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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톡 76화] 과도한 불안은 어떻게 자신과 주변을 좀먹는가 ①

2024.03.25 | 조회 7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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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관리의 죽음 중
도서, 관리의 죽음 중

지지난주 주말에 서점에 갔다가 관리의 죽음이란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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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 심리학 스터디에서 읽었던 책입니다. 1800년대 말에 나온 유명한 소설이죠. 근래에 동화로 삽화가와 콜라보 하여 출간되었더군요. (이게 동화라는 게 적합하냐는 살짝 의문입니다만)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이미 써두었던 프로브톡의 주제를 미루고 불안으로 이번주엔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읽어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관리의 죽음」이란 단편으로 안톤 체호프의 단편 소설 집의 한 꼭지로 삽입되어 있고, 최근 삽화와 함께 각색되어 출간된 독립적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고작 4페이지라는 초단편에 충격과 많은 사회의 단면이 담겨 있습니다. 가히 충격적이죠. 


간략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인 이반은 어느 공연에서 재채기를 합니다. 실수로 콧물이 앞자리 노인의 머리와 목덜미에 튀었죠. 그가 투덜거리며 손수건으로 닦는 걸 이반은 보게 됩니다. 문제는 그 노인이 고위 장관이었다는 점 그를 알아본 순간부터 이반은 공연을 잊고 모든 신경이 그에게 향합니다. 처음에는 사과를 했습니다. 장관도 흔쾌히 "괜찮다"합니다. 하지만 이반은 다시 사과를 합니다. 장관은 됐고 이제 공연을 보자 하죠. 장관은 정말 괜찮았지만 이반은 이후 어떻게 해야 다시 사과를 할 지, 어떻게 해야 고의가 아니었다고 할 지만 생각합니다. 휴식 시간에 또 사과를 하죠. 장관은 됐다고, 이미 자긴 잊었는데 왜 또 같은 말을 하냐 합니다. 이반은 장관의 눈이 화가 났다 생각하고 더욱 전전긍긍합니다. 거의 걱정과 불안은 상상을 타고 커져 버리죠. 집에 와서도 아내와 이야기를 하는데 아내가 불을 지릅니다. 내일 가서 용서를 구하는 게 좋겠다구요. 그리고 다음날 제복을 말끔히 차려 입고 이발까지 한 채로 장관에게 구구절절 설명하며 사과하려 합니다. 한창 일하던 중이던 장관은 이반을 거두고 업무를 봅니다. 네.. 이반은 더더욱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장관을 쫓아가며 다시 설명하고 장관은 자길 놀리냐며 방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이반의 상상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갑니다. 난 놀린 게 아니라 고의가 아니었다 설명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려는 건데 왜 오해하고 저러지 같은. 그러곤 집에 씩씩대며 와서 편지로 사과하려 하다 쓰지 못해 다음날 다시 찾아 갑니다. 장관은..... 폭발해 버렸습니다. 당장 나가라구요.

내용이 이게 다이긴 한데 가장 충격적인 건 결말이에요. 

"집에 도착해 제복도 벗지 않고 그는 소파에 누웠다. 그리고.... 죽었다"


이 짧고도 강력한 이야기를 왜 이번주 주제로 했을까. 

일을 하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그 중엔 늘 불안하고 전전긍긍하며 타인의 반응에 민감한 이들도 있습니다. 

이반이 한 두 번 사과로 서로 행복하게 잊을 일을 계속 생각하고 사과를 반복하는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혹시 떠오르는 장면이 있나요? 

저는 불안도가 높아 실수할까봐, 혹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가봐 두려워하며 검수를 넘어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사를 떠나보내지 못한 채 강강강강으로 신경쓰고 예민도가 높죠. 본인 스스로도 불안한 데다 옆의 사람도 피곤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럼 그 반응에 자책하고 더 잘하려 하는데 생산적이고 효율적이기 보다는 보고 또 보고 또 보는 비효율과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면서요. 

명쾌하게 선을 그을 수는 없지만 불안은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반면 지나치면 일의 속도를 떨어뜨리고 자존감은 물론 조직의 피로도를 지나치게 높이기도 합니다. 팀원은 물론이고 리더, CEO의 불안도와 집착이 높으면 그 조직은.... 정말 어렵습니다.  

 

이번주는 이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아래는 4페이지 원문을 누가 올려 놓으셨더군요. 저작권 문제가 있는 거라 저는 직접 공유는 못하지만 링크는 걸어봅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읽어보고 감상을 남겨 주심 너무 좋겠지만, 우리 구독자분들은 샤이 하시니... ^^

 

짧은 글에 참으로 묵직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어서 재밌으실 거에요. 

그럼 수요일에 뵙겠습니다. 

**********************************************

일하는 사람과 조직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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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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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살게의 프로필 이미지

    내가 살게

    1
    about 1 year 전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 모두 걱정과 함께 숨쉬고 있지요. 대표적인 장치가 '경우의 수', 'plan B' 같은..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닌데 말이죠. 그 시간에 일어나서 행동을 하는게 나은건데..

    ㄴ 답글 (1)
  • 예지의 프로필 이미지

    예지

    0
    about 1 year 전

    재미있네요! 장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중심으로 소통하는 이반과 그에게 조언이라는 명목으로 불을 질러버린 아내의 모습이 지금 제가 지켜보는 상황과 무척 겹쳐지네요. 마치 상대를 정말 고려하고 배려하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하는데, 온전히 자신을 위해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괴롭게 하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한편으로는 저도 그러지 않았는지 반성해봅니다 ㅠㅠ

    ㄴ 답글
  • 파란슬기의 프로필 이미지

    파란슬기

    0
    about 1 year 전

    벌어진 사건의 경중과 상관없이, 권위에 대해 과도한 격식과 예절을 통해 스스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이에 질식되 돌아가신 회계관리분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앞 좌석의 그분이 "장관"이 아니었다면, 이 관리분은 그렇게 하셨을까요? 우리는 무엇에 불안해하는 것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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