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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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자로 되어 있지만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다. 생명은 지구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것이니(지금까지는 지구 밖에서 생명이 발견되지 않았다) 우주 전체를 통해 보면 죽음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생명이야말로 부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 물리학자의 눈으로 죽음을 바라보면 생명은 더없이 경이롭고 삶은 더욱 소중하다
진화라는 것 자체가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다. 모든 생명체는 그때그때 미친 듯이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다. 저 밖에 있는 작은 벌레와 풀 한 포기라 할지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죽도록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우리도 마찬가지다. ‘너는 왜 이렇게 일을 열심히 안 해?’ 그런 건 인간이 만들어놓은 기준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몸을 이루는 세포들은 현재 온도와 이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다. 귀에서는 노이즈를 다 캔슬링해서 나한테 필요한 정보만 뇌로 올려 보내고, 뇌에서는 상대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끊임없이 앞사람 얼굴을 분석한다.
인간을 포함해 자연의 모든 부분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지구의 온도가 10℃ 올라가서 인류가 멸종해도 최선의 생명체가 살아남아 진화를 이어갈 것이다. 물론 내가 인간이다 보니 무서운 미래이고, 바라지 않는 미래다.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라고 물었으니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다. ‘어디로 가야만 할까’라고 물었다면 답이 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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