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조직에서 저성과자라로 인식된 누군가에 대해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지난 주 저성과자였던 개인과의 갈등을 다루었다면 이번주에는 저성과자에 대한 리더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그에 앞서 저성과자를 분류할 때 능력, 역량, 태도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 개념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본 레터에서는 능력은 실제 일을 해내는 모습(성과 포함), 역량은 과거 교육이나 경력을 감안할 때 어떤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란 가능성에 대한 신뢰, 태도는 능력/역량과 별개로 보이는 언행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지난 월요일 레터의 A를 기억하시나요? 다른 부서에서 이동해 업무 몰입도도 떨어지고 해야 하는 일들을 소모적이고 불필요하다며 무시하기 일쑤였습니다. 일만 놓고 보면 동의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문제는 하찮아 하는 그 일을 제대로 수행을 할 수는 있느냐였죠. 하기 싫어 하는 걸 떠나 못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요.
엄청난 다독에 아는 것도 많았지만 보고서를 작성할 때 보면 "왜 더 생각을 안 하지? 왜 이렇게 얕아?"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를 때가 자주 있었거든요. 오랜 기간 회의보고문화 혁신이니 하는 말이 많긴 하지만 너무 과도한 게 문제지 조직이란 곳에서 보고서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하나이고, 보고서화 한다는 건 지식, 경험, 기획에 대한 것들을 정제해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작성한다고 봐야 합니다. 더구나 경영진은 물론이고 전사에 주로 문서로 소통할 때가 많고 제도를 기획하며 가이드를 만드는 입장에서 이 역량은 매우 중요한 거였어요. 그런데 짜집기 하듯 지식이 나열되고 논리구조가 하나도 맞지 않는 등 문제 투성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겉도는 거, 공공연하게 일을 등한시 하거나 무시하는 거, 일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피곤하다며 가버리는 식의 무성의함이 사수로 일해야 하는 Z가 가장 견디기 어려운 모습이었습니다. 혼도 내보고 달래도 보고 화도 내보는 등 갖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변하는 게 없었죠. 대신 일을 마무리 하고 임원들에게 혼나는 상황도 무수했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어느 날 Z는 팀장에게 결국 포기 선언을 합니다. "A랑 일 못하겠다!".
신입도 아니고 직장생활을 몇 년이나 했는데 직무이동을 감안한다 해도 2년이면 충분히 기다렸다고 생각했죠. 이쯤 되면 리더가 방관하고 회피하는 게 아니냐는 거였어요. 당시의 리더도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애초에 이전 조직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어 팀원 모두가 받지 말자 반대했던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전 팀장이 우겨서 데리고 왔는데 바로 면직되고 새 리더가 온 상황이었거든요. 전 팀장의 뒷수습을 현 팀장이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Z도 2년은 꾹 참으며 일하고 있었구요. 하지만 더는 미룰 수 없다 생각해 단호히 말한 거였습니다. 이미 팀에서는 어느 정도 포기 상태였어요. 하지만 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도 알고 그동안 Z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한 번만 마지막으로 기회를 줘. 내가 책임지고 가르쳐 보고 그래도 안 되면 반년 만 해보고 결정할께."라구요.
그날부터 팀장은 A를 옆에 끼다시피 하며 하나하나 설명하고 확인했습니다. 마이크로 매니징을 한다며 A는 힘들어 했죠. 가뜩이나 섬세하게 일하지 못하는 사람인데 팀장이 과외 강사처럼 붙들고 확인하니 죽을 맛이었을 겁니다. 기존 업무를 빼고 계속 업무를 줄여가기도 하고 팀에 새로운 업무가 생기면 시켜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신규로 생긴 업무를 담당하게 했는데.... 사실 대단한 사고나 기획이 필요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성가시고 귀찮을 뿐. 하지만 고급엑셀을 활용할 수 있는 A에겐 딱이었죠. 기획이 약했던 A지만 데이터를 다루고 이것을 엑셀로 자동화 하고 시간을 줄이는 데엔 가장 최적화 되어 있었거든요. 전사 조직문화 혁신 활동과 맞물리며 그의 업무가 중요하게 부각되기 시작했고 팀장은 엑셀을 기반으로 파생된 다양한 신규 업무들을 부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A가 이런 거 잘한다, A가 고생했다처럼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도 A를 칭찬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과정은 스킵하고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느냐?
그로부터 1년 후 A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모두의 비호감에서 호감이 되어 있었고, 스스로도 인정받으며 동기가 생겼는지 조화를 이루는 데에 적극적이었구요. Z가 그 뒤로 팀 회식에서 A에게 이런 말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처음에 당신 너무 싫어 했는데, 미안하다. 내 능력이 부족했던 거였다. 지금은 너무 좋고 잘해줘서 고맙다"구요. (그로부터 10여 년이 흘렀고 A와 Z 모두 퇴사해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여전히 잘 지내는 중이라는)
B는 지난 주 레터의 주인공이에요. 그를 거친 모든 리더가 그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에 실패했습니다. 한 번도 어느 팀에서든 잘한단 얘길 듣지 못했어요. 한 두 명을 제외하면 그의 팀장들은 그를 변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팀장들의 캐릭터도 다 달랐어요. 다정하게 때론 엄격하게 등 각자의 방식은 달랐지만 모두들 노력하시긴 했습니다. 팀장 외에도 각 팀에서 그의 사수 노릇을 했던 멤버들도 그랬어요. 하지만 모두 결말은 새드엔딩. 다들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며 다른 팀에 이동시키려 했죠. 어떻게 해도 변하지 않고 나아지지 않는 B에게 지쳐갔으니까요. Y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Y가 B에게 폭발한 건 두 번이었어요. 한 번은 H팀장, 다른 한 번은 G팀장. 지난 주 처음 폭발한 게 H팀장이었습니다. H팀장은 최선을 다했어요. 본인이 방치한 건 없었지만 Y도 붙여 업무를 챙기게 한 거죠. Y의 항의 후 H팀장은 좀 더 본인이 디테일하게 B 업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H팀장은 Y와 다른 팀원들에게도 B를 지원하고 어떻게 업무에서 성공체험을 하게 할 지를 상의하며 팀워크를 잘 만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개선은 미미했죠. 그러다 G팀장이 새로 부임했습니다. G팀장은 B의 개선은 물론 팀 내 업무에 방임 수준이었습니다. 팀장이 뭐하는지, 어디 갔는지 팀원들끼리 물을 때가 잦았습니다. 이미 진급에서 누락된 적이 있는 B의 마지막 진급 기회를 앞둔 해였기에 Y는 어떻게든 B에게 성과를 내게 하고 밀어주고자 했어요. 그래서 G팀장과도 자주 이야기 하며 어떻게 할 건지, 이런 건 어떤지 상의했고 때론 기회를 주고 대신 이런 걸 해주셔야 한다 강하게 말도 했죠. 하지만 G팀장은 방치했고 회피했습니다. 하반기 들어서면서 아직도 성과가 없는 B 때문에 Y는 G팀장에게 어떡해 하실 생각이냐 물었어요. 하지만 별 소용 없었죠. B는 여전하고 팀장 마저 의욕 없던 상황에서 늘 일은 일 대로, 수습은 수습대로 하던 Y가 폭발한 건 평가 후였습니다. G팀장이 불러 B가 이번에도 진급 못하면 안 되는데 고과가 낮으니 이번엔 너한테 줄 걸 B에게 좀 주겠다 이해해 달라는 말을 듣고서였죠.
"내 스스로 고과가 어떻다 하는 건 의미 없다. 평가라는 게 조직에서 너는 이 정도라 하면 어쩌겠나. 또한 팀장이 고과를 주는 건 권한이니 그걸 언급은 않겠다. 그러나 이해해 달라고 하는 건 너무 무책임하고 염치 없는 일이다. 일 년 내내 B의 성과와 진급에 대해 이야기 하고 지원도 요청하며 일해왔는데 아무 것도 안 하다 이제 와서 이런 말은 너무 하지 않은가?"
"미안하다. 하지만 B를 내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랬다면 당신은 노력을 했어야 했다. 당신은 팀장으로서 팀원 육성도, 저성과에 대한 의사결정도 하지 않은 채 회피만 하고 있다. B를 지키셔라, 대신 나는 당신과 일 못하겠다."
결론은?
현재에도 B는 변함은 없습니다. G팀장은 면직은 안 되었지만 메인 부서에서는 밀려났죠. Y요? 몇 달 후 퇴사했습니다.
C팀장은 그의 무능으로 인해 업무가 과중해지고 비효율이 만연한 걸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팀원들이 야근에 젖어 갔지만 당연히 그런 거 아니냔 식이었습니다. 팀 내 파트리더였던 P와 (C팀장이 모르고 관심 없어 하는 업무) 갈등이 극심해졌고 회의 시간이면 팀장의 말에 사사건건 시비 걸고 살벌하게 따져대는 P와 불편한 기색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뭐라 하지는 않는 팀장 사이에서 애꿎은 팀원들만 가시방석이었습니다. P가 하는 말이 틀린 건 아니었고 팀장의 잘못이 컸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싸우자 덤비고 매번 살얼음판을 만드는 커뮤니케이션까지 동의하는 건 아니었어요. P와 사이가 틀어질 수록 팀장은 해당 파트의 업무를 더 회피했습니다. 급기야 P는 자기 파트 업무에 팀장이 궁금해 하는 것만으로도 불쾌해 했습니다.
둘 다 문제였지만 중요한 건 팀워크가 완전히 무너졌고 누구도 성과를 낼 수 없었다는 거였죠. 팀장의 리더십은 매년 레드 시그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았고 팀원들이 연 내에 70% 가까이 퇴사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팀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니 팀장은 자신의 오른팔 같은 한 두 명만 데리고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나마도 한 명에 쏠려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오른팔이라 불리던 사람의 뒷치닥거리를 도맡는 중이었기에 이 사람도 불만이 만만친 않았구요. 그리고 다른 팀원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팀원 중 하나였던 Q는 임원 면담에서 사표를 냅니다. C팀장의 리더십과 무능으로 팀이 무너지고 이 상황에서 일이 진행되지 않는 점, 커리어상 중요한 시기에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점, 아무리 면담을 하고 팀장과 위에 얘기를 해도 바뀌지 않는 점에서 더 이상 조직에 희망을 가지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결론은?
그로부터 두 달 후 C팀장은 면직되었고 새로운 팀장이 오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컬러의 팀으로 변화했습니다. 기존엔 해당 팀에서 뭘 한다고 하면 온갖 비판이 쏟아지고 동일 직군 내에서도 무시당하기 일쑤였지만 이후엔 핵심 부서가 되었고 팀원들 중에 일 잘한다 인정받는 사람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구독자분들의 저성과자 혹은 이슈 직원과 일한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그때 리더는 어떤 원칙과 행동을 했나요? 어떨 때 리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거나 올라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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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슬기
구독자분들의 저성과자 혹은 이슈 직원과 일한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그때 리더는 어떤 원칙과 행동을 했나요? 어떨 때 리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거나 올라갔나요?의 질문에 대하여 오래 생각해보려, 복사해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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