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56] 🥦 더위에 지친 날 이 노래로 적셔

반갑습니다, 콜리🥦입니다. 비가 내리는 오후입니다. 이전까지 한동안 햇빛이 강렬했죠. 하늘이 맑아서 좋긴 했는데 한낮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더라고요.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울까요. 한편으로는 가뭄이 심했습니다. 집 앞 호수는 절반 가까이 지면을 드러낼 정도로 메말랐고 몇몇 지역에서는 산불이 났었죠. 여러모로 지난주부터 이어지는 비가 반갑습니다. 기왕 오는 거 시원하게 내리면 좋겠어요. 더위도 좀 가시고 가뭄도 해소되도록 말이에요.

요즘 저는 주로 걸어서 출퇴근하는데요. 항상 음악을 듣고 다닙니다. 밖으로 나서기 전 재생 목록을 꾸리죠. 쳇바퀴 돌리듯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상은 변화랄 게 별로 없어서 재생 목록에 가장 영향을 주는 건 아마 날씨일 거예요. 해가 쨍쨍할 때와 비가 내릴 때 듣는 게 다르죠. 마찬가지로 더워지면 찾는 음악이 있습니다. 일렉트로닉과 신스팝 몇 곡이 떠오르네요. 록 음악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록 페스티벌이 괜히 여름에 열리는 게 아니겠죠!

마침 시원한 소리로 무장한 신곡들이 얼마 전 나왔습니다. 팝 음악에 별로 관심이 없는 분들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법한 록 뮤지션들 노래죠. 보기에 따라서는 한물 간 사람들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렇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 오래도록 활동하는 모습은 제게 귀감이 되곤 합니다. 이런 이들에게 일이란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이 들죠. 너무 진지했나요. 거창한 이야기는 뒤로 하고 음악 들으러 출발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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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am Gallagher - Better Days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해외 밴드가 누구일까? '아마도 확실히(Definitely Maybe)' 오아시스(Oasis)는 그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까. 자타공인 밴드의 대장이었던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의 탈퇴로 오아시스가 해체한 게 2009년이다. 그로부터 10년도 한참 지났지만 여전히 오아시스는 음악으로, 특유의 거침없었던 인터뷰 짤로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오아시스를 이끌었던 노엘과 리암 갤러거 두 형제는 이제 각자 음악을 하고 있다. 형 노엘은 사이키델릭(Psychedelic)한 음악을 하며 오아시스 시절 로큰롤(Rock 'N' Roll)과 사뭇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반면 동생 리암은 여전히 뒷짐 지고 로큰롤을 부른다. 최근 3집 [C'mon You Know]를 발표했다. 지난 1, 2집에 비해 음악이 꽤나 다채롭다. 그중 <Moscow Rules>은 마치 짧은 뮤지컬 같은 구성에 '리암 갤러거가 이런 음악을?' 하고 놀랄 정도였다!

<Better Days>는 리암 갤러거 3집에 수록된 곡이다. 도입부에서 일렉트로닉 뮤지션 팻보이 슬림(Fatboy Slim)의 <Right Here, Right Now>가 연상된다. 드럼 비트는, 아니 이건, 영락없이 비틀스(The Beatles)의 <Tomorrow Never Knows>다. 리암 갤러거의 비틀스 사랑은 여전하구나. 아무렴 시원한 연주에 얹어지는 리암 갤러거 특유의 비음이 청량하니 좋다. 출근할 때 이 곡과 함께라면 왠지 좋은 하루가 펼쳐질 것 같다. "They'll be better days"

🥦 Muse - Will Of The People

이 밴드도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오아시스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해외 밴드 중 하나인 뮤즈(Muse)다. 인기가 큰 만큼 내한공연도 여러 차례 가졌던 뮤즈는 90년대 후반 데뷔해서 현재까지 매튜 벨라미(Matthew Bellamy), 크리스 볼첸홈(Chris Wolstenholme), 도미닉 하워드(Dominic Howard) 3인 체제가 굳건하다. 다퉜다거나 사이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딱히 들어본 적 없는 걸로 봐선 앞으로도 세 명이 함께할 것 같다.

뮤즈가 데뷔 초 라디오헤드(Radiohead) 아류 소리를 들었던 것도 한참 옛날 얘기가 되었다. 뮤즈 음악의 키워드는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매튜 벨라미의 사회, 우주, 외계를 넘나드는 4차원적인 세계관이다. 가사나 뮤직비디오가 심상치 않을 때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음악적으로 매 앨범을 관통하는 특징도 있으니, 바로 선동력이다. 뮤즈는 <Knights of Cydonia>, <Uprising>, <Psycho> 등 듣고 있으면 뭔가 들고 일어나야 할 것 같은 곡을 매 앨범 계속해서 선보여 왔다.

9집 발매에 앞서 지난 6월 1일에 선공개된 <Will Of The People>도 선동가 계보를 잇는다. "The will of the people" 이란 반복구는 금세 따라하게 된다. 중독성이 상당하다. 곡을 이끄는 기타 소리는 그야말로 육중하다. 메탈(Metal) 음악이라고 해도 무리 없을 정도다. 동시에 댄서블(Danceable)하다.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 느낌이 풍긴다. 그래서인지 듣고 있으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근육이 아주 그냥 불끈불끈하는 것이, 중량 스쿼트 최고 기록 경신은 바로 오늘이다.

🥦 Avril Lavigne - Bite Me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을 이렇게 소개하면 어떨까. 한국의 장나라에 대한 캐나다의 대답. 둘 다 왕년에 가수로 이름을 떨치며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어디 냉동고에 들어가 계셨는지 아니면 방부제를 잡쉈나 싶을 만큼 심각한 동안이다. 차이점이라면 장나라는 이제 주로 배우로 활동하고 가수 활동은 아주 가끔 드라마 OST에 참여하는 정도인 반면, 에이브릴 라빈은 여전히 현역 뮤지션이다.

에이브릴 라빈이 금발에 스모키 화장 차림의 외모만 예전과 같은 게 아니다. 올해 2월 발매된 7집 [Love Sux]에 담긴 음악도 그렇다. <Sk8er Boi>, <He Wasn't>, <My Happy Ending>을 부르던 시절과 똑 닮았다. 앨범의 첫 싱글로 나온 <Bite Me>를 들어보자. 쨍하고 뻗는 에이브릴 라빈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날 선 기타와 드럼이 달리는 펑크(Punk)다.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 든다. 팬들은 물론 평단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단순하고 직선적인 만큼 오래 두고 들을 수 있는 음악인지는 잘 모르겠다. 에이브릴 라빈이 잘나가던 시절, 즉 2000년대 초중반에 낸 음악을 노골적으로 답습했다는 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어설프게 흉내내는 것보다는 제대로 재현하는 게 낫지 않을까. <Bite Me>는 단연 후자다. 몇 주 혹은 겨우 며칠 듣고 말더라도, 최소한 후텁지근한 여름날 시원하게 듣기에는 손색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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