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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2024년 11월에 본 것"

일 하다 눈이 가는 소식을 큐레이션해서 공유합니다

2024.12.02 | 조회 1.1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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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버스백맨

🕵🏻 매달 1번 받아보는 UX 리서처의 생각

INDEX

 

  •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조용히 멈춰버린 아크 🚥
  •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으로 어떤 효과를 얻었을까? 🧃
  • 좋은 질문의 특징 🙋🏻‍♂️
  • 나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란다는 것 ⏳
  • 키오스크 디지털 소외 현상, 화면 개선이 답일까? 🍟
  • 우리는 왜 사용자의 진짜 니즈를 놓치는가 🍽️

 


 

폭설에도 산책을 하는 사람의 사랑과 그 사랑을 듬뿍 받는 생명체의 경쾌한 흔적
폭설에도 산책을 하는 사람의 사랑과 그 사랑을 듬뿍 받는 생명체의 경쾌한 흔적

 

구독자님, 무거운 눈에 불편했던 것들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는지요? 저는 오랜만에 재택근무라는 제도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지금 회사를 다니기 전까지 약 4년 넘게 재택근무로 일을 하다 매일 출퇴근을 하면서 생산성을 관리하는 균형감각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한 날들이 많았는데요. 눈이 쌓인 길을 걸으며 미끄러지지 않으려 균형을 잡으려고 하면서도 배차간격을 가늠하기도 어려운 빨간색 광역버스를 놓칠까, 발걸음을 재촉했던 경험이 강렬했기 때문입니다. 건조한 눈에 비해 무거운 눈은 3배 더 무겁다고 합니다. 비가 될까, 눈이 될까 고민하는 사이에 눈 속에 비가 가득 찼기 때문인데요. 애매해지면 몸이 무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좌고우면 하지 않고 한 발씩 내딛는 마음으로 12월을 맞이하시면 어떨까요? 사진은 출근에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설렘의 순간입니다.

아! 구독자님께 2024년이 가기 전에 부탁드리고 싶은 게 한 가지 있습니다. 제가 인스타그램에 레드버스백맨 계정을 만들어 둔지는 오래되었지만 매주 1개의 포스팅을 올리기로 다짐을 했거든요! 잠깐 시간을 내서 팔로우를 해주신다면 그것만으로 관심과 애정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매달 1번씩 뉴스레터로, 매주 1번은 인스타그램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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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조용히 멈춰버린 아크 🚥

 

아크 브라우저는 세상에 등장할 때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 이유는 '파격'이었죠. 크롬이 개인정보를 팔며 수익화를 할 때 "구글의 크롬 같은 브라우저가 유저 데이터로 돈 받는 게 싫기 때문에 시작한다"라는 기조로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는 브라우저. 웬만한 기능은 모두 커스트마이징을 할 수 있다는 점, 단순한 UI 속에 꼭 필요한 것들만 최적화해서 배치하고 군더더기를 빼버린 제품. 저와 같이 UX 분야에서 일을 하거나, 이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흔히 말하는 '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의 맥에는 언제나 Arc 로고가 있었습니다.

🎒 REDBUSBAGMAN

 

아크,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선언

 

지난 10월 25일, 아크 개발사 더브라우저컴퍼니 대표가 "더 이상 아크에 기능을 추가하지 않고 보안 업데이트에만 집중하겠다. 나머지 시간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직접 밝혔습니다. 올해 3월 약 700억 규모의 투자를 받은 상황에서 이런 결정은 의외였고 좀 충격에 가까웠죠. 시작부터 파격이었는데 마지막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제가 이 소식을 보게 된 원문의 글쓴이 '맨오브피스'님은 이 상황을 한줄로 잘 표현했습니다.

" 아크 브라우저: 2022.04.19 ~ 2024.10.25 "

 

브라우저를 '디지털 프로덕트'로 본다면 더 이상 기능을 개선하지 않고 현상 유지만 하면서 보안 업데이트만 한다는 것은 스스로 세상에서 사라질 결심을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요?

 

1️⃣ 디지털 제품으로서의 대중성

테크 업계에서 사랑받은 브라우저는 대중적인 제품이 되지 못했습니다. 한편, 대중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테크 업계에서 사랑받은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홍대병', 'GD병'이란 단어에 내포된 '마이너두심'을 두고 트레바리 <리서치 하는데요> 북클럽에서 함께 나눈 대화들도 떠올랐습니다.

 

2️⃣ 브라우저라는 제품으로서의 운신의 폭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고, 쿠키에 따라오는 광고를 통해 수익화하지 않고 브라우저로 돈을 벌 방법이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크롬이 왜 욕을 먹으면서 압도적인 점유율로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인지 가만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3️⃣ 브라우저가 계속 새로울 수 있을까?

아크는 처음에 정말 새로웠는데 역치가 높아진 탓에 더 새롭거나, 아크의 처음 같은 새로움은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9만 명이 넘는 더브라우저컴퍼니는 슬랙(6만 명) 보다 더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만큼 팬덤이 있습니다. 브라우저 단일 제품을 통해 새로운 것을 계속 보여주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르상티망과 홍대병

 


 

#1.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으로 어떤 효과를 얻었을까? 🧃

 

시끌시끌했지만 막상 판을 열어보니, '글쎄요'라는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전 마케팅이 잘 된 덕일 수도 있지만 실제 쓰임새가 애매하거나 광고로 이야기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을 때 이런 경험을 자주 하는데요. 최근에는 회사 식당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에 갔더니 유독 한쪽 메뉴만 줄이 길었습니다. 안내를 보니 '프리미엄 메뉴'라고 쓰여있었죠. '프리미엄'이라는 단어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저를 포함한 동료들은 평소에 보지 못한 메뉴 설명에 기대치를 잔뜩 높였습니다. 정작 긴 줄을 기다린 끝에 확인한 음식의 맛은 글쎄요. 다들 크게 실망한 눈치였습니다. 기대를 너무 올려둔 탓이었습니다.

🎒 REDBUSBAGMAN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를 기준으로 개인의 해외 실적 카드사 별 비교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를 기준으로 개인의 해외 실적 카드사 별 비교

 

현대카드는 브랜디드 마케팅을 참 잘해왔습니다. 애플페이 도입을 현대카드가 한다고 했을 때 기대치가 있었죠. 소문만 무성했던 적도 있었지만 결국 현대카드는 2023년 3월, 한국에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애플페이 도입이 현대카드에겐 어떤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었을까요?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카드사(현대카드)로부터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 발표에 따르면 9월까지 개인해외이용금액에서 실적이 가장 많이 증가한 카드사가 '현대카드'였습니다. 3위에서 1위로 올라서며 외형성장을 이뤄낸 거죠. NFC 결제가 보급된 국가에선 교통카드, 간편 결제로 쓰는 경우가 많은 걸로 보입니다. 애플페이에 얽힌 사용자 경험 요소는 무엇일까요?

 

결제에 적용되는 '관습적 디자인' - 애매하지 않을 것

 

결제의 핵심 가치는 간편함, 그리고 자연스러움입니다. 결제를 하는 과정을 사용자 경험으로 보면 지불하는 사람과 지불한 금액을 받는 사람(또는 기기)이 있습니다. 보통 지불하는 사람은 줄을 서는 경우에 1명이 아니라 2명 이상이 될 수 있고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상황을 피하려고 '빠른 계산방법'을 선택합니다. '빠른 계산방법'이란 무엇일까요? '익숙한 수단'입니다.

 

편의점에서 바코드, QR 기반의 쿠폰이나 간편 결제를 사용하려다 직원분이 어떻게 결제하는지 몰라 여러 차례 시도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금액이 크지 않고, 빠르게 회전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2가지 주체(돈을 내는 쪽, 돈을 받는 쪽) 모두 익숙하지 않은 결제수단은 환영받기 어렵습니다.

 

애플페이는 아직 한국에서 자연스러운 결제수단이 아닙니다. NFC 결제가 널리 보급된 일본만 하더라도 리테일에서 통용되는 수단이라 자연스럽게 아이폰, 애플워치를 내미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직접 애플페이로 교통비를 지불하고, 편의점에서 몇 차례만 결제를 하고 나면 그때서야 비로소 편리함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갤럭시에 삼성페이가 처음 적용되었을 때 이 삼성페이 때문에 다음 스마트폰도 갤럭시여야 했던 많은 사용자들처럼 말이죠.

 

현대카드, 해외 결제 애플페이 효과 제대로 봤다

 


 

#3. 좋은 질문의 특징 🙋🏻‍♂️

 

리서처의 일은 관찰과 질문을 통해 경험을 들여다보고 문제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리서처가 던지는 질문 중 '좋은 질문'은 어떤 특성이 있을까요?

🎒 REDBUSBAGMAN

 

1️⃣ 좋은 질문은 상대가 답하기 쉽습니다.

 

어려운 표현이 없고 질문이 명확하여 꾸며내지 않고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꾸며내거나,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 머뭇거리게 하는 질문을 통해 받은 응답은 기어코 받더라도 해석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답하기 쉬운 질문은 거꾸로 유효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쉬운 질문은 보통 아래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 한 번에 하나씩 묻기
  • 짧게 묻기
  • 익숙한 단어를 익숙한 방식으로 묻기
  • 쉽고 사생활과 덜 관련된 내용부터 묻기
  • 최근의 일에 대해서 묻기

 

2️⃣ 좋은 질문은 상대가 답하기 편안합니다.

 

좋은 질문은 답변을 하는 사람이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 나의 표현이 상대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할까 답변을 할 때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은 상호관계성 속에 나타나는 사회적 행동이기 때문에 인터뷰이는 무의식 중에 자신의 답변을 선별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차별적 인식에 대해 명확히 스크리닝함으로써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적절한 양의 응답만 이끌어냅니다.

 

많은 응답(수), 발화량이 있다고 좋은 걸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애초에 질문을 할 때에는 리서치의 목적 아래 질문의 대상과 질문의 내용, 순서가 설계되는데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갖는 정확한 집단을 정해두고 적합한 인터뷰이(Right Person)에게 묻는다면 많은 응답에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4.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란다는 것 ⏳

 

가끔씩 사람을 오해하고, 또 가끔씩 오해를 받습니다.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외부에서 '레드버스백맨'의 경험을 들려달라는 제안을 받을 때마다 이런 오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왜 사람은 사람을 오해하는 걸까? '이해할 준비 대신 오해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인 걸까? 성선설과 성악설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까? 선한 의도가 그대로 선하게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조직에서 일을 할 때마다 겪는 부서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단순한 일도 해결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보면 오히려 "아, 내 생각이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피곤해도 내 생각을 의도적으로 공유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과 연결되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라고 다짐합니다. 동시에 뉴스레터를 포함해 제 생각을 알리는 과정에서 제 생각을 정리해 보고, 부족한 것을 다시 깨닫고, 생각의 편향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 REDBUSBAGMAN

 

가끔 제가 하고 있는 일과 일에서 얻은 경험, 더 나아가 커리어를 쌓아가며 시도했던 것 중 유효했던 것과 시행착오를 겪은 것들을 모아서 공유해 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현업에 있기 때문에 현업에 몰입을 하는 것이 먼저라 바쁜 시기에는 감사한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기 바쁩니다. 정확히 셈을 해보진 않았지만 10번의 제안이 오면 그중 1, 2개 정도만 겨우 수락하고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일만 하기도 바쁘고 제 생각을 가만히 돌아보며 성찰하기에도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제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끔씩 가져가려고 의식하는 중입니다. 14년 동안 프로덕트 디자이너, UX 리서처, UX 라이터로서 일 하면서, 어느새 6번째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매번 인더스트리를 바꿔가면서 계속 일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가진 경험에서 누군가는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 하는 동안 덜 겪어도 되는 시행착오들, 현업에 롤모델이 없어 방황하고 고민했던 시기에 시도했던 것들 중 유용했던 경험들. 성장을 하는 건강한 방식에 대해 누군가 제게도 그때 말해줬다면 정답이 아니더라도 표본으로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1월 'UX 리서치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주제로 공유했던 경험에 대해 공감해 주신 수강생 분이 기록해 주신 글을 공유받아 소개합니다. 성장은 배움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을 공유하고 공유를 통해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과 연결되고, 연결된 가운데 생각의 변화를 만들고, 그 변화가 다른 사람에게도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이걸 반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함께 변화하는 폭'이라고 믿습니다. (강의에 대한 생각을 기록하고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더 괜찮은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한번 해봅니다)

 

UX 리서치에 대한 이해와 오해, 신한 커리어업 강의 ©REDBUSBAGMAN
UX 리서치에 대한 이해와 오해, 신한 커리어업 강의 ©REDBUSBAGMAN

 

사실 이 수업은 어떤 수업인지 그렇게 감이 안왔었는데 들으면 들을 수록 정말 눈이 땡그래지는 포인트였다. 일단 4시간 수업의 빌드업이 정말 소름끼치게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처음에는 좀 가벼운 주제로 시작하다가 마지막으로 갔을 때 디자이너로써 가져야할 마인드와 교훈, 습관을 알려주시며 마무리하셨는데 그 과정이 정말 극극극 J인 나로써 모든게 철저하게 준비된 완벽한 강의처럼 느껴져서 감동 포인트였다. 그리고 가끔씩 던지는 유머코드도 진짜 취향저격이었다. (이것도 되게 전략적이라고 느낌) 아 발표는 저렇게 하는 거구나. 또 철두철미하게 시간을 지키시는 모습 정말 완벽 그자체.. 질문받는시간 수업끝내는 시간 쉬는시간까지 모두다 지키고 장표까지 시간안에 완벽하게 마무리하시는 모습이 정말정말 프로페셔널 해보이셔서 너무너무 감동 포인트였다. 그동안 포트폴리오 팁에서 들을 때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라. 라고 말했을 때 도대체 나만의 스토리가 뭐야? 와닿지 않았었는데, 아 이게 스토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진짜 커리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처음부터 장표 끝까지 버리는 내용, 대충넘어가는 부분없이 설계를 하신 느낌? 그런 느낌이라서 너무너무 감동스러웠다 진짜.. 특히나 마음에 와닿았던 내용은 마지막 성숙한 사람이 되기위한 마음가짐이었다.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큰고민.. 팀플을 할 때 어떤 포지션으로 있을것인가? 동시에 팀플을 두개를 진행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다. 나는 각각의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면접 때 나는 협업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대답했었는데 지금 내가 그렇게 하고 있는가? 라고 다시금 되돌아보는 순간이었다. 특히 "성숙함은 더 많이 듣고 더 적게 말하세요"라는 문장을 보고ㅜ생각이 좀 많아졌던 것 같다. 협업이나 팀플에서 중요한 태도를 말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조하는 역량이 나의 의견을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고, 팀을 위해 어떻게 이끌었고 갈등을 해결했고, 이런 적극적인 부분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그부분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서, 나 또한 협업을 할 때 가만히 있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많이 말하려고 노력했었다. 생각해보니 무조건 많이 말한다고 내 기여도가 높아질까? 그렇게 많이 말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까? 라고 하면 그건 절대 아닌거 같다. 나는 그동안 팀플을 할 때 내가 참여를 했다고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라도 더 말하려고 했던적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중요한 건 많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나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근본적인 포인트를 내가 잊었구나 라고 느꼈다. 최근 협업을 많이하며 다른사람들이 어떤식으로 협업을 하는가를 관찰하는 편인데 정말 이 중요한 내용을 잊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진짜진짜 협업이 잘 되려면 나의 의견을 계속해서 내는 것 보단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감하고 , 말하는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닌 정확히 필요한 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느낀다.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한 10가지 노력

'UX 리서치에 대한 이해와 오해' 수강생 후기

 


 

#5. 키오스크 디지털 소외 현상, 화면 개선이 답일까? 🍟

 

UX 리서처, 유리 님께서 작성하시고 링크드인에서 공유한 콘텐츠입니다. 키오스크는 팬데믹 기점으로 놀라운 속도로 확산되었고 이때 학습된 경험은 최저임금이 계속 상승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파트타이머를 구하고 관리하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지면서 스마트폰에 이어 일상에 침투한 터치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디지털 약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죠.

🎒 REDBUSBAGMAN

 

키오스크가 보편화되는 속도와 키오스크의 사용성 사이엔 괴리가 있었습니다. QSR 업계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 키오스크를 글로벌 매장에 도입한 맥도날드의 키오스크는 2024년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메뉴가 바뀌고 진동벨을 연동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기존의 불편함은 누적되고 있죠. 그런데 정말 키오스크 화면을 개선하고, 햇빛이나 실내조명, 동선을 고려해 위치를 조정하고 하드웨어의 높이를 조정하면 디지털 약자들이 쉽게 쓸 수 있는 걸까요? 그것도 해야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UX 리서처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역할은 '문제 정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는 글입니다. 키오스크를 통해 노인들이 주문하지 않았던 것은 (1) 어렵기도 하지만 (2) 멀리 있지만 내가 대화할 수 있는 직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키오스크의 UXUI 개선이 해결책일 줄 알았다.
  • UXUI 디자인 강의를 청강한 적이 있다. 한 학기 동안 각자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 나는 ‘맥도날드의 키오스크 개선’을 주제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서 받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 나는 맥도날드 키오스크의 복잡하고 어려운 UXUI가 노인들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안겨줄 것이며
  • 키오스크의 UI를 개선하면 고령층의 사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그러나 관찰 결과, 키오스크의 UXUI는 고령층이 겪는 주된 문제가 아니었다.
  • 빈 카운터가 문제였다.
  • 대부분의 노인들은 들어오자마자, 키오스크는 쳐다도 보지 않고, 곧장 카운터로 향했다.
  • 내가 관찰했던 맥도날드 매장은 픽업대와 주방은 붙어 있으나, 카운터는 혼자 저만치 떨어진 구조이다.
  • 따라서 직원이 카운터로 가려면 주방에서 일을 하다가 먼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내가 관찰조사했던 맥도날드 매장의 진짜 문제는 ‘노인과 직원이 쉽게 연결되지 못한다.’는 것에 있었다. 노인들은 눈앞에 있는 키오스크를 쓰기보다, 차라리 저 멀리 감자를 튀기고 있는 주방 직원을 부른다. 고령층에게는 사람을 통한 주문이 최고의 UX이고 최적의 UI인 것이다.

장유리

 

신한은행이 2022년부터 도입해 전 영업점으로 확대하고 있는 시니어 ATM.시각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음성을 70% 속도로 조정했다 ©신한은행 판교역점
신한은행이 2022년부터 도입해 전 영업점으로 확대하고 있는 시니어 ATM.
시각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음성을 70% 속도로 조정했다 ©신한은행 판교역점

 

주의해서 살펴볼 지점도 있습니다. 키오스크 자체의 사용성은 여전히 개선이 시급합니다. 2022년부터 신한은행이 시니어 고객을 위해 시범도입한 ATM 화면을 보면 키오스크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사용성이 개선될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는 것을 쉽게 수긍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서비스 공급자는 키오스크 메뉴를 최적화하면서 동시에 사용자가 더 쉽게 쓸 수 있는 단어(출금 -> 돈 찾기, 입금 -> 돈 넣기, 송금 -> 돈 보내기 등)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UX는 시각적인 것뿐만 아니라 시니어 ATM의 배치, 음성안내 속도까지 포함합니다.

 

키오스크 사용성 문제의 본질은 '사람을 통한 주문'에 대한 노인들의 선호

 


 

#6. 우리는 왜 사용자의 진짜 니즈를 놓치는가 🍽️

 

2016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고전, JTBD(Jobs To Be Done)을 UX 리서치 관점에서 해석했습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의 84%가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꼽지만, 94%는 자사의 혁신 성과에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는데요. 2024년에도 혁신하려고 하는 의지는 비슷해 보입니다. 빅데이터 시대에 고객 정보는 빠르게 쌓이고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넘치는데, 왜 데이터 기반의 혁신은 여전히 어려울까요?

🎒 REDBUSBAGMAN

 

Jobs To Be Done 프레임워크

 

UX팀에서 자주 활용하는 'JTBD' 개념을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명쾌합니다. "우리는 제품을 '고용'합니다. 일을 잘하면 다시 쓰고(재고용), 못하면 다른 제품으로 바꾸죠(해고)."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고용(Hiring)' 개념을 적용해서 이해하는 것이죠.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제품을 고용하지만, 원하는 수준으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더 이상 고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UX 리서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용하는 맥락(context)'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항상 구체적인 상황에서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JTBD 프레임워크를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맥락을 발견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구매는 특정 상황에서 '해결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발생한다.

2️⃣ 사용자의 니즈는 단순한 기능이 아닌 감정적, 사회적 차원을 포함한다.

3️⃣ 이건 사소해 보이는 일(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시간 보내기) 일 수도, 중요해 보이는 일(더 보람 있는 새로운 커리어 개발) 일 수도 있다.

 

리서치 관점에서 고려할 3가지

 

1️⃣ 단순 인터뷰가 아닌 사용자의 실제 행동 관찰하기

2️⃣ 상황과 행동 맥락에 집중하기

3️⃣ 기능적/감정적/사회적 니즈를 복합적으로 분석하기

 

Case Study | 디트로이트 콘도 개발사

 

1. 초기 리서치 방식

1️⃣ 전통적 리서치 수행: FGI로 기존 사용자들의 선호 기능 파악

2️⃣ Behavior: 솔루션 탐색 - 고급 마감재, 넓은 거실 등 상품성 스펙 강화

3️⃣ Impact: 비즈니스 성과 - 방문객은 증가했지만 구매 전환율 감소

 

2. 맥락을 고려한 새로운 리서치 방식

1️⃣ 구매자 대상으로 타임라인 기반의 인터뷰 수행

➊ 예상과 달리 구매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이나 선호 기능은 구매 결정과 무관

➋ 구매 결정의 결정적 순간(MoT) 분석

  • "식당 테이블 문제만 해결되면 이사할 수 있는데"라는 답변 반복
  • "식당 테이블"은 생일, 숙제, 기념일, 크리스마스 등 '가족의 추억'을 상징

 

2️⃣ Key Findings

➊ 콘도 구매는 단순한 '주거 공간 구매'가 아닌 '인생의 전환점'

➋ 물리적 공간 스펙보다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적 허들이 구매 방해

➌ 오래된 테이블은 '가구'가 아닌 '가족 추억의 상징', 가족과의 연결고리

 

3️⃣ Behavior: 솔루션 탐색

➊ 이사 서비스 제공

➋ 2년간 가구 보관 서비스

➌ 콘도 내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창고 마련

 

4️⃣ Impact: 비즈니스 성과

➊ 이사비를 포함해 가격 $3,500 인상에도 구매 전환율 증가

➋ 2007년 업계 전체 판매 49% 감소 시기에 25% 성장

➌ 높은 고객 만족도 유지

 

UX 리서치를 위한 JTBD Takeaways

 

1. 리서치 설계 시 고려할 점 3가지

1️⃣ 사용자의 행동 맥락 관찰- "왜 구매하셨나요?" 대신 "이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주세요"- 행위 그 자체에 매몰되는 대신 행위에 이르는 전, 후 과정에서 했던 고민을 확인하기

2️⃣ 정량 데이터와 정성 데이터 Mixed Use

3️⃣ 리서치 과정에서 사용자가 말한 것(Saying)과 실제 행동(Did)의 차이

 

2. 사용자 인터뷰 진행 시 고려할 점 3가지

1️⃣ "왜?"를 넘어 "어떤 상황에서?"에 집중

2️⃣ 실제 구매이력/사용한 상황에 대해 타임라인 파악

3️⃣ 준거집단의 감정적/사회적 맥락까지 탐색

 

3. Case Study 솔루션 탐색에서 기억할 점 3가지

1️⃣ 물리적 솔루션(보관 공간)과 감정적 솔루션(정리 시간) 동시 제공

2️⃣ 전체 여정에서의 불안 포인트 제거

3️⃣ 높은 가격에도 구매로 이어지는 가치 제공

 

UX 리서치가 '표면적 데이터 수집'을 넘어 '맥락의 발견'이어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UX) 개선은 겉으로 보이는 데이터를 넘어 사용자의 감정까지 포함한 총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 REDBUSBAGMAN

 

우리는 왜 사용자의 진짜 니즈를 놓치는가? (JTBD)

 


 

구독자님, 다음 편지는 2025년을 시작할 무렵에 보내드릴 것 같아요. 2024년에 메일함에서 매달 한번 안부를 전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한해 회고를 할 때 한 가지 문장을 꼽는 편인데요. 제가 올해 회고를 앞두고 선정한 문장을 소개드리며, 새해에 다시 뵙겠습니다. 무탈한 보통의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며.

 

내가 손해를 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 REDBUSBA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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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라리

    0
    12 day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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