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매니악』 벵하민 라바투트
영감. 외부로부터의 갑작스러운 침입. 그리스 사람들이 익히 알았던 바대로, 생각이나 의지가 아닌 환희와 열정에서 비롯한 일. 그는 그것들이 자신을 통과해나가도록 길을 터주어야 했고, 달라져야 했다.
현실이 너무나도 암울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아 더는 미래를 그릴 수 없노라는 나의 말에, 그(폰 노이만)는 미소를 지으며 나직하게, 가장 어두운 바로 그 순간에 가장 멀리 내다볼 수 있는 거라고 했다.
그러한 변화는 비극이자 인생 최악의 시절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최고의 시절이기도 했다. 둘을 떼어놓기는 힘들다. 돌이켜보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칼로 물 베듯 선명히 구분할 수는 없다.
평범한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은 거짓말하고, 속이고, 기만하고, 묵인하고, 음모를 꾸미지만, 동시에 협력하고,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순전히 충동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다들 자신의 감을 따른다. 직감에 의지하다가 경솔한 실수를 저지른다. 인생은 게임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삶의 풍성함과 복잡함은 아무리 아름답고 완벽하게 균형 잡힌 방정식이라 해도 포착할 수 없다.
생물학적 존재들은 정신없이 복잡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영원히 이해 못할 리듬 안에 갇힌 채, 경이로운 무질서 속에서 살아간다.
그에게 낡고 위험한 생각에 빠져들지 말고 그냥 우리의 연약함을 받아들이자고, 불확실하면 불확실한 대로 사는 법을 배우자고, 숱하게 저지르는 실수의 결과를 견디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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