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맛 팝콘]어른들의 놀이터 - 서점 Graphic

안녕하세요 옥수수🌽 여러분, 봄을 안고 찾아온 노디🧢입니다. 어느덧 여러분을 만난지 3개월이 지났네요, 그동안 소개드렸던 공간들은 어떠셨을지 궁금합니다. 돌이켜보니 전에 소개드렸던 공간들은 모두 전시와 연계된 곳들이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디자인이나 예술 쪽으로 내용이 조금 치우쳐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이번엔 분위기를 조금 바꿔보려고 합니다. 

봄이 온 만큼, 한 결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머무르기 좋은 공간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봄날이 이러한 공간들로 더 다채로워지길 기대하면서 이번달 공간 소개 시작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만화의 위상

어떤 만화를 읽으며 자랐냐에 따라 삶이 결정된다고 믿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만화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책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만화책이나 만화방이 주는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었습니다. 할 일 없는 사람들이 가는 곳, 시간낭비 하는 일, 책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체품으로 읽는 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들의 잔소리(?)도 만화책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을 한 몫 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만화책은 독서가 아니었죠. 

그에 비해 지금은 만화책, 만화방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느껴집니다. 벌툰 또는 놀숲이라는 대형 체인점 형태의 만화방이 생기면서 친구들 또는 커플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 되었고 심지어 먹으러 가는 분들도 생겨나고 있죠. 온라인상에서도 웹툰은 많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웹툰 원작에 드라마나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걸 보면 만화에 대한 위상이 참 많이 높아졌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걸 보면 사람은 그래픽에 참 많이 현혹되는(?) 동물인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화 vs 그래픽노블

제가 왜 갑자기 만화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는지 다들 눈치 채셨나요? 이번달 소개드릴 곳이 바로 만화와 관련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경리단길에 독특한(제 기준에선 ㅎ) 텍스처의 건물이 생겼습니다. 서점 그래픽인데요. 시나몬 롤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는 이 곳은 그래픽 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는 서점입니다.   

공간 소개에 앞서 옥수수 여러분에게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주현영 기자를 따라해봤습니다;;)

“만화와 그래픽 노블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저도 이 글을 쓰기 전에는 두 단어의 차이점을 몰랐습니다. 근대 만화 연구자였던 데이비드 쿤즐David Kunzle 에 의하면 만화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조건을 갖는다고 합니다.

이와 달리 그래픽 노블은 그래픽(graphic)과 노블(novel)의 합성어로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그래픽과 노블의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지는데요. 백란이작가의 [그래픽노블]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그래픽노블과 대중만화의 차이는 그래픽노블이 좀 더 성인 독자를 겨냥한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예술적 경향이 많이 나타나는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즉 쉽게 얘기하자면 만화는 가볍고, 그래픽 노블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경리단길의 그래픽 서점 역시 그래픽 노블을 다루고 있지만 만화도 있어 모두 포괄하여 취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인컨텐츠 섹션도 있는 관계로 노키즈존, 만 19세 이상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서점 그래픽과 그래픽 노블같은 영화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할게요.

🧢독특한 외관

시나몬 롤(?) 같이 생긴 모습에 라인 텍스처가 돋보이는 하얀 외관은 갤러리나 쇼룸을 연상시키는데요. 일반적인 서점의 모습은 아니어서 더 내부가 궁금해지는 외관입니다. 종종 들어가는 입구를 못 찾는 분들이 계시던데 사인을 따라 복도를 지나면 자동문이 열리는 서점 입구로 연결됩니다. 

서점은 총 4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지하층은 주차장 공간이고 나머지 1~3층이 서점입니다. 층별로 다루고 있는 책의 장르가 다른데요. 1층은 건축 디자인 관련 서적부터 판타지 애니메이션 마블등의 장르로 구성되어있고 2층은 아웃도어나 종교, 음식등의 서적이 있습니다. 3층은 포트그래피와 음악, 패션 장르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점 내부로 들어오면 형태가 시나몬 롤 같이 생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자연광때문인데요.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를 취함으로서 건물 천장을 통해 자연채광이 들어옵니다. 외관에 창이 없었던 이유도 이로써 명확해졌는데요. 덕분에 독특한 외관으로 건물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뿐더러 내부도 자연스럽게 빛이 들어오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그래픽 노블 원작 영화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에 맞춰 옥수수 구독자님들게도 공간과 어울리는 독특한 영화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고르게 된 영화는 2010년에 개봉한 미국영화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인데요. 만화적 요소가 충실하게 재현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록 밴드의 베이시스트인 23세의 주인공 스콧 필그림에서 시작하는데요. 그는 운명적으로 만난 이상형인 라모나 플라워스를 좋아하게 되면서 그녀의 사악한 7명의 전 애인들과 싸워 물리치는 내용으로 영화가 전개됩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는 게임적 요소나 만화적 연출이 강합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이미지들과 스토리 전개가 이를 반영하는데요.

이러한 오타쿠적 요소로 인해 대중적인 흥행엔 실패했지만 만화적 연출을 영상으로 잘 옮겼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재미었던 점은 현재 시점에서 보면 출연진이 매우 화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캡틴 아메리카로 익숙한 크리스 에반스가 찌질한 7명의 전 남친 중 한 명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프렌치 디스패치에 출연한 제이슨 슈왈츠만도 등장합니다.

🧢브라이언 리 오말리

영화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주목을 받았던 이유에는 브라이언 리 오말리가 그린 그래픽 노블 [스콧 필그림]이 원작이었기 때문입니다. [스콧 필그림]은 캐나다 출신 만화가 브라이언 리 오말리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연재한 6권의 시리즈로 이루어진 그래픽 노블입니다. 앞서 설명드린것처럼 그래픽 노블은 일반 만화에 비해 다소 철학적인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달리 [스콧 필그림] 시리즈는 십대들이 열광하는 일본만화와 게임, 록음악등의 문화와 유머코드를 갖고 있어 차별화된 경향을 보여줍니다. 특히 두번째 책인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가 가장 인기가 많아 발매 이틀만에 10만부가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만화가 브라이언 리 오말리는 알아주는 일본 만화 오타쿠였는데요. 어린시절 세일러문에 흠뻑 빠져 살았고 다카하시 루미코의 [란마1/2]에 매료되어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게임 ‘소닉 더 헤지혹’과 ‘더블 드래건’의 장면을 패러디하는 등 본인의 10대시절 그리고 게임들이 만화 곳곳에 녹아들어있습니다. 20대의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 다소 찌질하고 유치해보이긴 하지만 유쾌하고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는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듯 합니다. 

🧢QR코드

다시 공간 소개로 돌아가서, 서점 그래픽은 다른 서점들과 차별화된 포인트가 몇개 있습니다. 그 중 첫번째가 QR코드 시스템입니다. 무료로 오픈했던 가오픈 기간을 지나서 지금은 15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는데요. (현재 입장료 결제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10000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입장료의 결제부터 도서에 대한 정보를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QR코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우리한테 QR코드는 이제 너무 익숙한 것이 되었죠. 더 안전하고 위생적이게 QR코드로 각자의 핸드폰에서 결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점의 인상이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동선적인 부분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 드는데요. 3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직원을 찾아 문의하는게 번거로울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QR코드로 대체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구매하는 방식 역시 QR로 진행됩니다. QR코드로 연결된 링크에서 도서 정보를 보고 바로 구매 가능합니다. 결제내역이 완료된 메시지를 받게 되면 구매한 책은 서점을 나갈 때 1층에서 픽업하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같은 느낌이 연상되는건 왜죠?ㅎ)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 매우 적합한 구매시스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음료 리필

일반적으로 서점에서는 음료 반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에 음료를 흘리기라도 한다면 손해가 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서점 그래픽은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습니다. 음료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고 원한다면 주류도 허용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죠. (진정한 어른들을 위한 공간이네요)단, 안타깝게도(?) 주류는 유료입니다.

음료를 이용할 수 있는 Bar는 3층에 위치해있습니다. 음료와 주류 두 공간이 있는데요. 음료는 입장료에 포함된 가격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캡슐커피와 탄산음료도 니즈에 맞게 다양하게 구비된 점에서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였습니다. (제로콜라와 디카페인 커피도 있어요, 카페인 취약자분들, 다이어트하시는 분들 다 드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좌석

저는 서점과 만화방의 가장 큰 차이점은 좌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만화방은 누워서 볼 수 있을만큼 편안한 좌석들로 이루어져있는데, 그런 점에서 서점 그래픽은 만화방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커뮤니티 테이블부터, 1인용 암체어, 빈백소파, 반쯤 누워서 볼 수 있는 소파공간까지. 1층부터 3층까지 다양한 형태의 좌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진열되어 있는 모든 책들은 다 열람이 가능합니다.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그림만 봐도 되는 그런 곳, 부모님의 눈치 볼 필요 없이 커피 한 잔 하면서 그림책 볼 수 있는 그런 곳. 서점 그래픽이 곧 핫플레이스가 될 거 같다는 느낌은 저만 드는게 아니겠죠? (주말에 오픈런 안하시면 웨이팅이 매우 깁니다, 평일 저녁에 가는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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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   윤프🤴 / 영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