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53] 🥦 봄과 여름 사이 듣기 좋은 노래들

반갑습니다, 콜리🥦입니다. 구독자 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업무로 가장 바쁜 시기는 지나갔지만 이후로도 공사 양면으로 크고 작은 일들이 이어져서 계속 정신이 없네요. 얼마 전엔 주중부터 주말까지 꽉 찬 일정을 보내고 나니 체력이 고갈된 듯한 기분마저 들지 뭐예요. 완전히 녹초가 된 느낌을 오랜만에 받아서 몸을 좀 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활력을 얻는다고 하잖아요. 저는 역시 그 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죠. 왜 이렇게 지칠까 생각해보니 그 시기에 낯선 사람들을 유독 많이, 가까이서 만났더라고요. 잠깐 본 적은 있지만 잘 아는 사이가 아니거나 심지어 초면이었지만 당시 상황상 뭐라도 말을 섞고 반응해야 했던 자리가 그랬습니다.

이런 저런 일도 어느 정도 넘어갔겠다, 몸도 마음도 충전할 겸 주말에 나들이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휴가를 하루 붙여서 로이🍄와 강릉에 가기로 했어요. 강릉은 5년 전 출장으로 몇 번 갔던 것 이후로 오랜만인데요. 그땐 일만 하고 왔으니 여행으론 사실상 처음이죠.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맛보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여행을 출발하며 들을 요즘 자주 듣는 세 곡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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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Fratellis - Chelsea Dagger

프라텔리스(The Fratellis)란 이름은 낯설어도 <Chelsea Dagger>는 들어보면 '아 이거'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유럽 축구 팬들에겐 꽤나 익숙할 공산이 크다. 스코틀랜드 셀틱, 독일 도르트문트, 벨기에 세르클 브뤼헤 등 유수 축구 팀에서 이 곡을 응원가로 활용한다. 가사 내용은 축구와 무관하지만 다같이 따라 부르기 좋은 쉽고 경쾌한 멜로디 덕분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고, 열정적이라는 점에서 축구와 밴드 음악은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한창 축구, 야구 시즌이 진행되고 있다. 그거 아시는지? 축구든 야구든 경기장에 가보면 선수들이 TV로 보던 것보다 잘 보이고 더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경기장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날이 화창한 요즘 경기장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꼭 응원하는 팀의 경기가 아니더라도 퍽 재밌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 Kasabian - Coming Back To Me Good

기왕 응원가 이야기를 했으니까 하나 더 해보자. 내 동년배, 그러니까 '해버지' 박지성으로 유럽 축구를 보기 시작한 사람들에겐 이 밴드야말로 반가울 것이다. 카사비안(Kasabian) 이야기다. 이들의 대표 곡 <Fire>는 2010-11 시즌부터 2012-13 시즌까지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주제 곡으로 쓰였는데, 이 곡은 우리나라 팬들에겐 '아몬드빵("I'm on fire"라는 가사가 묘하게 그렇게 들린다)'으로 익숙하다.

<Coming Back To Me Good>은 지난 4월 12일 공개된 카사비안의 신곡이다. 곡 시작부터 고막을 때리는 신시사이저 음이 꼭 여름날 따가운 햇볕을 떠올리게 한다. 보컬 세르지오 피조르노(Sergio Pizzorno) 목소리와 그 뒤에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는 기타 음이 푸른 산과 계곡보다는 햇볕이 반짝반짝 부서지는 푸른 바다에 어울려 보인다. 올 여름을 함께할 노래로 손색없겠다.

🥦 Felivand - Where Were You

강릉 여행을 상상해본다. 기분 좋은 늦잠을 잤고 어제 마신 술 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나른하고 여유롭다. 밖을 보니 하늘이 맑고 햇살이 좋다. 짙푸른 바다와 모래 사장이 반짝 반짝 아름답다. 바람이 불어서 그다지 덥지는 않다. 이 풍경에 폭 들어가 유유히 달리면 찌뿌둥한 몸이 곧 상쾌해질 것 같다. 어차피 달린 뒤 다시 씻어야 할 테니 지금은 대충 세수만 하고 나갈 채비를 해본다.

펠리반드(Felivand)는 최근에 알게 되었다. 호주 출신이라고 한다. 몇 곡 들어본 게 아직 전부지만 리드미컬한 뉘앙스의 멜랑콜리한 음악이 주를 이루더라. <Where Were You>도 그러한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차분하고 여유로울 때 듣기 좋겠다. 비슷한 뮤지션으로 코린 베일리 래(Corinne Bailey Rae), 리앤 라 하바스(Lianne La Havas)가 생각나되, 이들에 비해선 담백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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