에서 읽게 되었던 누군가의 편지를 스물 넷이 되어 다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언가 느꼈습니다. 문득 그거면 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Q2. 원제였다는 ‘유명한 악명높은 쓰레기 영환데 막 따로 챙겨보기는 싫은데 또 궁금하기는 한 똥영화 감상회(근데 이제 밥을 곁들인)’라는 표현이 무척이나 직설적이고 독특합니다. 각자가 정의하는 '똥영화'란 무엇인가요? 그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며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두 감상단장분들의 견해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
사실 평소 ‘똥영화’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똥영화’란 무엇인가…. 한번 생각해 보지요…… 잠시 기다려주시죠…. 음 정했습니다. 
사실 영화를 만들 때 기술적인 문제가 심하면 ‘망작’이라 부르고 연출가의 사상이 이상하면 ‘괴작’이나 ‘문제작’이라 하는 거 같더군요. 그럼 ‘똥영화는 무엇인가’ 하면 앞서 말한 ‘영화 제작’의 속성에서 벗어나 영화 그 자체가 ‘똥’이 된 경우 ‘똥영화’라 하는거 같습니다. 사실상 영화가 아닌 거죠. 영화 자체가 하나의 밈이 되면 똥영화가 되는 거 같습니다. 사실 생각해봤지만 잘 모르겠군요….
암튼 중요한 포인트는 그러면서 ‘실소’의 속성을 꼭 가져야 하는 거 같습니다. 어릴 때 ‘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피식거리던 시절이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영화에서 짜치는 부분이 나왔을 때 얼탱이 없는 웃음이 나오는 그런 영화들을 ‘똥영화’라고 하는 거 같습니다.
그럼 그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라고 한다면 진부한 대답이지만 그건 수용자 맴인 거 같습니다. 똥영화를 볼 때 비유하자면 2시간동안 옆에서 똥냄새를 맡으면서 불쾌해할 건지 아니면 어차피 망한 거 2시간동안 신나게 얼굴에 똥칠하면서 흥겹게 놀지는 수용자 맴이니깐요. 비유가 너무 드러웠나요? 미안합니다. 제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도 여러분(수용자) 맴입니다. 그렇습니다.

안: 
똥영화라. 사실 저는 똥영화라는 네이밍을 처음 접했습니다. 예컨대 ‘망작’, ‘괴작’, ‘문제작’과 같은 용어는 익히 들어 접해보았으나, ‘똥영화’라는 폭력적 워딩은 생소했습니다. 그러나 단어를 듣자마자 어떤 영화를 일컬으려는 것인지 너무 명확해지더군요. 제 생각에 똥영화란, 악의 없이 불쾌한, 순수하다고 생각될 만큼 멍청한, 그러나 알 수 없는 어떤 묘미가 분명 존재하는, 그런 괴상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치라는 것은 전적으로 관람자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자가 어떤 결과물을 내놓든, 그것을 받아들이는 이들이 그 결과물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지요. 가치는 부여하기 나름이라, 그것이 작품성이라는 가치에는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지는 못 할지라도 인터넷 ‘밈’, 2차 창작물로 새로운 인생을 얻을 수도 있으며(<더 룸>의 “Oh! Hi, Mark.”, <자전차왕 엄복동>의 ‘술 한 잔 했습니다.’), 전설이 되거나(<클레멘타인>의 “아빠 일어나!”), 새로운 단위를 탄생시키거나(<자전차왕 엄복동>의 UBD), 앞서 소개한 <디 워>와 저의 경우처럼 누군가 꿈을 꾸게 할 수도 있습니다. 가치는 발견됩니다. 고개 드세요, 당신은 아직 죄인이 아닙니다.

 

Q3. 근데 이제 밥이 곁들어졌죠. 평소 정기 감상회와는 전혀 다른 포맷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두 분은 평소에 음식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는 편이신가요? 어떤 메뉴를 선호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김: 
집에서 영화를 볼 때는 사실 밥을 먹으면서 보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경건한 마음을 갖추고 창작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올바른 자세로 봐야 한다’는 개틀딱 마인드 근본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냥 밥 먹으면서 영화를 보면 딱히 집중이 안되더군요….. 집에서 밥먹을 때는 주로 유튜브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먹습니다. 이상하게 다른 영상들은 집중이 잘되더군요. 최근에는 <주술회전 3기: 사멸회유 전편>이나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 3>를 보면서 먹곤 했습니다.
영화관에서도 딱히 팝콘을 즐겨 먹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그냥 비싸서…..! 무언가를 먹기는 합니다.
뭘 먹는가는 어떤 장르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는데 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의 경우 영화관 갈 때 감자칩이나 팝콘을 집에서 가져가기도 합니다. ‘넷플릭스 카라멜 콤보 팝콘’ 추천합니다. 개맛있습니다. 
좀 진중한 영화들의 경우 졸릴 것을 대비해서 시큼한 레몬 젤리 같은 걸 편의점에서 사서 먹곤 합니다. 음료의 경우 탄산음료보다는 생수를 마십니다. 화장실 가고 싶어질까봐 많이 마시지는 않습니다. 
TMI로 저는 영화보다가 화장실을 가야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주변분들을 배려해? 항상 중앙열의 가장자리를 예매하곤 합니다.

안: 
영화를 보며 음식을 먹는 것을 그리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독립/예술 영화가 개봉하면 보통 먹거리를 팔지 않는 일반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영화 감상 경험과 취식 경험은 별개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정말 대중적인, 맘 놓고 즐길만한 영화가 개봉하면 보통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감상하기 때문에, 그때는 가끔 팝콘과 제로 콜라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손에 끈적끈적 달라붙는 팝콘의 시즈닝과 기름기는 영화 보는데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음식류는 영화 보는 중에는 최대한 참는 편이지요. 음료는 조금 더 너그러운 편이지만, 아무래도 역시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는 문제가..!

 

Q4. 동시에 이번 특별 감상회에서는 두 개의 강의실을 대여해서 한 편에선 갤럭시 XR 기기를 활용한 체험 행사도 진행되었는데요. 그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하시는 두 감상단장분들이 XR 기기를 활용한 VR 시네마를 체험해 본 소감이 궁금합니다. 

김: 
갤럭시 XR이라…. 사실 저는 평소 <소셜 네트워크>를 인생영화로 뽑는 만큼 저커버그 행님의 회사 메타에서 만든 VR기기인 메타퀘스트를 예전에 사용해 본 적이 있습니다. 꽤나 신비로운 경험이었죠. 이번 갤럭시 XR은 그보다 훨씬 신비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착용감도 많이 좋은편이고 특히나 화질이 굉장히 좋더군요. 
넷플릭스를 통해 저는 <아사코>를 잠시 봤었는데 평소 집에서 볼 때와 비교했을 때 화질이나 몰입감에서 만족감이 더욱 컸습니다. 사이버펑크 시대가 멀지 않은 거 같다 느껴지는군요. <사이버 펑크: 엣지러너>의 데이비드가 갤럭시 XR을 가지고 있었다면 달 화면을 띄워놓고 루시한테 몰래 씌운 담에 달에 갔다고 구라쳤으면 진작에 서로 행복했을 텐데…..! 제가 적었지만 재미가 없네요. 슬프군요. 슬픈 기념으로 노래 한곡 하겠습니다. 비트주세요. 쏘워츄워너두워춸포잉오뷰데얼스어파티순두유워너고우어핸쉑윗유워철포잉오브암온톱온유 (이하생략) 감사합니다.

안: 
정말 좋은 기회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XR을 사용해 보게 되었는데, 기술력이 참 대단했습니다. VR 기기를 이전에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갤럭시 XR은 탁월한 공간감으로 나의 오감을 계속해서 속이면서, 확실히 어떤 제3의 ‘공간’ 속에 들어와 있다는 감각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갤럭시 XR을 착용하고 넷플릭스에 들어가, 최근 데뷔 30주년을 맞은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짧게 감상해 보았습니다. 재생 화면을 얼마든지 크게 조정하고 천장 혹은 바닥에 화면을 자유자재로 띄우며 갤럭시 XR을 말 그대로 갖고 놀아보았습니다. 현실이었다면 큰돈을 들여 대형 스크린 혹은 모니터를 구비해야 가능할 경험을 제스처 몇 번으로 손쉽게 할 수 있더군요. 문득 든 생각. 갤럭시 XR이라는 기기를 머리에 착용하고 허공에 손을 휘적대며, 정재영의 플러팅에 낄낄 웃으며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감상하는 제 지금 모습을, 만약 홍상수 감독이 보게 된다면 뭐라고 생각할까요. 갑자기 문득 궁금해지는 그의 반응. 오싹해진 저는 황급히 갤럭시 XR을 벗어던지고 말았습니다.


Q5. 특별 감상회는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고 이제 남은 학기 동안 정기 감상회가 계속됩니다. 매 회차마다 두 감상단장분들의 개성이 뚜렷한 취향이 묻어나는데요. 평소 감상회 선정작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
(놀랍게도) 꽤나 많은 것들을 고려해서 상영작들을 골랐는데 (감상 환경, 러닝타임, 이전에 튼 적이 있는지 여부 등등…) 어쨌든 제게 가장 중요했던 기준은 ‘너무 유명하지는 않은’ , 그러면서도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가’였습니다. 
나름 ‘박찬욱이 1985년 설립한 40주년이 어쩌구 저쩌구한 위대한 서강영화공동체의 감상회’라면서 온갖 폼 다 잡아놓고 감상회에서 유명 오락영화인 ‘범죄도시2’ 틀면 뭔가 뻘쭘하잖아요? (물론 저는 대중 오락영화를 매우 좋아합니다. 슬프게도 범죄도시 시리즈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예술영화를 틀자니 애초에 제가 예술영화를 잘 모르기도 하고 딱히 좋아하지도 않아서 ‘(내 기준) 보는 내내 재밌는 이야기 전개’와 ‘적당히 유명한’ 그리고 ‘그러면서도 개성있는’ 영화를 틀려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역대 감상단장들만큼 영화박사는 아니다 보니 지금 돌아보면 선정작들이 장르적으로 살짝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은 있더군요. 미안합니다.

안: 
모든 감상회 상영작은 사실 학기 시작 전 방학 때 확정이 됩니다. 저 역시 이번 학기 목요 감상회의 8편의 상영작을 모두 방학 때 확정지었습니다. 기준이라는 것은 뭔가 정해진 것은 역시 없지만, 아무래도 제가 개인적으로 감명 깊게 본 중요한, 의미 있는 영화들을 선정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이 8편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너무 마이너해도 너무 대중적이어도 안 된다고 생각했으며, 이 영화를 틀어도 될까, 하는 걱정과 고민들이 저를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쉽고 편한 길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제 소신과 취향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서강영화공동체에 입부하신 부원들은 이 영화들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못했다면 미안합니다. 까스 활명수 10병 쏘겠습니다. 모쪼록 감상회가 잘 되지 않아도 좋습니다. 영화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진심을 다해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Q6. 인터뷰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감상회들에 자리하여 주신 부원들께 한 말씀 드린다면요?

김:
이미 영화를 깊게 좋아하시는 시네필이시던, 영화를 이제 막 좋아해  보시려는 뉴비분들이시던 누구나 재밌게 즐기실 수 있으면서도 언젠가 머릿속에 다시금 떠올려질만한 깊은 울림을 남길 수 있는 영화를 고르려 했습니다. 이번 감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좀 더 영화에 관심이 생기셨길…..!
TMI로 여러분들의 평점들과 한줄평들 정말 잘 챙겨보고 있습니다. 다음학기 감상회에서도 많이 써주세요. 감상단장들에게 꽤나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제가 튼 영화가 드럽게 재미없었다면 미안합니다. 근데 뭐 제가 그거 만든 감독은 아니니깐요. 그건 안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안:
항상 와주시는 분들도, 처음 오시는 분들도 너무 감사드리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시간을 내어 영화를 본다는 것이 지금 같은 시기에 얼마나 소중하고 귀하지만 또 수고로운 일인지 압니다. 상영작 1점 주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이번 학기 감상회 16편의 상영작들 다 좋은 영화들이라고 자신합니다. 언젠가 ‘야, 내가 무슨 동아리 감상회에서 <OOOOO>이라는 영화를 봤었는데~’라며, 꺼드럭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Q6.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다. 재밌는 감상회 뒤풀이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김:
부원의 입장에서 과거 뒤풀이에서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막 그렇게 기억나진 않지만 음 글쎄요. 24년도 뒤풀이에서 신입생 친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었는데 그 친구는 20살 신입생의 패기라 그런지 술을 상당히 빠르게 마시더군요. 저는 남이 따라주는 대로 어지간하면 마시는 스타일이라 그날 그 친구랑 같이 달렸는데 그날은 별일 없었지만 이후 다음 달 영공에서 단체로 갔던 전국제 MT 첫날 밤 술자리에서 그 친구를 푸바오로 만들어버린 기억이 납니다. 즐거운 기억이네요.
그리고 TMI로 여러분들이 매주 2번씩 제출해 주시는 (대부분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는) 왓챠피디아 코멘트 퀴즈의 경우 예전에 뒤풀이에서 처음 뵌 부원분께서 내주신 아이디어였습니다. 최근에 뒤풀이에서 다시 봬서 그 비하인드를 말씀드렸는데 충격적이게도 부원분은 기억을 전혀 못 하시더군요….! (심지어 퀴즈도 귀찮아서 안푸신다 하시더군요….!) 그렇습니다.

안: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참석자가 없어서 도무지 에피소드가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뒤풀이 사랑해 주세요.

 

다시 한 번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유쾌하게 이야기 들려주신 두 83기 감상단장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남은 월요일 그리고 목요일 감상회에서 뵈어요!

 

 


🍿 감상회 돌아보기 

 

🎞️ <특별 감상회 1 : 디 워> 

 

2026년 4월 30일 (목)

 

첨부 이미지

<디 워, 2007>

감독 : 심형래

액션/SF/판타지 · 한국 · 90분

‘영구’라는 개그 캐릭터로 시대를 풍미한 개그맨 심형래는, 90년대 <우뢰매>, <영구와 땡칠이> 등 어린이 영화에 출연하며 자신의 무대를 스크린으로 확장했습니다. 이후 그는 ‘영구아트무비’라는 자신만의 영화사를 차리게 되고 영화감독으로서의 첫 감독작, <영구와 공룡 쭈쭈>를 1993년 야심 차게 선보입니다. 운명의 장난인지, 같은 날 대한민국에 또 다른 공룡 영화가 개봉합니다. 그 영화는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 서스펜스 걸작 <쥬라기 공원>.
거대하고 정교한 미제 애니매트로닉스 공룡과, 귀엽지만 다소 조잡한 국산 공룡 쭈쭈의 병치. 심형래는 비참한 굴욕을 맛보게 되고 차기작에 매진하게 됩니다. 그러나 큰돈을 들인 차기작, <용가리> 역시 대중과 평단의 외면을 받게 되지요. 이에 심형래는 재차 심기일전한 후, 마침내 <디 워>라는 문제적 대작을 선보이게 되는데…
고백하자면, 필자는 태어나서 영화관에서 맨 처음 본 영화가 이 <디 워>였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작품을 보고서 이렇게 큰 스크린으로 내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기묘하게 시작된 영화와의 사랑. 이후 수많은 영화를 보고 머리가 굵어지고 다시 본 <디 워>는, 영화 외적인 논란들을 차치하고서라도, 놀라울 정도로 유치하고 재미도 없고 개연성도 없고 연기도 이상한, 웬 아리랑이 흘러나오며 난데없이 심형래 감독의 편지가 영화의 끝을 장식하는 그런 괴랄한 영화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세간의 미움과 평단의 혹평을 받는 작품도 그렇게 어떤 이에게는 끝내 영향을 끼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대한민국 영화사상 최악의 문제작 <디 워>라는 이 작품을 이번 특별 감상회에서 소개함으로써 그 빚을 갚으려 합니다. 조선인이 미국인으로 환생하고, 동양 용들과 괴수들이 미국 땅에서 싸우고, 감독의 눈물 섞인 편지와 함께 마침내 영화의 끝에 아리랑이 흘러나오는 그 범벅된 국수주의적 페이소스의 향연. 그 감동의 순간을 함께 느껴보시죠.

감상단장 안정빈

 

🎞️ <특별 감상회 2 : 클레멘타인> 

 

2026년 4월 30일 (목)

 

첨부 이미지

<클레멘타인, 2004>

감독 : 김두영

액션 / 드라마 · 한국 · 100분

‘이 영화를 보고 암이 나았습니다.’
‘자전차왕 엄복동(2019)’, ‘리얼(2017)’, ‘7광구(2011)’ 그리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과 같은 쟁쟁한 똥 영화들 사이에서도 매시즌 굳건히 ‘대한민국 최고의 똥 영화’라는 챔피언 타이틀 방어전에 성공 중인 이 궁극의 영화는 2004년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클레멘타인>은 한국의 영화감독 김두영의 장편작으로 태권도 챔피언이었던 ‘승현’이 LA에서 벌어진 태권도 타이틀전에서 미국의 ‘잭 밀러’에게 패한 후 하나뿐인 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조직일을 시작한 후 닥쳐진 시련들과 극복을 다룬 영화입니다. 
흔히 말하는 ‘나만 당할 수는 없다’라는 물타기와 함께 네티즌들의 민족적 단합을 끌어낸 이 작품은 오늘날 기준 네이버 평균 평점 9.39 기록하며 단순한 영화의 차원을 넘어 <클레멘타인>이라는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내며 컬트적인 인기를 끌어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이 영화를 보고 암이 나았습니다.’와 같은 주옥같은 코멘트들과 극 중 명대사인 ‘아빠! 일어나!!’라던지 ‘Taekwondo is state of mind’와 같은 대사들도 오늘날 훌륭한 밈으로써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죠.
<클레멘타인>은 꽤나 이상하기에 절묘합니다. 국내를 넘어선 야심찬 야망과 함께 미국시장도 목표로 한 이 영화는 미국 배급사와의 컨택 시도와 더불어 당대 잘 나가던 미국의 배우 스티븐 시걸을 1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특별 캐스팅 하였지만 정작 영화에서 미국인들은 비겁한 방법으로 한국의 전통 무술인 태권도 타이틀을 가져가고 주인공의 딸을 납치한다는 등의 반미적 설정은 미국시장을 목표로 한다기에는 이상합니다. 연출과 관련해서는 시퀀스가 끝날 때마다 버퍼링 걸렸나 싶은 화면이 정지하는 편집 기법이나 시종일관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카메라, 그리고 도대체 왜 쓰는지 모르겠는 배우들의 어이없는 사투리 설정은 아따 허벌나게 이상합니다. 하지만 너무 못 만들다 보니 보면서 ‘사실 개치밀하게 의도된 풍자형 코미디 영화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진지하게 들었던 이 영화는 너무 이상하다보니 오히려 절묘합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정말 의도된 코미디였을까요? 그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영화의 주인공이자 전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인 배우 이동준 씨는 해당 영화에 자신의 전 재산인 52억을 투자했었다고 알려졌기에 이에 대한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클레멘타인>은 이렇게 제작과정부터 내용까지 모두 개판인 영화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있어 놀라웠던 점은 의외로 볼만했었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천박하고 어이없고 짜치는데 놀랍게도 보면서 졸리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밥 먹으면서 보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비록 밥먹으면서 보느라 몇몇 장면들을 놓쳤지만, 놓친 장면들에 대해 전혀 아쉽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이 영화의 신비로운 점에 해당합니다.
오히려 너무 못 만들다 보니 대유쾌 마운틴이 되어버린 궁극의 영화 <클레멘타인>, 이번 특별 감상회에 최적인 영화라 자신합니다.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상단장 김준범

 

 

🎞️ <9회차 감상회 : 데쓰 프루프> 

 

2026년 5월 4일 (월)

 

첨부 이미지

<데쓰 프루프, 2007>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액션/스릴러 · 미국 · 113분

‘최악의 타란티노 영화’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이름은 영화를 조금이라도 좋아하신다면 안 들어본 적이 없는 감독일겁니다. 또한 영화에 별로 관심이 없으셔도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샷아웃 해준 그 턱돌이’라 하면 대충 누군지 떠올리실 수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친숙한 현시대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지요.
<데쓰 프루프>는 미국의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5번째 장편작으로 스턴트용으로 개조된 머슬카로 여성들을 살해하는 취미를 가진 사이코 스턴트맨과, 그에게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스릴러 영화입니다. 중반부까지는 이게 그래서 뭔소리를 하는 영화인가 싶겠지만, 엔딩부의 카타르시스가 매우 강렬한 수작입니다.
타란티노는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자신의 필모 중 ‘최악의 영화’라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는 흥행 실패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그리 말한거지 작품성면에서 최악이라 한 것은 아니긴합니다. 당연히 흥행성적이라는 것이 작품성과 직결되는게 아니기도 하고요. (실제 타란티노 필모 중 가장 박스 오피스 흥행성적이 안좋은 작품은 타란티노의 데뷔작인 ‘저수지의 개들’이지만 ‘저수지의 개들’은 90년대 최고의 범죄 영화중 하나로 평가받는 것처럼요.)
사실 타란티노 영화들은 우리 영잘알 서영공 부원분들 대부분 모두 이미 감상하셨을 가능성이 높지만 <데쓰 프루프>는 타란티노 필모치고는 비교적 덜 유명한 영화이기에 아직 안보셨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감상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또한 이 글을 읽기 전까지 타란티노가 누군지도 몰랐던 부원분이라도 이번 감상회에서 ‘타란티노의 저점이 저정도구나’를 느껴보시고 타란티노의 다른 필모들도 찾아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찾아보시면 후회 안하실겁니다. 타란티노는 진짜 끝내주는 ‘최고의’ 감독이니깐요. 
감상회에서 뵙겠습니다.

감상단장 김준범

 

 

우수 한줄 감상

김민채  여윽시 타란티노ㅠ

정성엽  처음에는 무슨 스토리인지 몰랐는데 뒤에 가보니까 다 이해가 되고 앤딩이 진짜 긴장감 넘치고 마음이 사이다처럼 펑 하고 좋았어요 

야마모토 모모카  내용보다 스턴트가 충격적이었습니다

 

 

🎞️ <10회차 감상회 : 아름다운 직업> 

 

2026년 5월 7일 (목)

 

첨부 이미지

<아름다운 직업, 1999>

감독 : 클레어 드니

드라마/전쟁 · 프랑스 · 92분

국외적이고 남성적이며 기이한 운동성으로 가득찬 클레어 드니의 1999년 작품, 영화 <아름다운 직업>은 주인공 갈루가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지휘관으로 복무하던 시절을 회상하는 플롯으로 전개됩니다. 이 조용한 영화에서 대사는 거의 전무하며 사건은 무의미하고, 진행은 단조롭습니다. 이국적인 아프리카 지부티를 배경으로, 외인부대의 훈련 모습들이 선전 영화처럼 열거됩니다.
이 단조롭고 조용한 부대에 어느 날 상통이라는 젊고 활발한 신병이 들어오게 되고, 이윽고 영화의 감정적 정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사령관의 인정과 신뢰를 받으며 부대원을 통솔하던 갈루에게 이 상통이라는 신병은 어떤 새로운 자극이자, 알 수 없는 질투와 패배감, 자격지심의 대상이 되는 것만 같습니다.
드라마와 밀리터리 장르의 탈을 쓴 사실상의 이 로맨스 영화는,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어떤 과거의 감정들에 천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여기 이 갈루의 뒤늦은 플래시백을 통해서 그려지고, 어느 순간 그 모든 기억들과 감정들은 그 자신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음에 대한 자기 고백적 미망(迷妄)이 됩니다. 러닝타임 내내 고요히 응축시킨 에너지와 감정이 그렇게 영화사상 가장 감정적인 라스트씬에서 마침내 폭발할 때, 우리는 고요한 죽음의 끝에 정말 접해있을지도 모르는 치열하게 박동하고 있던 생의 에너지와 마주합니다.

감상단장 안정빈

 

 

우수 한줄 감상

윤준영  장면의 의미는 우리가 부여하지만 어떤 장면은 스스로 말을 하는 것과 같다

 

🎞️ <11회차 감상회 : 시티 오브 갓> 

 

2026년 5월 11일 (월)

 

첨부 이미지

<시티 오브 갓, 2002>

감독 :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범죄/드라마/스릴러 · 브라질 · 130분

‘Shoot!’
‘Shoot’이라는 단어로부터 총을 쏘는 장면이 떠오르는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장면이 떠오르는지 여부는 사람마다 다를겁니다. 그리고 순수하게 총이 떠오른다고 마냥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는 법이지요. 그만큼 인간에게 주어진 환경이라는 것은 그들을 이루는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티 오브 갓>은 브라질의 영화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장편작으로 브라질의 빈민가인 ‘시티 오브 갓’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범죄영화입니다. <시티 오브 갓>은 기존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들과는 살짝 다릅니다. 폭력과 살인이라는 행위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지 않죠. 이는 선택권 없이 자란 이들에게 주어진 순수한 폭력이라는 선택권 없는 강제의 구조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설정으로써 영화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영화는 주인공이자 사진 촬영을 취미로 신문사에 취직해 사진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부스까페(로켓)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빈민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총 대신 주인공 부스까페가 집었던 카메라는 ‘창작자’의 ‘의도’대로 무언가를 ‘기록’하여 담아낸다는 점에서 영화(다큐멘터리)가 가진 속성을 해당 영화에서도 직관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티 오브 갓>은 촬영, 편집 기법적으로도 개성이 강한 작품입니다. 빠른 템포 위주의 감각적인 편집 방식은 관객의 몰입도를 이끌고, 핸드 헬드 기법 위주의 떨리는 카메라 움직임들은 현실성과 혼란함을 더해주면서 실제로 시티 오브 갓에 있다는 강한 현장감을 불러 일으키죠. 1960~70년대 브라질이라는 시공간을 2026년 대한민국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만드는 영상 매체의 힘을 이번 감상회에서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런 점들을 배제하더라도 <시티 오브 갓>은 그저 오락적인 측면으로만 봐도 (비록 오락적으로 보면 안되는 영화이지만) 훌륭한 영화입니다.
감상회에서 뵙겠습니다.

감상단장 김준범


 

우수 한줄 감상

신채윤  시간을 굉장히 감각적으로 쓴다 약간 브라질 왕가위 

박준원  신의 도시라는 이름으로 가려지지 않는 인간적 욕정의 그늘. 

정성엽  제 인생영화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재밌었습니다. 

 

🎞️ <12회차 감상회 : 극장전> 

 

2026년 5월 14일 (목)

 

첨부 이미지

<극장전, 2005>

감독 : 홍상수

드라마 · 한국 · 89분

영화를 보고 영화 속 대사나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해 본 적이 있나요? 혹은 영화 속 인물이 듣던 노래를 따라 듣고, 그가 간 곳을 찾아가본 일이 있나요? 영화 <극장전>은 우리가 본 영화가 어느 순간 현실에 틈입해오고 현실 속 관객들을 홀리는 그 순간들을 우스꽝스럽게, 그러나 섬뜩하게 포착합니다.
영화 <극장전>은 영화에 관한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영화와 현실 사이의 관계, 영화가 끝내 우리에게 남기는 어떤 것들, 그리고 영화의 한계에 대해 천착합니다. 영화의 첫 이야기. 수능을 끝낸 상원은 용돈을 받고 종로를 배회하다 우연히 첫 사랑 영실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 40분 간의 코미디 신파극이 끝나면, 영화는 두 번째 이야기와 함께 다시 시작됩니다. 방금 영화를 보고 막 극장을 나온 동수, 종로에서 그는 방금 자신이 본 영화의 여배우 영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동수는 자신도 모르게, 혹은 의식적으로, 자신이 본 영화를 똑같이 살아내기 시작합니다.
이 바보같은, 어리석고 본능에만 충실한 이 동수라는 인물의 모험을 웃으며 따라가던 관객은 그 끝에서 섬뜩한 어떤 깨달음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는 우리의 삶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것.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것. 영화는 결코 죽음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는 것. 그렇게 동수이자 관객, 우리는 깨닫습니다. — 이제 생각을 해야겠다.

감상단장 안정빈


 

우수 한줄 감상

강건우  스크린이 꺼진 자리에서 시작된 인생, 자기 삶을 베끼다 들킨 이야기

정예승  쭈굴쭈굴…미안합니다…

김준범  저 진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 <13회차 감상회 : 노킹 온 헤븐스 도어> 

 

2026년 5월 18일 (월)

 

첨부 이미지

<노킹 온 헤븐스 도어, 1997>

감독 : 토마스 얀

범죄/액션/드라마/코미디 · 독일 · 89분

‘OBJECTS IN THE MIRROR ARE CLOSER THAN THEY APPEAR’ (‘사물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 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 中)
한 학기의 끝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감상회도 점점 마지막으로 가고 있네요.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낭만적이면서도 잔인합니다. 생애 ‘마지막’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나요?
<노킹 온 헤븐스 도어>는 독일의 영화감독 토머스 얀의 장편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 루디가 같은 병실에게 만나게 된 마틴의 제의로 살면서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바다로의 여행에서 마피아와 얽히게 되면서 생기는 일들을 다룬 로드무비입니다. 영화의 제목은 천국의 문을 두드린다는 표현으로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인 밥 딜런의 노래 ‘Knockin' on heaven's door’에서 따온 제목이기도 합니다. 독일의 밴드인 Selig가 커버한 버전이 해당 영화에서 OST로 사용되었죠.
내용은 전반적으로 B급 코미디의 냄새가 짙은, 보시면서 유치한 느낌의 전개로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또한 보시면서 ‘굳이 저런 장면이 있어야’하나 싶은 장면때문에 불편함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엔딩장면이 앞선 모든 것들을 뒤집어놓을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일단 전 설득당했었습니다. 개인 취향으로 B급 코미디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다들 당연히 아시겠지만 영화는 허구죠. 현실은 분명히 영화만큼 낭만적이지는 못한거 같습니다. 그래도 영화같은 삶을 소망하고 유치한 낭만을 가지고 살아가려는게 그리 큰 잘못은 되지 않는거 같습니다. 저도 그 나약한 소망을 마지막 순간까지 가져가고 싶네요.
감상회에서 뵙겠습니다.

감상단장 김준범

 

우수 한줄 감상

윤준영  죽음이 준 해방 

양윤종  아무도 안죽고 보스가 시원하게 바다보게 해줘서 힐링하면서 봤어요

김가일  우연히 차 훔쳤는데 돈다발 들어있었으면 조켓다 나두

 

🎞️ <14회차 감상회 : 블루 벨벳> 

 

2026년 5월 21일 (목)

 

첨부 이미지

<블루 벨벳, 1986>

감독 : 데이비드 린치

범죄/드라마/미스터리/스릴러 · 미국 · 120분

영화 <블루 벨벳>은 린치의 최고작으로 평가 받는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등장하기 약 15년 전 개봉한 동시에, 필모그래피상 그의 최악의 실패작으로 평가받는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영화 <사구> 바로 다음에 위치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은 이후 작렬하여 꽃 피우는 린치의 상상력과 무의식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작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며, 스스로의 실패 후 절치부심하여 2년 만에 제작한 야심작이라는 측면에서도 린치의 필모그래피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작품입니다.
평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교외 전원의 일상에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세상이 사실 보이는 것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듯 우리에게 무의식의 세계, 지하의 세계, 이중의 세계를 체험시킵니다. 마치 주인공 제프리가 그러하듯이 우리는 겉보기에 순수하고 아름다워 보였던 정상과 이성의 세계 이면에 숨어있던, 악랄하고 변태적이며 성 도착적인 기괴한 범죄 세계로의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관객은 이 작품을 얼핏 무의식적 악의 세상을 구축(驅逐)한 순수와 이성의 성공담으로 이해할 위험에 빠집니다. 하지만 추(醜)의 세계를 부정하는 대신, 린치는 아름다움과 순수와 이성이 있기 위해서 추함과 타락과 무의식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정반합적 태도로 이중의 세계를 포용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미스터리와 추와 타락을 온몸으로 겪은 제프리와 샌디. 그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상을 사랑하고 믿는다는 것. 감독을 닮아있는 이 영화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상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위로를 던지고 있습니다.

감상단장 안정빈

 

우수 한줄 감상

윤준영  밝은 세상은 온다, 누군가의 개인적인 행동으로

신유나  푸른 멍같이 사라지지 않는 기억과 덜 익어 파란 과일 같이 어린 감정

김대해  팹스트 블루 리본 마시고 싶다

박민제  손전등이 비추는 미국이란 거대한 자국

 

 


COMING SOON

👀 작은 영화제 : KEEP ROLL 🎬️

첨부 이미지

상영 일시 5/29(금) 18:00~22:00

상영 장소 서울영화센터 (지도

영화제 타임라인

첨부 이미지

82기 제작단 작품 소개

 

 1. <민지의 카메라> (권지훈)

첨부 이미지

"캠퍼스에 방문해 사진촬영을 하다 자신의 카메라가 고장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민지는 선배 다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제작단 크레딧

연출  | 권지훈

각본  | 권지훈/서윤형

조연출  | 권지영

촬영감독 | 강채연

촬영팀 | 김문성, 김민서, 정세민, 김준범, 백근준, 정재형

CAST

민지 | 염서현

현지 | 신현지

다혜 | 박주영

윤서 | 조윤서

채림 | 서채림

(등장순)

 

2. <했던 얘기> (안정빈)

첨부 이미지

"배우 지망생 하진은 동경하던 배우에게 재능을 부정당한다."

 

크레딧

CAST

하진   홍민국 

상호   이민성 

주혁   신경주 

민정   전윤정

알바   김준범

 

STAFF

제작총괄   안정빈 김가은

제작   김세진 정예승

 

각본/감독   안정빈

조감독   조유나 김현서

스크립터   김현민 김현서 정예승

 

촬영   TAKEKATA SHIKIKA 정재형

조명   이승재

슬레이터   이지민

미술   강유영 이지민

동시녹음   권지영

붐오퍼레이터   김동욱

스틸   정예승

편집/D.I.   안정빈

믹싱   안정빈

음악   박민제

 

3. <미행> (홍준영)

첨부 이미지

"친구의 부탁으로 한 남자를 미행하게 된 재민, 우연히 마주친 전 여자친구 지연의 등장으로 미행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제작단 크레딧

출연진

재민: 황우리

지연: 전아침

창현: 김류현

지수: 이유민

스태프

연출: 홍준영

조연출: 유해산

스크립터: 이서영

슬레이트: 정지영 문희원

미술: 김여진

스토리보드: 진림

제작부원: 한다나 윤지혜

촬영: 유민우

촬영부원: 김건호

조명감독: 정유진

조명부원: 정성엽

음향: 김가은 곽찬 김동욱

편집: 홍준영 

음악: 이화평 

현장 스틸: 정재형

 

4. <방울> (정유진)

첨부 이미지

"숨 막히는 현실을 지나 비로소 자신의 꿈을 찾아나가는 빈우"

 

크레딧

감독 | 정유진

조연출 | 정지영

스크립터 | 노순범

슬레이터 | 정지영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 이천희 정지영

미술 | 강서정 남지우

촬영 | 임희연

음향 | 도영서

음악 | 도영서

조명 | 정유진

원안 | 정유진 최효영

각본 | 최효영

CAST

빈우 | 문경태

남자 | 황우리

여자 | 강태희

남자 후배 | 고준혁

후배 1 | 정도현

후배 2 | 이잔아

남학생 | 정성엽

 

29일 금요일, 서울영화센터에서 만나요~! 
"KEEP ROLL!"

첨부 이미지

 

  • 여기서 소개된 글은 2026년 서강영화공동체 문집으로 발간됩니다.  
  • 2025-1 자유 기고는 영공 부원 대상 6월 4일 (수) 23:59까지 받고 있습니다.
  • 여름 방학 기고는 따로 공지할 예정입니다.
  • 기고 방법은 영공 카톡 공지방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 83기 영공 캘린더 

🥽 4월 ~ 5월: 갤럭시 XR 동아리 크루 정기 및 부스 활동

🍿 5월 1일 (금) ~ 3일 (일) : 전주국제영화제 MT

🎥 5월 23일 (토) : 제작단 워크샵

🍿 5월 29일 (금) : 작은영화제 <KEEP ROLL>

⏸️ 6월 5일 (금) : 종강총회 및 회장단 선출


 


FEELM NO.18 만든 사람들

편집장    | 박민제

에디터 | 강시형  권준형  김가은  김시우  박상준  박선화  손예진  윤준영  이상현  허윤

전주국제영화제 | 김민제 김준범 박상준 안정빈 윤현수 이상현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영공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뉴스레터를 알리고 싶다면?

'공유하기' 버튼을 눌러 링크를 공유해주세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FEELM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2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 박상준의 프로필 이미지

    박상준

    1
    약 14시간 전

    훌륭하네요

    ㄴ 답글 (1)

다른 뉴스레터

© 2026 FEELM

박찬욱 감독님이 1985년 설립한 서강대 중앙영화동아리, 서강영화공동체의 뉴스레터 FEELM입니다.

뉴스레터 문의sogangfc.drive@gmail.com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8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