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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원자의 소멸이 아니라 원자의 재배열이다. 내가 죽어도 내 몸을 이루는 원자들은 흩어져 다른 것의 일부가 된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다정하게 말했다. “우주를 관찰해보면 살아 있는 건 거의 없어요. 지구에서조차 생명은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아요. 지구의 대부분은 흙이죠. 그러니까, 죽어있는 상태가 더 보편적인 거예요. 100여년 살다가는 인간은, 우주의 나이로 봤을 땐 정말 눈 깜짝할 시간에 생명이라는 특별한 상태로 있다가 죽음이라는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가는 거죠.”
도리언 리더는 ‘우리는 왜 우울할까’에서 슬픔에 접근할 수 있는 작업으로서 예술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D.P.’로 백상예술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죽음은 존재 양식의 변화”라고 말했던 배우 조현철은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에게 건넨 수상소감에서 안타깝게 떠난 죽음들을 호명하며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고, 그들을 기억해내기도 했다. 그리고 1년. 놀랍게도 그가 연출로 들고나온 ‘너와 나’엔 존재 양식은 변했지만, 그럼에도 어딘가에 있을 존재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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