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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와서 폭우가 쏟아지는데, 도로가 잠기지 않도록 하고 위험 지역에서 사람을 대피시키려면 누군가 끊임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전국에 있는 수십만명의 학생이 매일 등교해서 수업을 하고 급식을 먹고 친구들과 지지고 볶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일상을 유지하는 이유는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무 일도 없게 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 일도 없게 하는 일’은 사실 빛이 나지 않는다. 그 일을 제대로 했다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나 특별한 보상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무 일’이 ‘무슨 일’이 돼 사고가 터져야 비로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그걸 수습하는 과정이 뉴스가 될 뿐이다. 게다가 평소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가도 ‘아무 일도 없게 하는 일’을 한 번 잘못할 때 쏟아지는 비난은 한계를 모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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