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5] 🌈 휴가 특집! 후련한 여행길에 함께할 이 여름의 BGM

간만에 특집호로 돌아온 PRIIISM입니다. 여름 휴가는 잘 다녀오셨나요? 올해 여름은 어마무시한 습도부터 유례 없는 폭우까지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네요. 다이나믹한 나날에도 무사히 일상을 살아낸 구독자님께 이번 한 주도 참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원래 연휴가 휘몰아치고 난 다음엔 괜히 더 온몸이 묵직하고 힘겨운 법이잖아요?

혹시 여름 휴가를 아직 떠나지 못하셨어도 괜찮아요. 흥겨운 음악과 활자만으로 일상에 활기를 데려다줄(그러고픈) 휴가 특집호로 이번 레터를 꾸려봤으니까요! 마침 지난 주말에는 뉴스레터 플랫폼 '헤이버니' 인스타그램에 '여름 휴가에 음악이 빠질 수 없지'라는 주제로 PRIIISM이 소개되었어요. 정확히 같은 기획으로 이번 호를 준비하던 차였던지라 저희 셋 모두 화들짝 놀랐답니다. (혹시 우리 중에 스파이가..?)

여름 휴가 시즌, 혹은 돌아오는 주말에 멋진 음악과 함께 시간 보내기 좋은 장소를 찾으신다면 작년 이맘쯤 발행한 휴가 특집 1탄(10호), 2탄(11호)을 참고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서울부터 속초, 전주, 경주까지 숑🌻, 콜리🥦, 로이🍄가 애정하는 음악 공간을 모아봤거든요. 아무쪼록 여름 휴가에 함께하기 좋은 노래로 꾸려본 이번 레터 역시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 든든한 벗으로 안착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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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panese Breakfast - Be Sweet (feat. 황소윤)

자고로 휴가 짐을 꾸리고 차에 올라 재생하는 첫 곡은 신중히 택해야 한다. 아무려면 휴가답게 텐션을 붕붕 띄우면서도 은근한 두근거림을 안겨주는 곡이여야 앞으로의 기분 좋은 여정을 기대하게 되니까. <Be Sweet>은 바로 얼마 전 다녀온 휴가에서 망설임 없이 첫 곡으로 고른 노래다.

혹시 2주 전 개최한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에 다녀온 구독자님이 계실지? 가만히 있어도 땀으로 온몸이 젖던 한낮의 송도에서 나는 그날 무대에 오른 무수한 아티스트 중에서도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이른바 일본조식―를 보고 홀딱 입덕해버렸다. 2016년 데뷔한 보컬 미셸 자우너의 1인 밴드인데, 언뜻 이름만 보면 일본 그룹 같지만 그녀는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계 미국인이다.

<Be Sweet>은 2021년 발매하여 빌보드 상반기 탑 50에 오르기도 한 3집 앨범 [Jubilee]의 수록곡으로, 올해 여름 한국어로 다시 부른 버전이 공개되었다. 디스코 리듬을 베이스로 한 시티팝이라 재생과 동시에 여지없이 어깨가 들썩거린다. 내가 생각하는 포인트는 음색이 더욱 청아하게 느껴지는 미셸의 귀여운 한국어 발음(그.렇.잔.나~ 그게 낫.잔.나~🎶) 그리고 피처링으로 참여한 새소년의 프론트퍼슨 황소윤! 펜타포트에서도 '혹시? 설마?' 싶어 행복한 기대를 했는데, 과연 황소윤이 무대에 함께 올라 관객들의 비명을 자아냈다. 그의 가사 중 "진정시켜줘~🎶"에서 나를 비롯한 모든 관객은 결코 진정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무대를 본 지 한참 지나서야 보컬인 미셸이 주목 받는 에세이를 쓴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랐다. <H마트에서 울다>(문학동네)는 한국계 미국인인 그녀가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사랑을 음식, 정체성과 엮어 써내려간 회고록이다. 뉴욕 타임스에서 45주 이상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가 올해 초 우리나라에도 출간되었다. 망설임 없이 책을 구매해 읽고 있고, 그녀의 다재다능함에 나는 한번 더 홀라당 반해버렸다.

🥦 소녀시대 - Closer

에스파(aespa)가 광야에서 "두려움에 맞설 그런 용기"를 주장하고, 혜성 같이 나타난 뉴진스(NewJeans)가 한껏 "Attention"을 끌고 있는 가요계에 왕이 귀환했다. 소녀시대가 일곱 번째 정규 앨범 [FOREVER 1]으로 돌아왔다. [Holiday Night] 이후 5년만이다. 수록된 10곡 중에 <Closer>가 가장 귀에 감겼다. 디스코 리듬에 단출한 피아노 리프가 인상적이다. 노래가 어렵지 않고 신나되 과하지 않다. 여러 번 듣기 부담이 없어서 지난 주 휴가를 보내는 동안 재생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다.

소녀시대가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데뷔 곡 <다시 만난 세계> 시절을 회상해보니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기는 하다.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해서 그동안 한 명의 이탈을 제외하곤 별다른 소동 없이 그룹이 유지되고 있다니. 시간이 흐르며 멤버 몇은 이러 저러한 이유로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그럼에도 이렇게 소녀시대로 뭉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멤버들 간의 유대감과 소녀시대로의 소속감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따로 또 같이 활동해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오래오래.

🍄 윤종신 - 즉흥여행

여름 휴가 특집에 대놓고 여행 노래를 추천하는 것이 하수 같아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왜냐하면 마침 바로 오늘이 휴가를 떠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번 PRIIISM이 전달되는 이 순간 나는 대전-통영 고속도로에서 신나게 운전을 하고 있을 테다. 서울에서 거제까지 장장 5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지만 운전의 피로감까지 날릴 만큼 즐거운 것은 다가올 여행이 기대되는 설레임 뿐만 아니라 이 노래가 주는 극강의 도파민 덕분이다.

음악왕 윤종신의 11번째 앨범 [동네 한 바퀴(2008)]의 타이틀곡 <즉흥여행>은 <고속도로 로망스>와 함께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한 대표적인 여행 노래 중 하나다. 그 시절 05학번 이즈백 감성의 코러스와 피처링(이번에 소개하는 곡은 피처링 없는 버전이다)이 결코 요즘 스타일이라고는 할 수 없겠으나 여전히 신나고 기분 좋은 비트가 몸을 들썩들썩이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윤종신은 여름의 느낌을 담은 노래들을 다수 발표 했는데, 특히 [월간 윤종신]을 통해 발매된 <Summer Man>을 비롯해 <그래도 Summer>, <Welcome Summer> 등 Summer Trilogy(...)가 최근 노래 중에서는 대표적이다. 모두 좋은 곡이니 한번씩 들어봐도 좋겠다.

11집 앨범이 발표된 시점이 11월이었으니 즉흥여행이 마냥 여름 여행만을 뜻한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그래도 어떠한가? 듣기만해도 청량해지는 이 기분이 여름다운 것을! 어느덧 15년 전 노래인 데다 이제는 더 세련된 요즘 감성의 노래들이 많이 나오다보니 그 시절 노래들은 많은 분들의 서랍 한 켠에 놓여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오랜만에 다시 꺼내 들어도 질리지 않고 그 시절 뭉클함을 전해 줄 수 있는 노래가 진정한 명곡이 아니던가. 어디가 되든 너만 있으면 돼, 우리 사랑이면 준비 끝, 무슨 짐이 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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