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3명에 대해 같은 말을 했습니다. 인사담당자로서가 아니라 같은 조직의 동료로서 성과가 나지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두 번은 동료, 한 번은 선배였어요.
이외에도 같이 일 못해 먹겠다며 불만을 표출했던 적이 있지만 저성과자여서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과 성격 문제였기에 그들은 제외할께요.
#1.
A는 다른 직무를 하다가 본인이 희망해 저희 팀으로 온 경우였어요. 학벌도 좋고 머리도 좋았죠. 똑똑은 한데 성격적으로 문제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뭔지 아는 데에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엑셀은 잘하는데 보고서 작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어요. 업무 특성상 보고서 기획과 작성 능력이 중요한데 도무지 논리와 텍스트 표현에서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책을 일 년에 천 권도 읽은 적이 있다며 말할 때마다 온갖 레퍼런스가 언급되었지만 정작 아는 건 많은데 자기 생각이 없었어요. 이걸 엮어 스토리텔링을 잘 하는 것도 아니었구요. 늘 피곤하다고 아프다 했고 갑자기 아프다고 병원에 가거나 먼저 가버리는 일도 잦았습니다. 한 번은 중요한 행사 준비로 야근을 미리 공유하고 회의 중이었어요. 샌드위치를 주문해 먹으며 저녁 회의가 시작되었는데 잠깐 화장실 다녀온다던 A는 감감무소식. 회의가 길어질 거 같아 먼저 퇴근했다는 그에게 모두가 황당해 했던 날이었습니다. 무려 막내, 이동한 지 얼마 안 되었던 시기, 중요한 이벤트 직전 상황에서 간다는 얘기조차 없이 오래 걸릴 거 같아 퇴근했다는 거였어요.
#2.
B는 경력직으로 입사했습니다. 역시나 좋은 학교와 대기업 출신으로 기대를 많이 받으며 채용되었어요. 성격도 사람 좋아하고 온 사방에 관심 많은 오지라퍼였죠. 새로운 트렌드나 기술에도 관심이 많아 남들보다 빨리 배워와 알려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업무에서 문제가 있었어요. B도 보고서 작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커뮤니케이션도 친절하지만 짜증이 튀어나올 때엔 옆에서 말려도 소용이 없었죠. 가끔씩 "대체 일을 왜 그렇게 해?"란 말을 들었는데 일을 미뤄두거나 놓치거나 실수할 때가 많기도 했어요. 주목받는 걸 좋아하고 아이 같이 칭찬받고 잘한다는 얘길 유난히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완성도 있게 하질 못하니 연차가 쌓여도 중요한 일을 맡기기 어려웠죠. 직급이 오를 수록 더욱 더 기준점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역량과 성과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0개 넘는 부서에 인사발령이 나며 전전하게 되었어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다들 기회가 생기면 다른 팀으로 보내려 했거든요. 크게는 같은 직군 내에 있었지만 크고 작게 소속과 업무가 변경되며 적응하거나 성과를 확실하게 내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어느 순간 뭘 시켜도 안 되는 사람처럼 되어 버렸죠.
#3.
C는 다른 업무를 오래 하다 팀에 오면서 리더가 되었습니다. 애초에 관련 직무 경험이 없었으니 겉돌 수 밖에 없었어요. 그나마 이전에 하던 일과 연결 가능한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업무는 거의 방치와 방임에 가까웠습니다. 방치되는 업무에는 관심도 없었고 팀원을 챙기지도 않았으며 해당 파트원과의 갈등이 심화되며 아예 배척하다시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어요. 그럼 본인이 집중하던 업무는 잘 했느냐, 아니요. 이 업무 분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강조하다 보니 예를 들어 10개를 해야 하면 1~2개만 보려 했습니다. 그 1~2개도 전문성이 높지 않다 보니 겉돌 때가 많았어요. 그러면서 점점 그것만 썼다 지웠다 하며 야근하고 밤샘하고 다시 수정하는 것만 지리하게 이어졌습니다. 그 사이 팀원들의 70%가 퇴사했고 조직의 압박도 높아졌죠.
이 세 명의 공통점이 여럿 있지만 이번주 레터에서 다룰 주제인 리더십으로 한정해 보겠습니다. 리더는 이들의 무능을 인지하고 있었어요. 팀원도 리더도 모두 잘 알고 있었죠. 소위 왕따처럼 소외되고도 있었고 개인의 무능을 넘어 팀 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미흡함을 메꾸는 누군가가 주구장창 뒷수습을 해야 했어요. 특히 A, B는 Z가 일을 거의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렇잖아도 일이 넘치는 Z는 폭발해 버렸습니다. 리더에게 뭐가 어렵고 어떤 건 이렇게 해주셔야 하는 거 아니냔 얘기도 많이 했습니다. A, B 때문에 내가 그만 둘 지경이다까지 와버리기도 했어요. 리더들은 다른 팀으로 보내거나 중요한 업무를 빼거나 Z처럼 다른 사람을 붙이거나 직접 챌린지를 하거나 업무를 챙기는 식으로 대응 중이었습니다. C의 경우에는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와 쓸데 없는 야근, 무수한 번복으로 수정하는 식의 작업 때문에 Z도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죠.
구독자분들은 직장 생활 중 저성과자와 일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들과 일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점이었나요? 그리고 그 때 리더(혹은 본인이 리더였다면 자신은)는 어떤 입장이었고 어떤 조치를 취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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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게
오!! 이건 어렵네요. 제 기억을 더듬어 보면, A, B의 경우에는 가벼운 일(실패해도 대세에 지장 없는)을 줬던 것 같아요. C의 경우에는.. 그냥 제가 알아서 제 팀원들을 챙겼던 기억이.. ㅎㅎ 어떻게 했어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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