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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톡 27화] 속상하냐? 난 속 터졌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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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1 | 조회 4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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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img1.daumcd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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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기업교육 현장에서 유행했던 MBTI가 다시 각광을 받는 걸 보며 신기해 했습니다. 제가 어릴 적엔 "너 혈액형 뭐야?"가 흔했는데 요즘은 어딜 가도 혹시 MBTI가 어떻게 되냐 묻거나 얘기를 듣다가 혹시 "J세요?", "T세요?"냐 묻곤 해요. 예전에 소심하고 삐지는 걸 보면 너 A형이야라고 하고 활발하고 말 많으면 O형이냐 묻던 것처럼요. MBTI를 깊게 이해하지 못한 채 간이검사 결과와 해석으로 오히려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보다 합리화와 편견 조장만 강화되는 거 같아 우려스럽긴 하지만 예시의 편의상 언급해 봅니다. 

흔한 인식의 대문자 T와 J. 네 저에요. 

하지만 꼼꼼하고 미리미리 일을 해두거나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 대응해도 저는 P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닥쳐서 벼락치기처럼 일할 때도 많고 계획도 거의 세우지 않아요. 엄밀히는 큰 그림만 그리고 실행을 하며 빨리 개선해 나가는 편이죠. 미리 뭔가를 하는 거 같은 건 계획적이어서가 아니라 빨리 해버리는 게 속편한 성격탓으로 미루는 게 싫을 뿐이구요. 비효율을 극도로 싫어하다 보니 일정이나 시간 준수에 민감할 뿐입니다. 사전에 뭔가를 치밀하게 계획하기 보다는 벌어진 일을 빠르게 분석하고 대응하는 거구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합리적이고 논리가 맞으면 수긍도 빠르고 행동도 빨라요. 아무리 사이가 나쁘고 불편해도 이 조건이 맞으면 일할 때 별 불평이 없습니다. 기대보다 지나치게 되지 않는 걸 속상해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 건 별 개의치 않아요. 바로 수정하면 된다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진전감을 무척 중시합니다. 일이 진척되고 있다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게 어렵고 힘든 상황이어도 개의치 않고 일할 수 있는 힘을 주거든요.

실패나 실수에 의외로 관대한 것도 열심인 사람을 좋아하기에 의욕이 실력보다 앞선다 해도 그 자체를 격려하고 응원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만큼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에 거부감을 강하게 가집니다. 

첨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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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내마음 보고서 중 
이미지 출처: 내마음 보고서 중 

제 심리진단 결과에요. 다른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이나 관계를 쉽게 알아채지만 무시하고 일적인 부분에 치중되는 건 이런 성향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저 같은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일 중심, 성과 중심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많은 경우 평소 에너지 레벨이 높고 동기도 스스로 유지합니다. 이런 부류는 대체로 조직에서 성과를 잘 내고 일 못한단 얘길 듣기도 어려워요. 의욕-노력-성과-인정의 선순환이 그려지며 점점 성향이 강화됩니다.  

하지만 일과 성과, 성장에 지나치게 집중하며 독단적이고 강압적인 언행이 나타나고 그 외의 것엔 무심하거나 경시하기도 쉬워요. 무엇보다 타인의 감정과 '열심이 아닌' 사람에 가차 없죠. 이해와 공감보다는 "알겠는데 그래도 ~ 해야지!" 가 강해요. 

앞선 레터의 A는 MBTI로 비교하는 말로 극 E에 F, P였어요. 

이미지 출처: 내마음 보고서 중
이미지 출처: 내마음 보고서 중

제가 필요 이상 제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듯 반대에 있는 사람은 저 같은 사람 때문에 만만찮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보통은 T나 J형이 회사라는 곳에서는 좀 더 유용한 경향이 있죠. 거기에 선배나 리더라면 그렇지 않은 후배 입장에서는 뭐라 반박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딱히 일 자체로 트집잡을 건 없고 감정적으로 서운하거나 불편한 건 일을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는 핑계가 되기 쉬우니까요.

요즘은 반 농담이지만 "너 T야?"란 말이 욕처럼 되어 버렸어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가스라이팅이란 말도 유행합니다. 마치 T가 이 부류에 싸잡힌 느낌이에요. 저도 농담처럼 "아니 무슨, F가 벼슬이야?" 하곤 합니다.  

이런 배경엔 감수성, 개인화, 동기, 인정과 배려란 키워드가 과거보다 강조되기 시작한 것도 한 몫 하는 거 같아요. 훨씬 과거부터도 존재해왔지만 수면 위로 완전히 떠오른 느낌이랄까요. 바꿔 말하면 조직 내 개개인은 모두 그 자체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진 존재란 거죠. 그게 최근 인식이 달라졌을 뿐 전통적인 조직문화 속에서도 이런 개인들이 일하고 있었다는 거구요. 

그럼에도 감수성, 개인화, 동기, 인정과 배려란 키워드들은 쉽게 무시당하던 게 과거의 오랜 문화였습니다. 저를 포함해 제 후배를 대했던 여러 리더, 동료들의 태도를 돌이켜 보면 유난히 그 욕구가 강한 후배를 후배의 언어로 대하진 않았던 거 같습니다. 

어디까지 얼르고 달래야 하는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상황과 사람에 따라 비슷한 케이스도 또 다 다르므로 어디까지 내 스타일을 좀 접고 맞출 거냐가 늘 고민입니다. 더구나 동기부여란 명목 하에 칭찬, 위로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요. 저 같은 사람은 상대가 기본적으로 업무를 못하는데 립서비스로라도 칭찬하기 어렵고 감정적 부분을 호소하고 상황 탓을 하면 '다른 사람은 안 힘드냐!' 해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원한 평행선인가 싶긴 해요. 

커뮤니케이션이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의 언어로 설득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이 상대의 언어라는 게 참 어렵습니다. 의도적으로 화를 내는 건 쉬운데 의도적으로 칭찬하고 달래는 건 왜 이리 어려운가요. 

하지만 진심으로 상대의 감정에 공감하는 게 본질이겠지만 이게 어렵다면 '척'이라도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가식적이 되라는 건 아니고 제가 스스로 의식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는 의미에요. 백종원 대표가 자신은 착하지 않은데 착한 척 하다 보니 삶이 되었다더란 얘기처럼요. 

저도 이후엔 의식적으로 마음은 60%여도 말은 80%처럼 하려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해보며 느낀 건 제가 걱정하는 만큼 상대가 들뜨거나 하진 않더라는 거였어요. 되려 좀 더 관계는 유연해지고 라포가 쌓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어차피 내 할 말 안 할 것도 아니고 상대가 같은 말이라도 좀 더 받아들일 수 있는 포석을 까는 일이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 역량일 지도요. 

만약 저같은 유형의 리더가 독자분 중 계신다면, 혹은 동료라면 상대의 감정을 먼저 들여다 보시길 권해 봅니다. 능력 이전에 (능력이 부족해 업무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이겠지만 더 발전되지 못하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배경과 히스토리, 감정을 먼저요. 

만약 독자분 중 저와 같은 유형의 상사나 동료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다면 마찬가지로 저 같은 사람들이 본인 같은 유형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 지, 그들은 어떤 기준으로 일과 사람을 대하는지를 입장 바꿔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분들과의 대화에서 내가 얼마나 힘든지, 내 생각엔 안 급한지를 모호하게 이야기 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납득 가능한 그들의 언어로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잊지 마세요, 서로 윈윈하는 결론이 최선이고 누구도 얻는 거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안 하니만 못하다는 걸요. 그리고 어차피 사람과 사람이 모여 일하는 곳에서 감정과 정서란 절대 무시하기 어려운 중요한 부분인 것두요.


이 에피소드 관련해서 앞으로 두 어번 더 다루게 될 거에요. 좀 더 조직 차원에서 봐야 하는 건 저성과자와 리더십이니까요. 이번주에 그들의 감정 이해 부분을 먼저 언급한 건 저 두 가지에 집중하다 보면 간과하기 쉬운 문제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눈 깜짝할 사이에 주말이 다가왔네요.

오늘 하루도 꽉꽉 채워 신나게 달리고 행복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

늘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시는 구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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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과 조직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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