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9개월, 2개월
인스타그램, 틱톡, Chat GPT가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 1억명 달성에 걸린 시간입니다.
서비스와 프로덕트는 이렇게 저마다의 KPI를 세우고 성장과 확장을 측정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당신은, 스스로의 성장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으신가요. 무엇이 이루어졌을 때? 목표를 달성했을 때?
오늘은 15년 이상 PM, PO을 이어오고 계신 함상욱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에 대한 관점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성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어가시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Q: 성장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성장이란 "꾸준히 자신의 안전지대(comfort zone)를 넓혀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한계, 단점, 잘 못하는 점들이 있어요. 이런 것들은 스스로가 만든 것일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이 만든 것일 수도 있죠.
또 할 수는 있지만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들도 있고요. 이런 것들을 의도적으로 실행하고 거기에서 학습을 하는 것, 그게 바로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Q: 컴포트 존을 넓혀간다는 관점이 인상적이네요.'성장 마인드셋'을 탑재해야 한다는 이야기일까요?
맞아요. 간단히 말하면, 자신의 재능이 개발될 수 있다고 믿는 개인이 성장 마인드셋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정 마인드셋을 가졌다고 볼 수 있죠.
이게 왜 중요하냐면, 회사가 성장 마인드셋을 받아들일 때 직원들은 더 많은 권한과 헌신을 느끼게 된다는 거예요. 반면에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회사에서는 그렇지 않죠.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성장 마인드셋에 대한 오해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나는 이미 성장 마인드셋을 갖고 있고, 항상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이건 사실 융통성이나 긍정적 전망일 뿐, 진정한 성장 마인드셋은 아닙니다. 영구적인 성장 마인드셋은 존재하지 않아요. 우리 모두 때때로 고정 마인드셋에 빠질 수 있습니다.
Q: 성장 마인드셋에 대한 또다른 오해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몇 가지 더 있어요. 먼저, '성장 마인드셋은 노력을 칭찬하고 보상하는 것이다'라는 오해가 있어요. 하지만 이건 조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생산적인 노력은 사실 좋은 게 아니거든요.
대신에 우리는 단순한 노력뿐만 아니라 학습과 발전을 보상해야 해요.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는 등 성장에 기반한 결과를 낳는 프로세스를 강조해야 한다는 거죠.
또 다른 오해로는 '성장 마인드셋을 지지하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요. 가치를 현실화하고, 달성 가능하게 하는 정책을 구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거죠.
예를 들어, 프로젝트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교훈을 얻었다면 보상하는 것, 조직 경계를 넘은 협업을 지원하는 것 등이 필요해요. 이런 구체적인 정책들이 있어야 성장 마인드셋이 실제로 조직에 영향을 끼치고,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이런 오해들을 해소하면 쉽게 성장 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오해를 해소해도 성장 마인드셋을 갖추기는 여전히 어려울 수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 각자에게는 고정 마인드셋을 유발하는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도전에 직면했을 때, 비판을 받았을 때, 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낮은 결과를 얻었을 때 우리는 불안감을 느끼고 방어적이 되기 쉽습니다. 이런 반응은 성장을 저해하죠.
또 다른 요인으로는 재능 기반, 즉 역량만을 보는 회사 환경이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는 성장 마인드셋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런 요인들을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에요.
Q: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안전지대'라는 개념이 궁금해지는데요.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안전지대는 성장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Yerkes-Dodson 법칙이라는 게 있어요. 이 법칙은 1907년에 로버트 예키스와 존 돗슨이 제안한 건데, 스트레스와 성과 사이의 관계를 설명해주죠.
이 법칙의 핵심 아이디어는 우리의 신경계에 '골디락스 각성 영역'이 있다는 거예요. 쉽게 말하면, 적당한 스트레스가 있을 때 우리의 성과가 가장 좋다는 거죠. 스트레스가 너무 적으면 지루함이 시작되는 편안한 영역, 즉 안전지대에 머물게 됩니다. 반대로 스트레스가 너무 많으면 공황 영역에 들어가 진행이 지연되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안전지대를 떠날 때 느끼는 두려움이 항상 나쁜 건 아니라는 거예요. 두려움은 오히려 학습 및 성장 영역으로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단계가 될 수 있습니다.
Q: 성장지대로 어떻게 갈 수 있을까요?
이건 정말 중요한 질문이에요. 안전지대에서 성장지대로 가는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해드릴게요.
1. 안전지대 ⮕ 불안지대
안락한 영역에서 두려움의 영역으로 나아가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이 단계에서는 명확한 로드맵이 없어요.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불안을 느낄 수 있죠. 하지만 용기를 내야만 성장의 첫 단계를 시작할 수 있어요.
2. 불안지대 ⮕ 학습지대
첫 번째 단계에서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충분히 오래 인내하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현명하게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학습지대에 들어가게 돼요. 이 단계에서 우리는 실제로 성장을 경험하게 되죠.
3. 학습지대 ⮕ 성장지대
학습 기간이 지나면 새로운 안락함이 형성돼요.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확장되는 거죠. 이게 바로 성장 지대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우리는 여러 가지를 이룰 수 있어요. 자아실현, 성장 마인드의 개발, 탄력성 향상과 취약성 방지, 자기 효능감 향상 등이 그 예죠.
Q: 성장 과정에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종종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처럼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우리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어요.
사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게 아니에요. 그 과정에서 우리의 역량이나 인성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성장했을 거예요. 하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결과만 보고 스스로를 폄하하는 경우가 많죠.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메타인지'입니다. 메타인지란 자신의 사고 과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말해요. 성장은 결국 이 메타인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우리가 컴포트 존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그곳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잖아요? 이게 바로 메타인지의 역할이에요.
그래서 저는 정기적으로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는 걸 추천드립니다. 연간 회고를 진행하거나 분기별로 피드백을 받는 등의 방법이 있죠. 이를 통해 어떤 역량과 마인드셋을 키워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자신의 컴포트 존이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어요.
Q: 메타인지와 회고, 많이 들어본 이야기네요. 혹시 장점에 집중하는 것이 컴포트 존을 벗어나는데 더 도움이 될까요?
그런 의견도 있죠. 하지만 저는 장점만 집중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봐요. 물론 장점을 더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약점이나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성장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남들이 자신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극복하는 것도 성장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균형 잡힌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죠.
Q: '성장' 하면 환경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성장에 미치는 주변 사람의 영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중요한 질문이에요. 제 경험상 성장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가 가장 크게 성장했던 시기는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가장 고통스럽게 일했던 기간이었어요.
저보다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이 되기 위해 스스로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게 되죠.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혼자서, 또는 작은 팀에서 성장하는 것과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큰 차이가 있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본인만의 성장에 대한 관점과 방법론이 만들어지면 한동안은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돼요. 하지만 다음 레벨로 올라가려면 기존의 관점과 방법론을 버리고 새로 만들어야 할 때가 옵니다. 마치 더 큰 원을 그리기 위해 새 종이에 새로 그리는 것처럼요.
Q: 때로는 성장을 위해 타인의 의견과 견해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정말 어려운 상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럴 때 티모시 골웨이의 책 '이너게임'에서 배운 방법을 활용해요. 실제로 이런 경우가 많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내가 싫어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났을 때, 어떻게 그걸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먼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에는 굉장히 기분이 안 좋고 화가 나요. 하지만 그 감정에 대한 스위치를 바꾸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이런 단계를 거쳐요:
- 먼저 시간이 조금 필요해요. 감정을 가라앉히는 시간이죠.
- 그 다음, 싫어하는 '일'을 내 가운데 두고,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요. 결과는 결정한 사람이 책임질 테니, 실행했을 때 나에게 돌아오는 게 뭔지 생각해보는 거예요.
- 이 일을 할 때 어떤 부분에서 집중을 해야 하는지 정의해요. 적어도 1가지는 재미있는 포인트나, 성장 포인트, 안 해봤던 것들이 있을 거예요.
- 그러면 거기에 대한 기대가 더 커져요. 찾아낸 포인트를 얻어내기 위해 그 일을 내 일로 만드는 거죠.
이렇게 하면 주어진 일을 내 일로 만들 수 있어요. 물론 이 방법이 누구에게나 다 통하는 건 아니에요. 성장에 대한 갈망이나 열정이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거든요.
Q: 마지막으로 성장에 대해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성장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에요. 때로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지치기도 해요.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버전의 자신이 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꾸준함이에요. 하루아침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실패는 성장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여러분 모두가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가길 바라요. 그 과정이 때로는 힘들고 어려울 수 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여정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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