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수립하고 계획을 세울 때
목표 수립에 대한 가장 유명한 가이드가 SMART 일 겁니다. 이중 R은 Result-oriented(결과지향), Realistic(현실적인), Relevant(관련성 있는)으로 자료마다 다르게 표현되긴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Realistic이 가장 직관적이어서 선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Relevant도 중요한데 주객전도나 계획 매몰의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상위 조직의 목표와 Align 되어 있는가를 점검하기 위한 항목이죠. 세부적으로 짜려 할 수록 배가 산으로 가는 듯한 엉뚱한 목표가 나올 가능성도 높기에 중요한 포인트긴 합니다. 하지만 이건 목표설정에서 너무 당연한 거라 저는 실행 측면에서 Realistic을 더 선호해요. 이상과 비전에 집착하다 보면 현실을 과대평가하거나 안일하게 보며 과도한 목표를 수립할 때가 종종 있거든요. 현실과 타협하자가 아니라 현실적인 리소스와 상황을 기반으로 달성 가능한가를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도전적 목표(Stretch Goal)을 세우라 하죠. 스스로 가능하다 생각하는 이상의 것을 추구하고 설정하라구요. 살짝 무리다 싶을 정도의 목표를 세우라는 의미입니다. 말 그대로 손을 온 힘을 다해 뻗으면 겨우 잡힐 정도.
이걸 잘못 해석하면 무작정 높고 이상적인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크고 작은 성공경험을 축적해가며 성장하는 것을, 이 경험들이 모여 정말 큰 꿈을 가지고 내가 해볼 수 있어란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되더라구요.
그럼 원대한 목표는 세우지 말라는 거냐 하면 그건 아니고, 실행 목표와 계획을 잘 세우면 됩니다. 보통은 목표가 원대하냐, 계획이 무리냐 아니냐가 아니라 실행 계획과 그 과정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서 성공과 실패가 가려지곤 하거든요.
실행계획이 뭔데?
아니 목표를 수립하면서 뭐 하겠다고 계획도 세우잖아, 대체 뭐가 다른 거야 하실 수 있어요. 흔한 목표수립 예를 볼까요?
구체적인 수치는 생략하고 많은 목표와 기준 지표를 이런 식으로 설정합니다. 마케팅으로 온다면 MAU 얼마 이상, 리텐션 얼마 이런 식이겠죠. 채용팀이라 하면 채용 프로세스 효율화라는 목표 하에 채용 리드타임 단축, 채용 프로세스 정립, 신규입사자 수습통과율 같은 걸 설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 볼까요?
시간당 고객 문의 응답건수를 높여야 한다는 목표는 CS에서 흔한 목표입니다. 하지만 건수는 증가했는데 퀄리티가 낮아지는 것도 흔한 현상이에요. 상담사 1인 상담건수를 늘리는 데엔 성공했는데 상담사의 업무 과중이나 심리적 부담 등으로 이탈률이 늘어나고 신규 입사자가 들어오며 숙력도 문제로 다시 낮아지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왜냐.
어떻게 이걸 높일 거냐에 대한 실행 계획 없이 뭐를 얼마 달성하겠다는 목표만 있어서 그렇습니다. 막상 실행 과정에 들어가면 고려해야 할 게 산더미인데 이건 간과된 거죠.
쉬운 예로 시험을 볼까요?
목표를 평균 90점 이상으로 잡았다 칩시다.
달성계획으로 언어 몇 점, 영어 몇 점 이런 식으로 잡습니다. 좀 더 나아가면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 시간 이상 공부할거라 합니다. 그런데 전 과목을 이렇게 촘촘히 짜긴 어려워요. 나중에 합쳐 보면 전체 공부할 시간이 가능한 시간을 초과하기 쉽거든요. 여기에 학원 간 이동시간, 수면시간, 식사시간이 최소한으로 잡히거나 빠지기도 하죠. 게다가 중간에 몸살이 날 수도 있고 변수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과목은 좀 덜하고 어떤 과목은 좀 더 하기도 합니다.
이 정도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수학 성적만 10점 올려도 다른 과목의 부담이 확 준다 칩시다. 그래서 수학에 시간 배정을 좀 더 많이 해요. 언어는 잘 하니 매일 1시간만 문제를 풀고 수학은 3시간 한다는 식. 이 정도만 되어도 상세하게 목표를 잡은 거 아니냐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하루 3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는다 해서 수학 공부를 하는 거고, 실제 성적이 오를 것이냐? 아니라는 걸 우린 이미 많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죠. 이걸 어떻게 올릴 것이냐, 그게 바로 그게 실행계획이 됩니다.
How to를 정의하고 잘 진행되도록 하는 거 말이에요.
스타트업마다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은 빠른 실행이에요, 그래서 우린 빠른 실행을 핵심가치로 가지고 있고 인재상도 그래요, 우린 성장하고 학습하는 문화에요란 말을 합니다. 예전 기업들이 핵심가치나 인재상에 주도성, 자율성, 창의, 소통을 말하듯요. 스타트업을 보면 뭔가 분주히 돌아가는 거 같긴 한데 매출이나 이익의 성장은 더디고 맨파워도 다르지 않습니다.
왜일까.
큰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실행계획의 부재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어떤 상을 두고 목표를 수립하는 게 계획이 아니라는 거죠.
3시간 동안 수학 문제집을 펼쳐 놓고 80점 맞는다는 목표도 있지만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고 한 두 문제 풀다 말 수도 있어요.
실제 목표 점수 달성을 위해 어떻게 공부할 것이고 공부할 수 있게 뭘 관리할 것이냐가 빠진 거죠.
이렇게 바꿔볼까요?
좀 단순한 예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실제 어떤 실행을 하는 행위 목표를 잡는 게 중요합니다. 아니면 계획은 그저 계획에만 머무르기 쉬우니까요.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를 행동으로 하위 목표를 수립하고 지표화 하는 거에요. 이 실행계획은 실제 그 과정이 그려지고 그대로 하면 행동이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실행계획에는 예상 가능한 변수들, 잘 생길 거 같진 않지만 혹시 모를 변수에 대한 버퍼를 감안해야 합니다.
이게 잘 짜여져 있다면 누가 봐도 "아, 이걸 이렇게 한다는 거구나"가 머릿속에 그림으로 그려질 수 있습니다.
그냥 수학 80점, 매일 2시간 공부라 하면 그리는 이미지와 상기 박스 안 정도의 계획이면 그려지는 그림의 구체성이 확연히 다르겠죠. 그리고 잘 되지 않았을 때 어디서 미흡했는지가 명확하고 그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 지가 좀 더 수월해집니다.
그래서 올 해 목표를 수립하실 때엔 나는 혹은 우리는 실행계획을 짰는가, 그냥 계획을 의지치 담아 설정했는가 꼭 검수해 보세요.
금요일엔 다른 체크포인트 하나를 더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실행계획을 짜고 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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