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 레터는 전체 공개 됩니다.
월요일 레터의 도입 상황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리더십 만병통치설인가 싶을 만큼 리더십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그만큼 조직이란 사람이 모인 곳이고 그러기에 사람 이슈가 참 큰 영향을 미치곤 하지요. 리더십이 어때야 한다는 말이 오래 전부터 반복되지만 끊임없이 리더십 책이나 강의가 팔리는 이유는 그만큼 개선하기도 변화하기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과 금요일에는 리더십의 문제를 논할 때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두 측면에서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하나는 팀장들 리더십 좀 개선해 주세요 요청하는 입장, 다른 하나는 개선의 대상인 팀장 본인입니다. 다양한 포인트 중 이번주는 팀장과 상사와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먼저 팀장의 리더십을 아쉬워 하고 개선을 요청하는 입장편입니다.
A라는 팀장은 우유부단하고 시원하게 결정 못하며 자기 의견을 자신있게 표현하지도 못합니다. 팀원에게 단호하게 말도 못하고 늘 좀 더 생각해보자라고 하죠. 기껏 보고서를 써가면 뒤로 밀리기 일쑤이고 기껏 논의해 임원 보고를 하면 한 소리 듣거나 다시 일해야 하는 상황도 종종 일어납니다.
A의 상사인 B상무는 A의 성격적 특성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대범하지 않고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다. 확실하게 팀을 장악하지도 못하고 팀원들에게 인정 받지도 못한다. 내가 여러 피드백을 하고 경고도 해보았는데 잘 고쳐지지 않는다. 일일이 내가 봐줘야 하니 그것도 고민이다".
일반적으로 리더십 교육은 스타트업의 경우 CEO가 직접 연락하기도 하지만 인사팀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는데요. HR의 이야기도 다르진 않습니다.
이 경우 제가 드리는 질문이 하나 있어요.
"그 팀장은 상사와 관계가 어떤가요?"
※ 오늘 레터에서 상사=임원으로 편의상 지칭하겠습니다.
"그렇진 않습니다"가 가장 많고, "나쁘다"란 말도 자주 나옵니다. "관계는 나쁘지 않은데 신뢰는 못 받지요"란 말도 듣습니다. 팀장의 리더십이 아쉽다 할 때 상사와의 관계가 좋은 적이 별로 없어요. 좋을 때도 있긴 합니다. 임원과 팀장 관계는 좋은데 팀장 리더십이 엉망이다 할 때엔 구성원과 팀장의 관계가 극악일 때가 대부분이었는데요, 이건 다른 주차 레터에서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이런 상황인데 팀장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며 교육이든 코칭이든 프로그램을 돌립니다. 주 내용은 팀원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 일관리 방법, 피드백 방법, 원온원 등이죠.
그런데 근본적으로 팀장의 성향도 있고 오늘의 주제인 상사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이 모든 게 무의미해지기 쉽습니다.
팀장의 개인 성향은 워낙 변수가 많으니 열외로 하고, 상사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팀장이 과감하기란 쉽지 않아요. 처음엔 아니었을지 몰라도 지속적으로 어긋난다면 어차피 최종 의사결정은 상사에게 있기 때문에 팀장이 뭘 결정하기 대단히 어려워지는 거죠.
팀장 입장에서는 상사한테 소위 더 찍힐까봐 상사의 의중을 살피는 데에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상사가 원하는 게 뭘까, 상사가 뭐라고 하지 않을까를요. 번번이 상사에게 시원스레 통과되지 않으니 팀원들 보기도 무안합니다. 날 뭘로 볼까하는 걱정부터 들죠. 그러니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일을 묵힙니다. 그러면 팀원들 입장에서는 시간은 지체되고 언제까지 뭘 어떻게 결정하겠다는 기약 없이 기다리게 됩니다. 이것만으로도 짜증이 일어나는데 임원에게 통과 못하면 더 미칠 노릇이죠.
상사는 상사대로 팀장이 빠르지 못하고 자기 눈치 보는 게 답답합니다. 팀원들 불만도 알고 있으니 속이 터지죠. 어느 순간부터는 자기가 아는 것보다 더 팀장을 믿지 않고 하는 일에 못마땅함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이 공기는 팀원들이나 팀장 모두 귀신같이 알아차리죠.
그런데 이때 '리더의 리더의 리더십'을 함께 봐줘야 합니다.
이런 경우엔 상사의 성향이나 업무 스타일이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상사가 위임을 잘 하고 멤버들에게 관대한(좋은 게 좋은 걸 말하는 거 아님!) 편이라면 팀장들이 소심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상사는 팀장이 저러니 내가 일일이 봐줘야 한다지만 잘 들여다 보면 상사는 원래부터 그런 스타일일 가능성도 높습니다. 상사 본인이 일을 주도적으로 해야 하고 내가 다 봐야 하는 유형요. 그리고 뭔가 하나 걸리기 시작하면 그래서 내가 더 보게 되는 거에요.
이런 성향이 강할 수록 중간관리자는 순종적인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상사가 디테일하고 다 결정하며 빠르기까지 하면 그걸 신속하게 처리해내는 사람을 선호하게 되거든요. 상사에 비판적이고 다른 의견을 내는 팀장은 이런 유형의 임원 밑에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자기 주장과 자기 확신이 강한 임원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이런 임원이어도 매우 과감하게 일을 잘하는 후배를 좋아하는 거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과감하고 주도적인 팀장이 있다 해도 그를 조금만 관찰하면 언급한 팀장의 모습과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임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걸 과감하게, 거침없이 처리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지 자기 주관이 또렷하고 자신에게 반대 의견도 거침없이 말하며 논쟁하는 사람을 팀장급에 앉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고 추진력 좋은 듯 보여도 다른 의미의 순종적인 유형입니다. 이걸 혼동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이번 주 사례의 팀장들은 그 위 같이 일하는 상사의 스타일을 함께 봐야 합니다. 상사와의 관계를 함께 보지 않으면 팀장의 리더십이 변화될 리는 거의 만무할 겁니다.
뭔가를 과감히, 당당히 하려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신뢰가 뒷받침 되어야 일하는 현장에서도 발휘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팀장 리더십을 지적하는 시점에서는 반드시 상사와의 관계도 함께 본 후에 세트로 솔루션을 고민해야 합니다. 상사에 대한 리더십 개선도 같이 다루어져야 해요.
그래도 상사는 일을 잘한다, 나도 상사의 스타일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이라고도 합니다. 뭐, 그렇겠죠. 사람이란 완벽할 수 없고 어쨌든 가장 잘한다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는 걸테니까요. 다만 팀장 리더십을 고민할 때엔 열외시키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더구나 상사가 공공연하게 팀장에 대한 챌린지를 한다거나, 팀원과의 면담에서 불만을 얘기하는 팀원에게 같이 팀장이 부족하다고 한다든가 하는 말을 하는 건 아닌지. 생각보다 아주 많거든요.
상사가 이런 유형이라면 조직에서는 상사의 리더십에도 물음표를 던져야 합니다. 심지어 공공연하게 팀장을 몰아치고 있고 이로 인해 팀원들의 얼마 없는 리스펙 마저 앗아가고 있다면 더욱요. 상사나 조직(그게 CEO든 더 윗상사든, HR이든 모두 포함합니다. 편의상 조직이라 통칭할께요)이 정말 능력이 부족한 팀장을 유지하고 있다면 그건 팀장보다 이들의 책임이 더 큰 겁니다. 능력이 부족한 이를 그 자리에 선임한 것도 조직이고 괜찮아서 선임했는데 별로더라 할 지라도 계속 두는 것도 조직 책임입니다. 팀장을 한심하다 뭐라 하는 상사에게 어떻게 할 지를 먼저 논해야지 팀장 탓만 하고 있지는 않나요?
히스토리도 잘 봐야 합니다. 이런 팀장들이 조직 전반에 많이 있는지. 그렇다면 그건 그냥 조직의 맨파워나 역량이 부족한 겁니다. 만약 특정 상사 밑의 팀장들이 다 비슷하다면 그 상사의 리더십을 먼저 봐야 합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했습니다.
팀장 혼자 교육 받고 반성한 들 이런 환경이 애초에 받쳐주지 못한다면 적어도 제 경험상으로는 변화되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팀장 본인의 문제가 많다 하더라도 상사와 HR이 여기에 불을 붙이고 있는 건 아닌지 잘 보시기 바랍니다. 리더십은, 상사와 조직의 시선을 능가하긴 어렵습니다.
자, 여러분의 리더는 어떠신가요?
그 리더의 리더는 어떤가요?
그리고 여러분의 HR과 조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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