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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톡 37화] 연말이면.. ①

평가 받고 열받는 그들

2023.12.25 | 조회 1.47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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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image.dongasci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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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크리스마스인데 이런 주제라니.. ^^ 

하지만 많은 기업, 특히 대기업은 연말 휴가에 들어가고 이미 결정된 고과 피드백이 끝났거나 앞두거나 한 시점입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에요. 곧 있을 연봉 협상이 맞물리며 피드백에 대한 여러 고민이 있을 시기라 그냥 써보려 해요.

이번주는 예고드린 대로 주차 한 세트의 틀이 아니라 요맘때 가장 많이 보는 광경을 떠올려 보려하니 연말에 가볍게 (?) 읽어 보셔요. 

오늘의 주제는 평가 결과를 받고 '열 받아 버린' 피평가자의 이야기입니다.  


이미지 출처: pr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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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평가 시즌이 되면 피평가자 입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에요. 
정말 수고 많았어요, 고생 많았어요.

전에 교육담당자들이 웃퍼하며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교육과정 평가에서 앞 질문들에 교육 좋았다고 너무 도움된다 해놓고 마지막 점수에선 5점 만점에 2점 주고 3점 준다구요. 

저 얘기들이 교육담당자들의 말과 별 차이 없이 들리지 않으세요?

고생했고 수고 많았으면 인정해 줘야지 왜 내 평가는 이렇지 하구요. 

대기업이나 기타 오랜 기간 평가제도를 운영해 오던 회사에서는 많이들 S-A-B-C-D 같은 평가등급제를 선택해 왔어요. 상대평가가 주였는데 최근에는 부분적 혹은 전체적 절대평가를 도입하긴 했지만 등급제는 아직 많이 살아 있죠. 인원이 많아지고 영업이익으로 보상 재원을 할당해 운용하는 기업에서는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스타트업에서는 평가보상이 몇 년 째 화두임에도 정교하거나 엄격하게 운영되고 있진 않아요. 애초에 평가제의 전제는 목표와 실행계획이 예측가능한 선에서 기간별, 과제별 성과 기준을 세우고 그에 따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평가기준까지도 사전에 공유되어야 하거든요. 업력이 있고 매출과 이익에 대한 그간의 추이, 예산 등에서 어느 정도 예측을 하는 기업에서 그나마 운영될 수 있단 얘기에요.

하지만 목표도 수시로 변하고 성과 예측이 불가능한 스타트업에서는 대부분의 목표가 의지치에 가깝고 보상 재원의 범위 설정도 거의 되어 있지 않아요. 때문에 사전에 인재상이나 핵심가치 등의 포괄적인 기준이 있을 뿐 상세 평가 기준을 세우기도 어렵고 뭘 만들어 놓았다 해도 엄격히 준수되지도 않아요. 더구나 인력의 인아웃이 빈번하기에 공유도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아 얼라인되기 어렵죠. 

그래도 공통적인 건 저런 피드백일 겁니다. 지극히 정성적이면서 내 성에는 차지 않는 평가 결과에 대한 불만족 말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열심히 한 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생각해요. 

그런데 우린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열심히 했던 걸까요? 열심히 했다 생각하는 만큼 정말 잘 했을까요? 
그리고 '잘'은 무엇일까요?

내 일의 성과는 무엇이고, 평가란 무엇일까요?


국내 성과관리 분야 전문가인 류량도 대표님은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 합니다. 그러면서 일과 성과를 구분해 정의하고 있어요. 일은 실행하는 사람의 영역이고, 성과는 일의 결과를 수요하는 고객의 영역이라 하지요. 

이력서를 받다 보면 특히 신입급에서 자주 보는 구절이 있어요. "아르바이트 시절 한 번도 지각하지 않았다". 회사에서도 피드백에 비슷한 표현이 있습니다. "기간 내 잘 마무리 해주었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면 데드라인 내 끝내는 게 기본입니다. 이건 잘 한 게 아니라 당연한 걸 당연하게 한 거에요. 나는 무슨 일을 했다가 아니라 평가에서는 내 일에서 어떤 성과를 냈다로 이야기를 해야 해요. 그래서 성과를 내려면 가장 첫 단계가 내가 하는 일의 고객이 누구고, 그 고객이 기대하는 아웃풋이 뭐냐를 정의하는 겁니다. 

예전 전통적인 기업에서는 가장 빨리 출근해 가장 열심히 종일 일하고 가장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한다, 잘한다는 말을 듣곤 했어요. 물론 이런 분들은 대체로 열정레벨이나 조직몰입도, 업무 몰입도도 높긴 해요. 하지만 서서히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그저 열심이만 하는 사람들에 대한 챌린지도 시작되었죠. 그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고객 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성실히 일했느냐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A와 B라는 사람이 있다 칩시다. 이 둘이 같은 일을 했고 C가 이들에게 기대하는 아웃풋이 같아요. 같은 결과물을 냈는데 A는 하루 12시간을 일하고 B는 8시간을 일해요. 그럼 A가 더 성과를 낸 걸까요?

이렇게 말하면 다들 끄덕이세요. 그런데 현실로 가면 정말 많은 분들이 본인이 열심히 한 것에 훨씬 더 초점을 맞춥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쟤보다 얼마나 더 고생했는데 같은 거요. 심지어 성과가 기대치에 미흡해도 이 열심을 알아주지 않음에 서운해 해요. 

또 하나 평가 시즌에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난 목표 달성 했는데 왜 B냐"였어요. 

이미지 출처: pr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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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에서 가장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에요.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그걸 100% 달성하면 S나 A라고 생각하는 경우죠. 상대평가 제도 하에서 B 등급의 비중이 가장 크고 A에 근접한 B나 C인데 B를 받은 사람이 B라는 걸로 몰려 있으니 B등급에 대한 인식이 마치 내가 인정받지 못하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기도 해요. 

하지만 소위 말해 너무 '퉁쳐' B등급을 정의하는 게 문제일 뿐 목표를 100% 다 한다는 건 성과라기 보다는 기대한 본인의 밥값을 해냈단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어떤 포지션과 연봉을 준다는 것은 최소 이 정도는 해내야해 란 걸 담고 있으니까요. 현실적으로 각 등급의 포션이 정해져 있고 리더들은 C를 주는 걸 두려워 하니 저성과자까지 B로 끌어들였다는 문제와는 별개로 평가와 성과의 기준에 대한 인식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평가의 공정성을 많이들 언급하는데 정작 피평가자들의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는 게 바로 이런 부분이에요. 

'공정'을 말하면서도 주관적인 나의 정서, 기대, 자의적 성과 정의 말이에요. 

자, 하나 짚고 넘어갈 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걸 비판해야지 그래서 나도 잘못 인식하는 걸 합리화 하지 말자는 얘기니 억울하단 감정은 일단 접어 두자구요. 


그런데 그 전에 스스로 나는 정말 성과를 내고 있는가를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여러분은 성과, 기여, 업무,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고 계세요? 구분해 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이론적 정의라기 보다는 저는 이렇게 네 가지 개념을 구분하고 있어요. 못지 않게 평가 결과에 억울해 하던 사람이자 평가 담당자였으며 동시에 평가자이기도 했던 입장에서 그 과정의 어려움을 정리하기 위한 자구책 중 하나였는데요. 저만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이미지 출처: pr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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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업무는 곧 일로도 바꿀 수 있어요. 

어떤 일의 밥값을 한다는 건 최소 기준이 조직이 개인에게 기대한 수준의 업무를 수행할 것을 전제하여 제공한 처우에 부합하는 개인의 결과입니다. 

재밌는 건 업무는 제대로 못하면서 역할만 관심을 가지고 열심인 분들도 많이 있다는 거에요. 초보 관리자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고, 스타트업에는 상대적으로 경험치가 적은 리더들이 많다 보니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업무 경험과 역량이 충분히 무르익기 전에 매니지먼트 역할을 하게 되면서 역할에 더 흥미를 느낄 때에요. 하지만 밥값의 가장 기본은 업무를 잘 해내는 것이랍니다. 

이런 경우도 흔해요. 난 내 업무도 하면서 후배들 다 챙기고 팀 공통 업무도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왜 인정하지 않냐구요. 하지만 엄밀히 본인의 기본 업무를 못하면서 다른 걸 열심히 했으니 성과를 인정해 달란 말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지요. 수요일의 리더편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피평가자도 이 네 가지 개념을 잘 정의해 본인의 목표와 일하는 방식을 정하고 성과를 내고 기여를 +@로 하는 걸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주변 평가를 떠나 스스로 성장이 가능해져요. 

평가에서는 크게 성과와 기여 두 부문으로 나누어 볼 수 있어요. 

기여는 +@에 가깝죠. 그런데 그렇다면 누가 기여를 할까요? 이 기여의 정의도 정확히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조직에 어떤 긍정적 변화와 개선을 가지고 왔느냐로요. (많이들 남을 위해 내가 이만큼 했는데, 내가 누구 일을 다 했는데 이러시죠)

여기에서 긍정적 변화, 개선이란 건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늘 하는 일인데 좀 더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시도를 했느냐. 아니면 생각해 보니 관습적으로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이 일이 정말 필요한 거냐, 그럼 제거해 보자, 제거하면 무슨 문제가 생기나, 그럼 뭘 하면 될까 처럼 과거와는 다른 방식이 본질이 아니라 늘 하던 걸 개선하느냐입니다. 

이런 얘길 하면 100이면 100 이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계세요. 

"우리팀은 루틴한 업무를 하는 부서라서 개선이 어려워요"라고. 

인사, 회계, 품질 같은 부서에서 특히 많이들 그러시죠. 당연히 해야 하는 일, 당연히 이렇게 해온 일이란 생각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왜 회계는 수십 년 간 월말, 월초에 주구장창 야근을 해야 하는가 >> 원래 회계는 그런 부서라는 인식을 깨고 뭘 효율화 할 수 있을까, 업무 프로세스에서 바꿀 수 있는 게 없을까를 고민해 그게 자동화든 뭐든 도입해 적용해 보는 거죠. 

실제 예전 직장에서 회계팀이 월말월초 결산을 3일로 단축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요즘에야 워낙 SaaS가 잘 되어 있다 보니 인사업무 처리도 많은 부분 효율화가 되고 있죠. 이런 걸 고민하고 도입하거나 꼭 시스템이 아니어도 프로세스만 개선해도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식으로 근본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방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면 기여의 비중도 훨씬 많이 반영해 평가할 수 있는 거에요. 

이건 성과로 볼 수도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고객에게 좀 더 빨리, 좀 더 효과적으로 혹은 좀 더 큰 기대치 충족을 시켜줄 수 있는 거니까요. 앞단으로 돌아가 성과란 고객이 느끼고 정의하는 거란 전제를 리마인드 해보시면 이해되실 거에요. 

일, 업무로 내 평가에 대해 불만족하고, 조직이나 리더에게 어필하고 있지는 않나요? 업무, 역할, 성과, 기여에 대한 각각의 내 정의와 기준은 있나요?  

이미지 출처: pr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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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피평가자는 자신을 좀 더 높게 평가하고, 평가자의 평가가 어떻든 피평가자 입장에서는 만족스럽기 어려워요. 그런데 이거 하나는 명심해야 하더군요. 잘하면 잘 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어쨌든 평가하는 입장의 기대치는 어지간해서는 평가받는 사람의 그것과 일치하기 어렵다는 걸요. 


조직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때론 다른 조직의 고민을 듣는 입장에서 한 번도 우리 회사의 평가는 공정하다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특정 해나 기간에 S나 A정도 받을 때가 아니면요. 

그래서 평가란 대체로 불만족스럽고, 불만족스럽기에 공정하지 못하다 느껴지는 걸지도요. 

제대로(?) 평가가 엄밀하게 기준을 세워 운영되는가, 아마도 영원히 그렇게 되긴 어렵지 않을까 해요. CEO와 인사에서 그 기준과 운영 원칙을 엄격히 세운 들 조직 내 모든 평가자가 그에 얼라인 되기는 어렵고 예외는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그럼 나만 억울한 거 아니냐. 

그럴 수 있어요.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하는 건 나는 정말 성과를 내고 있는가, 성과를 내게 일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이게 된다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은 들 나는 반드시 성장할테니까요. 

그 다음은 의사결정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내가 더 성장하고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리그를 찾아 떠날지, 이곳에서 인정받기 위해 목소리를 더 내고 압도적 성과를 낼 지를요. 

분명 아무리 잘 하고 열심히 기여해도 정당한 인정과 보상을 받지 못하는 조직은 존재하니까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일을 하고 있나요, 성과를 내고 있으신가요? 


다음 시간에는 평가자 입장에서 짚어봐야 할 체크 포인트를 이야기 할 거에요. 금요일엔 평가제도를 거의 인사팀에서 주관해 설계하고 운영하는 만큼 인사에서의 체크포인트를 다루어 보겠습니다. 

 

여러분~ 메리크리스마스 되세요. ^^

이미지 출처: https://m.site.naver.com/1hx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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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과 조직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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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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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의 프로필 이미지

    한나

    1
    2년 이상 전

    우와 어제 월요일이 25일 휴일이었기에 오늘 아침에 프로브톡을 읽었습니다. 역시 빨간날도 쉬지 않았던 프로브톡. 오늘 글은 정말 저한테 필요한 내용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수연님의 프로브톡이 프로브톡했네요. 일과 성과!! 두고 두고 읽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ㄴ 답글 (1)
  • 파란슬기의 프로필 이미지

    파란슬기

    1
    2년 이상 전

    잊을 만 하면 뼈 때려서 다시 기어나게 해주시는군요. 업무(일), 역량(할 수 있음), 성과(그래서 결과는)을 섞어서 의도적으로 섞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스스로가 느낄 때면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봐야겠어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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