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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조자』 비엣 타인 응우옌
나는 비록 내 적이지만 그를 존경했음을 자백합니다. 우리 친구들 가운데 최악보다는 차라리 우리 적들 가운데 최고를 존경하는 편이 낫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선택권이 없었어. 지금껏 우리는 선택권을 가져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지. 진짜로는 없었어, 중요한 순간에는 없었지. 우리가 공산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지금껏 했던 모든 일은 공산주의 때문에 억지로 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지금껏 역사가 우리를 움직였지. 우리는 싸우는 수밖에, 악에 저항하고, 잊히지 않도록 저항하는 수밖에 없었어.
사람은 운수나 행운 때문에 성공하거나 실패하지 않아. 사람이 성공하는 이유는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기 때문이야. 실패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이 사실을 우리보다 더 잘 이해하기 때문이고.
우리는 실향민이었지만,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공간이라기보다는 시간이었습니다. 잃어버린 나라로 돌아갈 거리는 멀어도 유한했지만, 그 거리를 좁히는 데 걸릴 세월은 어쩌면 무한할지도 몰랐습니다. 따라서 실향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언제나 시간에 관한 물음이었습니다. 내가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왜 죽으려는 거냐고? 난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죽어서라도 지킬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에 죽으려는 거야! 만일 죽어서라도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사람은 그때 비로소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 거야.
혼잣말을 하지 않을 때의 유일한 문제는 자기 자신이야말로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대화 상대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자신보다 더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자기 말을 들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기보다 자기 자신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자기보다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오해하고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떤 동물들은 어둠 속에서 볼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우리 자신의 내면의 어둠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경로를 찾아내는 것은 오로지 인간들뿐이었습니다.
행해야 할 올바른 일을 아는 것보다 더 어려운 단 한 가지는 그 올바른 일을 실제로 행하는 것입니다.
그때껏 그 죄수는 자신이 역사로부터 잠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음을 결코 알지 못했다. 성인으로서의 삶을 역사를 맹렬히 뒤쫓는 데만 바쳤던 사람으로서 말이다.
대개 우리가 스스로를 보는 방식과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는 방식이 똑같지 않은데도, 우리는 거울에 비친 우리 모습이 진짜로 우리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나는 우리의 혁명이 어쩌다 정치적 변화의 전위대에서 후방에서 재물만 모으는 정권으로 변해 버렸는지 알게 되었다. 이러한 변신에 있어서, 우리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인들과 미국인들도 정확히 똑같은 일을 하지 않았던가? 한때는 그들 자신이 혁명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제국주의자들이 되어, 저항하는 우리의 작은 국토를 식민지로 만들어 차지하고, 우리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우리의 자유를 빼앗았다. 우리의 혁명은 그들의 혁명보다 상당히 오래 걸렸고, 상당히 더 많은 피를 흘렸지만, 우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했다. 우리는 우리의 프랑스인 지배자들과 그들의 후임자인 미국인들의 최악의 습성을 배우는 것에 관해서라면, 우리 자신이 최고임을 행동으로 입증했다. 우리는 게다가 원대한 이상을 남용하기까지 했다! 독립과 자유 — 나는 이 단어들을 말하는 데 너무 신물이 났다 — 의 이름으로 스스로를 해방시켰지만, 그런 다음 곧 우리의 패배한 동포들에게서 바로 그것을 박탈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냉소적이지 않다.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스스로를 혁명가라고 여긴다. 우리가 환상이라는 흥분제에 취한 몽상가라고 불리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변함없이 생명체들 중 가장 희망에 찬 존재, 혁명을 추구하는 혁명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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