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43] 🥦 바쁜 와중에도 부지런히 챙겨 들은 음악

반갑습니다, 콜리🥦입니다. 연휴 어떻게 보내셨나요? 이미 서른 번도 더 보낸 설 명절이지만 연휴가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나흘을 내리 쉰다니! 아마 저도 모르는 사이 몸과 마음이 휴식을 필요로 하고 있었나 봐요. 친척과 친구들도 만나고 늦잠도 자고 달리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나름대로 알차게 보냈답니다. 연휴를 맞을 때만 해도 나흘 휴식이 꽤 길고 충분하게 보였는데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네요.

따지고 보면 모든 순간이 그러하겠지만 요즘 저는 시간이 무척 귀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밥벌이 대가로 맡은 일이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때를 지나고 있거든요. 거기다 사적으로는 계획하고 준비하지 않았던 일을 얼떨결에 병행하고 있어요.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상황에 맞춰 하나 하나 해나가야죠. 그런 맥락에서 이번 PRIIISM은 명절 첫날부터 쓰기 시작했고, 편지를 마무리하려고 동네 카페에 온 지금은 연휴 마지막 날이랍니다.

바쁘더라도 음악은 틈틈이 듣고 있어요. 아침에 출근할 때 15분, 저녁에 헬스장 가는 길 20분이 있거든요. 왕복으로 걸리는 시간을 모두 합치면 하루에 한 시간도 넘게 음악을 듣는 셈이네요. 배경음 정도로 가볍게 들을 때도 있지만 음악에 심취하며 걸을 때도 있습니다(걸음은 거들 뿐!).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진지하게, 요즘 제가 가장 자주 듣는 곡들을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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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am Gallagher & John Squire - Mars To Liverpool

아무래도 리암 갤러거는 브릿팝을 재건하기로 했나 보다. 시작은 3년 전, 버브(The Verve)의 리차드 애쉬크로프트(Richard Ashcroft)와 <C'mon People>을 불렀다. 반가운 단발성 이벤트였다. 이번에는 존 스콰이어(John Squire)와 아예 앨범을 제작한단다. 존 스콰이어가 누구인가, 리암은 물론 그의 형 노엘까지 형님으로 모시는 스톤 로지스(The Stone Roses)의 기타리스트 아닌가. 오아시스 목소리와 스톤 로지스의 사운드가 만난다니!

<Mars To Liverpool>은 리암 갤러거와 존 스콰이어의 두 번째 싱글이다. 앞서 발매된 <Just Another Rainbow>가 스톤 로지스 색채가 매우 강했다면 <Mars To Liverpool>은 한결 경쾌해서 가볍게 들을 수 있다. 3월 1일 발매될 앨범이 자못 기대된다. 버브와 스톤 로지스를 차례로 만난 리암 갤러거, 다음도 있을까? 있다면 누구일까? 블러(Blur)? 펄프(Pulp)? 폴 웰러(Paul Weller)? 마지막은 누구보다 리암 갤러거와 가까우면서도 먼, 부엉이를 닮은 사나이여야 할 것이다.

🥦 Madonna - Vogue

최근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가 신곡 <Yes, And?>를 발표했다. 이 곡은 자신의 사생활 이슈와 더불어 '아리아나는 포니테일이 조금 더 높았을 때가 좋았어'라는 둥 하는 세간의 품평에 대해 "응, 그래서?"라며 되받아치는 정면승부다. 논란은 차치하고, <Yes, And?>는 듣는 순간 이 분을 떠올리게 했다. 마돈나(Madonna) 말이다. <Yes, And?>는 마돈나 대표 곡 중 하나인 1990년작 <Vogue>와 상당히 유사한 느낌을 풍긴다.

<Vogue>는 무려 34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 놀라울 만큼 세련되었다.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거나 옛스럽지 않다.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 하우스(House) 장르의 시초격 되는 곡으로 꼽히니, <Vogue>는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시대를 앞서간 곡이기도 하다. 듣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비트에 몸이 반응하게 된다. 머리가, 다리가, 손가락이 까딱까딱 움직인다. <Vogue>가 마음에 든다면 <Fever>도 함께 들어보길 제안한다.

🥦 Cat Power - Lived In Bars

지난해 말부터 2월 중순을 지나는 현재까지 새로 만난 좋은 뮤지션이 많다. 기회 될 때마다 PRIIISM에 하나 하나 소개해가려고 한다. 첫 번째는 미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캣 파워(Cat Power)다. 캣 파워는 물론 예명이고 본명은 찰린 마리 마샬(Charlyn Marie Marshall)이다. 저음이 매력적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드라마 삽입 곡 <Stand By Your Man>으로 익숙한 프랑스 뮤지션 카를라 브루니(Carla Bruni)가 생각나기도 한다.

둘 다 저음이 매력적이지만 카를라 브루니가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이라면 캣 파워는 호소력이 짙고 그윽하다. <Lived In Bars>는 그러한 캣 파워 음색이 두드러지는 곡이다. 깊은 밤, 손님이 얼마 없는 어둑한 바가 연상된다. 혼자 독한 술을 기울이며 감상하기 좋은 곡 같달까. 그러한 분위기는 2분이 지나면서 달라진다. 박자가 빨라지고 캣 파워 목소리 뒤에 코러스가 더해지면서 음악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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