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해도 될까

2024.06.27 | 조회 4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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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a Vincit Amor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베르길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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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은 40대 때인 어느 날, 원인 모를 발작으로 길거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구급차로 병원까지 옮겨졌다가 정신을 회복하고 집으로 돌아온 M은 스스로에게 “만일 그때 내가 죽었다면 내가 놓쳤던 것이 무엇이었을까”라고 묻고, 이렇게 대답했다.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

원문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밤을 두드린다. 나무 문이 삐걱댔다. 문을 열면 아무도 없다. 가축을 깨무는 이빨을 자판처럼 박으며 나는 쓰고 있었다. 먹고사는 것에 대해 이 장례가 끝나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뼛가루를 빗자루로 쓸고 있는데 내가 거기서 나왔는데 식도에 호스를 꽂지 않아 사람이 죽었는데 너와 마주 앉아 밥을 먹어도 될까. 사람은 껍질이 되었다. 헝겊이 되었다. 연기가 되었다. 비명이 되었다 다시 사람이 되는 비극. 다시 사람이 되는 것. 다시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까. 케이크에 초를 꽂아도 될까. 너를 사랑해도 될까. 외로워서 못 살겠다 말하던 그 사람이 죽었는데 안 울어도 될까. 상복을 입고 너의 침대에 엎드려 있을 때 밤을 두드리는 건 내 손톱을 먹고 자란 짐승. 사람이 죽었는데 변기에 앉고 방을 닦으면서 다시 사람이 될까 무서워. 그런 고백을 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계속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라고 묻는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나무 문을 두드리는 울음을 모른 척해도 될까.

손미,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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