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금요일입니다. ^^
갑자기 한파가 들이닥치고 이상 기온에 우려는 많지만 그래도 겨울은 추운 게 맛 아니겠습니까. 건강관리 잘 하시면서 겨울과 연말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지난 수요일 레터에서는 피드백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오늘은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한 몇 가지 체크 포인트를 짚어보려 합니다.
타이밍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효과와 리스크 최소화 때문입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목적성이 있어야 하고 피드백의 목적은 무엇보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와 말의 효과 있음일 겁니다.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를 하느냐 마느냐죠. 때문에 피드백은 철저히 효과 측면에서 고민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이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타이밍을 잘 맞춰 적절한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건데요. 좀 더 들어가면 리스크를 최소화 한다는 것은 문제를 예방하거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느냐입니다. 궁극적으로 일의 성공과 팀원의 성장이 목표인 만큼 문제 없이, 문제가 있어도 신속하게 해결하면 되니까요.
피드백의 내용만큼 중요하고 오히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이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효용이 현저히 낮아지겠죠.
그럼 하나씩 좀 더 풀어 볼께요.
언어학이나 심리학에서는 언어 습득에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가설이 자주 언급됩니다. 특정 시기를 지나면 모국어는 물론 제2외국어도 원어민만큼 구사하긴 어렵다는 주장이에요.
이 결정적 시기 가설에서는 성장과정 중 각 단계별 필수 조성되어야 하는 자극, 환경이 있어야 하는데 언어 습득 뿐만 아니라 모든 행동 습득에 이 가설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특정 시기를 지나면 이 기간 중 해야 했던 일들이 이후엔 추가 노력으로는 대체 불가능에 가까워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해요. 그리고 각 자극은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넘치면 넘치는 대로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이 이론의 개념을 피드백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피드백이 많을 수록 좋은가. 마치 다다익선이 좋은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실제로 피드백 빈도가 너무 잦으면 피드백이 없을 때 팀원은 혼자 뭔가 하기 어려워지기도 해요. 능력 있더라도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는 임원 밑에서 의사결정과 능력발휘를 하기 어려운 팀장들을 떠올려 보세요. 학창시절 내내 과외며 학원에 의존한 학생이 혼자 문제 푸는 것을 어려워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으실 거에요.
그래서 너무 잦은 빈도의 피드백은 오히려 팀원의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업무 수행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팀원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실 필요가 있어요. 다만 팀원의 지식, 경험, 역량 수준에 따라 그 디테일과 빈도는 차이가 날 수 있겠지만요.
그럼 언제 피드백을 해야 하는가.
1. 팀원이 뭔가 잘못 이해하거나 잘못된 수행을 할 때
피드백은 업무 목표와 계획 수립, 지시의 단계에서도 필요합니다. 정확히 팀원이 이해했는지, 제대로 방향을 설정했는지, 목표는 이해했어도 계획은 정말 본질을 다루는지, 일정이나 퀄리티의 수준이 제대로 얼라인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피드백이에요. 이때 확인하고 혹여 얼라인먼트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바로 디렉션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과정 상에서도 중간 점검을 해야 해요. 중간점검의 타이밍을 어떻게 할 것이냐. 과제의 성격이나 기간, 난이도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음 프로세스로 넘어가기 전에 제대로 진척되었는지 점검 후 넘어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 단계만 제대로 점검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면 시행착오를 현저히 줄이고 일이 되게 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데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어요. 이 시기를 놓치면 재작업을 해야 하고, 때론 그 과정에서 리더는 제대로 이해 못했다는 불만을 가진다거나 왜 미리 보고 안 하다 이제 와 이러냐 등의 질책이 나가기 쉬워요. 팀원 입장에서는 정확히 지시를 안 했다거나 (본인이 잘못 이해했을 지라도) 리더가 변덕스럽다 불만이 생기기도 하죠. 더구나 일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라면 재작업 자체로 일정이 연기되어 조직적으로 차질이 생기거나 기운이 빠질 수도요. 팀원이 뭔가 잘못하고 있을 때 피드백을 준다 하면 실제 실수가 발생한 후의 질책이나 충고, 보완점 지시 등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타이밍은 뭔가가 벌어지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고, 그게 아니어도 수습해야 할 문제의 크기를 최소화 하는 것이기에 업무 관리의 각 단계를 잘 설정해 필수 점검과 피드백 제공의 시기를 정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2. 팀원이 방법을 모를 때
업무 목표나 계획도 정확히 이해했지만 그래서 이제 일을 어떤 순서로 어떻게 하면 되느냐를 막막해 할 때가 있습니다. 혹은 잘 진행하다가 막힐 때거나. 리더는 팀원과 일의 진행을 관찰해야 하고 언제 개입할 지를 개인에 따라 맞춰 결정해야 합니다. 너무 빨리 개입하면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놓치게 할 것이고 너무 늦게 개입하면 일에 흥미를 잃거나 일정이 지연되기도 합니다. 리더의 성향도 한 몫 하기 쉬운데 빨리 알려주고, 빨리 진행하고 싶어하는 사람일 수록 개입의 빈도가 높고 시기도 일러요. 팀원의 역량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초반에는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기다려 주고 약간만 팁을 줘도 되겠다 할 때엔 쓰~윽 물어보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요즘 어떻게 되어 가나"라든가 "뭐 어려운 거 없냐"라든가, "혹시 내가 도와줄 건 없냐"라든가요. 많이들 "괜찮다" 하는데요, 어려워도 막상 어렵다 말하기 어려워 하거나 하면 되겠지 해서에요. 이것도 못하냐 질책받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럴 땐 꼭 "알아서 잘 하겠지만 머리 맞대면 좀 더 효율적인 진행이 가능할 수도 있고"라든가 "이건 내가 전에 해봤는데~" 식으로 팁을 함께 흘려 주세요. 팀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해 주어야 피드백을 받을 준비가 되고 그래야 적절한 타이밍에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3. 팀원의 의욕이 떨어지고 사기가 저하되었을 때
이 상황은 일의 진행여부와 무관하게 팀원을 관찰하면서 제공해야 합니다. 다만 일의 진척이 되지 않거나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며 괴로워 하고 있다면, 쉬운 것만 하고 싶어 하고 어려워 동기가 떨어진 거라면 바로 욕구가 일어도 참았다가 한 템포 쉬고 제공해 주세요. 팀원이 받는 인풋이 많은 상황이어도 참아 주시는 게 좋습니다. 팀원의 동기 저하의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피드백을 언제할 거냐부터 피드백을 할 일이냐 아니냐를 결정해야 합니다. 개인적 상황과 관계 같은 일과 다소 별개의 원인이라면, 사적 문제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일 때문에 그럴 만한 건 없다 싶으면 원온원을 통해 내용을 파악하고 격려든 문제 해결이든 제공하시기 바랍니다. 팀원이 말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억지로 끄집어 내려 하기 보다는 리더로서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 달라, 나는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정도도 괜찮습니다. 피드백을 너무 뭔가 칭찬하고, 지적해 개선하기 위한 지침을 주는 것으로만 생각하지 마세요. 질문하고, 때로는 답이 없어도 말없이 기다려 주는 것, 눈물을 흘리면 가만히 휴지 한 장 건네며 실컷 울라고 해주는 것도 피드백이거든요. 가만히 옆에서 기다려 줘야 하는 순간에 입을 다무는 것도 타이밍입니다.
4. 팀원의 역량이 충분하거나 민감하고 방어적인 성향일 때
이때는 빈도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라면 스스로 생각하고 개선할 기회를 앗아가는 게 될 수 있고 자신이 필요할 때 리더나 동료의 도움을 받고 싶어할 겁니다. 그 외엔 알아서 하고 싶을 거구요. 실력에 자신 있고 자존감이 높다면 이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도움을 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역량이 충분하든 아니든 성향 자체가 민감하고 방어적이라면 얘긴 좀 다릅니다. 이 때에도 빈도를 너무 잦게 하면 부작용이 더 크기 쉽습니다. 이미 이런 특성으로 리더나 동료들과의 관계, 커뮤니케이션에 머뭇거림이 상호 있다면 더더욱요. 그럼 일이 지지부진하고 잘못하는 거 같은데 안 하냐?
이때엔 1에서 언급한 업무 진척 과정의 점검 단계를 사전에 약간 더 촘촘히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업무 지시 단계에서 예를 들면 매주 금요일마다, 어느 단계 마다 한 번씩 점검하고 공유하자고 공식화를 해버리면 진행 과정에서 그때마다 일일이 체크당하는 기분을 줄이고 리더도 개입할 명분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저성과라거나 방어적인 성향을 가진 팀원이 있다면 업무 지시 단계에서 이점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평가든 피드백이든 수용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에 공유한 기준'에 따르는 거거든요.
5.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기분이나 상황을 고려하기
보통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상황과 성향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간과하기 쉽고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이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기분이나 상황입니다. 내가 뭔가 컨디션이 안 좋다거나, 다른 일로 예민해졌다거나, 피드백을 받을 사람 때문일 지라도 기분이 안 좋은 상태 등 말할 사람의 상태가 적절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상황이냐도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피드백을 줘야만 하는 시점일 지라도 화자의 상황이 실수할 가능성이 높은 요인에 휩싸여 있다면 최소 몇 분에서 몇 시간이라도 멈췄다 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앞서 피드백의 목적이 의도한 개선을 위한 것이라 했어요. 타이밍이 중요한 이유도 그 효과를 위한 것이라 했었죠. 지금이 1, 2, 3에 따라 바로 피드백을 줘야 한다 할 지라도 미묘한 뉘앙스로 나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전달될 거 같다면 곤란해집니다. 문제를 예방하거나 최소화 하기 위한 타이밍의 고려였는데 감정 문제라는 또 다른 이슈만 더할 수 있으니까요. 때문에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감정상태 뿐만 아니라 피드백을 줘야 하는 사람도 감정적으로 화, 좌절, 분노 상태가 아닌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타이밍이 맞는지 점검해야 하는 겁니다.
6. 긍정과 부정적 피드백의 균형이 맞을 때
우린 보통 개선(어떤 식으로든 지적이 수반되는)이 필요할 때 피드백을 더 많이 합니다. 칭찬과 격려는 연간 평가 때나 의식적으로 하곤 해요. 따끔히 지적해야 할 때가 있고 칭찬을 해야 할 때가 있어요. 아이를 훈육할 때엔 이것을 독립적으로 하라고 합니다. 일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인데 4, 5를 감안하면서 ~이지만 ~는 참 잘한다, 고맙다 또는 ~는 잘 했지만 ~는 이렇게 하자 식으로 다소 지적을 하거나 리더가 나서야 하는 이슈에서 그게 몇 %든 격려/칭찬/감사를 섞을 수 있는가를 피드백 전에 점검해 보세요.
무슨 말이냐.
뭔가 잘못 되어 지적하고 의도적으로 화를 내는 게 필요한 상황이더라도 마무리는 어려움을 공감해주고 다독이는 것처럼 최소 주눅 들거나 불만, 의심, 분노의 감정 때문에 동기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5처럼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상황이 나쁘다거나 팀원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 도저히 격려니 뭐니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을 정도라면 그 때는 피드백 하기 매우 나쁜 타이밍이란 뜻이에요. 여기서 균형이란 5:5 같은 게 아니라 피드백의 효과라는 본질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효과도 없고, 역효과를 일으키는 피드백은 하지 않는 거, 그 타이밍엔 하지 않는 거 말이에요.
피드백은 case by case로 무궁무진하게 나뉩니다. 타이밍도 그래요.
그래서 이 역시 하나하나 풀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겁니다.
오늘 레터에서 말씀드리고 싶었던 건 타이밍이라는 게 단지 어느 시점, 단계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감정, 상황, 내용까지 고려해 맞춰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타이밍이 언제가 적절한지는 주는 사람의 자기 인식과 상대에 대한 관심, 치밀한 업무 계획 단계를 포함한다는 걸요. 무엇보다 '효과'가 없는 건 안 하니만 못하다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프로브톡이 발행된 지 벌써 12주차가 되었습니다.
주 3회 발행한다는 게 처음엔 참 막막했는데요. 더디지만 조금씩 늘어나는 구독자님들 덕분에 아직은 잘 유지하고 있어요. ^^
이제 2023년의 마지막 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즈음 많은 기업에서 연간 평가 등급이 나오거나 리뷰, 연봉 협상을 하거나 협상을 앞두는 시기죠. 그래서 13주차 프로브톡은 에피-회고-체크포인트보단 이 시기 흔히 접했던 에피소드들을 풀어볼까 합니다. 맞아맞아 가볍게 공감하며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인사를 드려요. 종교를 떠나 일단 즐겁잖아요? ^^
독감이 기승인데 모쪼록 행복한 주말과 연휴 보내시고 저는 크리스마스 아침에 레터로 찾아 뵙겠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한나
그러게요 추우니까 겨울이지~~ 하면서 . 오늘 피드백 시기를 보면서 와아 저렇게 할 수 있는 리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또 이런 피드백을 자연스럽게 해주시는 리더와 업무한 경험이 한가득입니다.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미화되었을 가능성도 ) 특히나 빠른 속도 성장을 원한다면서 2021년부터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는 피드백을 제대로 받은 적이 있나? 하는 생각에 좀 씁슬했어요. 기본적으로 조직상으로는 저의 리더이지만 업무상 경력상 ( 직무당 1인담당자인 소규모 스타트업의 특성상) 제가 하는 업무를 잘 몰랐기 때문에 피드백보다는 상황공유 정도이지 않았나 싶어요. 가끔 일하는 방법 자체에 대해 피드백을 주시는 경우도 있었는데 저는 그럴때 정말 고마웠고 이 피드백들을 적어두고 지금도 가끔 봐요 (이조차도 손 꼽아요) 저 역시 내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 건드리지마 너도 잘 모르잖아 이런 자세가 아니었을까 반성도 됩니다. 맡은 일은 잘 하는 것 같은데 역시나 나이때문인지 좀 불편한 사람으로 보였을 것 같기도 해요. ^^ 경력공백이 생기기전 제 리더분들은 프로브톡에 제시되는 기준으로 봐도 매우 이상적인 분들이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초기에 합류해서 3-5년차에 팀장급이 된 리더들을 바라보면서 제 스스로 리더자격을 부여해 주지 않았던 것도 같습니다. 말은 나이와 상관없이 성장하고 싶다고 하면서 막상 제 자세는 내가 일하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방어자세가 아니었을까 하는... 프로브톡에서는 피드백의 타이밍을 공유해주셨는데 저는 피드백을 받는 제 자세를 반성하고 있네요...? 이것도 프로브톡의 긍정적인 기능일 것이에요~~ 라고 위안을 해보며 주말 잘 보내세요!!
프로브톡
일을 할 수록, 레터를 쓸 수록 좋은 리더와 일했던 경험이 얼마나 큰 경험인가를 느낍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