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결핍이라는 단어는 얼핏 보면 부정적으로 느껴지기 쉽지만, 성장의 동력이자 조금 더 본질적인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기반이 되기도 해요.
그렇다면 당신은 스스로의 욕망, 결핍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신가요. 나는 왜 이 회사에서 일을 할까?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걸까?
오늘은 디스콰이엇에서 BD이자 오퍼레이터로 계신 권도언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결핍, 욕망과 성장에 대한 관점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오늘도 성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어가시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Q. 성장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성장을 이야기할 때 저는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어요. 일과 개인, 그리고 건강이죠. 먼저 일적인 측면에서는 제가 속한 회사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우리의 미션을 제대로 달성해가고 있는지를 봐요. 회사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개인적인 성장이에요. 제가 일을 얼마나 즐기면서 하고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지만, 일을 하는 건 결국 행복하기 위해서예요. 물론 행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돈이 행복일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자아실현이나 좋은 인간관계가 행복일 수 있죠.
재미있는 건 일과 개인의 성장을 완전히 분리할 수 없다는 거예요.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개인의 성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게 건강입니다.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어떤 성장도 의미가 없어지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두 가지 성장의 기반이 된다고 생각해요.
Q: 세 가지 관점을 선명하게 하려면 자신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저는 'me-search'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내리는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연구하는 거예요. 단순히 생각만 하거나 가만히 있으면 나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운데요, 이 때 가장 저렴하고 빠르게 할 수 있는 건 글쓰기에요. 단순히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것과 글로 쓰면서 생각을 구체화하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이해할 때 글쓰기가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해요.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던 건 많은 것을 해봤기 때문이에요. 여행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안 해본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지를 가보는 게 좋아요. 일반 사람들의 생활을 경험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도 여기서 중요한 건, 해보고 나면 진짜로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는 겁니다. 경험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쌓인다는 개념을 넘어서 자신의 벽을 허무는 과정이 되는거죠.
Q. 어떤 경험을 통해 자신의 결핍을 이해하게 되셨나요?
제 근본적인 결핍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는 것'이었어요. 디스콰이엇에 합류하기 전에는 두 가지 큰 결핍이 있었죠. 하나는 외로움이었고, 다른 하나는 창작에 대한 인정 욕구였습니다.
저는 '게임은 예술 작품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것이 창업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저는 절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었고, 창업과 관련된 것들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J2KB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같이 공부하고 성장하면서 결핍을 조금씩 해소해 나갔어요.
그 과정에서 제 스토리를 글로 작성했고, 그것이 디스콰이엇과 연결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일련의 과정과 경험을 통해 얻은 중요한 깨달음은 내 결핍을 해소할 수 있는 팀에 합류하는 것이 가장 진정성 있고,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거였어요.
Q. 성장, 결핍 등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본질을 찾아가는 건 끊임없는 질문의 과정이에요. 제가 보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합니다. "이게 정말 뭘까?", "왜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할까?"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요.
이건 마치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과 비슷해요.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들 중에서 하나의 가지를 선택해서 깊이 파고듭니다. 그러다 보면 뾰족한 끝이 나오고, 거기서 새로운 잎이 나고 열매가 맺히는 거예요.
이 과정을 글로 쓰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발전시켜 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어야 해요. 본질까지 파고들 수 있는 열정이 필요한 거죠.
Q. 본질을 찾아가는 것이 질문의 과정이라면, 좋은 질문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를 만났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질문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결핍에 대해 물어보는 거예요.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서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그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거예요.
셋째, 왜 그 방법이 결핍을 해소할 수 있는지,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거죠.
이어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질문의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질문이 MECE(상호배타적이면서 전체를 포괄하는)한가 하는 거예요. 명확한 목적을 가진 선명한 질문은 더 좋은 답변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듭니다.
다른 하나는 상대방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인가 하는 거죠. 상대방이 생각해보지 못한 기저까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이 좋은 질문입니다.
Q: 실행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실행을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변과 비교하고 분석을 너무 많이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실행을 한다는 건 어느 정도의 무모함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매몰비용에 대한 생각을 떨치지 못해요. 커리어나 시간 같은 것들이죠.
다른 특징은 수동적이라는 거예요. 왜 수동적일까요? 주변의 이야기를 너무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실행력은 호기심을 따라가는 데서 나와요. 뭔가 궁금하다면 일단 시도해보는 거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이에 민감합니다. 특히 한국은 더 그런 경향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아요. "몇 살에는 뭘 해야 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사회에서 강요하는 타임라인이 있고, 그걸 맞추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거예요.
하지만 제가 늘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거 하면 죽나요?" 어떤 경험이 당장 쓸모없어 보이고, 그 지식을 활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 자체로 값진 거예요. 최소한 '내가 이걸 안 해도 되겠다'는 걸 알아보는 경험이라도 되니까요.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의 결핍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핍에 맞춰서 시간을 쓰는 게 중요하죠.
Q: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번아웃은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군 복무 시절에 커뮤니티와 해커톤을 운영했어요. 그때 잠을 제대로 못 자면서 저에게도 번아웃이 왔습니다. 하루에 3-4시간밖에 못 자다가 결국 모든 게 같이 끝나버렸어요.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죠.
돌아보면 가장 큰 문제는 문제는 개인의 리추얼에 대한 케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휴식의 원칙도 없었고요. 그래서 데일리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토요일은 무조건 쉬는 등의 휴식 원칙을 세웠습니다.
원칙을 세우고 휴식을 제대로 취하니까 좋은 영향이 나타나더라고요. 해소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나 부담감이 쌓이면 번아웃이 오거든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꾸준히 배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brain dump라고 해서 글을 통해 머릿속의 정보나 감정을 쏟아내는 방법을 주로 사용해요.
Q: 마지막으로 도언님이 그리는 자신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제 꿈은 누구나 메이커가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거예요. 메이커들의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마치 논스(Nonce)처럼요.
구체적으로는 메이커들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창작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 순간, 너는 이미 메이커야"라는 메시지를 영향력 있게 던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거죠.
이런 꿈을 꾸게 된 건 제 창작의 결핍과 이타심 때문이에요. 나만의 것을 만들고, 누군가를 위해 생각하면서 만드는 것의 퀄리티가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인간 중심적으로 고안된 프로덕트, 정말 좋은 것(Good thing)을 만들어내고 싶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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