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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유태오
"어딜 가든 말하고 다닌다. 난 원 히트 원더가 아니라고. 깜짝 하고 사라질 사람이 절대 아니라고. 그러기 위해서 내가 미국 영화사와 함께 공부한 건 서양과 동양 영화시장에서 보는 남성미의 차이다. 양측의 시장에서 원하는 매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오묘한 중간 지점을 찾는 일이 내 숙제다. 이건 내가 독일에서 태어났고 세계 이곳저곳에서 살아온 다국적 문화의 배경을 지니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지니는 고민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어디에도 제대로 속할 수 없는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거다."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해성을 연기하며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의 연기론, 영화론은 6천편의 영화 DVD를 소장하고 있으며, 아마 1만편이 넘는 영화를 봤을 것이고, 20년 넘게 연기를 공부하면서 세계 영화사를 꿰뚫은 그의 노력으로 쌓인 결과였다.
"배우로서 성공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세계를 돌며 살았던 사람으로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어떤 감수성을 전달하는 게 가장 공평하고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기 때문이다. 전 인류의 감정을 보편적으로 쥐락펴락하면서 그 통제력을 느끼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다 보니 배우가 됐다. 따지고 보면 어마어마한 욕심인 거다."
"누군가가 '당신은 누구인가?'(Who are you?)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 같나. (영화기자라고 답하자) 그건 당신의 직업이지 않나. 한번 더 '그래서 당신은 누군데?'라고 묻는다면. (어머니의 아들이라고 답하자) 만약 가족이 모두 곁을 떠난다면? 난 그런 식으로 매번 나를 백지상태로 만들고자 한다. 사회에서 난 유태오고 내 직업은 배우지만 그것들을 다 벗겨냈을 때 내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할지 명확해야만 진정한 연기에 돌입할 수 있다. 친구, 가족, 동료 등 모든 관계성을 제거하고 난 뒤의 내가 누구인지 끝없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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